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맘때 공개되어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블루레이로 출시되어, 어제 페덱스로 수령해습니다. 서플먼트 내용은 통상판 DVD와 동일하고 차이점이라면 일본어 자막이 포함되었습니다.
우선 MPEG4 AVC이고 평균 비트레이트는 35Mbps 가량으로 무척 높은 편(실제 장면에따라 37Mbps를 넘는경우도 있었음)입니다.
DVD 시절에도 해상도에는 크게 미련이 없는 작화였지만, 역시 HD화 되니 나아보이는 듯(하지만 굳이 DVD를 소장하고 있다면 살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하네요.
글쎄 일단 디스플레이도 작고 1080i 디스플레이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나중에 큰 디스플레이가 있으면 그때 재평가할 필요가 있을 듯.
MP3 문제 – 오픈된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가 필요하다
DRM의 폐단
나는 게으르다. 음악을 구해서 다운로드 받는 일이 큰일이다. 그래서 나는 MP3P에 음악이 질릴때즘 되면 한꺼번에 CD를 사서 리핑하거나 다운받아서 집어 넣곤 한다. 솔직히 말해서 ‘온라인’ 구매도 생각해본것은 사실이다. 찾기 귀찮은 것도 있지만, 역시 양심문제도 있다. 하지만 이내 포기해버린다. 사이트마다 음원확보문제로 없는 곡도 있는데 이는 제각각이다. 멜론을 비롯해 모든 업체가 음원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우위를 주장하지만 막상 문제는 내 기계가 그 사이트를 지원하지 않으면 들을수도 없다는게 문제이다. 돈주고 받아놓고도 변환이니 뭐니 해서 복잡한 절차는 남아있다. 이래가지곤 공짜로 받아서 그냥 복사해 넣는편이 골치아프지 않다.
DRM 자체가 문제인 까닭
문제의 발단은 이를테면 DRM은 여러 경제정치적인 구속장치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요컨데 음반사측은 DRM을 통해 자신의 곡이 복제되어 경제적인 이득이 줄지 않기를 기대한다. 또, 음악서비스 업체는 DRM을 통해서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요금을 지불한 사용자만이 곡을 들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애플과 대다수의 MP3P 업체들이 그렇듯이, DRM을 또 자사 MP3P에 사용자를 붙들게 만드는 수단으로 이를 사용한다.
이 삼각의 축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proprietary) DRM의 폐단을 낳게 되었다. 권리자들은 어떻게 하든 복제만 되지 않으면 된다는 입장으로 방관만 하고 있고, 결국 서비스업체와 MP3P 업체의 문제인데, 그 둘로서는 전용 DRM을 쓰는것이 이득이다. 이를테면 ‘A’라는 서비스업체가 ‘가’라는 MP3P 업체가 제휴를 맺으면, A라는 업체는 전용의 DRM을 씀으로써 자사의 곡 판매가 지속이 되고, 가 업체 입장에서는 A 업체의 사용자를 끌어 들일 수 있으며, A 사에서 산 곡을 계속 듣기 위해서 자사의 플레이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또 그 플레이어에 맞는 곡을 A는 판매할 수 있다 라는 에콜로지가 성립한다.
덕분에 황폐해진 디지털 음원 시장의 포텐셜
덕분에 디지털 음원 시장의 포텐셜은 황폐해졌다. 요컨데 A에서 제공하지 않는 음원이 있다 생각해보자, 만약 그 사람이 불법 루트를 이용할 생각이 아니라면 경쟁사에서 음악을 찾을 것이다. 이 회사를 B사라 해보자. B사에는 A사에 없는 음원이 있다지만, B사에선 나 회사의 MP3P를 지원한다. 혹은 도시락과 멜론을 전부 지원하는 아이리버 제품처럼 한 대에 한 회사만 지원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런 경우에는 불법음악을 받는것이 길이 된다. 아마도 여기서 가장 커다란 문제는 DRM 솔루션의 경쟁일 것이다.
