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wers & Wilkins P5 Mobile Hifi Headphones – “Concert for one”

고성능의 스피커로 유명한 Bowers & Wilkins의 P5 헤드폰을 사용해보게 되었다. 맥북프로를 고치러 대화 컴퓨터에 갔다가 한 번 들어보고 괜찮다 싶어, 물건의 만듬새에 반해서 견물생심이라는 무서운 마수에 걸려들어서 애플스토어에서 50만 9천원이라는 값을 주고(무슨 이유인지 지금은 53만 9천원이다) 고심 끝에 질렀다. 299달러짜리가 50만원이라는 것이 좀 못미덥지만 EarSet $199이 36만원이니 뭐… 사실 음질은 대화컴퓨터에서 잘 확인하지 못했다. 후술하겠지만 대화컴퓨터에서는 잘 착용하지 못했거니와 내 기계에 꽂아서 들어볼 수 없고 자기네 기계에 물려서 듣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상당히 차음은 잘되는구나라는건 느꼈다. 포장을 열면 이렇게 생겼다. 이걸 열면, 저 리본을 당기면 퀼트로 된 케이스가 나오는데 퀼트 파우치는 금속으로 Bowers & Wilkins라고 씌여 있고 마그네틱으로 닫힌다. 그럭저럭 고급스럽다. 스크래치 등에 보호는 해주겠지만 얇아서 큰 충격으로 보호는 기대할 수 없을 듯하다. 부속 악세사리와 설명서가 나온다. 포장부터가 꽤나 신경쓴 고급스러운 느낌임을 알 수 있다. 설명서는 사방으로 접착제로 접착된 플라스틱 비닐로 된 아주 고급스런 느낌으로 설명서는 마치 브로슈어를 보는 느낌이다. 사진을 찍지 못해 유감이다. 액세서리는 3.5mm 일반 선 하나와 스테레오 오디오에 쓰기 위한 변환잭 하나다. 본품은 이렇게 생겼다. 메탈과 스틸로만 되어 있으며 이어패드와 머리에 닿는 헤어밴드 부분은 뉴질랜드산 송아지 가죽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몸에 닿는 부분에 플라스틱은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메탈부분의 늘어나는 구동부가 매우 부드럽게 움직인다. 이어패드는 탈착이 가능한데 마그네틱으로 탈착이 가능하게 되어 있고 왼쪽의 경우에는 케이블을 탈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Made for iPod/iPhone/iPad케이블이 기본 장착되어 있다. 동고된 일반 3.5mm 케이블로 갈아 끼우기 위해서 왼쪽의 패드를 떼어내서 버튼을 눌러 케이블을 빼내고 갈아 끼우면 된다. 케이블은 헤드폰에 끼우는 쪽이 2.5mm라 따로 구할 필요가 있다.이어패드는 쉽게 떼어내고 다시 끼울 수 있다. 자력으로 붙고 뗄수 있는것인데 자력으로 인한 인체의 영향은 없다고 한다.

On the ear형으로 Over the Ear 형인 QC15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조금 쓰다보면 편하다. 다만 아까전에도 말했다시피 귀와 이어패드의 위치를 잘 맞추지 못하면(처음에 그러기 쉽다) 고음이 완전히 실종되어 버리고 만다. 소음 차단은 덮어 씌우면 Closed Back 구조상 조용해지는 수준이라 매장에서도 집에서도 만족이다, 덮어 쓰기만해도 먹먹하지만 그냥 음악을 틀으면 어지간한 소음은 거의 신경쓰이지 않는 수준이다. 꽤 괜찮지만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인 QC15 수준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다. 음악을 틀면 뭐 그게 그거지만. 실내에서 냉장고나 냉방기 텔레비전 소음, 말소리, 컴퓨터 소리, 카페소음 등을 기준으로 한건데 전차를 타지 않아서 아직.. 전차에서는 차후 비교를 해봐야겠다. 업데이트하겠다. 아무튼 말을 걸거나 인기척은 거의 느낄 수 없다. 거리에서 사용은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

