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하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신문기사의 ‘관계자’는 기사를 쓴 기자의 페르소나일 것이다. 라는 말이다. 얼마나 우리나라 언론이 인용에 대한 원칙이 없고 신용을 잃었는지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언론에서는 몇몇 인터넷 기반의 신진 언론이나 블로그를 제외하고는 기사의 근거가 되는 발언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내지는 그 출처, 입수 경로를 밝히지 않는 편이다. 앞서 말했듯이 해외 언론이 익명성을 필요로 하는 특정한 사안이 아닌 경우 “어디의 누구는 말한다” 로 시작해서 그의 발언을 인용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업계의 관계자, 전문가 같은 말로 퉁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한편, 더 큰 문제가 있는데, 다른 매체나 자료, 사이트 등에서 인용한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그것을 밝히지 않는 것이다. 해외 매체인 경우에는 뭐 대개 밝히는 편인데 이상하게 국내 매체에서 어떤 인사가 발언을 했다거나 취재를 한 것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오늘 한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어떠한 발언을 했다’ 라던가 ‘모 신문에 기고문에서…’ 형식으로 뭉뚱그려 버린다. 이런 일은 해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일이다. 해외에서는 자료화면 형식으로 아예 출연 영상을 틀기도 하거니와 그렇지 않은 경우 적어도 CNN에서 ABC이나 FOX에 출연해서 누가 그런 말을 했다라고 보도를 하거나 신문도 거리낌 없이 텔레비전이나 경쟁지면에서 발언한 내용이나 보도를 인용한다. 웹 시대에 와서는 필요한 경우 아웃링크도 한다. 언젠가 따로 얘기하겠지만,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영미 언론사의 기사내 링크는 이전 보도나 출처 링크, 보도와 관련된 키워드에 관한 해설 기사 링크인 반면 우리나라 신문의 경우에는 죄다 광고 링크다.
하여간, 이렇게 보도를 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은 기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자료의 출처를 찾는데 수고가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발언이라는게 정리하면서 한번 주관이 개입되어 정리되는데, 거기에 그게 인용보도되면서 인용하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가기 마련이라 왜곡이 더욱더 심해져 본의가 알기 어렵게 된다. 기사나 발언의 본의를 정확하게 알고자 한다면 도대체 이 내용의 원문을 어디서 볼수 있단 말인가? 라는 질문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언론의 출처와 인용은 빵점이다.
물론 인용과 출처에 지나치게 연연하면 곤란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프로페셔널로써 자각은 가져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