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두권을 모두 다 읽었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이 글은 본작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다.
에서 말했다시피 이 소설은 상당히 거대한 파고를 가진 소설이다. 650페이지가 넘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이야기의 전개에만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편집적으로 절묘하다 싶을 시점에 2권으로 나뉜다. 655페이지의 1권을 읽는데는 이틀이 걸렸지만 597페이지의 2권을 읽는데는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60여 페이지의 차이는 있지만 얼마나 이 이야기가 흡인력이 있는지는 짐작하리라. 사실 1권을 읽을 때부터 짐작이 가는 것들이 있었지만 2권에 와서는 노골적으로 확실해지기 시작한다. 어림짐작했던 덴고와 아오마메의 관계는 점차 확실하게 되고 잠시뿐이고 단방향에 그치지만 20년만에 두 주인공은 같은 시공을 공유한다. 후카에리의 과거와 그 소설에 적힌 종교단체 선구에 대한 베일을 벗으며, 존재만이 언급되었던 리틀피플과 공기번데기에 대한 묘사는 대놓고 판타지의 영역으로 치닿는다. 물론 교묘하게 윤리 문제를 벗어나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지만 후카에리와 덴고의 성애묘사 서술과, 초경 이전의 10대 소녀를 강간하는 교주의 설정이나 더욱이 개중에 첫번째 희생자가 교주의 딸이고, 그 교주의 딸이 후카에리다고 기술 되는 시점에서부터는 솔직히 1권에서부터 이리 될 것이란 짐작은 했지만 영 개운치 않은 맛이 난다. 솔직히 이 작품 전반에 흐르는 성애 묘사, 특히 2권에서의 성적묘사는 비록 작품내에서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내 상식으로는 유쾌하다고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전번 포스트에서 이 거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를 질문했었다. 이야기의 중반이 되면 사실 덴고와 후카에리 그리고 아오마메가 어떻게 될 지는 거의 암시가 주어진다. 그 이외에는 주인공들의 이후를 짐작할 수 있는 정보는 주어지지 않는다. 사실상 그 이후의 내용은 벌려놓은 이야기의 수습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따라서 책의 마지막을 미리 보더라도 크게 건질 것은 없다. 역시 만만찮은 볼륨 전체를 할애해서 쩌어억 하고 서서히 거대한 시작을 열었듯이, 만만찮은 볼륨을 할애해서 천천히 닫히는 느낌이다. 덴고와 아오마메는 재회하고, 덴고와 후카에리는 살아남고 아오마메는 이를 위해 희생되는 길을 걷는다. 책은 덴고의 새로운 출발을 암시하며 끝이다. 무언가 명확한 결말을 기대한 나는 약간 당황해서 앞장을 뒤적여야 했다. 되짚어 보면 덴고와 후카에리는 살아남았을 것이고, 선구와 리틀피플은 일련의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남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교주와 아오마메의 대화에서 알수 있듯이 아오마메가 교주를 죽이고 자신이 죽는 것은 리틀피플로 하여금 덴고에게서 관심을 돌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구글을 검색하니 어떤 블로그에서 인상깊은 감상을 들을 수 있었다. “3권이 나오는게 아닌가” 싶다고. 결과적으로 리틀피플과 선구 그리고 남은 두명의 주인공은 어떻게 될지는 읽는 사람의 상상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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