음질로 들어가서, 이 녀석은 올바른 착용이 중요하다. 착용을 바르게 하지 않는다면 우선 고음이 죽는다. 헤드밴드를 잘 움직여 귀의 정 위치에 맞춰야 한다. 처음엔 이 녀석 고음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여겼다. 이키모노가카리의 요시오카 키요에의 보컬의 뻗는듯한 부분이 아주 죽었었다. 그리고 클래식 특히 바이올린쪽에서 심각했다. 물론 중음과 저음은 적당하게 단단했지만 말이다. 듣기 피로하지 않는다는건 극단적으로 고음을 죽이고 중음과 저음에 치중한거 아냐? 이게 메이커에서 주장하는 피곤하지 않은 내추럴한 음향인가? 싶었는데. 착용을 잘 해보니까 안개가 걷힌듯한 탁 트인 정말 자연스런 느낌이었다. 전 영역에 들어 꽉차있고 풍성한 느낌이고 듣기 좋다. 분석적인지는 확신이 안서지만서도 억지스럽게 과한 부분이 없다. 내추럴한 음을 오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라는 의미를 깨닿게 된다. 다만, 저음이 약간 강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허나 저음이 강조되어 있으나 고음이 확실히 자신의 주장을 펴고 있다. 대화컴퓨터에서 옆에 있었던 닥터드레 스튜디오 였던가를 들었을때의 악몽이 떠오른다. 이 녀석은 확실히 그런 녀석이 아니다. 허나 주장대로 ‘Hi-Fi’인지는 알 수 없다. 애당초 저음이 어느정도 올라간 시점에서 Pure-Hifi라고 할 수는 없다. 하이파이를 추구한다하여, (값이 값이다 보니 비슷한 값의) HD600이상나 AKG K701같은 좋은 헤드폰을 써보고 싶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기껏해야 맥북프로를 주로 쓰는 나로써는 앰프나 적어도 포터블 앰프를 물려야 하는 (애당초 앰프값도 더 들것이다, 뭐 헤드폰에 그정도 돈을 들일거면 앰프가 대수겠냐만서도) 그런 녀석들을 쓸 형편이 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거치적 걸린다). 즉, 내가 하고자 하는말, 이 녀석의 성향을 알게 될 것이다. 즉 궁극적으로, Stationary Hi-Fi는 아니다. 하지만 포터블 기기에 물리고 이동하면서 듣다보면, 제조사가 주장하는, Mobile Hi-Fi, Concert for one이 뭔지 실감날것 같기도 하다. 이동시에 듣기 좋은 저음이 강조된, 그러나 고음이 확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발신하는. 차음이 좋고 밀폐감과 좁은 사운드 스테이지, 보컬과 악기의 정위감이 느껴지는. 아무튼 그야말로 어디서나 easy listening으로, 듣기 좋은 음이다. 어떨때는 볼륨을 올리고 눈을 감고 음악에 빠지고, 어떨때는 리듬에 빠지며 몸을 까딱거릴때가 있다. 앰프를 쓰거나 하기 어렵거나, 시끄럽거나, 이동하는, 모바일 환경이라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어디서든 나만을 위해 콘서트를 즐기는 듯 하리라. 그야말로 ‘모바일 하이 파이’이다.

해서 당신은 high bit-rate 음원을 더 더 원하게 될 것이다. 설명서나 사이트에서도 그걸 적극 권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Society of Sound라는 무손실 음원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클래식 음원을 위주로 무손실 음원을 한달에 두 앨범씩 선보이는 회원제 음악사이트이다. 제품을 등록하면 3달(6장 분 이상)을 무료로 사용해볼 수 있다. 제품의 마감의 경우에는 전술한대로 훌륭한 편이었는데 단한가지 흠을 잡자면 약간 말랑말랑했던 스트레이트 플러그의 꼬다리부분이 약간 휘었었다(물론 다시 살짝 다시 구부리자 바로 돌아왔지만). 그리고 A/S의 경우에는 중고 매물의 경우에는 지원되지 않는다고 한다. 영수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본래 구입자에 한해서만 2년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아무튼 사서 잘했다. 싶은 헤드폰 중 하나이다. 물론 QC15도 잘했지만 이 녀석도 잘했다 싶은 녀석이다. 하나 더 있는데 그건 추후 소개하도록 하자.

