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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메이션의 한류를 생각해볼 때

    애니메이션의 한류를 생각해볼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터넷의 유명한 짤방(이미지)가 있다. ‘애니메이션은 보지만, 난 오타쿠가 아냐!’라고 외치는. 나도 부인하지 않겠다. 내가 오타쿠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는것 아닐까? 굳이 회색을 걷어내고 이분법적으로 본 다면 오타쿠에 해당될 것이다. 현재 애니메이션 대국 일본은 오타쿠 상법에 찌들어 있다. 유감스럽게도 CJ E&M(이제는 더 이상 투니버스가 아니다)의 신동식 씨의 말대로 본고장의 애니메이션도 오타쿠 상법에 편승한 ‘모에’ 애니메이션이 범람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는 그것이 하나의 트렌드라면 투니버스 또한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그것은 근본적인 대답은 될 수 없다.

    투니버스는 근년 아주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와라! 편의점’, ‘안녕, 자두야’, ‘아기공룡 둘리’와 같은 다양한 국산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커다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을 뿐더러 국산 애니메이션의 하나의 지평을 거두었다는데 본인으로써도 매우 뿌듯하게 생각하며 신동식씨 자신도 매우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뒷맛이 매우 쇳맛처럼 느껴지는데 이것이 철저히 국내용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다. 매우 안타깝지만, ‘편의점’을 보더라도 ‘자두…’를 보더라도 ‘둘리’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실정을 모른다면 해외에서 통할만한 유머코드가 보이지 않는다. ‘아따맘마’가 희안하게 우리나라에서 본국에서 못지않게 우리나라에서 통했던 것은 그 가족관계와 학교 주변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짱구’ 또한 그렇다. 하지만 그 셋의 경우에는 왜인지 ‘한국 애니메이션’이라는 강박에 벗어나지 못한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하겠다. 다시 말해서 만약 이것을 수출할 수 있을까? 혹여, 수출한다면 외국인은 이 개그 포인트에서 웃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가령 뽀로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나라 아이도 웃고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애니메이션이 하청을 넘어서 원작을 가지고 스스로 만들수 있게 되었다면 내수 만이 아니라 수출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애니메이션의 한류를 만들어야 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가 수입되어 왔다. 한국사람조차 일본 드라마에 비해 한국 드라마는 한 수 밑으로 쳐줬지만 이제는 일본 TV 방송 편성표를 보면 도대체가 한국드라마 없이는 얘네 방송 펑크 내는거 아냐? 싶을 정도가 되었다(물론 프라임 타임은 아니지만 거의 24시간 방송하는 현실에서… 거의 모든 방송국 홈페이지만 들어가더라도 한국드라마는 하나의 장르로 확립되어 있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은 갈수록 보는 사람만 보는 오타쿠만의 장르가 되어가고 있다. 만약 한국의 참신한 원작과 그림이 파고 들 수 있다면? 그래서 마치 아줌마 팬들이 한류 드라마를 보고 열광을 하고 나중에는 좀더 젊은 연령의 대중들이 한류에 열광하듯이 한류 애니메이션에 열광한다면?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한일 애니메이션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것이며 정체된 시장과 고인 물을 해소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나는 그런 꿈만 같은 날을 기대한다. 그런 날이 온다면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고연령 애니메이션 시장도 맑은 날이 오리라.

    덧말. 애니메이션은 필연적으로 타이업 음반판매와 BD/DVD 판매를 동반한다. 이는 다시 말해서 한국 아티스트의 동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류 애니메이션’은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다.

  • 투니버스판 도쿄 매그니튜드 8.0을 보고

    도쿄 매그니튜드 8.0가 투니버스에서 무사히 종영되었다. 일단 본작에 관한 내용은 추후에 이야기 하도록 하고(사실은 이게 먼저가 되어야 하나, 유감스럽게도 그 당시에는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았던 고로 일단 이걸 먼저 하도록 하자), 이 투니버스에서 방영된 ‘투니버스판’ 도쿄 매그니튜드 8.0에 대해서 잠시 한마디 하고자 한다.

