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구글이 유튜브를 새롭게 디자인하면서 구글 크롬에서만 사용하는 도태된 API를 사용해서 다른 브라우저의 속도가 훨씬 느려졌다고 해서 말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것은 구글이 자사 서비스에서 구글 크롬을 우대하는 여러가지 사례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같은 유튜브만 하더라도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동영상을 업로드만 할 수 있지만 구글 크롬에서는 라이브 생중계도 가능하죠. Safari나 Edge에서는 구글이 밀고 있는 VP9 전용 덕택에 4K 동영상을 재생할 수도 없죠(Edge의 경우 설정을 건드리면 가능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일부 서비스의 경우 구글 크롬이 아니면 아예 접속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매우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구글 크롬이 급속적으로 브라우저 점유율을 높인 것은 HTML5를 비롯한 특정 브라우저에 비의존적인 웹 표준의 보급이 커다란 한몫을 했기 때문입니다.
구글 크롬은 파이어폭스나 사파리에 비해 프라이버시(특히 트래킹)에 대하여 느슨한 편이고 구글은 북마크 연동 등을 미끼로 구글 계정에 접속하기를 권합니다. 여기 가면 구글 크롬으로 들어간 모든 사이트를 알 수 있습니다. 구글도 이 사이트를 바탕으로 여러분의 활동을 추적할 수 있을 겁니다. 광고를 위해서라던지.
저는 종종 말합니다. 구글 크롬은 2010년대의 IE가 되었습니다. 점유율 면에서나 앞에서 말씀드린 구글의 전횡면에서도 말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여타 플랫폼이 자신의 플랫폼 안에 컨텐트와 사용자를 가두는 현상을 두고 웹의 위기라고 합니다만, 이 또한 어찌보면 웹의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써는 크롬의 가시적인 대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