DRM 솔루션의 경쟁
DRM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여럿있다. 어떤 회사는 독자적으로 개발해 쓰기도 하지만, 서드파티 솔루션을 쓰는 경우가 대체적일것이다. MS를 쓰는 쪽도 있고,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을 쓰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찌됐던 이 회사들의 경쟁 덕택에 이 모든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아나로그에서 관점
요컨데 생각해보자. 이런 상황을 아날로그 식으로 해석하자면, 어떤 CDP(CDP는 디지털이지만 그냥 편의상 아날로그라고 한다)는 그 CDP 제조사와 계약된 가게에서 판매한 디스크만 틀수 있다. 뭐 이런 것 아닐까?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어디에서 사던 어떤 기계로 듣던 그것은 소비자가 결정하여야 할 일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디지털 음악의 미래는 없다.
DRM의 업계 표준이 필요한 까닭
그것이 DRM의 업계 표준이 필요한 까닭이다. 마치 ‘컴팩트 디스크’라는 물리적인 표준 규격과 같이 표준의 복사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그래야 사용자가 원하는 곡을 원하는 가격과 사용제한을 건 장소에서 좋아하는 기계로 플레이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DRM 업체들과 컨텐츠 유통업체는 단일한 규격을 만들어 규격에 준수하는 각자 나름대로의 플랫폼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자사의 방식이 독점적으로 사용되면 지금 당장은 나을런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디지털 음원의 축소만을 가져올 것이다.
전례가 될까 싶어: 다음 한메일넷 메일 증발 사건(2000년 5월)
다음의 한메일넷 메일 노출 사건으로 난리입니다. 개인정보관리에 있어서 다음은 한번 전과가 있습니다. 이른바 ‘한메일넷 메일 증발 사건’ 인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었죠. 제가 겪은 바로 이 케이스가 재미있는 전례가 되지 않나 싶어 회고합니다. 저는 이 사건이 있은 이후에는 다른 메일을 전전하다가 지금은 Gmail을 쓰고 있습니다.
2000년의 일입니다. 기록삼아두려고 당시 메일을 버리지 않았는데 하도 다음에는 스팸이 많아서 그걸 지우다가 없어졌는지 싶군요. 글을 쓰는 중에도 당시 자료를 찾아보고 있지만 꽤 시간이 지난 자료라 찾기가 수월치 않았습니다.
아 열심히 찾아보니 나오는군요. 중앙일보에 당시 제가 겪었던 상황에 대해 기사가 나와 있네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월 8일, 다음의 한메일 사용자 2명이 “한메일에 보관중이던 이메일 자료가 다음측의 과실로 유실됐다”며 다음을 상대로 각기 1000만원씩의 손해배상금 청구 소송을 서울민사법원에 제기하였다.
다음 서비스 이용자인 윤 모씨(ID: Cyberlaw)외 1인은 1998년 5월경부터 한메일넷을 사용해 왔다. 이들은 지난 5월 11일 다음측의 서버 교체와 관련하여 메일과 주소록 기타 자료를 하루아침에 모두 잃어 버리게 된 1000여명의 피해 회원중에 속한다.
즉, 다음측에서 미국 썬마이크로시스템즈로부터 고가에 구입한 이메일 서버 가운데 회원들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발생, 결과적으로 일부 서버의 작동이 중단되고 20만여명이 12시간동안 e메일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 또한 3천여명의 회원들의 기존 정보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한메일 사용자, ‘다음’ 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중앙일보)
기사에 나오지 않은 내용을 부연 설명하자면, 5월 11일 하루 아침에 데이터가 날아갑니다. 그리고 메일이 날라갔다는 내용의 메일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죠. 곧 복구할테니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미국의 썬의 데이터 서버의 문제라고 주장, 엔지니어를 미국에서 데리고 오는 중이라는 두번째 메일이 도착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메일은 ‘메일과 주소록 기타 자료를 하루아침에 모두 잃어 버리게 된 1000여명’에 전달됩니다. 날아간 자료는 3000여명분이며, 그중에서 2000여명은 복구를 했지만 나머지 1000여명은 자사와 썬사의 기술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복구하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당시 회원이 700만명(전자신문 2000.12.12)이었으니 7000명당 한명꼴로 데이터가 날라갔고, 그 확률에 제가 들어가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읽었던 IT쪽 신문을 보니 다음측은 썬의 스토리지 서버에 문제가 있었다고 우겼고, 지금도 거대하지만 당시엔 더 거대했던 클라이언트인 다음에서 데이터 유실이라는 최악의 사고를 냈다는걸 가리고 싶었던 썬이 다음측의 셋팅 잘못이었다고 공방을 벌였던게 생각나는군요.