    보통 ‘더빙판’에 대한 비판이라고 하면 흔한 오타쿠의 난리로 여겨지기 일쑤라 나로써도 참, 깨름직하다. 뭐 대개 내가 보아 온것이, ‘이 목소리가 본인이 생각하는 목소리와 다르다’ ‘이 주인공은 너무 명랑한 톤으로—내지는 그 반대로 연기한다’ 같은 주로 ‘성우’의 연기에 관한 비평이 많은데, 나는 성우에 대한 비평을 하려는게 아니다. 성우는 이미 수많은 지망자가 있고, 육성을 위한 시스템이 있고, 오디션 시스템이 있고, 전속 시스템을 통해 양성되며, 그 후 일정량의 작품을 소화한 후에 프리로 나가서 활동하는 식으로 이미 충분한 양의 성우 풀이 준비되어 있다. 몬스터에만 해도 100명이 넘는 성우가 출연했다. 나는 이번에는 성우에 대한 비평이 아니라. 제작 시스템, 정확히 지목하면 연출가와 번역가를 지목하고자 한다.

    애니메이션의 성우가 연주자라고 한다면 애니메이션의 번역가와 연출가는 각각 작곡가와 지휘자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성우’라는 곡 자체 뿐 아니라 악기의 빠르고 느려지는 완급, 높낮이, 울림과, 늘어지고 풀어짐, 어디에서 쉬고, 어디에서 다시 시작하는지 등을 최종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연주자의 연주 역량(연기력)에만 돌을 던져왔지, 작곡가와 지휘자의 역량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 둘의 역량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성우에는 지속적으로 신인이 공급되어 온 반면, ‘작곡자’와 ‘지휘자’는 어떤가? 공급도 수요도 적체상태 그대로이다. 신동식 씨가 나가고 와라 편의점을 제작했던 석종서PD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이동이 없는 상태.

    1화부터 지적하고 싶었지만 우선 번역은 지나치게 의역이 심했다. 굳이 원문에 있는 단어를 좀 더 국어순화 하지 않아도 될 단어나 구를 지나치게 순화해 의역한 나머지 본래 문장의 맛을 떨어뜨렸다. 넘어가자면 넘어갈 수 있다, 뜻이야 통하니까. 하지만 나는 IT 블로거 이전에 영문학도로써, 프로는 아니지만 10수년 이상 번역을 해왔다. 용납할 수 없다. 대표적인 부분을 지목하자면(약간 스포일러성이 있다) .

    내가 영상을 가지고 없고, 특히 투니버스 판은 영상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그냥 기억을 옮기자면. 마지막 편에서 쿠사카베 마리가 말한다. 하늘이 참 높고 푸르다고. 이런 맑은 날의 하늘을 보면 하늘에 오히려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것을 투니버스에서는 괜시리 더 우울해져 버릴 것 같다라고 단순히 해버린다. 각본가와 각본에 대한 문학적인 살인이다. 이후에 날조는 더 가관이나 이 내용의 충격이 하도 강렬하고 내 기억력이 모자란 고로 더는 못옮김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 이런 실수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이런 실수는 결국 나중의 연출적인 실수와 함께 어우러저 아주 멋진 실패를 일으키게 되니까.

    이 장면을 계속 얘기해보자, 쿠사카베의 저 고백은 천천히  한숨을 토해내듯이 적당히 체념을 거듭하면서 몇번의 쉼표가 반복된다. 그리고 망설임이 정리가 되고 마침표가 나오고 가방을 꺼내드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미라이의 고민과 자신을 투영해가며 반추한 뒤 그것을 끝내고 할일을 해야지 하고 매듭을 짓는 것으로, 투니버스 판에서는 이 갈등이 깔~끔하게 회쳐져있다. 한편으로, 그에 이어서 나오는 장면은 정말 절절한 연출적인 실패와 번역의 혼란에 의해 흐름이 흐트러져버렸다.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것이다.
    “유우키… (끌림)먹기 싫은것도 많이 있었을텐데…(끌림) 불평 하나도 않하고….(끌림) 정말 열심히 걸었지요?”(올림,울음) (원어)
    “유우키는요, (올림)싫어하는 음식이 참 많거든요? (올림)그런데 뭐든지(약간 올림) 잘먹고 열심히 잘 걸어 왔어요(끌림,울음))”

    괄호는 내가 말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임의로 표시한 것이다.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우리말로 옮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번역가의 의역과 연출가의 장난질로 거의 후시녹음을 자의대로 원판과는 전혀 상관없이 다시 한 셈이다. 차라리 오리지널 스크립트(다시 말해서 원판 목소리가 아니라 오디오 스크립트, 즉 대본)라도 제대로 따라 했으면 좋겠는데 그도 아닌 모양이다. 그러니까 욕을 얻어 먹어도 싸다. 하여, 성우가 독단으로 해석해서 했으면 연출이 막아서 지도를 했어야 했고, 연출이 의도 했으면 연출이 욕을 먹어야 했다. 어느쪽이든 연출이 작품의 해석을 게을리하고 대충 했다는 측면에서 욕을 먹어야 한다.

