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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S3(클래식)을 며칠 써보고 난 감상

기어 S3 클래식 LTE 버전의 LTE 이용료를 내줄테니 24개월 동안 기기값만 내라고 해서, 며칠 생각했다가 ‘어차피 애플 워치는 아이폰만 되잖아, 갤럭시의 알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 싶어서 조건을 물었더랬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알림 기능은 잘 작동합니다. 그리고 내장된 타이젠 OS 앱도 애플워치 1세대 보다는 훨씬 빠르게 동작합니다. 배터리가 오래가는지는… 어차피 제가 아침에 차고 자기 전에 충전하다보니 애플워치나 기어 S3나 둘 다 하루 종일 사용하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라고 밖에 할 말이 없군요. 아 그리고 베젤을 돌려서 작동하는 방식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좋았어요.

일단 나쁘지는 않습니다. 나쁘지는 않은데 시계에 대해서, 그리고 애플 제품과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세심하게 궁리한 애플 워치와는 달리 여기저기 삐그덕 거리는게 있습니다.

일단 시계의 가장 기본적인 일인 워치페이스입니다. 애플워치는 초가 움직이는게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열차 대합실이나 무소음 시계 마냥 초침이 미끄럽게 움직이죠. 반면 기어S3는 뚝뚝뚝뚝 끊어지는데 정확하게 초 표시와 초침이 싱크가 맞지 않습니다. 특히 기어 S3의 경우에는 원형 베젤 다이얼에 분 표시가 각인 되어 있는데 이거 하고도 싱크가 맞지 않습니다. 흐음? 싶습니다. 그리고 워치페이스에서 볼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입니다? 응? 마음껏 다운로드 가능하지 않아? 싶으시겠지만 그건 그거고 애플 워치는 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 크로노그래프냐 눈금은 얼마나 상세하게 할 것인가 정보창에 어떤 정보를 띄울 것인가 등을 일일히 사용자가 컨트롤 가능하죠. 하지만 기어 S3에서는 그게 안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날로그 시계에 좌우 상단에 UTC/EST 시간을 띄워놓고 시계 하단에는 날씨를 표시하고 있는데 기어S3에서는 이게 안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시계 본연의 기능으로 치면 디자인만 둥그러니 시계 모양으로 그럴싸하지 애플 워치가 훨씬 낫습니다.

시계 본연의 문제라고 하자면 워치 밴드를 들 수 있습니다. 클래식 모델은 가죽 밴드가 딸려 오는데 이 가죽 밴드가 착용하기 매우 까다롭습니다. 전 손목이 굵은 편인데 일단 애플워치의 가죽밴드에 비해서 여유가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밴드 재질이 뻑뻑하고, 그러기 떄문에 무엇보다도 밴드의 남는 부분을 고정하는 띄에 짧게 남은 밴드를 집어 넣기 매우 힘듭니다.

그리고 스마트워치로써 치명적인 문제는 하나 더 있습니다. 블루투스 문제입니다. 블루투스는 잘해야 10여미터 정도입니다. 블루투스 4.0 대로 오면서 떨어졌다가 다시 연결되는 속도나 정확성은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지만 애플워치는 한번 휴대폰과 연결이 되면 휴대폰이 물려 있는 와이파이를 애플워치와 공유하기 때문에 블루투스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알림이나 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모두 받을 수 있고 거의 모든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어 S3의 경우에는 블루투스 영역을 벗어나는 즉시 기능이 반토막이 됩니다. 스마트워치 스탠드얼론이 되서 휴대폰 알림을 받을 수 없고 전화를 받을 수가 없고 문자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대신 LTE 모델의 경우 착신 전환을 해서 메시지와 전화를 워치로 돌려 줄 수가 있는데 이건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손목형의 다른 휴대전화로 연결한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좋게 말해도 스마트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전 LTE 형이라기에 애플워치의 와이파이처럼 사용할 수 있고, 바깥에서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땡, 틀렸습니다 였습니다.