그 정보를 봤던 신문은 지금은 폐간된지 오래고, 지금 구할 수 있는 매체라고는 조중동이나 전자신문 정도인데 이 소송의 결과는 어느 매체에도 실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조용히 매듭지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던간에 이 천명에게는 입을 다물게하기 위해서 떡고물이 주어졌습니다. 다름 아닌 영구 25M(100M 였던가 가물가물합니다) 용량 지원이라는 것이었죠. 마지막 메일에서 다음측은 ‘잃어버린 데이터에 비하면 아주 조그마한 성의’라면서 용량을 슬그머니 업그레이드를 해주었습니다. 기억하실러나 모르겠지만 다음은 당시에는 2M(5M였던가 가물가물합니다) 용량을 가지고 있었고, 프리미엄 메일 서비스를 시작했을때 그정도 용량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년 몇만원(약 2~3만원)씩을 냈어야 했습니다. 덕분에 다음이 파란, 구글과 네이버에 밀려서 모든 메일 사용자에게 100M씩 뿌리고, 마침내 GB급으로 올렸던 1~2년전까지만 해도 공짜로 몇만원어치 용량을 사용할 수 있더랬습니다. 뭐 메일은 거의 쓰지 않았지만요.
아. 그게 제가 중학생때 이야기고 8년전 이야기군요. 나이 먹었구나 하면 어르신들께 욕먹겠지만. 그때도 신문을 보고야 알았습니다. 서울갈때 가판에서 신문을 사서 읽는데 다음 메일이 증발이 됐다는 기사를 보고 집에 들어가 보니 세통의 메일이 도착해 있더군요 ㅡㅡ;;
뭐 데이터가 유출되는것 보다는 사라지는 쪽이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정말로 초보적인 미스이기 때문에… 8년이 지나도 크게 진화하지 않는 다음의 요지부동에 감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차라리 그때는 난리가 나고 사과 메일이라도 했지…. 쩝.
덧. 당시 소송을 했던 법무법인 아람의 김형준 변호사의 일변입니다.
회원들로부터 무형의 가치인 개인정보를 획득하면서도 무료 서비스임만을 내세워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회원들에게 불리하게 돼 있는 약관의 공정성을 바로 잡고 개인 웹메일이 온라인상 중요한 정보로서의 재산가치임을 확인시켜줘야 한다
정말 8년동안 성장을 한게 없군요 ㅡㅡ; 이번에 따끔하게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News 2.0 : 첫 Web 2.0 솔루션으로 블로거뉴스(+메타블로그)에 거는 기대
컴치초탈 님의 YTN 속보보다 한참 빠른 블로그뉴스! 글의 댓글을 보면 이번 다음 ‘한메일넷 사태’에 대한 네티즌들의 빠른 대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웬만한 속보보다도 빠르다고 하셨습니다. 또 댓글을 보면 ‘블로그 속보 뉴스’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라는 말씀도 하셨네요.
촛불정국하에서 미디어다음, 특히 아고라가 ‘떴습니다’. 어떤 활자매체를 보니 아고라야 말로 Web 2.0의 총아이며 집단지성이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일단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것 같습니다. 게시판을 이용한 집단 지성인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의 미디어나 담론을 대체하기에는 어려운감이 있습니다. 더욱이 웹 2.0은 아니지요.
