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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장성 속 갈라파고스가 되어가고 있는 한국

일본을 보면 얘네 왜 이렇게 내향적인가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외에서는 접속이 안되거나 일본 내에서 사용하는 결제수단만을 사용할 수 있거나 심지어 한 때 가장 많이 사용하던 SNS인 믹시는 일본 휴대전화로 다른 믹시 사용자에게서 초대장을 받아야만 할 정도였죠. 다행일지 불행일지 믹시는 지금은 트위터다 페이스북이다 하는 외국발 SNS에 밀려서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구글이 지도를 반출하려고 했을 때 (특히 네이버 등 국내 업체가) 반대 했던 이유를 알만합니다. 이해관계가 있는 업계 뿐 아니라 역시 이해관계가 있는 관련 단체들도 반기를 들었죠. 형평성과 국가안보를 들어서 국내 업체를 사실상 보호했습니다. 아, 물론 의도한건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국내업체를 보호한건 사실입니다. 정말로 네이버나 카카오가 순수하게 국가안보만을 가지고 반대했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넷플릭스를 보자면 중국과 북한을 빼고 거의다 진출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면 과연 여기서 얼마나 장사 해먹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언론에서 무료사용기간이 지난 뒤에 (우리나라 업체와는 달리) 아무런 말도 없이 청구한다고 쏘아댔습니다. 이후로 정부에서는 연령확인을 가지고 딴지를 걸었고 그 다음에는 결제를 가지고 딴지를 걸었고, 그거가 지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부다 등급심의를 받게 되었죠. 전파인증이 그러하듯이 방송심의가 동시출시(방영)의 걸림돌이 되어버린겁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요즘 한한령을 가지고 중국을 힐난하는걸 곧잘 봅니다. 사드(THAAD) 배치 결정 때문에 중국이 각종 비관세장벽을 세우고 온라인과 방송에서 한국 컨텐츠를 구축하고 한국 가수 콘서트에 허가를 안내주고 있다는 얘기 말입니다. 왠지 가까운 곳에서 기시감이 드는군요. 중국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이 없지요. 대신 자국 서비스들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우버도 손 들고 디디 콰이디에게 넘겨주고 빠져 나왔습니다. 정말 기시감이 드는군요.

The Great wall by Hao Wei (CC-BY) By Hao Wei from China – Flickr, CC BY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51725

중국의 인터넷 ‘만리 장성’을 두고 중국에서 접근을 차단하고 싶으면 천안문을 적어 두면 된다고 우스개를 합니다만, 어쩌면 우리나라도 ‘천리 장성’을 쌓아 두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결제/보안 액티브 엑스나 플러그인은 기술적인 문제라서 극히 희박하나마 희망이 있지만 정책과 텃세 탓이라면 정말 이건 약이 없어요.

 

 

페이스북 창살에 위협 받는 열린 웹

사실 저는 트위터를 좋아합니다. 하루에 몇 번이고 트위터 타임라인을 들여다보고 트윗도 여러번 합니다. 하지만 남들이 다 그렇듯이 페이스북도 최근에는 많이 합니다. 특히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은 뭔가 신기한 마술 같은게 있어서 “난 너를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구미가 당길만한 글을 먼저 보여줍니다. 거기에 더해서 “나 이거 먼저 보고 싶어” 라던지 “나 이거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아” 하면 그것도 반영해서 보여줍니다. 그러다보면 ‘오호 이거 그럴싸 한데’ 싶은 기사를 꽤 자주 발견 하곤 합니다.

트위터도 그렇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iOS의 경우) 자체 브라우저로만 링크가 열리는데 이게 아주 고약한 것이 공유버튼이 내부 브라우저에 있지만 페이스북 밖으로 공유를 할 수가 없습니다. 가령 트위터로 링크를 공유하고 싶다면 사파리로 링크를 열어서 따로 공유를 해야하는 수고가 따로 필요합니다. 가끔은 이래도 우리 울타리 밖으로 끌고 나갈거냐? 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으로 꽤 괜찮은 동영상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 비디오가 유튜브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고 합니다만 예전에는 페이스북에 유튜브 동영상을 엠베드 했다면 이제는 페이스북 자체 동영상으로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제일 고약합니다. 페이스북 동영상은 페이스북 밖으로 가져갈 방법이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별도로 사이트가 있어서 열어서 공유할 수 있으면 다행인데 몇몇 매체는 링크고 자시고 그냥 덩그러니 동영상만 올리기 때문에 언감생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월드 와이드 웹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팀 버너스 리는 페이스북이 오픈 웹에 울타리를 치는 것에 경계를 해왔습니다. 그 와중에 올해 저커버그는 전혀 엄한날에 웹의 25주년 축하를 해서 어그로를 끌었습니다.

