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ysses는 워드프로세서가 아니라 텍스트 프로세서
Ulysses의 개발자들은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워드프로세서가 아니라 텍스트 프로세서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Ulysses는 마크다운(Markdown) XL 문법을 변형하여 글을 쓰게 해주는 소프트웨어입니다. 마크다운을 이용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여럿 있지만 개중에서 율리시스는 차로 비유하면 캐딜락이라고 할 수 있죠.
Ulysses의 장점은 마크다운 덕택에 서식을 신경쓰느라 박자가 느려지지 않고 바로바로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텍스트 편집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물은 멋지죠. 이미지, 각주, 링크 등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만약 문법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면 터치바를 눌러보세요.
Ulysses의 미덕은 단지 글을 쓰기만 하면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사용하는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어디서든 열어서 편집이 가능하지만 저장이나 동기화 같은 문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애플의 CloudKit을 활용해서 클라우드에 저절로 올라가 있거든요. 파일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버전을 돌리고 싶다면 버전 기능을 이용하면 됩니다. 복제를 할 수도 있죠.
전체화면으로 돌리면 검정색의 화면에 흰색 글씨만 남습니다. 마치 텍스트와 나 혼자만 남은 느낌이죠. 저는 Split View 기능을 이용해서 1/3을 참고 자료(대개는 OmniOutliner로 작성한 아웃라인)를 띄워놓고 나머지 화면에서 글을 씁니다. 15” 화면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이럴때는 참 편하네요. 자료를 보면서 집중해서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쓴 글을 인쇄물이나 블로그 포스트로 변환해서 올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어떤 것으로 해도 만족스럽지 싶습니다. 인쇄의 경우 백퍼센트 한국 실정에 맞지 않겠지만 블로그에 올리는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인쇄물이나 HTML, PDF나 워드프레스, 미디엄에 발행이 가능하죠.
저는 이 툴을 사용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이것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줄었죠. Ulysses는 저에게 모티베이션을 끌어 올리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좀 더 즐겁게 쓸 수 있다는 것은 글을 좀 더 쓸 수 있다는 점이거든요. 글을 더 많이 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글쓴이의 덕목입니다.
소프트웨어는 핑계에 지날지 모르지만요. 아무렴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