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들어서 사실 컴퓨터라는 물건은 Chromium 기반의 브라우저와 Electron 기반의 앱만 돌아가면 절반은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2020년대에 있어서 “PC의 킬러 소프트웨어는 스프레드시트, 다시 말해 엑셀이다”라고 말하면 정신 나간 소리라고 한 소리 들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PC의 역사는 스프레드시트의 역사였습니다. 애플 II에 비지캘크가 있었고, MS-DOS에 로터스 1-2-3이 있었고, (처음에는 맥이었지만) 윈도우에 엑셀이 있었죠. 가볍게 장부를 관리할 일이 생겨서 엑셀을 만지작 거리다보면 이 복잡하지만 수십년간 기본 근간은 변함이 없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편리하고 잘 만들어져 있는 대단한 소프트웨어인지 새삼 놀란다고 할까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몇 년에 한 번 커다란 변화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새로운 함수가 늘어난다거나 편리한 기능이 추가된다거나 하는 정도의 소소한 변화가 있을 뿐이지, 엑셀의 본질은 크게 변화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치 윈도우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해서, 2010년대 이후 들어서, Google Workspace 하에서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채용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만약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구글 스프레드시트가 Microsoft Excel의 패권을 빼앗는데 성공하게 된다면 우리는 PC의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2006년 쯤이었을 텐데요. 구글이 Writely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했습니다. 웹에서 동작하는 워드프로세서를 만들던 스타트업이었죠. 그리고 그 제품이 구글 문서 도구의 도큐먼트의 뼈대가 되는데요. 솔직히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습니다.
2010년대 초반에 일이었습니다. 데이터가 담긴 엑셀 파일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지쳐서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서 일본에 있는 분과 같은 표를 보면서 공동 작업을 마치고 나서 “아, 이거 향후 대박을 치겠구나” 싶었었죠. 아니나 달라 이후 여러분이 보시다시피 입니다만서도.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나름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테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