저는 블로그를 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블로거뉴스야말로 웹 2.0의 모델에 가까우며, 기존의 미디어와 담론을 대체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아고라는 이 커다란 패러다임의 전환의 과도기적인 매체라고 봅니다. 굳이 알기쉽게 표현하자면 Web 1.5입니다.
블로거뉴스가 아고라에 비하여 가지는 대표적인 장점은 정보의 출처에 신빙성을 매기기 쉽다는 것입니다. 블로그는 블로거의 명함입니다. 그 블로거가 지금껏 써온 글을 참고하여 글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컨데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일관적이고 조리있게 글을 써왔다면, 그 사람의 주장은 쉽게 먹혀 들어갈 것입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쉽게 믿을 수 있고, 또 그와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또, 같은 분야의 글이라도, 블로그와 아고라의 경우 성격이 틀립니다. 요컨데 블로그는 저같이 떠오르는대로 적는 일기장형 블로그도 있습니다만 더 많은 수의 전문 블로그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블로그를 보면 확실히 전문성이 담보되어 있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아고라에서도 유명한 사람이 있다지만, 특정 이슈나 그 사람 글만을 쉽게 찾아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구조이지요.
블로거들은 아무래도 자기가 관련된 분야의 일이니만큼 치밀히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바뀐 경과를 소개하기도하고 하지요. 따라서 어떤 분야에 관하여 어느 블로거를 알게되어 구독을 하게 되면 그 분야에 어떤 매체와도 비견할 수 있는 강력한 정보망을 캐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뉴스의 주도권을 기자만이 쥐는 시대는 지났는지도 모릅니다. 얼마전에 D신문에서 취재 전화가 왔었습니다. 생애 첫 취재였는데, 이제는 기성 언론의 기자도 블로그에서 정보를 얻는 시대입니다. 사건부나 경찰, 국회 순회기자 정도라면 모를까, 이제 몇몇 분야에서는 소수의 기자들이 독점하는 시대는 점차 종식되어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가 점차 그러했듯이 블로그는 민중에게 ‘말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입니다.
일본에 있는 특파원이나 통신사의 기사가 아니라 직접 일본에 사는 사람으로부터 일본내의 독도 사정을 들을 수도 있고, 의학지식이 많은 기자가 아니라 ‘의사’한테서 의료상식과 소식을 배울수 있으며, 정치에 빠삭한 기자가 아니라 아예 정치를 하는 사람한테서 정치 이야기와 돌아가는 상황전개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블로거의 지성이 하나하나 모여 메타 사이트를 이룰때야 말로 진정한 Web 2.0을 만들 것이고, 전혀 새로운 뉴스인 이른바 News 2.0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금처럼 같은 분야의 글을 일렬로 보여주고 추천수가 많은 글을 옆에 띄워주는 것이 아니라, 구글 뉴스처럼 기계에 의한 클러스터링에 의한 실시간의 묶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일차적으로 태그에 따른, 궁극적으로는 알고리즘에 의해서 같은 주제별로 묶어둠으로써, 하나의 뉴스 사이트처럼 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는 게시물 하나하나 올릴때마다 검열을 기어이 해낼 모양입니다. 정권에 맘에 들지 않는 글은 이제는 제도권 포털의 댓글창이나 게시물, 심지어 블로그에서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조선일보 광고 자제운동의 최후의 보루가 구글의 Web 2.0 애플리케이션인 Google Docs인것처럼, 우리 의견의 최후의 보루는 블로그인 것입니다.
