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디지털 전환을 보면서

요즈음 디지털 방송 전환에 대한 안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양이다. 한마디로 내 생각을 말하자면 왜 이렇게 늦어!이다. 나는 2009년부터 디지털 안내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 바가 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2011년 디지털 종료를 앞두고 2003년 지상파 디지털 방송 시작부터 타임테이블을 정하고 2006년 부터 홍보, 2009년 경에는 프로그램 시작할때와 끝날까 수시로 안내를 시작하고 아날로그라고 마크를 찍고 아날로그라고 나오면 텔레비전을 디지털로 바꾸라고 협박을 해댔고. 2010년에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HD화가 완료되어 급기야는 아날로그로 프로그램을 보면 프로그램 시작시에 16:9 레터박스로 바뀌며 디지털로 바꾸라고 협박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작년까지도 태평하게 애국가 나오기 직전까지 디지털 방송 안내하더니 이제서야 “늦어서는 안된다”고 호들갑을 떨어가면서 디지털로 바꾸라고 난리를 떨고 있다. 종료 반년을 좀 남겨두고 있다! 정말 빠른걸 좋아하는 성질 급한 민족이로고…

그나마 다행인건 SBS가 서둘러 작년부터 HD 제작을 완료 했다는 것이다. SBS는 신사옥 이전시부터 스토리지 방식의 주조종 장식을 도입하는 등 선진 방식을 도입하는 등 민방다운 면모를 보여왔다. 광고도 슬슬 HD로 바뀌는 모습이고 아날로그 케이블도 디지털 신호를 동시전송(simulcast)하기 시작했다. 슬슬 모든 것이 디지털로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늦었지만 착착 진행되기 시작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부디 별다른 지장이 없길 바란다. IC EMV 카드 전환 처럼 차일피일 늦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아이패드로 알라딘에서 책을 사다

전철에서 아마존에서 CD를 산 기억

재작년의 일이 아닌가 싶다. 서울에 가는 길이었는데, 서울로 올라가는 상행 전차의 한동안 열리지 않을 출입문 창가에 기대있을 무렵 아마존에서 온 메일의 푸시가 울렸다. “당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최신 앨범이 곧 나오는데 예약구매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 아티스트의 모든 CD를 수집하고 있었고 아마존은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메일로 알려주었던 것이다. 나는 휴대폰으로 링크를 클릭했다. 링크는 당연히 모바일 홈페이지로 연결되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지금 바로 구매”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내가 예전에 물건을 받던 주소와 평소에 등록해두었던 카드가 나오고 예상 견적이 나왔다. 확인 후 주문을 확정 버튼을 누르자. “주문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주문 완료를 알리는 메일이 푸시되어 날아왔다.

그리고 이틀간의 시간이 걸리고 손에 쥘 수 있었다. 나는 개탄스럽게 생각했다.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온라인서점서 사면 더 쌀텐데라고 느끼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고 서점에서 책이 없어서 허탕을 치는 것은 흔한일이다. 그럼 모바일로 책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당시에는 그저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밖에 없었다. 안타까웠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한국 책을 사는것 보다 해외 책이나 CD를 사는 것이 훨씬 쉽다는 모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책을 산 기억

다행히 오늘 아이패드로 알라딘에서 책을 샀다. 물론 아마존의 그것에는 비할수는 없지만 데스크톱처럼 이것저것 깔 필요가 없어 비교적 수월히 결제가 되었다. 다만 좀 더 편리하게 할 수는 없는 걸까 싶다. 원클릭 결제를 할수 없는 점, 결제 구조 자체는 완전히 PC와 같은데 다만 액티브 엑스만 없는 것이다. 특히 카드번호의 마지막 부분과 안심클릭 비밀번호와 CVC 코드를 입력할때의 불편한 가상 키보드라던가, 뭐 아이패드라서 그래도 좀 쾌적하게 할 수 있었는데 휴대폰에서는 좀 짜증나게 여겨지겠다 싶었다. 아무튼 이게 법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보니. 이만큼이나마 나아진 점에 만족하고 싶다.. 앞으로 더욱더 개선을 바란다.

한편으로 책 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상거래로도 모바일 커머스가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물론 NFC 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모바일 결제의 핵을 모바일 상거래가 하지 않을까? 라고 나는 생각한다.(이와 관련해서는 TechCrunch의 이 글 을 한 번 읽어 봐 주시라…) IBM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1년 Holiday season에 온라인에서 이뤄진 쇼핑의 11%여가 모바일에서 이뤄졌다. NFC 기반의 구글 월릿이 뜨드미지근한 1년을 맞이한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흔히 액티브 엑스, 특히 결제가 안되는게 태블릿의 가장 커다란 발목잡기라고 한다(혹자는 플래시라고 하기도 하지만). 만약 결제가 해결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서핑도 하고 쇼핑도 하며 즐겁게 생활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좀 더 태블릿 PC나 휴대폰이 PC를 대체 할 수 있을 것이다.