한편 S 헬스 기능은 무난한 수준입니다. 애플워치의 운동과 건강앱과 비교하자면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점과 그리고 수면 트래킹이 가능하다는 점, 고도계를 활용해서 오른 계단 층수를 카운트 한다(저희 집은 4층인데 2층 올랐다더군요. 3미터당 한층이라는데 말이죠)는 정도가 있을까요. 아, GPS와 기압계 고도계가 있어서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인도어 파라서 말이죠…

기어S3에는 삼성페이 기능과 교통카드 기능이 있습니다. MST와 NFC를 모두 지원하고 있습니다만 이건 한번도 시험을 못해본게,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카드사가 스마트워치 결제를 지원하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도 소프트웨어 버그로 결제 창한번 띄워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라지만 스케줄은 알 수 없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그 전까지 못참겠으면 삼성페이를 초기화 해서 사용하라는데 솔직히 삼성페이 자체도 번잡스러운데 시계로까지 결제하자고 열 몇개 등록된 카드, 그리고 멤버십을 전부 처음부터 하자니 차라리 ‘됐네요.’ 싶습니다. 교통카드는 별도 계통으로 앱을 깔아서 USIM에 등록하는 모양인데… 덕분에 휴대폰에 한도 5만원 시계에 한도 5만원을 저당 잡혔습니다. 피같은 한도…. ㅠㅠ

근데 교통카드를 사용하자면 이 시계는 반드시 오른쪽에 차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전철 개찰구는 오른쪽에 판독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왼손에 차고 통과하자면 아마 그림이 그럴싸할겁니다(?). 근데 애플워치와는 달리 이 시계는 상하를 반전시켜서 좌우 손목에 맞도록 변경하는 기능이 없습니다(최소한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랫쪽 홈 버튼은 누르기 편한데 윗쪽 뒤로가기 버튼은 누르기가 참 힘듭니다.

마지막으로 알림 기능인데 알림 기능은 잘 작동하지만 알림이 나왔을때 가령 트위터에서 리트윗을 눌렀을때 애플 워치에서 바로 리트윗이 가능한 반면 기어 S3은 전화의 락이 풀리면서 트위터 앱을 실행해서 리트윗 할 건지 인용 리트윗 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창을 띄웁니다. 또 애플워치는 일단 차면 워치에서만 열리지만 기어S3은 본체와 시계가 동시에 울립니다. 은근히 성가시죠. 또, 알림 설정도 휴대폰처럼 진동과 벨소리 중 하나만 고를 수 있습니다. 소리와 함께 톡톡 쳐주는 애플워치가 낫네요.

그래서 대충 보았을때 잘 만든 기계입니다만 이런저런 세심함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삼성 기어S3을 구입했는데…

한 줄 요악을 하면, 애플워치가 얼마나 세련된 제품인지 알았습니다. 애플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이유를 알았다고 할지요. 그냥 Just Works 였거든요. 기어S3에서는 블루투스 연결이다 셀룰러 연결이다 무선랜 연결이다. 거리가 떨어지면 착신전환을 해야한다 같이 뭐다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나중에 좀 더 구체적인 사용기는 따로 올리겠습니다.

애플 워치, 30일 후

오늘은 애플 워치(Apple Watch)를 받은지 30일째 되는 날입니다. 처음에 사서 감상을 올렸습니다만. 사실 아는 분이 애플 워치의 ‘굼뜬’ 작동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미리 보여주셨었고, 어지간한 ‘애플 빠’가 아니라면 그 동영상을 보고 나서 애플 워치를 살 생각은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첫 소감에도 적었지만, ‘정말 못 쓸 정도라면 환불하지’라는 생각으로 샀습니다. 솔직히 성인이 되서도 시계를 차긴 했는데 조본(Jawbone) UP을 얼마 차다가 내팽개친 이력이 있어서 꾸준히 찰 수 있을까 싶기는 했습니다. 실제로 컨디션이 정말 안좋은 날에는 그냥 도크에서 잠자기는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처음 우려와는 달리 꾸준히 찼습니다.