이 제품의 리뷰는 2012년 11월에 수정되었다.

Kindle Fire는 대중적인 태블릿 수요를 충족시킨다?

예의 아마존 태블릿, 킨들 파이어(Kindle Fire)는 예상대로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나왔다. 아니, 예상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나왔다. 솔직히 nook color가 250달러대인것을 감안할때 200불 아래로 끊다니 쇼크였다. 아마 이 정도라면 ‘ebook리더에서 조금만 더’ 하면 살 수 있고, ‘태블릿으로는 이정도 밖에 안하다니! 가볍게~’라는 기분으로 살 수 있을 수준이다. 솔직히 말해서 킨들이 130불대에서 아이패드의 세컨드 디바이스로 구매하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니 어쩌면 중산층 이상 가구에서는 또 모를 노릇이지. 실제로 WSJ의 간이 설문조사에서는 62.8%가 살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아직 미국에서만 판매가 될 예정임을 감안하더라면 대단한 수치다.

WSJ의 기사를 하나 소개 하고자 한다 여기에서

“Consumers want email, Web access, games, video and music, and that’s exactly what Amazon is delivering for a very reasonable price,” said Sarah Rotman Epps, an analyst with Forrester Research. “The Kindle Fire is all the tablet that most consumers will need.”

라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응,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여기 응축되어 있다. FT에 따르면 베조스 회장은 한편으로 USB 코드를 잘라내는 그래픽을 보여내면서 이런 말을 했다.

 “Syncing should be done invisibly, in the background, wirelessly – and it should actually work,”

그는 미디어를 유선이 아니라 클라우드를 통해 무선으로 배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WSJ의 기사로 돌아가서 베조스의 말을 인용하자면,

Well, you can call it a tablet if you want. I call it a service,” he said. A piece of that service is this hardware, and “the service is that deep integration with that content and that media,”

여기서 사실 아마존의 태블릿 전략은 잘 드러나 있다고 보면 된다. 아마도 대중적인 태블릿 수요, 그냥 저렴하게 미디어를 소구하는 수요는 상당수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와는 경쟁하는 것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패드와 경쟁하는 것은 아닐 것일수도 있다.

돌려 말하면 아이패드가 갈 길은 이걸 어떻게 더 유용하느냐 혹은 피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킨들 파이어는 보급화를 위해서 저성능화, 경량화 되어 있다. 이를 고성능에 매력적인 조건의 아이패드(역시 매해 좀 더 고성능을 좀더 얇은 폼팩터, 경쟁적인 가격으로 찍어내는데는 애플도 선수니까)로 이기는 것이다. 가령 고품질의 비디오라던가, 고품질의 게임, 고속의 웹브라우징, 대용량의 다양하고 풍부하고 리치(rich)한 앱 경험. 가만 생각해보면 지금도 고품질의 게임이나 앱의 경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당장 아이패드 광고를 살펴보라. 매회 바뀌어가면서 보여주는 광고는 ‘우리의 아이패드만이 이런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인상을 각인시키고 있다. 말하자면, ‘프리미엄’이다.

