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노벨을 즐기는 도락에 관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긴 하지만, 일본에서는 정말 많은 라이트노벨을 간행하는 출판사와 레이블(문고)이 있고, 거기서 매달 한번씩은 책이 나옵니다. 그러다보면 그 레이블, 더 나아가서는 출판사, 내지는 그 이상을 먹여살리는 작품이나, 혹은 그 작품의 작가의 후속이나 곁가지 프로젝트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전혀 새로운 신인의 작품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라이트 노벨은 특성상 작가의 글 또한 중요하지만, 삽화 또한 중요한 하나의 요소인 만큼,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일심 동체로 하나의 ‘상품’으로써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컨텐츠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어떤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할지 어떤 작가의 글을 책으로 낼지야 말로 그 출판사의 편집자의 수완이 달린 일이라 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신인인 작가에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붙거나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그걸로 편집자나 출판사가 이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 더 나아가서는 작품에 가지는 기대치를 어림 짐작할 수 있기도 합니다.

해서,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라이트노벨의 수는 아직 한정되어 있고, 일본에서는 매달 셀 수 없는 문고 레이블에서 최소 몇권의 책이 새로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스케줄을 쫓다보면 우리나라에서 아직 소개되지 않거나 소개 될려면 한참 걸릴 책을 마주하게 됩니다. 일본어 독해가 가능하다면 특히 어려운 표현이 적고 루비가 착실히 달려있는데다 간행목적이 오락 목적이다보니 쉽게 술술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권해드리고 싶은 편입니다. 뭐, 라이트노벨로 일본어를 배웠다가 ’17세 여고생 같이 말하는 아저씨’ 같은 상황에 빠질지는 모르는 노릇이지만 말이죠.

예전에는 제가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책 위주로 지금 읽는 라이트 노벨을 소개해드린 적도 있는데 대개는 시간이 흘러 애니화가 되었다거나 하는 이유로 한국에도 번역이 되었습니다. 개중에는 ‘오, 이런 것도 번역하다니 용자로군’ 싶은 것이 없지는 않습니다. 집의 한구석이 원서 라이트노벨로 가득 차있는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솔직히 요즘 책을 놓을 곳이 마뜩찮아서 되도록이면 요즘은 킨들로 사서 읽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음에 들면 종이 책을 사는데요. 이게 참 중요해서 제가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고 해서 시장에서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지는 않는 다는 점이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않는 작품은 중쇄를 찍지 않기 때문에 구하는데 애를 먹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예전에 좋아했었던 한 작품의 경우에는 결말의 마지막 한 권이 사실상 중쇄가 되지 않고 시장에서 품절상태에 빠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트위터 상에서 한탄을 했던게 어찌저찌 원작자의 귀까지 들어가서 지금도 이따금 말을 나누고 있습니다만, 다행히 중고와 소량의 중쇄을 노려서 일단은 마지막 권까지 채우는데 성공은 했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킨들로 읽어서 다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빈 구석을 채우지 못한게 늘 걸렸었거든요.

그래서, 만약 여러분이 조금 읽어보시고 마음에 드신다고 생각되신다면 바로바로 사서 보시는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판매량이라는 실적이 있어야 중쇄도 찍고, 화제도 되고, 애니화도 되고 그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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