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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로써 은퇴 후를 생각하며

블로거에게 정점이 있고, 은퇴가 있어서 물러날 시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정점을 지났고 은퇴를 맞이할 시기가 온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물론 언제라고 특출나게 뛰어났던것은 아니었으나, 예전에 비하여 확실히 예리한 감과 집중력이 떨어졌고 체력과 수집력이 떨어졌다.

감이 떨어진것은 인사이트란 칼날의 둔감을 불러왔고, 집중력의 부족은 장문의, 완성도 깊은 글이나 체력의 저하와 더불어 장문의 글을 못쓰게 만들었다. 수집력의 저하는 치명적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칼날을 부러뜨린 듯하다.

무엇이 문제냐고 하자면 일단 건강 문제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요즈음에는 장시간 집중하는것이 어려울 정도라서 장편 영화나 드라마에 집중하는것이나 장시간 독서도 곤란한 상황이다.

음. 앞으로도 물론 계속하겠다만 좀 힘을 빼고 나갈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전업専業 블로거 푸른곰’도 한때는 생각했었는데 지금으로써는 그냥 "블로거 푸른곰" 내지는 ‘전직前職 블로거 푸른곰’으로 남는 것으로 했다. 2005년 말에 열고(개인적으로 썼던 포스트를 지워서 지금 실제로 보이는 페이지는 한참 뒤에것이다) 2011년 8월에 티스토리/텍스트큐브에서 이전할때 100만여 PV 이전후 2013년 3월 현재 28만 PV이다. 어제 유니크 방문자수(애널리틱 툴이 버전업 되면서 최근부터 유니크 방문자 수가측정되었다)가 430여명이다. 뭐 나름 만족은 하고 있다만. 크게 늘 신경쓰고 있지는 않다. 어느 수준에서 영향력이 있는 블로그가 되는지 알길은 없다. 그냥 해 나갈 뿐이었다. 다만 그게 좀 힘들고 예전보다 못할것 같다는 것 같아 걱정이란 것 뿐…

이젠 좀 힘을 빼고 소일거리 하듯이 하면 좋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일단 중요한것은 건강이니. 물론 블로그와 트위터가 세상과 중요한 창이라 빼놓을 수 없긴 하지만..

블로거로써 몇년을 하며 소회를 적으면

사실상 학생으로 생활이 끝났다. 요양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직업을 블로거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블로그를 오래하다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생각을 담는 그릇이요. 자기를 대변하는 그릇이기도 하다. 또 방문자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것은 매우 가감이 없어서 얼마전에 인디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었다는 글을 썼을 때, 다운로드로 했을때 음악가의 수입이 적다면 그럼 스트리밍으로 할때는 어떨까라는 반성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 2006년에 썼던 음악에 관한 글에서 현재의 Spotify나 Pandora같은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가 세를 넓힐 것에 대해 살짝 이야기 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물론 그 당시에 구체적으로 이런 형태를 예측하는건 불가능하다) 블로그는 내게 성찰과 사고의 기회를 주는것은 틀림이 없다. 사고의 캐치볼과 같다. 나는 이렇게 글을 쓰고 이전 글의 백링크를 통해 사고를 연장하고 반성하고 보축한다. 훌륭한 사고유희이다. 물론 개중에는 몇가지 민망한 이른바 흑역사란 것도 있다. 삼성에 좀 편견을 가진 적도 있다(그건 옴니아와 햅틱, 그리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반감 등 외적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소니에 관한것도 그러한데, 집안의 정확히 말하면 외조모의 영향을 받은것을 부정하지 못하겠다. 아무튼 그 영향이 블로그에 그대로 나타나있다. 애플은 뭐 할말이 없고. 아무튼 논리적인 문장이 모여 포스트가 되고 하나 둘 쌓이고 시간이 흘러 블로그가 된다. 그리고 그게 성격이 되고 성향이 되더라. 그게 퍽 오래 흘렀다. 그러고 보니 참 긴 여정이다. 나도 모르게. 나는 그냥 글을 썼을 뿐인데. 어느덧 그렇게 되어 있었다. 애플에서 메일을 받고 트위터의 리스트에 오르고 구글 리더에 등록된걸 확인하고야 알았다. 뭐가 어찌됐던 스스로 답을 묻고 스스로 글을 쓰는 여정이다. 그 와중에 포기한 글도 여럿되지만 뭐 어떠하랴. 아무튼 즐거우면 됐지.

블로그는 퇴적한다. 블로거는 정의된다.