간단한 메일, 책 읽기, 영화나 음악이라면 킨들 파이어로 나뉠 것이고 그 이상이 된다면 아이패드로 갈릴 것이다. 특히 7인치와 10인치 화면은 활용성이 다르다. 잡지도 쉽게 볼 수 있고, 웹페이지등도 편리하다. 이미 태블릿이라는게 휴대용이 아니라 편히 안락하게 쉬면서 즐기는 거라는게 만천하에 드러난 미국인들 사이인지라. 미국 기술 커뮤니티에서는 7인치보다 큰 킨들 태블릿을 기다리는 댓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패드가 여전히 한손에 들기에 가볍지만은 않지만, “만약 한손에 들기 가벼운 10인치 태블릿이 있다면 아마 휴대시에는 좀 애매하겠지만 많이들 거부하기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하여, 두 기종의 승부는 연말연시 시즌에 갈릴 것이다. 보통 봄 정도에 리뉴얼을 하는 아이패드인데, 과연 아이패드의 iPad 2 Wi-Fi (특히) 하위 트림(16GB)의 가격을 조절 할 것인가, 특히 가능하다면 Holiday 시즌을 앞두고 할 것인가, 한다면 얼마나 조절하느냐에 달려있지 않나에 있는거 아닌가 싶다. 뭐 소문에 따르면 다음 기종이 있는거 아니냐는 말도 있긴 하다만. 그럼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느끼는 것은 컨텐츠이다. 우리에게는 완전히 남의 문제이다. 영화도, 음악도, 책도 완전히 남의 얘기다. 태블릿으로 어떤 재미도 제대로 느낄 수 없다니. 이거 참 개탄스러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웹서핑이나 앱이나 쓰면서 트위터로 쓰면서 게임이나 하면서 즐길 수 밖에 없다니 아깝기 그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킨들 파이어가 아직은 미국외에는 판매 안되지만 되더라도 사실 우리에게는 남의 얘기가 될 듯하다. (아마 저작권 문제로 인해 다른나라에는 꽤나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긴 하다) 다른 나라의 반밖에 못쓴다는 생각이 든다. 킨들 앱이나 Instapaper(엄밀히 말해 이건 국적과 상관없지만) 같은 읽기 앱, 잡지 앱을 쓰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선 언제나 이런 재미를 본격적으로 느낄 날이 오려나… 하고 말이다. 미디어 업계의 분투를 빈다.

MS-삼성 로열티 협상 보도에 대하여

MS 삼성 로열티 협상 보도, 특히 YTN의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흡사, 나당연합군을 결성해서 고구려(애플)이라도 치러 나가겠다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개중에서 가관의 점을 찍은건 이 기사(YTN)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삼성이 필요했습니다. ‘윈도폰7’이라는 스마트폰 OS를 야심적으로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노키아와의 연합도 약발이 먹히지 않습니다. 애플의 독주를 막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중략) 확실한 건 이 과정에서 애플이 점차 고립될 것이라는 점입니다.애플은 조만간 ‘아이폰5’를 내놓으면서 반격에 나섭니다. 아이폰의 독주가 조금더 계속되겠지만, 스티브 잡스가 퇴진한 애플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솔직히 기자가 애플에 풋 옵션이라도 걸어놓고 썼나? 라는 생각이 들지경이다. 가령, Microsoft-Samsung Deal Strikes a Blow at Google(WSJ) 제목 부터가 애플과는 심상치 않은데

The Samsung-Microsoft arrangement has no apparent impact on Samsung’s litigation with Apple, a conflict that has generated attention in part because Samsung’s Android-based smartphone sales have risen quickly this year to match Apple’s iPhone sales volume.

Apple accused Samsung in a U.S. court of design and copyright infringements not covered in its existing cross-licenses with Microsoft or other companies. Samsung countersued in several other countries with accusations of technology-related patent infringements.

라고 한다. 이게 애플과의 언급의 전부다. 상관 없어! 깨몽! 뭐 더 찾아보자면…  FT의 기사가 하나 더 있는데 이건 아예 애플 얘기는 없고. 안드로이드 얘기와 윈도우 폰 얘기 한 단락있다. -_-;

이쯤되면 스티브 잡스의 공백 운운하며 애플의 경쟁 얘기하는 우리나라를 보노라면… 그냥 애플만 갖다 끼워넣으면 기사가 되고 팔리니 써재끼는거라고 밖에 생각 안된다.

블랙베리의 허와 실

어제 블랙베리에 대해서 한마디로 ‘까는 글’을 썼다. 하지만 나는 블랙베리에서 나름 매력을 느꼈다. 그러니까 두개 합쳐 150만원 가까이나 들여서(값 떨어지기 전에 샀으니까) 할부를 걸고 블랙베리를 질렀던것 아닐까. 조만간 이 기계의 할부금은 정리할 예정이다. 물론 내 성격상 기기를 매각하는 성격은 아니라 쓰거나 모셔두긴 할 것 같다. 언급하기 싫고 별로 쓰지도 않아서 변변히 언급할 만한 포스트가 없었던 옴니아1 조차도 고이 모셔두고 있기 때문에..