페이스북의 컨텐츠는 페이스북 밖에서 검색할 수도 없고 페이스북은 자신의 통제 안에서 모든 컨텐츠를 유통하고 싶어합니다. 막대한 사용자 수를 바탕으로 컨트롤하고 질서를 정하려고 합니다. 페이스북이 타임피드에서 뉴스 노출을 줄이겠다고 하니 거의 모든 기성 언론들이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키고, 가짜 뉴스 파동이 일어나자 페이스북을 맹공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이 때문입니다.

같이 가짜 뉴스 파동에서 공격을 받는 구글이 역시 불투명한 PageRank 알고리즘으로 공격을 받고는 있지만 구글의 통제력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예로 우리나라에서는 구글 보다 네이버 검색이 훨씬 영향력이 셉니다. 적어도 한국어 검색에서는 구글에 절실하게 매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서구 언론들이 구글을 공격하는 것은 적어도 한국보다는 구글의 영향력이 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에서는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벗어 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SNS는 사실상 페이스북이 장악했기 때문에 검색에 네이버가 있다면 SNS에는 페이스북이 있고, 페이스북이 서구에서 벌이는 패악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재현 가능합니다. 이미 일부 언론사들은 페이스북 비디오로 페이스북에 포스트하고 페이스북에 보기 편한 형태로 이미지를 올립니다. 심지어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맞춰서 세로로 길거나 정방형 동영상을 만드는 회사도 있습니다. 탭하지 않아도 자동재생으로 볼 수 있도록 자막까지 다는 경우도 있더군요. 게다가 요즘같이 어지러운 시국에는 하루에도 몇번씩 페이스북으로 라이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거 페이스북 안하는 사람은 어떻게 보라는 거죠? 사실은 위의 모든걸 다 하는 회사가 JTBC입니다만 JTBC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정도의 차이지 다 합니다. 조선일보가 자사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 하면서 장난기 있는 멘트를 넣어서 화제가 되고 트래픽이 오르니깐 상습적으로 소위 ‘개드립’을 치고 그걸 보고 너도 나도 따라하고 있습니다만, 너도 나도 페이스북의 수렁에 빠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공유하기가 귀찮아서 빡친거지만요.

오랫동안 한국에서 구글을 사용하면서

제 블로그를 보시면 아실지 모르지만 저는 꽤나 예전부터 구글을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2006년 이후로 홈페이지가 구글입니다. 그 당시에는 인생을 참 피곤하게 산다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지금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죠. 뭐 그건 제 생각일지 모릅니다. 어찌됐든 구글 그리고 한국어 구글도 기능이 착실히 나아졌고, 구글봇을 막던 사이트들도 예전만큼 도처에 있지 않다보니 그나마 좀 나아졌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 ‘OK, Google’을 부르고 한국어로 몇가지 질문을 하면 Siri(시리)가 도저히 따라올 수가 없습니다. 

사실 제가 구글을 응원하는 이유중 하나는 구글이 기술적으로 낫다는 믿음 뿐 아니라 (최소한 한국시장에서) 마이너라는 점이 있었습니다. 맥이나 리눅스에 많은 분들이 애착을 갖는것과 비슷합니다. 

근데 Chrome(크롬)은 이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브라우저이고 안드로이드는 출고되는 전세계 휴대폰의 8할 이상을 차지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자릿수이던 검색 점유율은 이제 두 자리대가 되었고 유튜브는 많은 사람들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마이너가 아닌 셈이죠.

구글은 이제 한 때의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세를 넘보고 있습니다. 한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없이 굴러갈 수 없을거라고 여겼듯이 구글 없이 굴러가는 것을 생각하기 힘듭니다. 모바일 시대의 도래로 ‘윈텔’이 동반 쇠락하는 지금에 와서 보면 권불십년이라고 과연 다음 10년에는 어쩔지 싶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예전만 못할 뿐이지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잖습니까? 

Don’t be evil 에 설레였던 때가 떠오릅니다. 알파벳의 모토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구글의 모토인 이 문구는 한때 동경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브한 현실 인식과는 달리, 어느새 구글은 훌륭한 구악이 되어버렸는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