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August 2009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다.

근년 접해본 소설중에서 가장 몰입감 있게 읽은 책인지도 모르겠다. 650페이지가 넘는데 읽는데 채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두명의 인물과 그 주변인물의 이야기가 교차로 한 장(章)씩 풀어지는데 전혀 무관계인 듯한 두 인물과 그 둘이 겪게 되는 사건의 씨실과 날실이 엮이듯이 천천히 거대한 베일을 벗기는 가운데서 책의 1권이 끝나버린다. 9월 8일에 2권이 출시될 예정인데 그 기간을 기다리기가 힘들정도이다.

책의 주인공은 수학과를 졸업하고 학원강사를 하면서 글을 팔며 소설가를 꿈꾸는 덴고와 스포츠클럽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청부살인을 하는 아오마메라는 두 사람과 그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2권이 나오지 않은 현재,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것은 아니지만, 자칭 완벽한 자기 만족의 사이클을 가지고 있던 덴고가 만나는 난독증을 가진 신비한 소녀의 소설과 그 안의 비밀로 인해 생기는 파장, 그리고 아오마메가 겪게 되는 이상한 세상의 변화와 수수께끼의 단체에 대한 비밀 등등 앞으로 암시하는 이야기의 파고는 이미 거대하다. 작가가 ‘사전에 세론에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퍼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론을 피했듯이 이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는게 가장 낫다.
솔직한 감상은 정신없이 읽었다는 것과 과연 650페이지라는 적잖은 분량을 할애해서(어지간한 장편소설 한두권 분량의) 만든 이 거대한 ‘떡밥’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라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1권이었다.  과연 1권에서 희미하게 밝혀진 그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슬슬 드러내기 시작한 미스테리의 단체와 ‘리틀 피플’의 진짜 정체와 거기에 말려든 주인공들의 진로는?
다음주가 기대된다.

컴팩트, DSLR… 해외여행갈때 카메라 어떤걸 가져갈까?

5월에 도쿄여행을 할때 준비물을 준비하면서 잠시 고민을 했었다. 카메라를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고민을 했었다. 결국은 DSLR을 가져갔다. “역시 여행지에서 찍을 사진이 멋져야 한다” 라는 것이 1.2kg(렌즈 포함)의 EOS-50D를 들고가게 한 이유였다. 글쎄 얼마나 멋진 사진을 찍었는지는 솔직히 내 자신으로는 답하기 힘들다. 하지만 너무나도 확실한건 이 녀석을 들고 다니느라 얼마나 어깨죽지가 아팠는지 모른다는 것과 커다란 덩치를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점이었다.


일단 처음날에는 목에 카메라를 매고 돌아다녔더니 이튿날 부터 몸이 죽어났다. 물론 다른 관절도 아팠지만 목 죽지가 결려서 전자사전을 써서까지 약국에서 파스를 사다 붙이고서야 겨우 일정을 속행할 수 있었다. 집에서 떠나서 아픈게 얼마나 서러운지 그 당시에는 앞으로 사흘이나 더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까지 했었다. 아팠다. 그래서 그 다음 날부터는 어께에 스트랩을 매기로 했다. 백을 매듯이. 그랬더니.
 
문제는 귀찮다는 것이다. 스트랩이라는것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 목에 건 상태와는 달리 어께에 맨 상태에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결국 스트랩을 벗어서 접안을 하는데 그게 귀찮더라는 것이다. 손에 들고 있던것이라도 있거나 사람이 붐비면 더더욱이 힘들었다. 매고 다니는데도 걸치적거리고 부딪히는게 신경쓰이는데 이걸 벗어서 찍고 다시 걸고 하자면 필연적으로 잠시 서던가 걸음을 늦춰야한다. 한마디로 거치적 거리니 그냥 넘긴것들이 많았다. 물론 찍고 싶은 것은 찍었다. 수백장을 찍었고 웹에 업로드 한것만 200장이 넘으니까. 하지만 열정적으로 찍어댔던 첫날에 비해서 다른날의 볼륨이 팍팍 줄어있었다.
그러고보니 관광지 등지에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동양인이던 서양인이던 봤지만 생각보다 DSLR을 쓰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첫날 오다이바의 관람차에서, 그리고 둘쨋날에 도쿄도청에서 느낀 것이지만, 이 거대한 빌딩숲에 경탄하였다. 나는 이 도시를 전부 훑는건 깨끗하게 단념하고 겉핥기나 잘하면 본전이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면 신주쿠에만 30층이 넘는 건물이 50동이 넘는다.
   