쇼핑몰, 결제 솔루션 업계, 정부 3자의 머리를 맞댄 보다 본격적인 해결을 기대한다..

최근 신동식 컬럼을 읽다보면…

월간 <뉴타입>을 읽다보면,  몇 안되는 고정 한국인 컬럼이 있다. 신동식 컬럼이다. 마, 사실 이제는 과연 이 컬럼을 애니메이션인(人) 컬럼이냐? 라고 묻고 싶기도 하지만(차라리 그 옆의 이명선 씨 컬럼은 그렇다 쳐도) 딱히 대신할 사람이 떠오르지도 않는건지, 아무튼 꽤 오래 장수하고 있는 컬럼이다.

이 컬럼은 최근 신동식 씨와, 투니버스의 동향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자료가 된다. 그런데 점점 최근 들어서 느끼는 것은 특히 CJ 편입 후 그가 ‘돈의 맛’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시청률의 맛’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온미디어 때도 투니버스는 시청률은 항상 잘 뽑아주던 채널이었고, 온미디어 채널은 항상 시청률은 잘 뽑아주던 채널들이 모여있던 채널들이었지만, CJ 채널들은 마치 채널들을 아이돌들 마냥 다듬고 가꾸는 것이다. 조금만 말을 바꿔서 얘기를 하자면, 온미디어 시절에는 채널이 조금씩 중첩되던 느낌이 있었지만 CJ 시절에 와서는 각자 하나하나 타겟 오디언스가 생겨 중첩없이 수입과 오리지널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이 이뤄졌다. 수퍼액션이 그렇고 XTM이 그렇고, 올리브가 그렇고… 등등등.

우리는 투니버스를 이 거대한 CJ E&M의 채널 전략의 하나로 봐야한다. 어린이를 타겟층으로 잡았으며, 이를 위주로 편성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막이래쇼를 보면 알 수 있고, 15세 이상을 볼 수 없는 편성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제 이것을 거스르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만약 CJ 계열 채널에서 고연령 애니메이션을 본격적으로 보길 원한다면, 아마 새로운 채널을 기대하는 편이 나을 테지만 그럴 가능성은 포기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신동식 컬럼에서 그는 요 근래 하는 말이 있다. 자두를 할때도, 둘리를 할때도,  “투니버스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경신했다” 막이래쇼에서도 “시청률을 경신했다” 글쎄, 뉴타입을 볼 정도의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듣길 바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무릇 글쟁이라면 자신이 어디에 글을 쓰는지 정도는 알고 글을 써야 하는 법이다. 아무리 (전)투니버스 출신의 업계 최고참이라고 떠받들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업계 최전선의 이야기를 적는 것은 반가운 이야기지만 이건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보는 전문지에 기고할 글이 아니라, 블로그에 적을 이야기다. 내가 몇달치 뉴타입을 못보다 몰아 봤는데 그 중에서 그나마 전문가 다운 발언을 한건 4월인가 5월인가에 도쿄 아니메 페어에 갔고, 그 감상이 요 근년 중 최고로 못미쳤기 때문에 나와 같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수출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더라) 라는 글이었다.

실례 아닐까? 본인은 동 컬럼에서 현장을 떠나서 아쉽다고 말한바가 있다. 그런데 말만 그러한듯 하다. 그냥 이제는 관리직인 듯 한 것이다. 그걸 느낀 순간 나는 신동식씨 (‘PD’라는 글자를 빼고 신동식 ‘씨’로 부르고 있다. 그분의 CJ E&M 내 직책을 알지도 못하거니와 외부인인 내가 그걸 불러줄 이유도 없다) 가 만약 조금이라도 애니메이션 현장직으로써의 성의가 남아 있었다면, 적어도 어떤 작품을 봤는데, 어떻더라, 어찌저찌해서 왜 쇠퇴하는 것 같더라라는 코멘트 정도를 남기는게 자신이 글을 쓰는 잡지의 독자에 대한 일말의 예의 같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판로 개척에 절반의 지면을 할애하는 것 대신. 둘도 이도 저도 아닌 글이었다. 지면 문제 때문에. 왜냐하면 이것은 애니메이션 전문지이고 투니버스와는 달리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보지 않으면 보지 않는다.