    물론, 나는 마지막회 연기를 보면서 잠시 눈시울이 시큼해졌다. 분명 성우들은 매우 훌륭한 연기를 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차가워졌다. 전혀 다른 나라 말의 문장이니 우리나라 말과 박자나 억양이 100% 일치할 수는 없지만, 저 감정선을 유지할 수는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저렇게 극단적인 대치관계를 띌 수는 없다. 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결론을 내렸다. 이 두사람이 정말 말도 안되는 실수를 했구나.

    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다른 창작물의 번역도 마찬가지지만 1) 업계에 정통한 사람이 2) 작품과 관련분야를 깊게 이해하고서 번역에 임해야 한다.  가령 이 경우에는 더빙과 연출에 지식이 있는 사람이 작품을 세심하게 읽고 작품의 배경지식은 최소한 알고 번역을 해야한다는 얘기다. 왜 더빙과 연출에 대해 알아야 하느냐 그래야 방송에 적합하도록 대사를 번역하고 나중에 녹음시에 이 부분을 어떻게 녹음하는지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 한다. 애니메이션은 종이에 글을 옮기는것과 다르다. 들리고 보이는 것이다. 시청자가 접하기에 최대한 원작에 가까운 감정선을 유지하도록 번역하고 그게 힘들면 ‘그렇게 느껴지는 착각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레플리카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사람은 말한다. 결국 원래 원작 또한 일본어로 된 스크립트를 읽어서 감정을 나타내는 것 뿐으로, 한국어 녹음 또한 한국어로 감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 일본어 녹음과 일치할 필요가 있는가? 라고. 그것에 대한 내 반박은 다음과 같다. 미국군이 전함을 오리지널로 만들었으니까, 미국군 오리지널 전함의 레플리카를 한국 바다에 띄우기 위해서 우리나라 식대로 만든 배를 바탕으로 만든 미국배의 모형을 물에 뜨도록 적당히 구축해 놓고 미국 배의 레플리카라고 우기면 된다는 것인가?

    5.26 추가. 혹시 이 더빙의 비평에 대하여 깨름직한 점이 있다면 후속 포스트를 읽어보기 바란다.

  • 나의 투니버스를 돌려줘

    요상한 시장이 있다. 시장을 이루는 인구가 존재한다. 물건을 사는 사람도 있고 물건이 오가는데 마켓이 없다. 그게 우리나라의 10대 중후반의 마켓이다. 지난번에 투니버스에 관한 이전 포스트(왜 투니버스는 어린이 채널이 되었는가)에서 10대를 위한 상품이 없다라고 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물건을 사는 인구도 있고, 물건도 있는데 마케팅을 하는 시장이 없다. 10대를 타겟을 하는 시장이 존재하지도 않고 10대를 타겟으로 하는 광고도 없다. 아마 거기서 우리는 왜 투니버스가 어린이 채널이 되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이번에는 투니버스 자체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첫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몇가지 약발 잘 듣는 ‘대작’에 몰빵한 것과, 시청률 경쟁에 있다. 특히 2000년대 중후반의 챔프와 시청률 경쟁은 투니버스를 대작 중독에 걸리게 만들었다. 몇가지 코난, 짱구, 케로로, 아따맘마 등 여러가지의 대작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투니버스는 결과적으로 챔프를 이겼지만 짱구의 작가는 죽었고, 아따맘마와 케로로는 종영했다. 이렇게 대작이라는 것의 약발이라는 것이 끝나자 재탕 삼탕으로 어떻게 버텨보고는 있지만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안녕 자두야를 비롯해서 막이래쇼라던지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고 있는 점을 높이 사고 있지만 역시 예전에 비해서는 영 아니다.

