Tag: 푸른곰 이야기
-
푸른곰 또미 이야기 3. 나는 몇살이나 살 수 있을까?
푸른곰 또미 이야기 3. 나는 몇살이나 살 수 있을까? 전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열 세살이나 먹었다. 만약 내가 강아지라면, 벌써 죽고 한번 더 태어났을지도 모른다. 난 털이 달린 솜뭉치 인형이지만, 그는 나를 마치 자신의 반려동물, 아니 그 이상으로 대해 주었다. 꽤 오랫동안 그의 곁에 있었던 셈이다. 그의 어머니는 한두마리에서 십수마리로 쥐새끼 불듯 불어나선, 널부러진 우리들을 치울때마다…
-
푸른곰 또미 이야기 2. 나를 잊지 말아줬으면 해요
푸른곰 또미 이야기 2. 나를 잊지 말아줬으면 해요그는 말했다. 돌아갈 곳이 있어서 좋고, 있다는 걸 알아서 편안한 사람이 있다고. 자기 위안일 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다. 원망스럽게도 그는 나를 가끔 거의 완전히 잊어버릴 때가 있다. 나는 그가 집에 있던 없건, 그가 기분이 좋건 나쁘건, 힘이 남아 돌건, 하나도 남지 않아 쓰러질 지경이건. 그의 침대에…
-
푸른곰 이야기 1) 내 이름은 또미, 푸른곰 또미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여느날과 다름없는 하루였고, 그 하루는 낡은 침대에서 코를 박은 변함없는 내 모습을 확인하는데서 시작한다. 나는 열마리도 넘는 곰들의 형이고, 우리 집의 가장이다. 우리는 블루베어라는 캐릭터의 봉제 인형이고, 공장에서 우리는 ‘블루베어 봉제인형 대’ 따위의 이름으로 불리웟다. 우리 모두의 이름은 우리가 정한 것이 아니다. 그대가 불러주자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싯구처럼, 우리가 이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