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샤프라는 녀석, 레드오션입니다. 중국제의 1000원도 안하는 가격에 샤프가 팔리고 있고, 옛날에 비해서 성능차이라는 것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진자(흔들었을때 심이 나오는 기구)를 제외하면 지난 20년간 진보가 없었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그저 그립을 편하게 한다던지 디자인을 예쁘게 한다던지 같은 정도.
실제로 보통 샤프펜슬은 그냥 예쁘고 맘에 드는 아무거나 쓰는게 일반적이고, 비싼 샤프펜슬은 매니아나 ‘헤비유저’의 전유물로, 매니아를 위해서 최대한 필기감을 위해서 노력했던가, 아니면 ‘헤비유저’의 취향에 맞도록 그립을 편하게 하는데 노력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 쿠루토가라는 녀석 그냥 아무런 그립도 달려 있지 않은 민짜입니다. 그냥 모양새로 보았을때는 이게 과연 5900(472엔)원 가까이 할만한 녀석인가. 할 정도죠. 사실 이런 외관을 보완하고자 ‘하이그레이드모델’도 나왔는데 영…
샤프로 글씨를 쓰다보면 샤프심을 새로 눌러서 꺼내 쓸때 기분이 참 좋습니다. 사각사각한 느낌도 좋고, 오래쓰다보면 뭉뚝해져서 글자가 두꺼워지고 지저분해지는데 처음에는 또렷하고 깔끔하죠. 이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는 샤프를 이따금씩 돌려서 쥐어주는게 필요했습니다. 한 방향으로만 쥐게 되면 너무 두꺼워지죠..
그런데 이 녀석이 왜 특이한고 하니 이 안에 쿠루토가 엔진이라는 기어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해서 지면(紙面)에 한번 닿을때 마다 기어가 조금씩 돌아서 40회를 돌면 한바퀴 일주를 한다고 합니다. 이 녀석의 역할인 즉슨 지면에 닿을때 마다 조금씩 돌아서 사람이 돌리지 않아도 조금씩 샤프심을 돌려주어서 샤프를 돌릴 필요 없이 언제나 또렷한 글씨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써보면 처음쓸땐 잘 모르곘는데 나중에도 끝까지 처음과 마찬가지로 가늘고 또렷한 글씨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트를 한다거나 할때 글씨가 아주 깔끔하고, 같은 샤프심을 써도 좀 더 얇게 글씨를 쓸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엄청난 히트를 쳤다는데 아마 한자를 쓰는 입장에서는 당연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샤프심만 괜찮은 녀석을 고르면 정말 또렷하고 진하고 가늘고 깔끔한 글씨를 쓸 수 있습니다. 정말 괜찮은 것 같아요. 이번달(3월)에 알파겔을 내장한 버전이 나왔는데 주문해놨으니 며칠안으로 올것같습니다, 알파겔 들어간 녀석을 잘 썼으니 이번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잘됐다 싶어요. 이제 더이상 그립이 편한 샤프냐 보기 좋은 샤프냐 라고 고민할 필요 없으니까요. 물론 쿠르토가가 쥐기 불편한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