트위터의 지인께서 여쭤보셨다. “안 좋습니까?” 라고.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어느 쪽을 고르라면 만족합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지금도 만족하는 편입니다. 물론 빠릿빠릿하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정말 본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일, 가령 중요한 알림을 받고, 전화기 꺼내기 힘들때 전화를 걸고 받고 그리고 몇가지 앱을 사용하는 정도는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분좋게 톡하고 알려주는 느낌도 좋았어요. 애플 페이가 지원되서 결제가 된다면 더욱 좋았을지도 모르죠. 임정욱 님이 올리신 사용기을 읽어 보면,

사실 내가 애플워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필요로 하는 기능은 운동측정기능이다. 지난 2년동안 핏빗을 착용하면서 가장 덕을 본 것이 매일 꾸준히 움직이도록 해주는 동기부여 덕분에 매일 1만보이상씩 걸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애플워치가 보다 정교한 운동량측정을 해준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중략) 한시간가까이 일어나지 않고 앉아만 있으면 자꾸 일어나라고 신호를 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의자에서 일어나 복도를 한바퀴 돌고 올 때도 있다.

실제로 저도 애플워치의 부추김(?)에 넘어가서 매 시각마다 돌아다니고 조금 더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움직일 때마다 적당히 격려하며 부추기죠. 칼로리 소비와 운동, 그리고 일어서기 목표, 세가지가 있다는건 아실텐데 운동은 채우지 못했지만 나머지 두개는 몇번이고 달성했고 300%, 400%를 달성한 날도 있습니다. 메달이 나오는데 뿌듯하더군요.

“아예 않써볼 수는 있지만, 한번 써보면 계속 쓰게 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저는 오늘 애플 워치를 환불할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지금 사기에는 늦었는지 모르지만 아마 여러분도 만족하실 거라고 봅니다. 지난해 4분기에 410만개가 팔려 단숨에 업계 2위가 된 데에는 사과 마크 말고 이유가 있습니다.

시계로써 애플 워치의 디자인과 앞으로의 디자인에 관해

애플워치를 디자인한데 있어, 그리고 앞으로 디자인하는데 있어 고심되는 부분이라고 짐작하는건 시계라는 물건이 시간이 간다고 ’구식’느낌이 확 나면 디자인적으로 실패라는 점이다. 스위스 시계를 생각해보라. 구형이라고 해서 한물간 인상은 들지 않는다. 정말 고심되는건 그렇다고 인상이 옅은 디자인은 매력이 없고.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면 나오는 대로 그게 참신함이 드러나야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형이라도 뒤떨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아 저 사람이 애착을 갖고 쓰는구나/썼구나’라는 디자인이 되어야 하는 점이다. 최소한 일단 지금까지 볼때, 관심을 가진 사람이면 착용자의 손목을 보면 저 사람이 애플워치를 찼구나 라고 인지할만한 특색의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하긴 했는데, 이게 가령 올해나 내년에 과격하게 바뀌어서 아이폰 마냥 전년도 모델이 확 구식으로 보이면 난감하다는거다, 적지 않은 돈을 주고 비 필수재를 사는 고객 입장에서. 그리고 애플도 난처해지긴 마찬가지다, 한 두해에 외관상으로 확연하게 구식이 된다면 주머니에 넣는 전화기와는 달리 늘 착용하고 노출되는 애플워치(게다가 애플 워치는 몇년간 쓸 수 있는 품질 좋은 전통적, 다시 말해 크게 변할 일 없는 시계를 사고 남는 가격이다)를 안심하고 살 사람은 줄어 들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언가 ’전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실 애플이 삼성을 법정까지 끌고간 사유중 하나인 ‘둥근 사각형에 화면 하단 버튼’ 마냥 최소한 몇세대는 갈 디자인을 염두해 둔게 아닌가… 라고 생각은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같은 관점에서 삼성이 몇 차례의 시도 끝에 기어 S2 같은 걸출한 물건을 만들어냈지만 그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여지껏 디자인이 이리저리 바뀌었으니… 답을 찾는 여행으로는 좋은데 너무 IT가젯 감성이다. 이제 ‘이거다’ 싶은걸 찾았으면 너무 ‘과격한’ 변화는 삼가야 한다고 본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지난 ’15년 4분기에 애플워치 덕에 스위스 시계 판매량을 스마트워치가 추월했다는데 처음에 스위스 시계회사들이 애플워치 출시 전이나 초기에 잠재적 위협으로 보면서도 어느 정도 과소평가를 한 이유가 자신들의 자존심인 스위스 시계의 정립된 형태로써 완전성을 범접할 수 있을까, 전자 기업들이 사이클이 길어봐야 1년인 전자기기로써 소비자에게 매년 신기종을 소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변할수 밖에 없는 숙명을 어떻게 극복할지 알까? 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신감,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의외로 3월 이벤트에서 ’시계는 경미한 변화’만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맞을 수도 있겠다 싶은게 안쪽만 살짝 바꾸는. 그니까 차세대 모델이 나오더라도 ’취미’였던 애플TV 마냥 폼팩터는 그대로 두고 속만 갈아 엎는게 아닐까? 그게 아니라 정말 밴드 같은 것만 추가되더라도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단순히 ’줄장사’가 아니라 이리저리 휙휙 해 넘어간다고 바뀌는게 아니라는 신뢰감을 줄 여지도 고려할 수 있다. 30핀 도크 커넥터나 라이트닝 커넥터처럼 최소한 밴드는 당분간 호환되게 만들 가능성이 전망되고 그러자면 애플은 과격한 변화는 일이년은 참을지도 모른다.

