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해피해킹 키보드

첫 만남

해피해킹 키보드는 확실히 특이한 배열의 키보드입니다. 요즘이야 그리 잦지 않습니다만, 가끔 인터넷 기사 분께서 오셔서 컴퓨터를 만져야 할 때, 제 컴퓨터가 Windows 기기가 아닌것 다음으로 당혹스럽게 만드는 존재이곤 했죠.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어지간하면 남이 제 컴퓨터를 함부로 만지지 못하게 되는 계기가 되곤 했습니다. Caps Lock이 없고, 그 자리에 Ctrl이 있는 특이한 배열에 틸드의 위치가 다르고 화살표 키는 아마 사용법을 알기 전에는 죽어도 못 찾을겁니다. (웃음) 이 특이한 키보드의 검정 몸체에 검정 자판 인쇄는 정말로 멋있죠. (인쇄가 보이지 않다보니 남이 만지기 더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 키보드를 가지고 글자를 치는 것은 마치 떡을 주무르는 듯한 독특한 느낌마져 받게 됩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고, 기계식 키보드와도 조금 결이 다르다는걸 알 수 있죠. 이 키보드는 크기도 작아서 책상에서 자리도 많이 차지 않기 때문에 2006년 우연히 처음 만나자 마자 작가인 지인에게 권했을 정도였습니다.

두드리면 즐거운 나의 키보드

해피해킹 키보드로 트윗을 하나만 치더라도 마치 전문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합니다. 이따금 코드를 쳐야 하거나 쉘에 명령어를입력해야 할 때의 기분은 그야말로 속도제한 없는 도로에서 슈퍼카를 모는 것 같은 기분이죠. 명령어를 치거나 글을 쓰면서 느껴지는 고양감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밤 늦은 시간에 음악을 들으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보내는 기분이란!

첫만남으로부터 16년간…

결과적으로 제 첫번째 해피해킹 키보드인 Happy Hacking Keyboard Professional 2는 16년간 현역으로 있었습니다. 늘 사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17년이 지난 지금도 고장나지 않은 채로 온전한 상태로 있습니다. 문제는 유선이었다는 점이죠. 2010년대 초중반이 지나면서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의 편리함에 눈을 떴기 때문이랄까요. 게다가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까닭도 있습니다. 침대에 노트북을 들고 가서는 거기에 마우스와 유선 키보드를 펼치는건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었죠. 노트북을 쓰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서, 그러다보니 노트북의 키보드에 그냥 만족해 버린 탓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시 가끔 책상 위에서 해피해킹 키보드를 사용하면 트윗 하나를 하더라도 즐겁기 이를데가 없어서 신이 나곤 했죠.

16년만에 새로 들인 해피 해킹 키보드

작년, 16년만에 새로이 HHKB Professional Hybrid Type-S 를 구입했습니다. 색깔과 키 각인은 모두 검정에 각인, US ANSI 배열이죠. ’19년에 해피 해킹 키보드의 완전 리뉴얼된 버전들 중 하나입니다. 블루투스를 통한 무선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정말 참을 수 없이 기뻤고, 이제는 케이블 구하기도 힘든 Mini USB가 아니라 USB Type-C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반가웠습니다. 무선 사용시에 전원으로 건전지를 사용하지만 전에 사용하던 키보드가 16년을 사용했던 점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리튬 배터리가 키보드의 수명보다도 먼저 ‘가버릴 것 같아’ 이게 옳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9년에 출시된 라인업 중에서 고속 타이핑에 적합하도록 조금 짧아진 키스트로크와 키 타건 소음을 줄인 플래그십 모델인 Type-S, 이거 하나밖에 없겠다 싶었습니다. 구입하고 나자마자 가격이 오른 것은 행운이었을까요. 그러나 구입 한달이 안되서 책상 위에서 현기증을 일으킬때 키보드를 떨어뜨려서 모서리가 패이는 참사가 벌어지고 맙니다. 작동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살짝 패인 정도지만요. (지금 이 포스트도 그 키보드로 치고 있지만 동작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푸른곰이 해피해킹 키보드를 쟁여두다. 그 이유는?