위에 사진에 있는 50층 규모의 신주쿠 도쿄모드학원 코쿤타워 하나에 3개 전문대학이 입주해서, 알고있기로는 1만 5천명이 재학하고 있다. 이런 건물이 수십채가 있고 이런 부도심이 한두개가 아니다. 30층 이하의 건물은 도드라지지도 않을정도니 그 건물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있다면 도대체 이 도시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것인가. 숙소가 있었던 시부야역전의 유명한 횡단보도의 인파나 주말의 아키하바라의 인파, 히가시 신주쿠의 인파… 도쿄는 확실히 복작복작 거리는 도시였다. 처음의 해외여행이다보니 당연히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에도 눈을 똥그랗게 뜨고 다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서 여행에 돌아와서 나는 워크맨의 나라 일본은 지금 다시한번 GHQ 점령중? 이라던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 거대한 도시의 어지간한 관광스폿을 다 훑었지만 DSLR을 들고 있었던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던것 같다. 서울에서 코엑스나 명동을 돌아다녔대도 이렇게 눈에 안띄일리가 없다. 그나마 봤던 도쿄도청의 관광객 무리에 있던 동양인은 한국인임이 ‘감’으로 볼때 확실했다.  
그 예외적인 경험을 제외하면 과장 좀 보태서 나빼고 전부 컴팩트 카메라나 휴대폰 카메라를 썼었다. ‘그’ 오타쿠의 성지라던 아키하바라도 워낙 용건만 보고 대충 훑어본 것도 있지만 나처럼 한복판에서 DSLR을 들이댔던 사람은 보지 못했다. 아니 일정 전체를 볼때 사진을 찍는 사람중에서 DSLR을 매고 다니던 사람이 없다고 장담하긴 그렇지만 확실히 적었다. 롯본기 힐즈 윗층의 전망대에서는 도쿄타워가 보이는 창쪽에서 사진기를 주고 부탁하면 사진을 찍어주는데 (그리고 자기네가 같이 찍은 사진을 판다), 도쿄 타워를 찍을겸 옆에 있으면서 보아하니 전부다 휴대폰이나 컴팩트 카메라지 DSLR 카메라를 맡기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결론적으로 DSLR은 확실히 사진을 잘 찍어줬다. 특히 오다이바나 롯본기에서 핸드헬드로 조명으로 밝혀진 레인보우 브릿지나 도쿄 타워를 찍을 때는 ISO가 1600 까지 올라가도 사진을 건질만했기 때문이다. 맑고 화창한 대낮에는 솔직히 컴팩트를 든들 큰 차이가 없지만 이런 상황에서 DSLR은 빛을 발하는 것이 사실이다.  어찌됐던간에 여행에 돌아와서 사진으로 남긴건 적지 않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더 찍을 수도 있었다. 이상의 이유로 나는 다음에 여행을 갈때는 무거운 DSLR을 가져갈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을 할것 같다. 지금도 그때 결렸던 어깨나 걸치적 걸리던 경험은 정말 잊혀지질 않는다. 태어나서 그렇게 결려본적이 없으니까. 물론 하도 걸어서 생긴 관절통도 잊을래야 잊을 수 없지만.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메라가 산지 석달도 안된 신품이었던 관계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 세관에서 신고를 하고 나갔었다. 렌즈번호와 시리얼번호를 적고 신고서 부본을 받고 나갔다. 물론 잡동사니만 사와서 세관은 별로 무리없이 넘어갔기 때문에 괜히 등록했나 싶지만. 나름대로 고가의 DSLR이라면 세관 신고를 해야한다는 점도 잊어선 안되겠다.
이상 여러가지 단상을 적어봤다. 여행을 생각하는 여러분도 참고가 되길 바란다. DSLR을 살때 렌즈 2~3개까지 포함해서 사서는 가방에 들고 다니는 경우를 봤는데 솔직히 해외여행할때 카메라 가방을 들고가는것 자체가 한적한 휴양지에서 유유자적하는게 아니라면 얼마나 황당한 일인지 가본사람은 알것이다. 내가 보기에 어딘가 잡지에 실려야 한다거나 웹에 거대하게 바탕화면 처럼 쫙 깔리도록 찍을 작정이 아니고서야 대개는 조그만한 컴팩트 카메라 하나면 충분할 것같다.

치과에 가서 진짜로 공포스러운 것은…

황당한 일을 할때가 있다. 요컨데 이런것이다. 이가 이상한것 같아서 치과를 가서 보여줬더니 이곳저곳 반사경으로 들여다 보니 썩었다면서 견적이 한 50만원이 나왔다. 치아를 삭제하고 레진을 씌우고 그 위에 크라운을 씌워야 하는데 뭐 이러니 저러니 하니. 한 3주 치료한 모양인데, 양치를 하다가 앞 송곳니에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백열등 아래 화장실 거울로 보는거지만 썩은것같았다. 문제는 치과 의사가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내 이가 상당히 괴상하게 난건 사실인데… 그제서야 앞니부분을 살펴보니 여기는 삭고 저기는 썩고 해서 총 다섯군데 삭고 한군데 썩어서 견적이 또 60만원 가까이 나왔다. 110이나 쓰란말이냐!

처음에는 치과에서 두렵고 싫은것은 드릴이었는데 이제는 돈이 깨지는 것이 싫다. 미국에서는 직장에서 치과 보험 혜택을 받으면 나름대로 성공한 셈이라는데 이거야 원. 양치질 잘해야겠다. 그나저나 왜 처음에는 구석구석 잘 안보는 것일까? 내가 비싼돈 주고 의자에 누워서 밝은 조명 밑에서 입을 벌리고 반사경을 집어넣어 보도록 하는건 점검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이것도 만약 내가 시리고 아플때까지 발견 못했다면 이 이빨도 크라운을 해넣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돈은 더 들고 내 치아는 잃어버릴것이다. 크라운을 씌워보니 원래 자리에 있었던 내 이가 너무 그립다. 혀로 느끼는 감촉이며 느낌이며. 생전 처음 해넣는 크라운이라 이물감이 느껴지며 씹을때 저작감이 아직 어색하다.
아무튼… 월요일까지 생각해보겠노라고 했지만 일단 썩은것은 치료해야 할 것이다. 삭은것도… 차차 치료를 하긴 해야겠지, 계속 삭으면 시리고, 더 삭으면 떼울때 괴롭고(시리고)… 돈도 더 들고… 이가 건강한건 오복중 하나라고 옛말 틀린거 하나 없다 싶다.  아무튼 걱정인건 이 치과의사를 믿어도 되는건가 싶다. 차라리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싹 한번 검사를 부탁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