물론 스포츠 에디션 가격대라면 기존 시계 세그먼트에서 캐주얼 워치 마냥 비교적 좀 더 공격적인 변화가 가능하겠지만, 애플은 전통적으로 (격전이 예상되는 시장에서) 고가 부문을 공략해서 높은 이익을 내는 전략을 취해왔기 때문에 경쟁사, 특히 시장 쉐어를 놓고 보면 가장 위협적인 샤오미를 위시한 중국세가 장점인 중저가 보다는 고가격대인 스테인레스 이상의 모델을 중심으로 디자인과 마케팅할 것이라 추측 가능하다. 아무리 고가를 노린다더라도 에디션 급을 기준으로 둘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전략은 자연스럽게 스테인레스 모델이 중심이 될거고, 그게 어느 정도는 앞서 말한 이유로 긴 안목으로 설계를 해야했고 그 결과로서 1세대 애플워치가 나온거고 앞으로도 이를 준거해서 하지 아닐까? 예컨데 맥북은 불 들어오는 사과마크와 검은색 불 들어오는 키보드가 떠오르고 점점 기능을 분산시킨다고는 하지만 아이폰/아이패드의 둥근 홈 버튼이 있어 둥근 사각형 화면과 아래의 둥근 버튼의 픽토그램이나 아이콘 만으로 두 기기를 연상이 가능하다. 더 거슬러 올라가 아이팟의 사각형안에 화면과 둥근 휠 아이콘은 전설이다. 같은 이유로 형태든 네모난 화면과 디지털 크라운과 한개의 하드웨어 버튼은 당분간은 아이덴티티 정립상 유지하지 않을까?

시계형 디바이스에 대하여 생각

애플이 시계를 내놓을지 모른다 카더라가 한창 돌때 썼던 흑역사적인 글이 있다. 여기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나는 손에 조본(Jawbone) UP을 차고 있는데 꽤나 유연하고 부드러운 재질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 녀석을 며칠 차다가 그냥 집어 던졌다가 다시 잠깐 찼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이 작고 부드럽고 편안한 녀석이 이럴진데 만약 스티브 잡스가 크고 둔탁한 갤럭시 기어를 봤다면 어땠을까.  …애시당초 왜 웨어러블로 한정되어야 하며 그게 손목으로 집중되는것인지 모르겠다.

글쎄, 공교롭게도 이 글은 이렇게 맺고 있다.

뭐 어디까지나 예상의 범주일 뿐이다. 수많은 스티브 잡스 운운하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그리고 그들 태반이 그러하듯 나 또한 시간이 지나면 실언 했네. 라고 돌이켜볼지 또 아나. 그게 애플을 즐기는 도락이다.

