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Spotify) 한국 런칭,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 그러나 심각하게 느껴야 하는 것

소문난 잔칫집의 런칭은 찻잔속 태풍

스포티파이(Spotify)가 한국에 드디어 런칭했습니다. 하지만 반응이 영 뜨듯미지근합니다. 일단 가격이 소위 말하는 ‘헬적화’ 되어 버렸고, 그렇다고 해서 라이브러리가 경쟁 국내 서비스에 비해 나은 점이 있느냐 하면 일단 국내 아티스트 상당수의 권리를 쥐고 있는 카카오의 음원을 서비스 못하고 있는 애플·구글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지요. 다시 가격으로 돌아와서 국내 업체는 둘째치고 같은 외국계인 애플·구글의 가격에 비해서도 비싼 구조이지요. 뭘 믿고? 이렇게 강한 설정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스포티파이는 iOS 앱스토어에서는 무료 1위를 했지만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100위 안에 들지도 못했습니다.

실제 스포티파이를 써보면 앱 자체가 쓰기 편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그래도 한국어 로컬라이징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제도, 19금 음원에 대한 인증 절차도 다 잘 갖춰졌습니다. 후자의 경우 애플이 도입하는데 시일이 깨나 걸렸는데 스포티파이는 Day 1부터 완벽하게 구현했더군요.

데자부

한편으로 느낀것은 데자부 입니다. 왜냐고요? 스포티파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음악 서비스 중 하나이고 전세계의 음악 서비스라는 음악서비스가 스포티파이를 베끼려고 혈안이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서비스라고 다를것 없습니다. 상당수의 서비스가 스포티파이의 인터페이스를 표면적으로 열화 카피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게 스포티파이가 우여곡절 끝에 런칭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나라 서비스 들은 시간을 벌었습니다.

음악 서비스를 하는 회사와 권리를 보유한 회사가 같은 상황에서, 공평하고 공정한 공급이라는게 가능할까 싶은 것입니다. 일찍이 IT 업계에서는 표준에 사용되는 특허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대해 FRAND(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항을 설정해서 이러한 사태를 막았지만 음악 업계에서는 이런 것이 없습니다.

데자부 Part 2

모든 것이 스포티파이에 불리해 보이는(특히 몇몇 문제는 스포티파이 자신이 자초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저는 과연 마냥 국내 업체들이 안태할지 궁금합니다. 사실 여러가지 장벽이 있었기에 아이폰이 경착륙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지만, 단통법 도입과 엘지 등 국내 업체들의 실책으로 인해 애플은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멀리 가지 않겠습니다. 넷플릭스. 처음에는 볼것 없다고 불평이 자자 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력은 콘텐츠라고 들었지만 콘텐츠 부분에서 오히려 실망감이 컸다. 물론 마르코폴로나 하우스오브카드 등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는 볼만했다. 하지만 수준 높은 국내 시청자들이 일부 콘텐츠만을 보기 위해 돈을 지급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미 하우스오브카드는 올레TV에서 무료로 방송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 및 TV프로그램 카테고리에서 최신작 영화와 드라마는 2014년 개봉한 역린과 지난해 11월 방영된 2부작 드라마였다. 메뉴 첫 화면에 추천 동영상으로 등장하는 콘텐츠들은 오랜된 콘텐츠인 꽃보다남자, 아테나 전쟁의여신, 아이리스 등이었다. 2013년 방영된 드라마가 추천드라마에 있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1시간 동안 넷플릭스를 써보면서 다양한 디바이스로 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 하지만 한국 시청자에게 맞는 킬러 콘텐츠는 아직 없었다. TV에서 방영되고 몇 시간이면 주문형비디오(VOD)가 등장하는 게 한국의 인터넷TV(IPTV), 케이블TV다. 더구나 최근에는 휴대폰과 IPTV 결합상품을 선택하면 한달에 5000원이면 IPTV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예상보다 별볼일 없는 콘텐츠에 컴퓨터 전원을 껐다.

韓 서비스 시작한 ‘한달 공짜’ 넷플릭스 써보니…”아직은 볼게 없다” (조선비즈, 2016. 1. 7.)

넷플릭스에 대한 평가는 여러분이 직접 내리시기 바라겠습니다(판단이 안서신다고요? ). 앞으로 스포티파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이지만 일단 서비스가 시작된 이상 한국외 시장에서는 자사 서비스에 올라타서 꿀을 빨면서 정작 한국내 시장에서 무기화하는 것이 오래 갈것인가 생각해봅니다. 애플은 실패했지만 시장 영향력으로 볼 때 전세계적으로 애플이 커피면 스포티파이는 TOP니까요.

규제와 제도를 무기화 하는 업계에 — 맞설거면 당당하게 맞서라

마지막으로 규제와 제도 기타 등등 한국 만의 상황을 이용해서 해외 서비스를 ‘튕겨내려고’ 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에게는 꼼수 쓰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맞서라고 하고 싶습니다. 중국 같은 갈라파고스가 멀리 있는게 아닙니다. 중국에서 해외 서비스를 베껴서 만든 서비스로 꿀을 빨면서 해외 서비스는 막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우리나라도 겉으로는 오픈되어 있어 보이지만 도처에 가시가 도사리고 있는 울타리 친 정원이니까요. 그걸로 손해를 보는건 결국 소비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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