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전에, 금번 일본 도호쿠 태평양 연안 지진 피해자와 그 가족, 일본 국민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제가 일전에 이런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2008/07/02 – 한국 신문은 전부 삼류 찌라시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이게 벌써 3년전의 글이라니 놀랍습니다. 그 당시에는 흔히 말하는 촛불 정국이었고. 저 자신도 시사에 상당히 개입하던 시절입니다만. 지금은 건강 문제도 있고 야인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헌데 이번의 일본 지진 사태를 보면서 이 한국 언론의 ‘촉새스러운’ 헤드라인 뽑기가 아주 멋지게 꽃을 피웠더군요.
‘일본 침몰’….
3년이 지나도록 변함이 없군요. 글을 맺으면서 헤드라인을 향한 방식을 바꾸더라도 100년은 멀었다고 했는데. 어째 3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으니 100년을 향한 카운터는 리셋을 하고 다시 100부터 시작입니다. 안타깝군요. 당시에 -물론 양비론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한겨레와 중앙을 모두 ‘깠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니나 너나 잘한거 없어서 깠습니다. 헤드라인을 뽑는데 있어서 너는 너 좋은데로 쓴거고 니는 니 좋은데로 쓴거기 때문이죠. 아, 물론 ‘나의 주관, 나의 철학은 언제든지 맞아’라는 자신감이 있으면 참 든든하고 당찬 태도로 거 참 나름 대로 좋습니다만, 촛불 사태나 이번 일본 지진 사태와 같이 사태가 급박한 상황에서는 되도록이면 최대한 드라이하고 차분하게 서술해서 판단을 독자에게 미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실, 이전글 공짜 점심은 없다. 공짜 언론에서 무엇을 바라나? 에서도 언급했듯이 금전본위의 황색저널리즘이 판치는 가운데, 그나마도 돈도 지불하지 않는 우리나라 언론계에서 선정성이 없다면 이제는 살아 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헤드라인은 저널리즘을 위한것이 아니라 이제는 종이매체라는 기성언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무기로써 전락해버렸습니다. 헤드라인 하나가 사람을 죽이고 회사를 망하게 하고 사람을 띄우고 회사를 흥하게 합니다. 이런 단 맛이 가득한 것을 포기하고 객관적인 서술을 하라는 것은 이미 권력화된 우리 언론에게는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소위 말하는 진보 언론, 대안 언론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결국 이들 또한 바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언론 권력의 정점으로 올라서서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려는 것 밖에 아닌가. 라는 의심을 지우지 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