    여기에 대해서 외부 칼럼에서 신동식 PD가 늘 주장하는 바는 사교육 등의 영향으로 인하여 TV를 보지 않는다. 라는 것인데. 솔직히 말해서 언제나 그랬듯이 TV라는 것은 부모와 적을 져야 하는 것이다. TV를 너그러이 앉아서 몇시간이고 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과욕이다. 애들을 둔 부모 독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미혼에 자식이 없어서 그런 소릴 하는건진 몰라도, 학원을 다니거나 공부를 하는 애들을 훔쳐야 한다. 근데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또, 하나 더 투니버스를 보던 아이들이 떠나간다는데, 그 이유를 이야기 해줄까? 보면 투니버스와 YTN의 공통점이 있다. 늘 했던 걸 반복해서 틀어준다. 어느 정도 보고 나면 지겨워서라도 안보게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투니버스에서는 어느정도 시청률이 유지된다는 이유로 계속 순환 재방송을 몇번이고 한다. 그러니 떠날 수밖에. 문제는 애들이 나이를 먹거든… 애들이 학원을 가더라도, 나이를 먹더라도 짬이 나면 보는데, 솔직히 나도 2000년대 초에 다다다! 같은 경우 학교에서 돌아와서 시간 맞춰서 본방 맞춰 보고 그랬기 때문에 그건 장담할 수 있는데, 주위 눈치 보면서도. 늘 하던거 보던거면 안본단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나물의 그 밥. 시간 맞춰서 텔레비전 채널을 투니버스에 틀어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애들은 나이를 먹는데 나이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 2000년대 중반 이후로 편성/ 구매팀이 챔프의 도라에몽과의 경쟁에 미치는 동안에 고연령층에 소극적이 되었고 2010년 들어서는 아예 포기해 버렸다(전 포스트에 적어놨다; 뉴타입 2010년 1월호 참고).

    신동식씨는 뉴타입 컬럼 등에서 틈만나면 ‘요즘은 오타쿠가 어쩌구… 오타쿠가 저쩌구…’ 하는데 솔직히 한번 얘기 해보자. 오타쿠가 아닌 예를 들어 투니버스에서 트는 애니메이션 가령 슈팅 바쿠간 같은 것들 점잖게 비꼬아 말하면 애들 코묻은 돈 터는 애니메이션 아닌가? 블레이징 틴스3는? 포켓 몬스터는? 다시 말해서 상업 애니메이션을 취급하는 시선을 ‘오타쿠’ 어쩌구 저쩌구 그런식으로 비관적으로 모든걸 바라보게되면 만사가 피곤해진다. 생각해보라 요번에 개봉하는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흑의 영웅 제크로무/백의 백의영웅 레시라무는 애들 부모로 하여금 조금만 달라진 내용과 대사를 보게 하려고 버전을 살짝 달리한 두개의 영화를 동시 개봉하는 초유의 짓을 하고 있지 않은가? 어린애들 주머니 터는것도 오타쿠 상법 만만치 않게 능글맞다. 어차피 어린 코묻은 것 터는것이냐? 아니면 좀 더 나이든 애들(?) 주머니 터는 것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요즘 청소년 유사이래로 제일 부유한 세대 아닌가? 오히려 부모 졸라서 부모 주머니 터는것보다 용돈 모으고 아르바이트 하는 세대가 건전한거 아닌가? 아무튼, 전술한대로 인구가 있고 소비가 있는데 마켓이 없는것은 언어도단이다.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투니버스 본래 문제로 돌아와서 투니버스가 24시간 방송을 시작할때 7살이던 애가 지금은 고2~3이고 중학생이면 사회인일 나이이다. 투니버스가 개국할때 부터 계산하면 더 아득해진다. 과연 투니버스는 그들에게 맞는 컨텐츠를 지금까지 제공해 왔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만이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많은 애니메이션 팬, 관계자, 종사자들이 그렇게 노력해왔고, 심지어는 투니버스 자신도 노력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을 언제부턴가 송두리 째 버려버렸다는 것이다. 내가 지난번 포스트에서 분노를 했던 까닭은 그것이다. 애니메이션 코어 팬들이 보는 잡지에 대고 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우린 어린이 채널로 갑니다.라고 뱉는 용감함이라니. 솔직히 내가 만약에 그 인터뷰이의 상관이었다면 시말서 내지는 감봉을 시켰을 지도 모를 정도로 충격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일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어린이 인구는 연년 감소 추세에 있다. 그게 일본에서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이 감소하는 이유 아닌가? 당장은 개국시, 24시간 방송 시작시 그리고 그 이후의 시청자들이나 매니아들은 놓친 카드라고 치자(죄송). 눈물을 머금고. 지금 보는 애들이라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보는 애들이 나이를 먹어가니까. 여덟살은 아홉살이 되고 아홉살은 열살이 되어가고 초등학생은 중학생이 중학생은 고등학생이 되어가니까. 그들을 만족시키는 ‘어른스러운’ 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여기서 지적하고 싶다. 물론 애니플러스 같은 경쟁채널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쓸어가고 있지만 다 하지 못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고 연령층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고시청률을 누릴 수 있다. 언제까지고 저연령층에 머물수 없다. 지금에 안주해서는 반드시 준다. 애니, 만화 ≠ 저 연령 이라는 것을 수많은 애니메이션, 만화 종사자들이 피땀 흘려 증명해온 것을 업계 1위이자 자칭 최고 채널이라는 투니버스가 다 뭉게버려서는 매우 곤란하다. 나의 투니버스를 돌려줘!  제발