트위터가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얘기 했던 것 같다. 바로 퇴적이다. 트위터는 후세에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당장 이 링크만 하더라도 트위터에서는 이 시기의 글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블로그는 기록되고 퇴적한다. 블로그는 기록된다. 블로거는 누구인지 정의된다. 트위터(twitter)는 누구인지 현재의 발언으로 정의되지만 블로거는 과거의 글로 평가된다. 나는 요즘 그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왜 애플에서 나에게 연락했는지, 클리앙 맥당에서 내 블로그가 맥 관련한 블로그로 소개된 이유도 잘 모르겠다. 그간 맥을 쓰다보니 맥에 관한 글을 많이 쓰긴 했다지만.. 그게 애플에서 일부러 연락이 와서 신제품에 대해서 소개를 받고 대여를 받을 정도였는가, 맥 관련 블로그로 몇개 중 추려서 소개를 받을 정도였는가? 나는 의아하다. 블로그는 퇴적한다. 블로그와 블로거는 정의된다. 은연중에, 내가 쓰는 글에 은연중에 나는 맥에 관한 글을 써왔고, 은연중에 맥에 관한 블로거가 되었다. 정말 무서운 것 같다. 트위터를 살펴보면 어느새 나는 IT에 관한 트위터를 해왔지만 결국 생각해보면 애플에 관한 것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만약 블로그를 한다면 역시 애플이겠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맥북 프로를 대여해서 글을 쓰겠다고 한 글에서도 한국의 Daring Fireball의 존 그루버나 MG Siegler, 그리고 빼먹었는데 Marco Arment 를 롤 모델로 삼겠다고 했으니… 물론 건강 문제로 여러가지 현안이 있는 관계로 그건 난점이 많지만 말이다. 꿈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말이다. 일단은. 몇 년 전에 나는 어떤 글을 쓸지, 어떤 블로그를 할지 고민했었었다. 블로그의 방향성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었더랬다. 그때는 정말 심각해서 블로그를 뒤엎고 뒤집을까까지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다 쓸모없는 걱정이다. 내가 파워블로거도 아니고 전문 블로거도 아니지만. 그냥 쓰면 되는 것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쓰고 싶은것, 자랑하고 싶은것, 잘하는 것. 뜨문뜨문이라도 좋으니 꾸준히 한달 두달 그리고 반년 그리고 일년 이년.. 그렇게 쌓아가면 된다. 그렇게 쌓여서 뒤돌아보면 훌륭한 기록이 되어 반추해보는 것이 즐거운 기록이 된다. 나는 가끔 예전에 썼던 글을 뒤돌아본다. 아, 나는 이런 글을 썼구나 하며. 2000년대 초중반에 썼던 글을 보며 웃는다. 그때는 시사에 관한 글을 쓰기도 했고 지금은 비공개로 한 시사관련한 글이나 개인에 관한 글도 있고… 2006년부터는 맥에 관한 글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 이때부터 시작인건가 ㅎ 아무튼. 꾸준히 써보자. 나는 이렇게 시작했다. 이렇게 퇴적되었고. 이렇게 정의되었다. 당신은 어떤가. 블로그 해보지 않겠는가? 이상한 글이되었다. 뭔가 다른 말을 하려고 했는데.

나는 완벽을 추구한다.

블로거라는 ‘직업’은 사실 자신의 이름를 파는 직업이다. ‘나의 지혜를 웹에 덜어서 자랑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파는’ 직업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생활을 추구하기 위해서 ‘푸른곰’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으나 언제 내 실명을 사용해서 프로로 돌아갈 지 모르는 노릇이다.

이름을 파는 직업에서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자신이 어떠한 평판을 얻느냐는 것이다. 나는 자체적인 분석툴을 쓰기도 하고 Google Analytics 툴을 쓰기도 하고 각 페이지의 소셜 툴을 통해서 얼마나 많이 공유되었는지를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어떤 페이지가 많이 검색되었는지와 어떤 페이지가 많이 공유되었는지는 그 페이지가 얼마나 인기있었는지 얼마나 유익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가 된다. 그런데 한 페이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투니버스판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더빙에 관한 트위터 코멘트였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프로필 사진과 이름은 삭제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단순히 더빙판을 까려는게 아니다.

보통 ‘더빙판’에 대한 비판이라고 하면 흔한 오타쿠의 난리로 여겨지기 일쑤라 나로써도 참, 깨름직하다.  (본문 중)

우선 첫째로 본문에서도 말했듯, 전반적인 품질은 우수했다. 다만 그 장면의 질이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에 그를 비판한 것이다.

물론, 나는 마지막회 연기를 보면서 잠시 눈시울이 시큼해졌다. 분명 성우들은 매우 훌륭한 연기를 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차가워졌다.

