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이 나온다 안나온다 말이 많은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그 와중에 아이폰의 영향이나 장단에 대한 말 또한 항상 있어왔고 그 와중에 빠지지 않는게 애플의 서비스 문제이다. 요약하면, 애플의 서비스 센터가 적으며, 애플의 서비스방식(리퍼비시;refurbish)방식에 대한 우려이다. 한마디로 ‘핸드폰 고장 났을때 교환받기 위해 며칠동안 기다릴 수 있느냐’ 라는 건데. 이걸 보면서 나는 피식 웃었다. 다른게 아니라 우리나라 삼성이라 하더라도 크게 달라지는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 주장을 한 사람과 나는 정반대에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성이나 엘지 등 국내 회사의 장점은 단 하나다. 서비스 센터가 많다. 그 뿐이다. 가까운데 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 있다. 왜 그것뿐이냐에 대답하기 위해 내 경험을 한번 말해보고자 한다.
휴대폰을 산지 얼마 안되어 제품의 카메라 유닛 부분에 색이 변색되었다. 당연히 서비스 센터에 가져갔다. 기사는 서비스 부품을 조회해본다. 당연히 서비스센터에 그 제품의 카메라 재고가 있을리 없다. 모든 서비스 부품은 중앙에서 관리하다가 주문하면 센터로 조달되는 방식이다. 근데 그 재고가 인접한 센터는 물론 중앙에서도 없단다. 이유인즉슨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주문을 하면 구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오래 걸릴 수밖에 없으니 차라리 교품증명을 끊어줄테니 교환을 하라고 권했다.
교품을 받아서 써보니 키보드가 삐그덕 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미 14일은 지나서 교품을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다시말해서 나는 수리를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래 이번엔 어떻게 했을까? 전화는 써야하므로 전화기는 도로 찾은 채로 서비스 센터에 부품이 오는 며칠간 나는 삐그덕 거리는 자판을 써야 했다. 자판 좀 불편하면 어떻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전화기가 심심하면 뻗어서 메인보드를 갈때도 마찬가지였다. 보드 올때까지 심심하면 꺼지는 전화를 쓰다가 보드가 오자 전화번호부 백업받고 교체했다. (그래서 나는 사자마자 교품 한번에 수리 두번을 겪었다) 그 전화기는 1년이 지나 또 고장이 재발했는데 그때 나는 새 전화로 바꿔버렸다.
그렇다. 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 서비스 센터는 말단이고, 정말 중요한것은 서비스 자재의 조달이다. 국내 휴대폰 업체의 강점은 결국 말단의 발달밖에 없다. 부품의 공급이 다행히 일찍 이뤄지면 좋겠지만 경험상 대기기간이 짧던 길던 결국 몇번씩 왕래를 해야했고, 그때까지는 고장난 휴대폰을 맡기거나 고장난채로 쓰는 수밖에 없었다. 아, 한번 점검을 받기 위해서 번호표를 뽑고 수십분을 대기하거나 아니면 며칠전에 시간을 예약해야한다는 말을 했던가? 대기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가까운 거리도 상쇄되는 느낌이다(서울에선 어떨런지 모르겠는데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LG, 삼성, 팬택의 A/S센터가 시내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여러번 갈아타거나 아니면 왕복 15000원을 주고 택시를 타는 수밖에 없다 (농담이나 과장이 아니다) 그리 가까운 거리도 아닌셈이다).
그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보상외의 경우이다. 한마디로 보증기간 지나면 상당금액을 주고 갈아야 하며 그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다. 이것은 애플이 상당히 약점인 것은 사실이다. 인정할것은 인정하다. 하지만 애플이라고 해서 특별히 나쁜 경우는 아니다. 역시 내 예를 들자면 스카이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갑자기 디스플레이가 허옇게 질려 죽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보증기간이 지났다고 메인보드 값을 청구했는데 그 값이 결국 핸드폰 한대를 사는 값이었다. 아마 스카이의 어처구니 없이 고장나는 일명 ‘설탕보드’와 그로 인한 어처구니 없는 수리비 청구는 휴대폰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악명이 자자한 문제였다. SK텔레텍은 팬텔에 인수되었지만 프레스토의 강화유리 사건에서 알수 있듯이 아직 못된 버릇을 아주 버리지는 않은것 같다.
결과적으로, 사실 나는 한국 전자 회사의 A/S 프리미엄을 그닥 인정하지 않는다. 솔직히 A/S를 부를 일이 드물지만(그점은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정한다), 방에 놓은 TV가 고장났을때는 차라리 새로 사십시오 하고, DVDP가 고장났을때도 픽업 부품이 다 떨어졌다면서 새로 사라고 했다. 내가 받은 서비스는 웃는 얼굴로 새로 사십시오 라는 말을 듣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신통했던것은 냉장고의 냉장실이 이유없이 얼어서 그부분을 교체하기 위해서 30만원돈을 들여서 부품을 갈았던 것 뿐이다. 돈이 많이 들어서 공임은 디스카운트 해줬다, 아이고 감사해라. 결국 가전제품 사면 공짜로 설치해주듯이, 부품 사면 공짜로 설치해주는 셈이다. 다시 한번 서비스에서 핵심은 부품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삼성 같은 경우에는 서비스가 삼성전자서비스라고 별도의 서비스 업종의 회사가 있고, 제품설치배송과 서비스 자재 물류만 담당하는 운송 자회사(삼성전자로지텍)가 따로 있다는것은 알고 있는가? 흔히 말하는 ‘아웃소싱’이다. 좀 규모가 크고 조직적이란 점만 빼면 애플이나 해외 회사와 다를것이 없단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휴대폰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제품이니까 말이다. DVDP나 노트북만 같이 중국에서 ODM하거나 OEM하는 것은 더 심각하다. A/S 때문에 삼성이나 LG 노트북을 쓴다는 선배의 교수 이야기를 듣자 내가 든 의문은 ‘그 컴퓨터가 메이드인 코리아일까’ 였다. 실상 고가라인이 아닌이상 한국에서 설계도 안한 것일 수 있고(ODM;제조자 설계 생산, 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자체 전용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중국이나 타이완의 부품업체에서 그러모아서 조립만 했을 수도 있다. 그게 요즘 업계의 추세이다. 그런 제품이 고장날때는 시간이 지났을때 수리가 훨씬 어려울 수 있다. 부속이 없는데 어떻게 고치겠는가. 내 DVDP가 바로 그 경우였다.
아무튼 결국 서비스의 핵심은 부품이다. 그 좋다는 서비스의 나머지는 숙련된 기술자가 조립해주고 분해해서 부속을 갈아주는 것이고 친절하고 공손하게 설명하고 인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그 부품의 조달 속도는 느리다. 적어도 바로바로는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것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예를 들었지만 외산 전화기 전체에 해당되는 것이다. 과연 국산 전화기는 A/S에 엄청나게 빠르고 외산 휴대폰은 엄청나게 느린걸까? 글쎄다. 라는게 내 생각이다. 몇가지 문제가 나타났을 경우에는 차라리 어쩌면 문제가 발생했을때 통째로 교체를 하는게 나쁘지 않을수도 있다. 아무튼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환상(myth)이 낳은 소비자의 장벽이 외산 휴대폰을 배척하는 도구로써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것이 내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