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의 실종과 미디어 리터러시

벌써 수능을 본지 10년이 넘어갑니다. 제가 받은 교육제도가 요즘 애들에게 적용이 될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요 며칠 트위터에서 난리가 난 것은 트위터에서 돌아다니는 헛소문을 담은 트윗들입니다. 문재인 탄핵이 어쩌구 저쩌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는데 그게 10대뿐이라는 것을 탄식하기도 하더군요. 

세대간 갈등을 조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이런 말도 안되는 루머를 퍼뜨리는 10대를 조소하는 20대 이후의 ‘기성세대’에 대해서도 한심함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공교육하에서 국어 교육은 글의 맥락을 읽는 훈련을 시켰을지언정 글을 비판적으로 대하는 것을 금기시해왔습니다. 거기에 지금은 어떨런지 모르지만 학생의 정치적 참여나 발언은 더더욱 제약이 심했지요. 

10대 이전의 학생들이 이런 루머에 좌지우지되는 것은 트위터나 유튜브 같은 자극적인 매체의 존재 이전에 미디어와 인터넷상의 컨텐츠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의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만 우리는 그것에 족쇄를 채워왔죠. 그리고 올바른 정보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자, 누가 정말로 잘못한 걸까요? 

저는 고등학생때 문제아였습니다. 꾀를 부리기 좋아했죠. 덕분에 학교 땡땡이를 꽤나 많이 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자와 0교시를 증오해서 종합 일간지에 기고를 하기에 이릅니다. 

모든 학생들이 상소문을 쓰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잖아도 논술이라는 장벽이 많은 학생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논술의 문제로 ‘비판적 사고’를 요구할지도 모르는 노릇이죠. 하지만 정답이 정해진 박제된 사고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0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미숙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른인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가 모두 겪어왔으니 잘 알지 않습니까? 세대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보다 기성세대인 우리가 어떻게 하면 10대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를 수 있도록 할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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