사실 손목에 애플워치를 차고 있으면서 이 글을 쓰는 입장이 참 애매한데(사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손목이 굵어서 조본 업이 그렇게 편한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한가지 맞은 것은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나마 시계를 차는것에 저항이 없는 편이고(초등학생 때부터 카시오 데이터뱅크 시계-키패드가 달려서 계산기나 주소록을 사용할 수 있는-를 썼었다), 뭐 남들이 공인하는 애플빠지만 역시 시계를 잡고 뭔가 복잡한 일을 하는 것은 여전히 영 끌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애플워치(든 혹은 여타 다른 스마트워치든)를 이용해서 뭔가 앱을 실행해서 어떤 일을 하거나 읽는 것은 매우 비합리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일단 손목을 들고 시계가 움직이지 않게 하는 가운데 조작해서 조그마한 화면을 통해 읽어야 한다. 애플워치는 옆에 디지털 크라운이라고 하고 휠을 달아서 내용을 읽는데 손가락을 플릭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라는 점을 키노트 때도 자랑을 했었는데, 크라운이 있던 없던 이걸로 뉴스 기사 등 긴 내용을 읽는것은 문자 그대로 고문이다. 팔이 아프다! 몇번 이상 버튼을 눌러 뭔가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필연적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팔 아프게 손을 들고 화면을 탭하는건 뭔가 잘못됐다. 차라리 전화기를 꺼내는게 기능이나 속도, 편의성 어딜 봐도 낫다.

애플워치를 사고 처음으로 올린 포스트에서 나는 이 점을 지적했다.

…사실 기계나 속도보다는 ‘시계에 걸맞는 앱이 어떤 것인가’ 에 대한 궁리가 아직 개발자들에게도 완전히 끝난게 아닌 듯 하다. 그게 더 문제다.  …즉시 원하는 것을 확인하는것 그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시계에 걸맞는 앱에 대한 궁리가 다 끝나지 않았다고 했는데  잘 만들어진 앱은 이점이 빠르고 편하다. 그리고 틀림없이 그 앱은 많이 쓴다.

잘 만들어진 앱은 알림이 왔을때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며, 이동중에 꼭 필요한 행동을 하도록 도와준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보고 하트를 박을 수 있고 트위터 앱도 하트를 박거나 리트윗을 하거나 아니면 (내키진 않지만) 답글을 달 수도 있다. 뉴스앱은 헤드라인만을 보여주고 전화기를 꺼내서 락을 풀면 기사를 열어 볼 수도 있고, 아니면 나중에 앱을 열어 보도록 저장을 할 수도 있다. 모든 작업이 수 초안에 끝나고 ‘정보 알림의 트리아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슨 알림이 왔다. 그럼 톡하고 시계가 건드려준다. 본다. 중요한 일이다. 그러면 휴대폰을 꺼낸다. 그정도의 일은 아니지만 궁금하다. 그러면 시계로 톡톡 건드려서 일을 처리한다. 그 정도 일도 아니다. 그럼 나중에 휴대폰 열어서 처리하면 된다. 여튼 이 모든 과정은 슬쩍하고 보고 하던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다행이라면 적지 않은 앱들이 시계로는 슬쩍 보여주고, 전화기를 켜면 Handoff로 이어서 볼 수 있도록 넘겨준다는 점이다. watchOS 2도 그렇고 이 점은 얼리어답터가 아니라서 다행이지 싶다.

글쎄, 잠시 얘기가 샜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다른 스마트워치 사용자들은 어떨런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런점은 나 혼자만은 아닌 것 같다(PC Magazine 컬럼, 영문).

해서, 궁색한 변명을 하자면 나는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내가 손목위에 대한 장치에 대해 오판을 했던것처럼 많은 개발자들이 손목시계에 대해 이해를 못하고 있다. 첫 애플워치 사용기에서도 말했지만, 시계를 잘 이해한 앱을 계속 쓰게 되고, 그게 스마트 워치의 존재가치를 말해준다. 그 이외의 것들은 죄다 부수적인 문제이다.  이건 결국 시계다. 작동하는 시계를 하릴없이 주욱 보는 사람은 정말 시간은 많고 할일 없는 사람인 것이다. (근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비교적 시간 많고 할일 없는 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