  • 왜 투니버스는 어린이 채널이 되었는가?

    왜 투니버스는 어린이 채널이 되었는가?를 고민하기 위해서 우선, 투니버스의 컨텐츠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현 상황을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 사실 시청률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늘 가족 시트콤이었으며, 그외에는 점프계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유력 주간지에서 게재되는 애니메이션들이었다. 최근 애니메이션을 보면 업계 전체가 오타쿠에 편승해서(오타쿠 상법) 먹고 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러한 일종의 컨텐츠의 맥빠짐 현상은 굳이 애니메이션 뿐 만 아니라 음악이나 드라마, 영화 등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고 일본 드라마 팬들 중에서도 심지어는 천재 각본가라 불리우던 쿠도 칸쿠로 조차도 예전의 필력이 나오지 않는군. 이라면서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게츠구가 흔들흔들 거리며 기무라 타쿠야 약발마저도 듣지 않는 상황에 혀를 차곤 한다.

    신동식 씨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오타쿠화 되서 (틀 적당할 컨텐츠를) 구할게 없다’라고 했으나, 솔직히 말해서 투니버스가 물론 그간 발굴을 좀 게을리 하면서 몇 몇 좋은 애니메이션을 놓친게 있긴하다. 특히 노이타미나 계(노다메 칸타빌레 등)라던가 몇가지 오타쿠 테이스트를 벗어나서 일반인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었다(물론 개중에는 노이타미나에서 방영된 동쪽의 에덴 같은 극히 드문 예외가 있긴한데, 그건 극장 상영을 위한 떡밥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니). 정확하게 말하면 투니버스의 채널의 캐릭터 변화에 발맞춰서 그냥 좀 코어하다 싶으면 ‘포기’해버린 것이라고 봐야 맞는거겠지.

    뭐 이러한 일본 문화 비즈니스 현상이나 투니버스 내부 현상 사정은 차치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실 따로 있는데.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10대는 돈이 되지 않는다. 내가 예전에 텀블러에 썼던 글을 옮겨 적는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채널이 왜 아동취향 편중이 되어 가느냐 – 투니버스의 신동식 PD는 뉴타입 컬럼에서 이렇게 밝힌다. (나는 뉴타입에서 이 컬럼하고 코바토만은 빼놓지 않고 읽는다)

    “만화채널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점입니다. 대략 5-6년 전 까지만 해도 초등학생의 시청률이 좋은 편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특히 고학년일 수록 만화채널을 즐겨 시청하는 층에서 이탈하기 시작합니다. 예전에 비해 더욱 가짓수가 많아진 방과후 학원 수업으로 인해 애초에 TV를 시청하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다보니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비중이 높아졌고, 이 층에 맞는 가벼운 터치의 시트콤 형 애니메이션들이 시청률을 높이는 효자로 부상합니다. (중략) 시간이 지날수록 일부 타겟만 열광하는 수준의 작품들만 보이고 있고, 근래에는 그마저도 매니악한 분위기로 흐르고 있어 방송사 입장에서는 옛날 작품 목록을 다시 검토하는 일이 빈번하게 생기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투니버스를 틀어보면 사실 이런 고민이 안나올 수가 없다. 투니버스를 모니터링하다보면, 19세 애니메이션에도, 15세 애니메이션에도 아동 제품 광고가 나온다. 즉, 다시 말하여, 투니버스가 2000년 이전의 ‘군소규모’(24시 넘어가면 애니메이션 노래만 나오던)일때와 달리, 케이블 시청률 최상위를 달리는 지금에 와서는(물론 그 반석을 다진 이면이 그 시절이던 아니던 간에), 철저하게 어떤 계층에 ‘타겟화’된 마케팅을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타겟’에서 ‘유감스럽게도’ 많은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포함되어 있거나 선호하는 그룹은 배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요. = 광고를 딸 수 없어요. 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애니메이션의 수요가 있는 10대 남성 지향의 광고가 넘쳐난다(그들이 관련 상품 구매력이 넘쳐난다)면 이런 말이 나올까?

