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let Transition by Carl Zeiss

클라렛 트렌지션은 Carl Zeiss의 렌즈에 Transition사의 Transition V 감광(Photochromic) 기술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플라스틱 감광 렌즈이다. 칼 자이스 특유의 금빛이 도는 코팅과 발수 코팅이 이뤄진 이 감광렌즈는 다른 회사, 이를테면 호야의 렌즈가 70% 그레이로 변하는데 70초 가량이 소요되는 반면에, 이 렌즈의 Transition V 감광자는 30초면 70% 변색이 완료된다.

말이 30초지 눈이 부신 야외에 나가서 몇초만 눈을 깜빡이면 한결 부드러운 시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다가 안으로 들어오면 거의 들어옴과 동시에 색이 빠지기 시작해서 거울이나 유리를 보지 않으면 내가 변색렌즈를 쓰고 있는가를 알수 있는 방법은 ‘시야가 눈에 띄게 편해졌다.’라는 느낌뿐이다.

또한 온도 특성도 꽤 괜찮은 편이다. 전에 쓰던 호야 렌즈가 겨울에는 새까맣게 변하면서도 정작 필요한 여름에는 쑥맥이어서 고생을 했던 반면에, 이 녀석은 8월 말의 하늘에서도 충분히 검게 변해서 예전에 맞춰두었던 70% 그레이색의 편광렌즈와 비교해도 크게 불편함이 없을 정도이다. 물론 전에 쓰던 렌즈에 비해서 더 진함은 말할나위도 없다. 더 빠르고 더 진하다.

또한 변색되지 않았을때 투명도가 한결 낫다. 원래 변색렌즈라는 녀석이 완전히 투명은 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전에 쓰던 렌즈에 비해서 거의 투명으로 느껴진다.

다 좋은데… 문제는 크게 네가지다. 첫째는 오래 걸린다. 주문을 넣으면 독일에서 렌즈를 반조립상태로 아일랜드에서 감광입자를 입히고 다시 독일로 들여와 코팅과 완성작업을 한뒤에 날라오기때문에 부러진 안경을 대신하기 위해서 맞춘지 2주하고 사흘이 지나고서야 완성됐다는 연락이 왔다.

둘째는 조금 두껍다. 전에 쓰던 HOYA 쪽 렌즈가 1.60의 꽤 굴절율이 높은 렌즈인데 반해, 이녀석은 1.502라서 그로인해 같은 돗수에 약 40%가량 두껍다. 뭐 무게감이야 플라스틱 렌즈가 그렇듯이 크게 차이는 안나지만. 대신 부러져서 바꿨던 전의 렌즈에 비해서는 부러질 확률이 조금 줄 수도 있다.

셋째는 가격이다(약 20만원 상회) 이게 가장 고민이었다. 이름값을 한다… ㅡㅡ;

넷째는 약간 갈색기가 도는 검은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으음… 정확히 말하면 밝은 햇빛에 직접 부딪힌 사진을 보면 흡사 ‘팥죽’색이 나온다. 흐음…

만약 외출시 눈부심이 가장 커다란 고민이라면 변색렌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괜찮은 선글라스를 사는 가격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고 갈아낄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한동안 안구건조증때문에 눈부심으로 고생했는데 그때마다 안경을 갈아낀다는게 그처럼 곤욕일수가 없었다.

클라렛 트렌지션은 빠르고 확실한 변색으로 그런 불편을 일소해준 괜찮은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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