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를 넘나드는 사람의 무선 이어폰 사정

그리운 3.5mm 잭

3.5mm 잭, 이 작은 구멍이 스마트폰에서 사라지게 된 기원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번에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선을 없애는 용기’로 인해 우리는 이제 이어폰을 꽂아서 음악을 감상하는 단순함 대신 복잡한 블루투스 연결을 감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폰 7과 에어팟의 등장 이후로, 3.5mm 잭이 본격적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무선 이어폰이 차지했습니다. 물론, 무선 이어폰은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선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사용이 매우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무선이라 얼마나 편리한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무선 이어폰의 편리성은 동시에 연결과 해제, 그리고 페어링 등 복잡하고 반복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불편함 역시 같이 데리고 왔습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무선 이어폰을 파는 회사 중 하나가 된 애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의 이어폰과 헤드폰이 운영체제와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하나의 애플ID에 연결된 모든 기기에 자동으로 페어링되고, 자동으로 연결 및 해제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 솔루션은 애플 기기에서 애플 이어폰을 사용할 때에만 적용 가능한 것이 문제입니다. 유명한 ‘울타리 친 정원’의 일부가 된 것이죠.

물론, 애플의 경쟁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비슷한 방식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페어링의 경우 구글의 Fast Pair, 마이크로소프트의 Swift Pair등이 존재하고 있고, 기기간의 자동 전환 역시 제공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역시 구글이나, 삼성 등 자사 제품 간에만 가능한 상황이어서 모든 무선 이어폰 사용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두 개 기기까지 동시에 접속이 되는 멀티포인트가 되는게 양반인데 이게 처음 지원되는 기기를 본게 2016년인데 아직까지도 두 개까지밖에 되질 않습니다. 여보세요, 지금은 2023년이라구요!

결국, 다양한 브랜드의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려면 아직도 복잡한 연결과 해제, 페어링 등의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은 지루하고 귀찮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3.5mm 잭을 끼웠다 빼던 간단하고 직관적인 시절을 그리워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사용성 문제는 무선 이어폰의 접속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용기’가 ‘객기’가 아니라는 건 증명했으니 이제 제발 좀 더 쉬운 블루투스 이어폰의 페어링과 기기 전환 방법을 좀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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