’22년 중반에 후지쯔가 HHKB의 제조사인 PFU를 복사기로 유명한 리코(Ricoh)에 대부분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합니다. 누가보더라도 PFU의 주 사업인 ScanSnap으로 대표되는 스캐너 사업을 노리고 인수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새 주인 밑에서 ‘취미 사업’인 키보드 사업이 오래 지속될 것인가 의문시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업계 관계자 말이나 회사의 공식 발표나 당분간 변함없이 사업을 이어나간다고 하지만 말이지요. 그 와중에 아까 말한대로 어렵사리 손에 넣은 새 키보드가 모퉁이가 패이는 ‘사건’이 벌어지고, 이 참에 키보드를 좀 쟁여둬야겠다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참사의 시작이었죠.

우리나라에 해외 전자기기를 직구로 수입해보신 분이라면 ‘전파인증’이나 ‘형식승인’ 등을 잘 아실겁니다. 그리고 그걸 1인 1일 1대에 한해 면제해준다는 것도요. 그 ‘특례’를 벗어나서 수입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나마 만약 이 키보드가 우리나라에 전파인증을 받은 제품이었다면 관세사를 통해 비용을 치르고 들여올 수 있었겠으나, 이 제품은 아무도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전파인증을 받고 들여오지 않았고 그걸 제가 한다고 하더라도 비용이나 시간 모두 어처구니없이 들어간다는 대답을 듣게 되었습니다. 결국 두 대 중 한 대는 일본으로 돌려보내는 신세가 되었고, 일본에서 수출한 일본산 키보드를 일본에 재반입하면서 다시 세금을 내고 운송료를 내는 웃픈 상황을 겪게 됩니다. 한마디로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들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수입하는 관부가세는 물론이요, 일본으로 돌려보낸 다음 관세와 소비세, 그 와중에 운송료도 모두 한 푼 한 잎 빠짐 없이 내야 했습니다. DHL 관계좌와 관세사, 관세청, 그리고 심지어 일본 세관에도 전화 통화를 해야 했었었죠.

어찌됐든 한대를 먼저 받고, 일본을 거친 키보드는 지인을 경유하느냐 아니면 배대지에서 재배달 해주느냐, 반품을 하느냐 등을 고려한 끝에 결국 한국으로 재발송 해서 (운송료와 관부가세를 다 내고) 두대 모두 받는데 성공합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리코는 현재까지는 PFU에 본격적인 칼질을 글을 쓰는 2023년 1월에서야 대기 시작했고, 그 직전에는 PFU에서 HHKB 라인업의 신제품(‘눈 색상’)이 나오는 등… 커다란 변화는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뭘 한걸까요?’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한번 사면 십수년은 쓰는 기계를 석대나 쟁여 두고 있으니 든든하기도 하거니와 후회는 없습니다만서도, 한동안 세관 통관에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맺으며

그래서 저는 이 키보드로 여전히 글을 쓰고 트윗을 하고, 블로그가 돌아가는 서버를 유지관리하며, 사람들과 잡담을 떨고 대단한 일부터 시시껄렁한 일까지 하고 있습니다. 불이 들어오지도 않고, 배터리가 오래가는 것도 아니고, 작은 키보드도 아니고, 키배열 마저 최고로 편한 키보드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키보드는 제 책상에 오랫동안 있어왔고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을 것입니다.

가족이 코로나19에 걸렸다

두 줄이 나왔다

지난 달 4일 일요일의 일입니다. 가족이 자면서 힘겨워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괜찮아?”를 몇번 물었었죠. 가족이 아침에 일어나서 체온을 재어보니 제가 사용하는 브라운 고막 체온계로는 처음으로 보는 노란색 LED가 점등하며 38.6도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사태가 예삿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집에 있는 코로나19 간이 검사 키트로 검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줄이어서 안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제가 다시 살펴보았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기, 희미하게 한 줄이 더 있어.” 

결국 가족과 저는 서둘러 KF94 마스크를 쓰고 검사 키트를 챙겨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는 (일요일에도 진료하는) 병원으로 향했고 가족과 저는 코를 시원하게 후비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달라, 가족은 매우 선명한 두 줄 선으로 양성, (의외로) 저는 음성이 나왔습니다. 의사는 제가 잠복기일 가능성이 있으니 참고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대신 약국에서 약을 받아서 나왔고, 집으로 돌아온 그 순간부터 대략 10일간, 생활의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안전한 장소가 ‘핫스팟’이 되며 정한 규칙들