여담이 길었다. 블랙베리의 매력점은 키보드다. 나는 이 디바이스에서 ‘기계’라는 느낌을 들었다. 단축키를 까딱이면서 터치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기계를 조작하는 느낌을 받았다. 지극히 매니악한 느낌이었다. 흐음 트랙패드도 나름 괜찮은 느낌이었다. 잠시 받았던 9000의 트랙볼도 재미있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광학 트랙패드가 나에겐 맞았다고 생각한다. 옴니아에도 같은 메이커(이걸 만드는 회사는 한국의 모 중소기업이라고 한다)가 만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같은걸 가지고 차이가 나는지 감탄이 나올정도로 차이가 난다.위 말하는 ‘발적화’라는게 이런건가 싶을정도로 옴니아의 그것과 블랙베리의 광학 트랙패드는 정말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날 정도로 블랙베리의 그것은 손가락의 연장같이 탁월하다. 터치스크린이 있는 토치에서도 나는 터치스크린으로 상당수를 해결했다. 아니 사실 키보드로도 많은 일을 했다. 가령 웹브라우저나 리스트 화면에서 위로 올라거나 아래로 내릴때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아래로 내려가고 쉬프트 스페이스를 누르면 위로 올라간다. 손가락을 눌러서 광학 트랙패드를 조작하는 수고, 심지어는 손가락으로 쓱쓱 올릴필요도 없이 까딱까딱까딱으로 된다. 이런 주소창을 열때는 L을 하고 R을 누르면 리프레시가 되거나 답장이 되고 여러사람에게 답장할때는 L, 포워드하거나 RT할때는 F를 누르면 된다. 이런 식의 편리함이 강점이다.

자. 칭찬은 여기까지.

RIM은, 블랙베리의 포지션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애플의 iPhone이 등장한 이후로, 스마트폰의 사용자층은 급격하게 넓어졌다. IT 프로페셔널, 전문가, 사무직, 전문직 종사자에서 훨씬 넓은 계층에 사용되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RIM은 아직도 블랙베리 기기가 사무용 기기라고 생각하는듯하다. 사무용 기기는 소모량나 처리 능력(출력량이라던지)에 따라 life-span이 정해져 있고, 모델 하나가 있어서 출시 당시 설계된, 상정된 기능이 잘만 작동되면 OK다. 의료기기라던가, 복사기라던가. 그런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의료기기나 복사기의 펌웨어 메이저 업그레이드를 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그런 경우에는 거의 리콜감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컨슈머 기기는 다르다. 사무기기의 life-span은 주관적인 감정과 크게 상관없이 일정 주기의 사이클이지만, 컨슈머기기의 교체시기는 사무기기는 달리 매우 주관적이어서 ‘언제 더 이상 자신이 기대하는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지’란 말이다. 그러므로 사용자의 마음이란 인지상정이라 수시로 업그레이드도 필요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맞춰주는 것이 필요한 법이다.

문제는 RIM이 아직도 사무기기의 그 수준과 컨슈머 기기의 중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물론  안드로이드 제품 벤더 수준을 따라가는 것도 못하거니와 더욱더 커다란 것은 컨슈머에 직접 대화하기 보다는 통신사(Carrier)를 끼고 대화하는 형태로 캐리어에 납입하는 그런 형태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어제 쓴 글에 BGR에 RIM 간부가 쓴 글에서도 토로 한 바가 있다. 고쳐야 할 문제다. 어떤 통신사에 몇달전에 공개가 되어도 SK텔레콤에서 사용가능하려면 반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있다(물론 비정규로 구할 수 있지만 배터리 급방전, 수신 불안 등을 드물게 감수해야한다, 지원도 포기다).

한편 이 문제를 페이스북의 지인과 얘기를 했는데 향후 블랙베리는 QNX로 가게 될 것인데 이는 기존 BES/BIS와 호환이 안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그럼 블랙베리와 블랙베리 서버를 채택한 기존 기업들은 어떻게 될까? 물론 이것은 블랙베리 걱정이다라는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블랙베리 플레이북에서 메일을 PIN을 못가져서(정확히 말하면 BES가 한 사용자당 PIN을 한개 이상 핸들 못해서)라는 것이 정설이다. 만약 이 전환이 이뤄진다면 아마 기업에서는 상당수가 BES를 버릴지도 모르겠다. Exchange를 쓴다면 그냥 헤까닥 ActiveSync로 돌아설지도.