나는 완벽을 추구한다. 특히 프로의 작업이라면 더더욱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블로그 글 하나를 작성하면서도 조사를 거듭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영영 Draft 상태에 머물거나 Trash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 ‘까는 글’ 하나만 하더라도 수 차례의 초고작업과 수정과 작성을 통해 몇 시간의 집중을 거친 작업 끝에 작성된 글이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까는’ 글은 결코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이다.

나는 남의 부탁을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완벽을 기할 수 없다면 나는 그 일을 맡지 않는다. 물론 나와는 달리 녹음 현장의 프로페셔널은 타협을 해야할 때가 있다. 비용과 시간과 능력의 효율 밸런스를 조절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순히 완벽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마추어의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디테일에 대한 완벽주의, 그것이 무언가 다른 것을 낳을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이런걸 붙이는게 구차하게 느껴지지만, 내가 스티브 잡스와 애플, 그리고 한창 때의 소니를 좋아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그렇게 디테일하게 깠던’ 이유이다. 나는 그만큼 투니버스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투니버스 태그를 검색해보시길)

 

내 블로그는 뭘 쓰지? 라는 고민을 하는 당신께!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다면, 이런 고민을 합니다. 
아 나는 어떤 글을 쓰지? 나는 어떤 블로그를 유지할 것인가 어떤 블로거가 될까? 라고 말이죠. 
저도 이런 고민을 몇년을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생각했습니다. 아. 커피가 맛있다. 카페에서 커피를 먹으면서 맥으로 글을 썼던 내용을 포스트 한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어느새 며칠동안 맥과 커피 얘기만 잔뜩 했던거죠. 그럼 이 블로그를 최근 구독하는 분은 푸른곰=커피를 좋아하는 맥  블로거로 생각하실겁니다.  지난날의 카테고리를 어떤 계기로 전부 날려버리고 일일히 수작업으로 재분류했는데 보니까 그게 상당수가 IT 더군요. 네. 저는 커피를 좋아하고 맥과 iPhone을 애용하는 IT 블로거였습니다. 언제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하자! 라고 한적도 없는데 저는 그렇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Again,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e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

다시 말합니다만, 앞을 바라보며 그 점을 이을 수는 없습니다. 뒤를 돌아보고 나서야 그 점들이 이어지는걸 알 수 있죠. 그러니 당신의 미래에 어떻게든 그것들이 이어질 거라고 믿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무언가를 믿어야 합니다. 용기, 운명, 인생, 운명, 뭐든간에… 이런 방식은 단 한번도 내게 실망을 준 적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내 인생의 모든 것들을 변화시켰습니다. 

– 스티브 잡스의 ‘그 유명한’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원문) 중에서.   

그러니 블로그를 시작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이 좋아하는걸 하세요. 그리고 그걸 뭐든지 쓰세요. 그러면 곧 여러분의 블로그는 여러분만의 어떤 블로그가 될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주제가 바뀔까 두렵다구요? 걱정마세요. 제가 좋아하는 잡지가 있었습니다. 한동안 구독을 관뒀습니다. 그러다 다시 읽었죠. 그런데 그 레이아웃이나 그 내용이 그게 아니었습니다. 넵. 편집진이 바뀌고 편집장이 바뀌면서 잡지가 바뀌었습니다. 같은 제호인데 말이죠. 
하물며 블로그는 어떨까요? 더욱더 자유롭습니다. 블로그는 여러분의 삶을 담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을 블로그의 프레임에 가둘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맘에 안들면 이렇게 써보고, 저렇게 써보고 해보세요. 자유롭게 여러분의 인생을 즐기세요. 그리고 그 인생을 적어서 공유하세요. 그러면 누군가와 즐거운 만남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블로그가 만약 변화했다면, 변화한 모습을 본 또 다른 누군가와 만나게 될 것입니다.  
명심하세요. 상당수의 파워블로그는 어떤 이야기를 하나둘 쓰다보니 그걸로 유명해진겁니다. 제가 마루라는 고양이에 하악하악 하는데 그 고양이, 싸구려 카메라로 찍었던 동영상을 유튜브와 블로그에 꾸준히 올렸던게 인기를 끌자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책도 두권이나 내고 DVD도 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마루의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전국구, 아니 세계구급 인기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양이 주인 부부도 처음에는 자기네 둥그런 스코티시 폴드가 그렇게 인기를 얻을지는 몰랐을거에요. 실제로 마루 블로그 처음에는 “주인이 왠지는 모르지만 블로그를 전부 지웠다”라는 마루의 모노로그 같은 내용이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