그 순간부터 저희는 몇 가지 룰을 정했습니다. 우선 1) 자기 방을 떠날 때에는 반드시 KF94 마스크를 쓰고 서로 1미터 이상의 거리를 둘 것, 그리고 2) 공용공간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을 정기적으로 소독할 것, 그리고 3) 마지막으로 자기 방으로 돌아와서는 무엇보다 먼저 손 소독을 할 것. 물론 식사는 배달음식이나 즉석음식으로 개실에서 했구요. 그리고 가족의 의무 격리 기간 6일을 포함하여 자주적으로 4일을 더해서 그 가족이 증상이 사라지고 음성이 나올때까지 모두 집에서 자가 격리를 했습니다. 저희집은 원래부터 모두 각자의 컵으로 음료를 마시고 각자의 수건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세 가지 규칙을 지킨 결과, 저희 집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처음 걸린 가족, 한 명으로 그쳤습니다. 저희는 가뿐한 마음으로 모든 식구의 코로나 간이 검사 키트가 음성으로 나온 것을 확인하고 14일 격리를 종료했습니다. 

혼자서 소비한 500ml 손 소독제 반통

결과적으로 격리를 종료할 때까지 저는 500ml 들이 에탄올 손소독제를 반 통을 혼자서 썼습니다. 정말 지겹도록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손이 거칠어졌어요. 방을 나설때마다 마스크를 써야했고 돌아와서 마스크를 벗고는 손을 소독했습니다. 

사람 일 참 우습다고, 중간에 사전에 예약해두었던 동절기 추가 접종(화이자 BA.4/5)이 있었습니다. 제 주치의인 의사가 ‘가족에게서 옮았을 가능성이 있으니 연기하는게 어떻냐’ 라고 했지만 일단 증상은 없었기 때문에 접종을 받았습니다. 접종 후 커다란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감염된 가족이 생길 당시, 한 명이 동절기 추가 접종(화이자 BA. 4/5 2가)을 포함한 5회차, 그리고 감염된 가족과 제가 각각 4회차 접종을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결론은 철저한 백신 접종과 마스크 쓰기, 그리고 개인 위생과 거리두기

감염된 가족은 그때그때 필요한 대증요법만으로(항바이러스제 도움 없이도) 많이 호전되었고 물론 본인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만 최소한 ‘중증’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6일이 지나고 10일이 지나서는 코로나 간이검사 키트에 두 줄이 나오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거의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와 다른 식구는 한 번도 양성이 나온적 없이 ‘위기’를 잘 넘겼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 가족은 ‘철저한 백신 접종’ 그리고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손 소독을 비롯한 ‘위생 관리’. 이 두가지가 이 지독한 코로나19 사태를 추가적으로 더 이상 퍼뜨리지 않게 된 비결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백신 접종을 게을리 하지 않고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거리를 유지하고 소독을 하면 설령 집안에 환자가 생겨서 하루종일 같이 ‘통조림’이 되더라도 감염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후로도 저는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수시로 소독하고 비치용 소독제와 별도로 휴대용을 휴대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내 마스크 벗기, 괜찮습니까?

한창 이 난장통을 벗어날 즈음, 실내 마스크 벗기를 논의해야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조까세요, 당신이 대신 걸려 줄 거 아니면…’ 한 마디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 근거는 저와 저희 식구가 격리되어 보냈던 10일간입니다. 저희 가족은 코로나19가 언제 종식이 될지 모르지만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은 운이 나빠서 어디선가 옮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을 자기 가족한테도 퍼뜨리지는 않았습니다. 전염병에 관해 의사 결정을 하는 위정자와 당국자들은 제일 먼저 ‘당신’과 ‘당신 가족’을 천칭에 놓고 생각해야 할 것 입니다.

추신. 물론 저와 다른 식구 역시 아직은 걸리지 않은 것일 뿐, 언젠가 어디선가 코로나19에 걸릴지 모릅니다. 최대한 조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만 말이죠. 어쩌겠습니까. 어느정도는 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걸요. 코로나19에 걸리신 분들이 무슨 잘못이나 죄가 있겠습니까. 다만, 만에 하나를 위해 외출할때면 여분의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챙기고 있습니다.

