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에 블로그를 한다는 것

2020년대에 블로그를 한다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이글루스가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것도 사실은 일각에서나 소동이 되었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서비스가 있었는지도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예전에는 애플 관련된 블로그를 장기간 운영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애플 코리아 PR 대행사에서 불러주기도 했습니다만, 이제는 ‘블로그 하나만으로는 (도와주기) 어렵다’ 라고 할 정도로 블로그의 입지는 예전만치 않습니다. 요즘 항간에서는 정말 ChatGPT를 위시한 AI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 졌습니다만, 개중에는 ‘세종대왕 맥북 도난 사건’ 처럼 황당무계한 AI의 실수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쓴 웃음을 짓기야 하면서도 그 근간에 한국어 웹이 종잇장처럼 얕은 상황이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컴퓨터 제 1의 원칙은 Garbage In, Garbage Out이니까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유튜브를 비롯한 비디오에 많은 트래픽이 빼앗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블로그가 거의 멸종에 이른 것은 좀 특이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가, 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저 같이 블로그를 ‘집에 정원을 만들어 가꾸는 것’에 비유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블로그를 통해서 수익을 내기를 바랄텐데, 블로그를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많이 없어졌습니다. 광고 수익은 형편없이 낮고, 리퍼럴 프로그램이나 어필리에이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사이트나 서비스도 매우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2010년대 초에 드롭박스에 대한 설명을 올려 놓으면서 “이 링크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 링크로 가입하는게 여러분에게도 추가 용량이 주어져서 이득이다” 라고 하고서 링크를 달았더니 드롭박스에서 주는 리퍼럴 용량을 한계까지 받았더랬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웹사이트를 보면 ‘이 사이트는 어필리에이트 링크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만, 이 블로그에서 소개된 제품을 링크를 타고 구입하면 일종의 커미션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참신한 프로그램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쿠팡이 비슷한 걸 하는데 이것에 대해선 언젠가 따로 문제 제기를 하겠습니다)

해서, 사실상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는 IT기업에서 운영하는 서비스형 블로그가 아닌 저같은 독립형 워드프레스 블로그는 사실상 돈을 들여가면서 운영을 하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되고, 서비스형 블로그가 아닌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사람들은 쉽게 말해서 한국어 웹의 소숫점 단위라도 지탱하기 위해서 돈을 지출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만, 다른 분을 보시거든 그 분들에게 조촐한 감사인사라도 전해주시는 거 어떻겠습니까?

아마존 저팬에 농락당한 이야기(한정판 예약시 주의)

지난 1월 경이었을겁니다. 한정판으로 나왔던 책을 재판 찍는다고 해서 좋아라 아마존 저팬(Amazon.co.jp)에 예약을 걸고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배송이 지연될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러려니 싶었습니다. 그러던 차, 일요일 아침에 주문이 일방적으로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어안이 벙벙한 상태입니다. 한정판의 재판으로 예약을 받았던지라 더 이상 시중에 물건은 없고… 더는 정규 루트로는 구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럴거면 왜 예약을 받았는지 궁금할 뿐더러, 다른 예약 상품은 괜찮은건가?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신뢰에 금이 간 상태라는 얘기죠.

더욱이 이 사태에 대해 일 점의 해명이라도 들어보고자 고객지원을 찾아보려고 해도 그것 참 고난의 과정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전화는 전부다 사용하지 않도록 바뀌어 이쪽에서 웹사이트를 통해 콜백(call-back)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채팅은 어디로 숨었는지 잘 발견되지도 않더군요.

어렵사리 채팅에 연결되었으나 딱히 해명을 들을 수도 없었고 그냥 위로금(?) 차원에서 300엔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책 등을 아마존에 예약 걸어놓고 안심하고 발을 뻗을 수 없다는 것을 이번 경험으로 알았으니, 앞으로 직구하기 더 골치 아프게 되었습니다.

2023/5/16 추가: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마존에서 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Bose Companion 2 Series III 스피커

데스크톱 PC를 쓰게 되면서 겪게 된 고민 중 하나는 소리를 어떻게 출력하느냐였습니다. 물론 노트북을 쓰던 시절에는 깡통 소리가 나던 아니던 간에 일단 스피커가 딸려왔습니다만, 데스크톱에는 그렇지가 않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컴퓨터와 함께 Bose의 Companion 2 Series III 스피커를 구입했습니다.

가격도 10만원대 중반이고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보즈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소리도 볼륨을 반 이상 올리기 무서울 정도로 크게 울리고 스테레오 감도 좋아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음도 우퍼없이 용케 이정도 나오는구나 싶구요. AUX 단자를 이용해서 컴퓨터 두대를 연결해서 듣는 꼼수(?)도 부리고 있네요. 그러고 보니 보즈가 유명하게 된 계기가 스피커를 혁신하면서 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만들어 주는 제품입니다.

여러분이 오디오파일이 아닌 일반인이시고 컴퓨터에 사용하신다면 뭐 이 만한 녀석을 또 달리 찾기 어렵겠지 싶을 정도로 괜찮은 녀석이니, ‘일단’ 이걸로 시작해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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