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와이파이 정책을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말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KT가 Wi-Fi 핫스팟을 늘리는데는 찬성입니다. 대 찬성입니다. 아이폰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Wi-Fi 핫스팟이 늘어나면서 15,000원씩이나 주고 사용하던 네스팟 팝이 ‘드디어’ 가치가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짓꿎게도 네스팟이 시작한게 2003년인가인데, 어찌된게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늘어난 핫스팟보다 2009년 아이폰 발매 이후 늘어난 핫스팟이 더 많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융단 폭격하다시피 집중적으로 다중 이용 및 접객 시설에 깔아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SKT는 무제한 데이터로 응수했습니다. 어디서나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쓰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찬성입니다. SKT 스마트폰을 2회선이나 유지하고 있는 입장에서, 참 눈물 나는 노릇입니다.

흐음, 기본적으로는 ‘어디서나 3G’도 좋은 발상입니다. 헌데 일단 걱정인건 3G 자체가 좀 느립니다. HSDPA라고 해봐야 Wi-Fi에 비해 느립니다. 이론치가 느리고 실측치는 더 사정 없구요. 근데 그걸 무제한으로 풀게되면 아마 인구집중 지역에서는 QoS관리를 아주 잘해야 할 겁니다. 안그러면 사정없이 속도가 떨어지겠죠. 또 그 QoS라는게 결국 속도와 데이터 량을 제한하겠다를 전제에 깔고 있으니까요. 즉, 느린걸 그냥 막쓰게 냅둬도 느려지고, 그걸 컨트롤해도 느리고. 어쩌라고… 싶은 겁니다. 부하는 몰릴데로 몰리구요. 그래서 결국 AT&T도 두 손 들었죠. 흐음. 뭐 나름 자신이 있을테니 지켜봅시다.

한편, KT를 보죠. 뭐, 사실 KT측의 Wi-Fi 공유기도 QoS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 이상 속도는 나지 않도록 캡이 되어 있죠. 피차일반이긴 한데, 뭐 일단 이쪽은 기기성능에 따라서 3G의 이론속도에 비해 실측속도가 10배가까이 나오니까요(11G기준).  거기에 요즘은 11n으로 깔아대고 있고… 그럼 더 말이 필요 없구요. 초창기에는 11b에 11g도 1Tx/Rx였으나 이제는 MiMo 달린거거나 아니면 11n으로 바꿔 달고 있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요즘 단 기계를 봤는데 2개 안테나짜리 11n을 달았더군요.

표현명 사장이 캡을 단 무제한이라면 우리도 한다 하자. 대체로 인터넷의 반응은 그럼 캡을 달아도 좋으니 무제한 해라. 라는 것이었으나, 저는 그보다는 더 열심히 무선랜을 깔고, 무선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것을 택하겠습니다. 말씀드렸습니다만, 한국은 인구밀도도 높을 뿐더러, 테더링 등에 제한도 없습니다(미국이나 일본은 할 수 없거나 추가 요금이 듭니다). 따라서, 강남이나 시내 등 인구가 집중되는 장소의 집중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시설에서 쾌적하게 할 수 있을지 솔직히 말해서 의문이 듭니다. 데이터 속도는 차처하고 접속 성공률도 떨어지고, 마침내는 음성마저도 위협해 올지 모르죠. 그걸 어떻게 컨트롤 할지 그게 아마 숙제가 될 겁니다.