나는 대신 동 컬럼을 죽 읽으면서 시청률에 취하면서, 아동 애니메이션에 취하면서 현상 유지에 취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안타깝다. 뉴타입 편집부에 고언을 전하고 싶다. 3년째 정기구독하고 있는데, 이제 이 사람이 Op-Ed 면의 선두를 맡을 자격은 없다. 이 내용은 그냥 그 사람 블로그에 적으라고 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 그는 이제 애니메이션계의 인사가 아니라 한때 애니메이션을 잘 알던, 케이블 텔레비전 방송계 인사일 뿐이다. 뉴타입 편집부는 좀 더 실무에 능한 인사의 글을 물어오길 바란다. 그게 열배는 도움이 된다.

신동식씨는 트위터로 맞팔인데 그래서 그냥 눈흘림으로 보곤 한다. 그냥 아저씨다. 현 여당의 불의에 발끈하고 술 좋아하는 아저씨 직장인이다. 좀 비싼 동네 사는 (허허…).  어차피 나도 그쪽도 트위터로는 일 관계 얘기는 안한다. 일종의 매너다. 명백히 퍼스널 계정인 이상.. 공무에 얽히게 할 필요가 없지. (그런면에서 블로그에서처럼 프로필을 고칠 필요가 있다…)  이제 그도 변했고, 우리도 변했다. 미안하지만 이제 다른 주자에게 펜을 전해줄 때가 온 것 같다.

덧말. 이제는 한국에서 직접 녹음을 하는 연출가도 늘었고, 일본에서 제작에 참여하는 한국인도 늘었고, 한국에서 일본쪽 제작을 고정적이다시피 하는 한국인도 늘었다. 또, 한국 오리지널 스탭도 있고.. 이쪽을 파고 들어서 사정을 들어보면 단순히 “뭐가 나쁘네, 뭐가 침체됐네” 같은 소리를 백날 듣는 것보다 훨씬 유익할 것이다.

한류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나는 애니메이션 잡지인 월간 <뉴타입>을 정기 구독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정신이 없어서 뜯지 않고 읽지 않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까 지난 4월인가 표지에 GON이라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나와 있었다. 한국에서 제작되어서 일본에서 방영하고 해외에서도 방송 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일본 등 해외에서 먼저 녹음을 하여 방송하고 한국이 나중에 녹음을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썼던 대로 이런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다. 이번 것이 좀 더 계기가 되어 좀 더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진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완벽을 추구한다.

블로거라는 ‘직업’은 사실 자신의 이름를 파는 직업이다. ‘나의 지혜를 웹에 덜어서 자랑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파는’ 직업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생활을 추구하기 위해서 ‘푸른곰’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으나 언제 내 실명을 사용해서 프로로 돌아갈 지 모르는 노릇이다.

이름을 파는 직업에서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자신이 어떠한 평판을 얻느냐는 것이다. 나는 자체적인 분석툴을 쓰기도 하고 Google Analytics 툴을 쓰기도 하고 각 페이지의 소셜 툴을 통해서 얼마나 많이 공유되었는지를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어떤 페이지가 많이 검색되었는지와 어떤 페이지가 많이 공유되었는지는 그 페이지가 얼마나 인기있었는지 얼마나 유익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가 된다. 그런데 한 페이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투니버스판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더빙에 관한 트위터 코멘트였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프로필 사진과 이름은 삭제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단순히 더빙판을 까려는게 아니다.

보통 ‘더빙판’에 대한 비판이라고 하면 흔한 오타쿠의 난리로 여겨지기 일쑤라 나로써도 참, 깨름직하다.  (본문 중)

우선 첫째로 본문에서도 말했듯, 전반적인 품질은 우수했다. 다만 그 장면의 질이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에 그를 비판한 것이다.

물론, 나는 마지막회 연기를 보면서 잠시 눈시울이 시큼해졌다. 분명 성우들은 매우 훌륭한 연기를 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차가워졌다.

나는 완벽을 추구한다. 특히 프로의 작업이라면 더더욱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블로그 글 하나를 작성하면서도 조사를 거듭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영영 Draft 상태에 머물거나 Trash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 ‘까는 글’ 하나만 하더라도 수 차례의 초고작업과 수정과 작성을 통해 몇 시간의 집중을 거친 작업 끝에 작성된 글이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까는’ 글은 결코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이다.

나는 남의 부탁을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완벽을 기할 수 없다면 나는 그 일을 맡지 않는다. 물론 나와는 달리 녹음 현장의 프로페셔널은 타협을 해야할 때가 있다. 비용과 시간과 능력의 효율 밸런스를 조절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순히 완벽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마추어의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디테일에 대한 완벽주의, 그것이 무언가 다른 것을 낳을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이런걸 붙이는게 구차하게 느껴지지만, 내가 스티브 잡스와 애플, 그리고 한창 때의 소니를 좋아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그렇게 디테일하게 깠던’ 이유이다. 나는 그만큼 투니버스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투니버스 태그를 검색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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