    돌려서 말하면. 고등학생들은 야자를 하고, 직장인은 여가를 즐길 새가 없어서 취미 생활의 여력이 없다. 게임을 사지 않고, 만화를 읽지 않는다. 음반을 사지 않고, 그저 메신저나 싸이월드만 깔딱깔딱 거리며 어른의 취미를 힐끔거린다.  그런 까닭에 우리나라 최대의 애니메이션 채널에서는 아동 애니메이션과 (더불어) 아동 광고만 나오는 것이다. 라는 답이 나오는 것이다.

    십대 후반의 구매력은 (적어도 내가보기에) 유사이래 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겪어왔지만 10대가 100만원을 육박하는 스마트폰을 들고 아무렇게나 들고 다니는 세상이 올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애먼 코묻은 돈’일수도 있으나 이걸 잡는게 성공하는 길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10대는 텔레비전에서 구매력이 없다. 한마디로 시장이 되지 않는다. 시청률에 있어서 10대는 유의미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 10대 취향의 프로그램은 시청률은 떨어지고 심야 블록에나 밀릴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자연스레 시청률은 떨어진다. 잘 구매하지 않는다. 구매하더라도 구석에 배치한다. 시청자는 외면한다. 그러므로 악순환은 반복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시다 뭐다 해서(슬프게도 신동식 씨의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내려왔다고 했다만, 틀린말은 아니라고 본다), 10대가 영화나 음반,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에 여가를 투자할 여력이 없다. 전술한대로 솔직히 말해서 유사 이래 가장 윤택한 10대들이지만 유사 이래 가장 퍽퍽한 10대들이기도 하다.

    대중문화를 아동, pre-teen, teenager(young-adult), 성인으로 나누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영미의 소설문학 구분이다), 우리는 입시라는 과정에 의해서 teenager(young-adult)는 거의 잘려나가버렸고. 심지어는 pre-teen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라는게 위의 신동식씨의 고민의 요지다. 겨우 입시가 끝나서 20대에 와서 여유가 생기면 20대 ‘다운’ 취향(혹은 테이스트)를 강요당하게 되고 그때까지도 teenager 취향에 머물러 있으면 ‘애답다’ 내지는 ‘오타쿠’라는 인식이 씌워지기 때문에 음지로 파고들어가버린다.

    즉, 놀 수 있을때 놀이 문화 내지는 마케팅 적으로 볼 때는 ’10대가 쓸 구석’에 돈을 쓰지 못하므로, 흔히 말하는 10대 취향의 상품은 줄고, 광고는 없고, 당연히 그걸 스폰서로 삼는 프로그램이나 채널은 니치가 되어버린다. 이게 내가 보는 문제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왜 10대를 위한 프로그램이 줄면 문제일까. 를 논하자면 논문이 될것이다. 정서적인 감수성이라던지 발달면에서 문학에서 연령기에 따라 나눈건 판매에 따른 자연적인 구분이기도 하지만, 적령기에 프로그램을 적시기에 소비하는 것이 발달에 좋다고 생각하기에, 지도에 있어서 적당한 구별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말은 10대 때에도 10대 나름의 놀이 문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고 그 수위는 연령이 증가 함에 따라서 건전한 한도내에서 수준이 조금씩 올라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 막아내는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편중에 대해서 우려 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말 했듯이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이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인 상황이다.