삼성 뷰피니티 S8 32” 모니터(LS32B800PXKXKR) 구입

화질은 괜찮다, 4K HDR 고주파 소음이 거슬린다

삼성 뷰피니티 S6/S8 시리즈는 삼성에서 유난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를 열심히 하던 모니터였습니다. 제가 2021년에 모니터 쇼핑을 할 때만 하더라도 삼성에서 이런 모니터 라인업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만, 어느샌가 내놓았더군요. ‘삼성은 이제는 구부려진 게이밍 모니터나 내놓을 생각인건가’ 라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말이죠. 게다가 의외로 본격적입니다. 4K HDR을 주장하는 모니터는 이제는 많이 있지만 VESA DisplayHDR 그것도 400이 아니라 600이니 어느정도 기대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외에 공장에서 교정도 해오고 컬러 영역도 DCI-P3 98% 라고 하니 뭐 디자인 작업을 업으로 하는건 아니니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삼성은 나름 ‘전문가’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만서도)

이 제품은 IPS 패널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흔한 안티글레어 모니터인데 무슨 UL인증이 어쩌구 무슨 기관의 눈부심 인증이 어쩌구 하는데 말이죠. 크게 신경은 쓰이지 않습니다. 이것보다 저렴한 모니터에도 많이 보는 문구들이니까요.

세월이 많이 변했네요. 삼성 홈페이지에서 IPS를 칭찬(?)하는 문구를 볼 줄이야. 10여년 전에 아이폰과 갤럭시 시절만 하더라도 OLED가 낫네, IPS가 낫네 하며 갑론을박하던 커뮤니티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이 제품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이 제품이 대놓고 맥북과의 친화성을 노렸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맥북프로 2018의 키보드가 오늘 내일해서 클램쉘 모드로 쓰고 싶었는데 4K 모니터를 이미 두대나 쓰고 있어서 그 이하 해상도의 역체감은 무시무시하더군요. 그래서 4K 중에서 준수한 녀석을 찾던 차에 연결이 USB-C로 가능하고, 90W 전원과 USB 허브와 이서넷 포트를 컴퓨터로 보내준다는 점 때문에 이끌렸습니다만… 악마는 설명서 구석에 있다고, 4K로 전송할 때는 USB 2.0으로 대역폭이 제한된다고 합니다. 올 CES에서 발표된 뷰피니티 후속 제품은 USB4/Thunderbolt 4라고 하니까 뭐 해소되지 않을까 싶은데… 빨라야 5월은 되야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32” 라인업은 소개도 안되서 그냥 포기하고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전원 공급은 잘되고, USB 2.0 허브도 마우스 같은거 꽂으면 의외로 쓸모가 있기 때문에…

근데 진짜 라스트 보스는 따로 있었습니다. 이 모니터를 켜고 나서 어디선가 고주파 소음이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자는 동안에도 이따금씩 나더군요. 알고보니 이 모니터가 켜지면 고주파 소음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구글 등을 찾아보니 4K 해상도에서 HDR을 켜고, 거기에 로컬 디밍을 켜면 소리가 난다는 것입니다. 보드 교체, 전체 교체를 해도 소용이 없다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즘 말로 ‘종특’이라는 거죠. 결국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들렀다 가셨습니다만, 교체를 해줄수도 있고 수리를 해줄수도 있지만 나아질 거라고 장담을 못한다. 애당초 소리가 나는걸 알아챈 제가 문제. 라고 하더군요. 굉장히 친절하고 조심스럽고 정중스럽게 말씀하셨지만 결국은 그 얘기였습니다. 그리고 사람 웃기게도 한 일주일 쓰니 소리가 나는건가? 여기게 된 지경에 이릅니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 봅니다. 어쩌면 하루 종일 켜둬서 청각이 지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모니터 자체는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좀, 얘기가 엉뚱하게 많이 샜습니다만 옆에 델(Dell)의 4K HDR 게이밍 모니터이자, 역시 VESA DisplayHDR 600 모니터인 G3223Q를 놓고 봐도 화질은 좋습니다. HDR 동영상 역시 잘 나오는 편이구요. 색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불량화소도 휘점, 암점 모두 잘 모르겠구요. 모니터 화면 자체는 좋은데 ‘고주파 소음’이 나는 통에 코를 빠트렸다. 라고 할 수가 있지요. 저는 다시 말씀드렸지만 1주일 쓰니 소음이 나는지도 모를 정도로 적응이 되었고 온전히 4K HDR 화면을 즐기고 있지만 말이죠.

OSD도 충분히 쓰기 편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USB-C/DisplayPort/HDMI 각 한계통씩 있어서 적당히 쓸만합니다. 굳이 하나 더 불만을 말하자면 스피커가 없다는 것이려나요. 그 외에는 어차피 60Hz 리프레시율이라는건 알고 샀으니 되었고 말이죠.

