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만지작 만지작

EOS 50D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작 주인과는 한번도 해외로 못나간 20D의 후속으로 들여놓은 기계인데 무거워서 잘 안쓰고 있습니다. 사진이 턱 하고 나타나서 ‘우리 식은거야? 권태기?’라고 물으면 퍼뜩이면서 ‘응, 그런거 같아.’ 라고 할지도 모를 정도인거 같습니다. 좋은 사진을 남겨야겠다 싶어서 도쿄에 DSLR을 들고는  갔는데 그 엄청난 통증과 2000만의 도시에 나 혼자만이 DSLR을 들고 있는 듯한 엄청난 고립감(!)에 쇼크를 받은 이후로 왠지 좀 멀리 하게 되더군요. 그 큰 도시에서 DSLR을 든 사람이 그렇게 적을 줄이야.

사실 다 핑계고 새 기계를 사고 싶어서 근질근질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포서즈 들어간 GF1 사고 싶어서 근질근질근질… 가서 살까 말까 살까 말까를 반복하면서 잔고를 들춰보고 카드를 살펴보고…

그냥 돌아와서는 24-70 F2.8L 렌즈를 벗기고 저와 3만 5천 컷을 함께 했던 EF-S 17-85 로 바꿔끼고 이것 저것 찍어보았습니다. 확실이 이게 가볍군요. 가능하다면 친구한테 30mm 짜리를 하나 빌려볼 생각입니다만. 가능할런지. 좌우간 오랜만에 매뉴얼 모드에 놓고 다이얼을 돌리니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진을 프로그램모드나 조리개우선으로 찍어서. 그래도 왠지 이것도 재미있더군요. 사실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ie.  야경) 거의 쓸모 없는 짓이지만. 결국 다시 조리개 우선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17-85는 느린(=어두운)렌즈라 조리개를 만지는 맛이 별로 없습니다. 아. 24-70 정도는 되야 조리개 만지는 맛이 나지요. 그렇지만 크롭에서 안습의 무게와 크기, 그리고 화각. 24-70을 쓰다보면 절로 풀 프레임으로 가야지 가야지 싶은데. 정작 저는 마이크로포서드를 알아보고 있고. ㅡㅡ;

아. 괜히 만져봤어. 그냥 보기만 하고 올걸 망할. 사고 싶어지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