소설 도서관 전쟁을 읽으며, 또 예전에 애니메이션 도서관 전쟁에 대한 포스트를 쓰면서 느낀 것입니다. 아, 지금의 우리와 사정이 많이 비슷하구나, 여기에서는 미디어 양화법이라는 굴레를 통해 우리를 속박하고 그에 맞서기 위해서 도서관 자유법이 있다는 설정인데요. 만약에 정권이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의 입과 눈을 막는다면, 우리는 블로그를 통해 자유를 위해 맞설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의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에는 믿을 수 있는것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뿐이니까요. 블로그는 우리의 최후의 보루인것입니다.
믿음을 파는 쇼핑몰을 경험하다.
나는 문방구 매니아이다. 어릴때부터 신기한 문구류, 특히 필기구를 보면 아주 환장을 했다고 전해진다. 백화점 문구 코너에서 본 2+1 멀티펜을 보고 5분간 떼를 썼을때의 나이가 네살인가 다섯살인가의 일이니 어릴때부터 잎사귀가 된 나무였던 셈이다.
내가 니펜(www.nippen.co.kr)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된것도 문방구에서 못구하는 필기구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Jetpens Korea(www.jetpens.co.kr)와 더불어, 시중에서는 구하기 힘들거나 비싼 필기구를 쉽게 뒤지고 구매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이 사이트와 첫 거래를 했을때, 주문을 하고나서, 아차 싶었다. 지우개 몇개를 같이 산다는것을 장바구니에 넣는 것을 까먹었기 때문. 그래서 새로 주문을 넣었는데 배송료가 추가되었다. 아마 배송은 같이 될 것이었기 때문에 배송료를 2중으로 낸 것이었다.
대개 이런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낙전 수입으로 아는 경우가 많아서 대개 그냥 꿀꺽해먹거나 굳이 아쉬운 소리를 해야 그제서야 포인트로 돌려준다거나 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아이고, 아쉬운 소리좀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때 택배가 도착했고 행여 망가질까 꽁꽁 에어캡으로 동여맨 포장을 열어보니 2천 5백원이 거스름돈이라고 쓰여진 작은 지퍼백에 들어있었다.
그리고 얼마간 뒤에 다시 물건을 주문했을때, 착오로 슬리치라는 볼펜의 색깔이 달리 배송되었다. 블랙(검정)을 주문했는데, 블루블랙(짙은군청)이 배송이 되었다. 색도 비슷하기에 나도 써보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색이 달라서 당황했었다. 일단 전화를 해보자 싶어서 색이 잘못배송되었다고 하자, 일단 사과의 말부터 시작했다. 이름을 묻고, 그러자 어떤 색이 잘못갔느냐고 묻길래 검정색 대신에 블루블랙이 왔다고 말하자 바코드부분의 제품 품번을 물어보고는 제품 품번이 복잡해서 혼동이 온것 같다고 다시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의외로 너무 일사천리였다. 그때 든 생각은 이 펜 한자루를 어떻게 할 것이냐. 였다. 이걸 다시 보내자고 상자를 싸기엔 이상하지 않은가. 그 의문은 곧 해소되었다.
간단하게 말해서 제품이 5천원 이상이라면 다시 보내주십시오라고 하겠지만, 일단 가격이 1800원짜리라 왕복하는 비용이 제품 비용 이상이 드므로, 그냥 보내드린 펜은 쓰시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듭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펜을 하나 거저 얻게 되었는데도. 그리고 택배로 발송하고 곧 운송장번호를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송장번호가 SMS로 도착했다. 생각해보면 2천5백원이나 검정색 슬리치 볼펜이나 ‘이것은 당연히 도착해야 할 것’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렇지만 이 단순한 것을 가지고 고객이 아쉬운 소리를 하거나 오히려 고객에게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이 글이 어떻게 읽힐지 모르겠다. 홍보성 글로 보일수도 있고, 그냥 일화성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확실한것은 1800원짜리 볼펜과 2500원의 거스름돈이 나에겐 커다란 신뢰와 감동을 주었다는 것이다. 아마 좁은 이 바닥에서는 나의 이런 평가가 섭섭치 않게 작용할 것이다. 거저 얻었다는 인상은 피하고 싶으니까. 라고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