제가 이 글에서 언급한 몇가지 함정(?)을 이해하시고 넘어가실 수 있다면 가격 대비 준수한 품질의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샀다.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Mullvad VPN을 사용해보고 있긴 한데…

뉴욕타임즈 와이어커터(Wirecutter)가 꼽아서 Mullvad VPN을 사용은 해보고 있고 나름 만족은 하는데… 일단 재미있는건 ID 패스워드가 없다는것이다. 무작위로 생성된 십 수자리 번호가 어카운트에 접근하고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된다.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자. 게다가 자동결제 같은것도 없이 그냥 5유로 선불이다. 한 달은 5유로, 두 달은 10유로, 열 두 달은 60유로. 깔끔하게 선불로만 받는다. 40일 지나면 결제 자료도 폐기한다고 한다. 만약 그 조차 믿기지 않는다면 암호화폐나 현금으로 지불할 수도 있다고 한다. 

VPN으로써 본분은 충분히 다하고 있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나 앱이 솔직히 좀 ‘후졌고’ (물론 Wireguard를 일찌감치 도입하는 등, 앱의 겉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무엇보다 치명적인건 동시 접속이 아니라 활성화 댓수가 최대 5대 까지라는 점이다. 그외의 장점은 홈페이지 가보면 될거 같고… 한국 노드는 없다. 어차피 있어도 큰 쓸모 없겠지만(타사의 경우 접속료 비싸서 싱가포르에 서버 놓고 가상으로 굴리는게 대부분) 말이다. NYT 쪽 실험에서 일본쪽 노드 속도가 꽤 빠르게 나왔더라. 그외에 일본쪽 지오블록 해제할 용도로는 못쓴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냥 프라이버시를 위해 사용한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맥에서는 iCloud Private Relay와 상극이다. 깔기만 해도 iCloud 비공개 릴레이는 쓸 수가 없다. 

Wirecutter를 비교적 신뢰하는 편이지만… VPN에 있어서는 너무 자의적이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긴 하다.  

우체국 통화등기(현금등기)를 사용해보다

강원도에 구순을 앞둔 할머니가 계신데, 지난번에 김장김치를 얻어먹고 설을 앞두고 있으나 귀성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약간 용돈을 부쳐드려야겠다 싶었는데, 문제는 할머니께서 구순을 앞두셨다는 부분이다. 계좌를 가지고야 계시지만 ATM을 낑낑거리며 만지는 할머니를 상상하자니 솔직히 이건 아니지 싶었다. 그래서 예전에 현찰을 보낼 수 있는 우편제도가 있다는걸 알게 되어 신청했다. 수수료가 10만원에 4천원이 넘는, 요즘 넘쳐나는 무료 송금을 생각하면 한숨이 푹 나올 서비스이긴 하나 할머니 눈앞에 현찰을 ‘턱’ 하니 배달해 준다니 차라리 이게 낫겠다 싶었다. 현금 외에도 간단한 메시지 정도는 추가해서 보낼 수 있다. 

보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터넷 우체국에서 현금 배달(통화등기) 메뉴를 찾아서 주소 적고 연락처 적고 메시지 적고, 금액 적고 확인한 뒤에 금액과 수수료를 지정계좌에 송금하면 이쪽에서 할 일은 끝이다. 그러면 받는 사람 관할 배달 우체국에서 인쇄해서 봉함하고 발송해준다. 그래서 솔직히 배달은 좀 더 빨리 되도 될 것 같은 느낌이나… 아무튼 도착하면 휴대폰으로 실시간으로 알림도 해준다.  

주문을 10일에 하고 당일 바로 무통장입금으로 수수료와 10만원을 입금했고 12일 제작이 완료되어서 13일 배달되었다. 설을 앞두고 있어서 제작/배달에 시간이 걸린다고 양해를 구하기는 하더라. 아무튼 현금 10만원은 200km 넘는 거리를 제대로 갔고. 할머니는 뜻밖의 현금에 좋아하셨다. 부모님들 좋아하는 선물 1위가 현금이라는데 계좌이체는 뭔가 아니다 싶을 때 가끔 써먹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앞서도 말했듯이 간단한 메시지 정도는 추가 할 수 있으니 ‘적요’란 밖에 활용할 수 없는 무통장 입금 보다는 인간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시간 역시 인간미가 넘치게 걸리는게 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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