소프트뱅크는 2009년 이후 출시되는 신규 피쳐폰에 모두 Wi-Fi를 내장하고 있고, 2010년 이후로 엄청난 수로 Wi-Fi를 깔아대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일본의 거의 모든 캐리어는 사실상 데이터 무제한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일본은 문자를 E-Mail(도코모) 내지는 MMS(소프트뱅크)로 하기 때문에, 문자를 받기만 해도 수신을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고 어김없이 요금이 나갑니다. 따라서 거의 모두가 패킷정액제를 가입합니다.)사실상 모든 사용자가 데이터 요금에 대한 의식이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AT&T가 데이터 무제한을 폐지한다는 소식을 들은 일본 네티즌들은 만약 소프트뱅크도 무제한을 폐지하면 iPhone은 iPod과 다를게 없다. 라는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 그 상황에서 Wi-Fi 스팟을 깔아대는 것은 물론 손 사장 말대로 고속의 데이터를 통해 고화질 동영상이나 풀사이즈 음악 벨소리 등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라는 것도 있겠지만, ‘물쓰듯 쓰는 데이터’에 대한 부하를 조금이라도 나눠보겠다는 고육책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해서 KT의 방침은 어째 소프트뱅크의 노선과 일치합니다. 표사장의 발언까지 합치면 아마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아이폰이 늘고 나서 KT의 3G 데이터 속도가 떨어졌다는 불평이 들릴 정도입니다. 서울 시내와 경기도 교외의 접속 속도가 차이가 난다는 보고까지도 있을 정도구요. 글쎄, 뭐 사용자 입장에서 캐리어의 사정 하나하나까지 신경써 줄 필요는 없습니다만. 아마 SKT쪽이 무제한을 한다면 이쪽도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 같습니다. AT&T의 사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말이죠.

저는 i미디엄 요금제로 아이폰을 가입했는데 2달째 엄청난양이 이월되고 있습니다. 나름 이쪽에 오피니언 리더라는 모 스마트폰 커뮤니티 사이트 대표께서는 ‘차라리 데이터양보다는 음성량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더군요. 왜요? 그러니, ‘전화를 많이해서 i프리미엄을 하긴 했는데, 사무실에 Wi-Fi있고, 외출처에 Wi-Fi있으니 필요한 메일 보내고 웹서핑만 하는데 데이터가 너무 많이 남는다’ 라는 것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저도 전화와 보조금 때문에 i미디엄을 합니다만, 미디엄 데이터 1G의 반도 못쓰죠. 그 와이파이 때문에… 이쯤되면 Wi-Fi 설치의 노림수는 ‘낙전수입’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맞죠. 애초 목적 자체가 데이터 부하 감소니까요.

그러니 차라리 현실적인 수준에서 무선 데이터 제공량을 좀 더 늘리고, 무선랜 망을 고르게 많이 까는게 좋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단 지방쪽에 많이 깔아야하고… 뭔가 앉아 있거나 잠시 ‘멈춰 있을’ 장소에 열심히 깔았으면 좋겠군요.

어차피 서서 돌아다니면서 유튜브를 보지도 않고, 기껏해야 웹을 보거나, 지도를 보거나 하는 정도인데 그정도면 무선 데이터량이 많으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정된 장소에서 충분한 퀄리티로 볼 수 있으면 좋고, 그게 제공되지 않는 장소라면 3G로 보되 그 퀄리티는 확보하고, 양도 어느정도 합리적이라면 좋겠지요.

이러면 KT편들기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비슷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Gmail은 7.5G를 제공하고 있고, Yahoo! 메일은 무제한입니다. 뭐 그러나 ‘어지간한’ 사용자는 7.5G나 무제한이나 아마 체감하기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Gmail이나 Yahoo!나 첨부파일에 종류나 크기에 제한을 두고 있고, Yahoo!의 경우 대량 악용을 탐지해서 차단하는 정책이 있구요. 게다가 저 같은 경우 Gmail 시작 3개월 뒤 부터 썼는데 아직 5%정도 썼으니까요. 더욱이 만약 그게 모자라면 일년에 5$을 내면 20G가 됩니다. 한달에 500원인가요? KT도 이런식으로 어프로치를 하면 됩니다. 거기에 무선랜 커버리지가 폭넓게 제공되면 되겠죠.

그리고,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iPhone용 i요금제의 네스팟 ID가 하나씩 주어집니다만, 이 아이디를 한대에서 두대 정도 더 사용할 수 있게 ‘쉐어링’ 해주는건 어떤가 싶은거죠. 아마 많이들 있을 겁니다. Wi-Fi 가능한 음악 플레이어나 노트북, 아이패드 같은 것들 말이죠. 그냥 휴대폰 전용으로만 쓰기는 좀 아깝긴 하네요. 와이파이 쉐어링도 한번 생각해보시라는 얘기입니다. 네스팟 요금제가 15,000원씩이나 하는데… 흠 솔직히 좀 오버프라이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 아무튼 경쟁 자체는 좋습니다. 자세한 뚜껑은 열려봐야 알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그쪽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방향이 자연스럽게 흐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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