    그저 입시위주에 닭장처럼 가두어서 자라는 청소년 문제를 반영하는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자연스럽게 주말이나 남는 시간에 놀고, 마시고(술 말고, 소프트 드링크), 먹고, 떠들고, 영화보고 데이트하고 친구들끼리 만나서 놀고, 꾸미고 단장할 수 있는 자유 정도가 있었다면 좋지 않을까? 내가 보기에 술이나 담배 같은 ‘어른’의 물건에 ‘음지’로 파고드는 이유는 이러한 것으로 쉽게 해소해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상 잡담.

  • 투니버스가 HD로 스카이라이프에 진입, 그리고 너에게 닿기를 2기가 방송

    투니버스가 HD투자를 안하고 있다고 한마디한게 거짓말 같게 약 1년 전 일이다. 그리고 요번에 스카이라이프에 HD 블록에 진입했다. 그말은 언제고 투니버스가 HD로 프로그램을 송출만하면 가입자가 볼 수 있는 준비는 완료 됐다는 것이다. 사실 나 자신도 KT스카이라이프로써는 ‘SD채널’인 투니버스에 투자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HD 포트폴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이상 SD블록에 넣지는 않을것) 라고 생각을 했고. 그렇다고 투니버스를 놓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딜레마’라고 생각했다. 뭐 그렇다고 투니버스가 언제까지고 SD상태로 있을것이고, 또 스카이라이프도 투니버스를 어느때까지고 놓치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뛰쳐나갔을 당시에는 투니버스가 온미디어-오리온그룹과 스카이라이프와 관계 악화로 나가버렸지만 CJ인수 전에는 관계가 유화되었을 뿐더러, 스카이라이프가 (상대적으로 CJ 미디어쪽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KT그룹에 편입되는 변화가 생겼으며 온미디어가 CJ에 들어가는 변화가 생겼다.

    이전 포스트에서 말했었지만 이미 국내에서 신규 제작되는(거의 99%는 지상파용이라고 본다) 애니메이션의 100%가 HD 제작되고 있는 상황에 덧붙여, 이미 2011년 7월 디지털 완전 전환이 완료됨을 기점으로 이미 이전부터 사실상 옆부분의 세이프티존을 고려하지 않는 ‘자비없는’ HD 제작으로 인하여 기존처럼 좌우를 크롭을 해서 보여주다간 옆이 짤리고, 그렇다고 아나몰픽을 할수도 없는 노릇이니. ‘울며 겨자먹기’로 신규 도입되는 애니메이션은 거의다 레터박스를 해야했다. 후발주자인 대원방송이나 애니플러스만 하더라도 사실상 HD 채널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상황인지라. 업계 선두로써 여전히 SD로 남아 있는다는건 좀 우스운 일이 아닐까 싶은 면도 없잖아 있다. 해서 나는 트위터를 통해서 간혹가다가 멘션을 주고받던 신동식PD(지금은 PD가 아니라 더 높은 위치에 영전한 모양이지만)에게 언질을 한적이 있다. 업계 1위에 자금력까지 있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아무튼 잘 된 일이다.  아, 참 공교롭게도 HD방송 안하냐고 토로하던 글을 쓸 때는 너에게 닿기를 1기 방송을 할때였는데, HD방송을 한다. 라고 할때는 2기 방송을 한다. 9월 7일이었나 8일이었나? 즘에 시작한다고 한다.  뭔가 이것도 재미있는 연이군. 이건 HD로 시작하려나?

  • ‘너에게 닿기를’ 투니버스 방영. 결국은…

    성우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 저는 이 문제에서는 어지간해서는 토 달지 않습니다. 카제하야는 정말 괜찮더군요. 요시다와 야노도 준수합니다.

    주제가와 엔딩은 번안해서 가져왔습니다.
    그건 그렇고. 문제의 화면 aspect ratio 였습니다만. 투니버스가 좌우를 짜를지, 아니면 레터박스를 넣을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만.
    본 방송에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만. Squeeze(16:9의 화면을 쥐어짜서 4:3으로 맞춰 넣은 것)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제 16:9 텔레비전으로 보면 정상 화면비로 볼 수 있는데 4:3이 되면 주인공들이 비정상적으로 다이어트를;;;  음… 뭐 이대로 가면 저야 좋습니다만. 이거 레터박스 해야겠지 싶은데요.
    그러나 저러나. ‘첫 방송’ 전에, ‘첫 방송’을 해버려도 되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