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투니버스를 돌려줘

요상한 시장이 있다. 시장을 이루는 인구가 존재한다. 물건을 사는 사람도 있고 물건이 오가는데 마켓이 없다. 그게 우리나라의 10대 중후반의 마켓이다. 지난번에 투니버스에 관한 이전 포스트(왜 투니버스는 어린이 채널이 되었는가)에서 10대를 위한 상품이 없다라고 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물건을 사는 인구도 있고, 물건도 있는데 마케팅을 하는 시장이 없다. 10대를 타겟을 하는 시장이 존재하지도 않고 10대를 타겟으로 하는 광고도 없다. 아마 거기서 우리는 왜 투니버스가 어린이 채널이 되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이번에는 투니버스 자체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첫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몇가지 약발 잘 듣는 ‘대작’에 몰빵한 것과, 시청률 경쟁에 있다. 특히 2000년대 중후반의 챔프와 시청률 경쟁은 투니버스를 대작 중독에 걸리게 만들었다. 몇가지 코난, 짱구, 케로로, 아따맘마 등 여러가지의 대작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투니버스는 결과적으로 챔프를 이겼지만 짱구의 작가는 죽었고, 아따맘마와 케로로는 종영했다. 이렇게 대작이라는 것의 약발이라는 것이 끝나자 재탕 삼탕으로 어떻게 버텨보고는 있지만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안녕 자두야를 비롯해서 막이래쇼라던지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고 있는 점을 높이 사고 있지만 역시 예전에 비해서는 영 아니다.

여기에 대해서 외부 칼럼에서 신동식 PD가 늘 주장하는 바는 사교육 등의 영향으로 인하여 TV를 보지 않는다. 라는 것인데. 솔직히 말해서 언제나 그랬듯이 TV라는 것은 부모와 적을 져야 하는 것이다. TV를 너그러이 앉아서 몇시간이고 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과욕이다. 애들을 둔 부모 독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미혼에 자식이 없어서 그런 소릴 하는건진 몰라도, 학원을 다니거나 공부를 하는 애들을 훔쳐야 한다. 근데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또, 하나 더 투니버스를 보던 아이들이 떠나간다는데, 그 이유를 이야기 해줄까? 보면 투니버스와 YTN의 공통점이 있다. 늘 했던 걸 반복해서 틀어준다. 어느 정도 보고 나면 지겨워서라도 안보게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투니버스에서는 어느정도 시청률이 유지된다는 이유로 계속 순환 재방송을 몇번이고 한다. 그러니 떠날 수밖에. 문제는 애들이 나이를 먹거든… 애들이 학원을 가더라도, 나이를 먹더라도 짬이 나면 보는데, 솔직히 나도 2000년대 초에 다다다! 같은 경우 학교에서 돌아와서 시간 맞춰서 본방 맞춰 보고 그랬기 때문에 그건 장담할 수 있는데, 주위 눈치 보면서도. 늘 하던거 보던거면 안본단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나물의 그 밥. 시간 맞춰서 텔레비전 채널을 투니버스에 틀어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애들은 나이를 먹는데 나이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 2000년대 중반 이후로 편성/ 구매팀이 챔프의 도라에몽과의 경쟁에 미치는 동안에 고연령층에 소극적이 되었고 2010년 들어서는 아예 포기해 버렸다(전 포스트에 적어놨다; 뉴타입 2010년 1월호 참고).

신동식씨는 뉴타입 컬럼 등에서 틈만나면 ‘요즘은 오타쿠가 어쩌구… 오타쿠가 저쩌구…’ 하는데 솔직히 한번 얘기 해보자. 오타쿠가 아닌 예를 들어 투니버스에서 트는 애니메이션 가령 슈팅 바쿠간 같은 것들 점잖게 비꼬아 말하면 애들 코묻은 돈 터는 애니메이션 아닌가? 블레이징 틴스3는? 포켓 몬스터는? 다시 말해서 상업 애니메이션을 취급하는 시선을 ‘오타쿠’ 어쩌구 저쩌구 그런식으로 비관적으로 모든걸 바라보게되면 만사가 피곤해진다. 생각해보라 요번에 개봉하는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흑의 영웅 제크로무/백의 백의영웅 레시라무는 애들 부모로 하여금 조금만 달라진 내용과 대사를 보게 하려고 버전을 살짝 달리한 두개의 영화를 동시 개봉하는 초유의 짓을 하고 있지 않은가? 어린애들 주머니 터는것도 오타쿠 상법 만만치 않게 능글맞다. 어차피 어린 코묻은 것 터는것이냐? 아니면 좀 더 나이든 애들(?) 주머니 터는 것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요즘 청소년 유사이래로 제일 부유한 세대 아닌가? 오히려 부모 졸라서 부모 주머니 터는것보다 용돈 모으고 아르바이트 하는 세대가 건전한거 아닌가? 아무튼, 전술한대로 인구가 있고 소비가 있는데 마켓이 없는것은 언어도단이다.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투니버스 본래 문제로 돌아와서 투니버스가 24시간 방송을 시작할때 7살이던 애가 지금은 고2~3이고 중학생이면 사회인일 나이이다. 투니버스가 개국할때 부터 계산하면 더 아득해진다. 과연 투니버스는 그들에게 맞는 컨텐츠를 지금까지 제공해 왔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만이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많은 애니메이션 팬, 관계자, 종사자들이 그렇게 노력해왔고, 심지어는 투니버스 자신도 노력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을 언제부턴가 송두리 째 버려버렸다는 것이다. 내가 지난번 포스트에서 분노를 했던 까닭은 그것이다. 애니메이션 코어 팬들이 보는 잡지에 대고 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우린 어린이 채널로 갑니다.라고 뱉는 용감함이라니. 솔직히 내가 만약에 그 인터뷰이의 상관이었다면 시말서 내지는 감봉을 시켰을 지도 모를 정도로 충격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일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어린이 인구는 연년 감소 추세에 있다. 그게 일본에서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이 감소하는 이유 아닌가? 당장은 개국시, 24시간 방송 시작시 그리고 그 이후의 시청자들이나 매니아들은 놓친 카드라고 치자(죄송). 눈물을 머금고. 지금 보는 애들이라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보는 애들이 나이를 먹어가니까. 여덟살은 아홉살이 되고 아홉살은 열살이 되어가고 초등학생은 중학생이 중학생은 고등학생이 되어가니까. 그들을 만족시키는 ‘어른스러운’ 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여기서 지적하고 싶다. 물론 애니플러스 같은 경쟁채널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쓸어가고 있지만 다 하지 못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고 연령층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고시청률을 누릴 수 있다. 언제까지고 저연령층에 머물수 없다. 지금에 안주해서는 반드시 준다. 애니, 만화 ≠ 저 연령 이라는 것을 수많은 애니메이션, 만화 종사자들이 피땀 흘려 증명해온 것을 업계 1위이자 자칭 최고 채널이라는 투니버스가 다 뭉게버려서는 매우 곤란하다. 나의 투니버스를 돌려줘!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