이래저래 깝깝하다.

여담으로 블랙베리의 장점을 푸시라고 했는데 사실 그마저도 모르겠다. 솔직히 규모가 있는 푸시서버가 갖춰진다면(ActiveSync 서버, 트위터 푸시 서버), 아이폰에서 그 속도는 블랙베리와 견주어도 1~2초, 늦어도 수 초 정도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무료의 범용 Gmail이 이럴진데 전용 서버라면 더욱 더 신뢰도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푸시는 이미 블랙베리와 차이는 체감하기 곤란하다.

킨들 파이어가 발표되었다.

킨들 파이어가 발표되었다. 아마존 태블릿이다. 나는 아마존 태블릿의 파급을 예상한적이 몇차례 있다(Total Fulfillment Company가 되자(2011년 5월), 아마존의 태블릿이 기대되는 이유(2011년 9월)이 있다. 그런데 9월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예측한바가 있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적절한 스펙과 가격의 태블릿이 나온다면 아마존 기반의 책, 잡지, 신문, 음악 (추후에 영화?)과 앱을 사용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애플의 경쟁상대가 생길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은 왜일까? 부디 앞서서 쓴 아마존의 태블릿이 기대되는 이유와 그 글에 언급한 링크를 읽어주시기 바란다. 반즈엔 노블의 누크는 철저하게 저성능을 추구함으로써 ‘책’과 ‘잡지’라는 핵심 컨텐츠에 집중함으로써 철저하게 저성능의 커스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염가로 만들어 공급하는데 성공했다라는 것이다. 아마존도 마찬가지이다. 아마존의 책과 잡지, 신문에 더해서 비디오와 음악 정도를 더해서 약간의 앱과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만들어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미 상당한 수의 앱을 통해서 단순히 컨텐츠 소비기기 이상의 능력이 있음을 증명해보이고 있는 아이패드와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즉, 다시 말하면, 어쩌면 Mashable의 이런 뜨드미지근한 First Impression은 첨단기를 기대한(혹은 iPad와 대항할 만한 뭔가를 기대한) Geek나 IT 관계자의 관심 혹은 수요(appetite)를 만족시킬 만한 뭔가가 부족한 것이다. 그 이유는?

거듭 말하지만 아마존 태블릿은 저렴한 컨슈머 지향의 콘텐츠 소비용 태블릿 기기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지구에서 가장 커다란 소매업자 중 하나이고 컨텐츠 중간상인(middleman)이라는 것… 따라서 굳이 뛰어난 기종으로 압도적인 성능을 뽐낼 필요는 없이 그냥 자사에 컨텐츠를 잘 굴릴 수 있으면 OK라는 것, 애플과 같이 하드웨어와 함께 비즈니스를 굴려야 하는 입장과는 얘기가 다르다. 라는 것이다. 왜 킨들의 매상을 밝히지 않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볼것.

지난번에 닌텐도는 아마존에서 배우라고 했는데. 아마존은 어찌보면 닌텐도에서 배우고 있다. 일부러 최고가 아니라 적당한 수준의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아마 킨들의 생산 가격은 점점 내려갈 것이고 더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수익은 더 가져가겠지. 그야말로 이상적인 플랫폼 비즈니스이다.  돌고 도는 재미있는 세상이다.

추가: 아마존은 이미 상당한 양의 킨들을 팔아치웠다(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으니 알길은 없지만), 킨들은 수차례 가격인하를 했지만 킨들 파이어와 엇비슷한 가격에서 시작해서 점차 가격인하를 시작했으니 뭐 크게 킨들 파이어가 비싼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결론적으로, 킨들의 잠재적인 고객, 책을 읽던 고객을 영화나 음악으로 흡수 할 수도 있고, 태블릿에 관심이 있지만 비싸서 망설이던 고객을 흡수할 수도 있는 두가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킨들의 신제품으로써 전자책 고객을 불러들이는 것도 생각할 수도 있다. 잡지나 신문을 보기 편리할 것이다. (물론 킨들의 염가판 들은 말할 나위도 없고)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