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IT 선진국이라는 어느 나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의 단면을 보면 단연 추악한 현실이 보입니다. 국제 표준인 RSA 인증은 사용하지 않고 지 멋대르의 SEED인지 뭐인지 하는 보안을 사용하고,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방식으로 은행거래와 카드 결제를 하기에 해외 업체들의 진입 장벽을 하나씩 만들어 주는 고마운 현실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어디 그것 뿐이겠습니까만서도.
트위터에서 일입니다만, 한글 해시 태그가 검색이 막혀서 일순 패닉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편법입니다. 원래 해시태그는 영어만 됩니다. 즉 #purengom은 되었지만 #푸른곰은 안되었지만 #푸른곰_이라고 하면 어찌저지 됐던것이죠. 근데 이걸 두고 트위터 본사에 따져야 한다. 왜 한글 태그를 못쓰냐 라는등의 폭등에 가까운 반응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서 한마디로 일축했습니다. “전세계가 다 영어를 사용하는데 왜 우리나라만 한글을 쓰겠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URL로 지금 현재 (물론 대체적으로 한글 등 자국어를 사용하겠다는 논의가 계속 시험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영어가 사용되듯이 해시태그도 마찬가지거든요. 트위터의 ID도 마찬가지의 개념으로, 해시태그도 영문으로만 이뤄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영문으로만 표현할 수 없는 한글만의 개념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반박까지 받아 봤습니다. 안타깝더군요. 그럼요. 다른 나라 말은 오죽하겠습니까. 다른 나라말은 영어로 옮길때 로스가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사용하는 것은 #해시태그와 @username은 영어로 한다라는 일종의 ‘규약(convention)’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무시하고 우리만 흥분해 날뛰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일까 생각해볼 일이지요. 물론, 한글로 된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고 그걸 담론화 하는 것은 좋지만, 어찌됐던 현재까지는 영어만 사용하는게 상호간의 규칙입니다. 공인인증서가 맘에 안들죠. 그렇다고 공인인증서 체제를 거부할 수 없듯이 말입니다. 담론을 일으키는 것은 좋으나 그것을 따르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유독 남발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긴글입니다. 트위터는 140자의 미디어입니다. 사실 한글은 140자를 서유럽문자에 비해서 훨씬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어나 중국어에 비해서는 덜합니다만. 그래도 영어에 비하면 덜한게 사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사실 트위터에 적고는 싶은데 140자안에 적기 힘든 경우를 위해서 TwitLonger나 이름을 알수 없는 dw.am 서비스(Twt.kr의 서비스)가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40안에 못넣어서 이 서비스를 남용하다시피 사용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서비스는 되도록이면 자제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트위터 클라이언트가 이들 긴글을 인라인에서 보여주질 못하기 때문에 이 글을 읽기 위해서는 브라우저를 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브라우저가 혹자는 “그냥 창 하나 열면 금방 사삭 나오잖아?” 싶을 지 모르지만, 블랙베리 같은 단말기에서는 짜증나게 늦을 수도 있고, 데스크톱에서는 작업하던 창을 하나 덮고 겨우 몇글자 더 읽기 위해서 브라우저를 열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RT의 되풀이된 긴글을 읽기 위해서 몇개의 창을 연다던지 하다보면 살의를 느끼게 됩니다.
RT라는건 Retweet입니다. 즉 트위터의 공식 Retweet기능이 없을때, 이 사람이 이런말을 했다 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 고안된겁니다. ‘RT @ID : 원문’ 이런 타입으로 말이죠. 거기에 본인의 생각을 덧붙이는것을 “엄격”한 사람들은 QT(Quoted Tweet)라고해서 ‘자신의 생각 QT @ID: 원문’ 이렇게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후자는 안쓰이고 QT의 형식이 RT와 병합되어 사용되는데요. 아무튼 본래 의미는 RT에 있는 만큼! RT에 딸린 의견이 중요한게 아니라 RT의 원문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가령 이렇게 했다치죠.
빨강곰 : 푸른곰은 바보다.
노랑곰 : 나도 그렇게 생각해 RT @빨강곰 : 푸른곰은 바보다.
검정곰 : 푸른곰이 어때서 RT @노랑곰: 나도 그렇게 생각해 RT @빨강곰 푸른곰은 바보다.
이런식으로 이어지다가 140자가 넘어가면 정작 중요한 푸른곰은 바보다는 긴글로 넘어가 버리는거죠. 검정곰의 푸른곰이 어때서나 노랑곰의 나도 그렇게 생각해란 말이 중요한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빨강곰의 푸른곰은 바보다라는 말이 중요하잖습니까? 이걸 시사적인 문제나 다른 문제에 대입해보시면 쉽게 이해 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RT나 멘션으로 인맥을 넓히려는 생각을 하려는 버릇이 있는데 아무튼 지나치면 독이 된다고 이렇게 길어질 경우에는 그냥 적당히
하얀곰의 경우에는
하얀곰: 푸른곰은 사실 바보가 아니다 RT @검정곰: @노랑곰: @빨강곰: 푸른곰은 바보다.
이런식으로 줄이던가. 아니면 극단적으로
하얀곰 : 푸른곰은 사실 바보가 아니다. RT @빨강곰 :푸른곰은 바보다
라고 쳐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