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여성 스모커에 대한 생각

늘어나는 여성 스모커에 대한 생각
글쎄, 통계적으로 여성 스모커(흡연자)가 늘었다는 소리를 들었다만, 실제로 학교를 가보니 꽤 많은 여성이 흡연을 한다. 요 근래 많이 늘었다. 뭐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눈에 더 잘 띄이는 것일 것이고, 아무리 바이어스 없이 보려고 할지라도 여성 스모커에 대한 시각은 그다지 곱진 않다.

솔직히 말해서 여성이 흡연하면 어떻고 남성이 흡연하면 어떻겠는가. 처음에는 ‘우와 여자도 담배를 피는구나… 그래 뭐 놀랄일은 아니지.” 였는데. 그냥 이젠 친한 여자애가 건물 입구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으면 나름 밝게 인사도 하고 지나갈 정도가 됐다.

나는 나름대로 양성균등에 있어서 균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아마 여성이나 좀 더 급진적인 양성 평등을 주장하는 분들의 시각으로는 나 또한 어쩔 수 없는 남성 편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집고 넘어가야 하겠다. 왜냐면 많은 이들이 질타해왔듯이 한국의 여성 운동은 분별(differentiate)과 차별(segragation)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질적으로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여성 운동 담론이 주제가 아니니 이는 이쯤하고, 내가 말하는건 여자가 담배를 펴서 나쁘지는 않지만, 여성이 담배를 피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것이다. 여성이 담배를 피는 것 자체는 내게 해가 없다. 내가 커피를 하루에 12온스 컵(약 355ml, 커피전문점에서 ‘톨 사이즈(tall size)’로 파는 크기)으로 너댓잔 이상을 마시는 것처럼. 간접흡연의 문제만 아니라면 본인이 리스크를 부담하고 즐기는 기호 식품이다.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내가 커피를 너댓잔을 마신다고 해서 그게 다른 이에게 해가가는 것은 일절 없지만, 담배의 경우에는 그렇지도 않다. 흡연하는 여성, 특히 가임기의 젊은 여성은 모성(maternity)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모성은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엄연히 여성의 독점적인 의무이자 권한이다. 편부와 편모 가정이 이젠 너무나도 흔한 지금이지만, 부성(paternity)과 모성은 서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편부 혹은 편모 가정의 독자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나 자신이 부모가 이혼한 편부 가정의 아들이기 때문에 느낀 바이다). 흔히들 병역문제에 있어서 남녀가 싸울때 여성(혹은 소수의 여성 운동가들)이 단골로 주장하는 레파토리가 바로 모성 아닌가? 남성이 대신할래야 대신할 수도 없고, 남성인 나로써도 대신할 자신이 없는 위대한 일이므로, 대개의 남성에게는 거의 치명탄이다.

물론 여성 운동의 영향으로 인하여 많은 여성이 혼인 제도에 얽메이지 않게 되었고 사회문화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많은 부부들이 굳이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추세이지만, 어떤 의미로는 유감스럽게도, 대다수의 여성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그와 낳은 아이와 가정을 일구는 것을 원한다(물론 원하는지 아닌지는 내가 여성이 아니므로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수적으로 볼때 더 많은 여성들이 그런 선택을 한다).

왜 내가 흡연에 대한 생각을 적으면서 여성운동까지 건드리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아까 내가 인사하고 지나간다는 아는 여자애들한테 조금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보면 그들 대부분은 누군가와 짝을 지어 살아 가고 자신이 어머니가 될 것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부정하지는 않을 것인데, 남녀 공통적인 문제이지만, 특히 흡연을 할 경우 불임이나 태아에게 영향이 올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흡연의 위험성은 남녀를 불문하고 존재한다. 남녀 차별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내 성적 취향은 이성애자이므로, 여성의 경우로 한정하면, 나는 흡연하는 여성은 만나지 않는다. 굳이 정말 흡연이 유일한 결점이라서 감안해야할 유일한 사항이라면 이해가 아니라 나는 설득이나 포기를 택할 것이다.

나는 흡연을 하지도 않고, 술도 건강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만 하며, 약간 돈을 규모있게 쓰지 못하는것과 식사량으로 고민이고, 굳이 꼽으라면 요 근래 카페인 들어간 음료를 많이 든다는 것을 빼면 크게 책잡힐 것은 없다. 물론 살이 좀 쪄서 혈압이 때때로 높지만, 콜레스트롤이나 지방간도 없다. “당신처럼 살이 찐 사람도 자기 관리를 한다고 할 수 있소?”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래도 내 체중에 비하면 건강하게 유지 하기 위해서 부단히 치료를 받고 관리를 해왔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자기 관리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난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지출이 항상 규모없이 헤프다던지 앞서도 말했듯이 난 체중도 많이 나가고, 커피도 많이 마신다. 과식할 때도 가끔 있다. 난 그래서 가끔 결혼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자신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가족을 일구고, 누군가의 부모가 되는것은 재앙에 가깝다는 것을 난 우리 양친을 통해서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기적이지만, 내 파트너가(배우자나 이성교제 대상을 포함하는 의미로) 아프거나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는 것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아마 누구나 이 잔인한 명제를 상정하면 초연작약하게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근데 그것이 만약 그것이 자연적인 질병이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운명이려니 하고 감당하지 못할 파고를 무릅쓸지도 모르겠지만, 흡연이나 폭음같이 자신 스스로 결과가 뻔한 위험에 쓸어 넣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라면, 애시당초에 그걸 막던가, 아니면 만나지 않을 것이다.

자기 관리 측면에서 봤을때 자기가 자기를 죽음으로 밀어넣는 사람을 밀어넣는 사람이 과연 좋은 어머니가 되고 좋은 아내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있다. 남녀를 떠나서 좋은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이 흡연을 택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나는 깊은 회의가 있다. 우리 아버지는 사기를 당하고 몸이 축나서 이런 저런 병이 걸리자, 십수년간 두갑씩 피어온 담배를 끊고, 식단을 조절하고 하루에 수킬로씩을 달리시면서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애썼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일하셨다. 가족을 위해서였다.

단순히 기호의 문제이지만,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는 사람이라면 남녀를 불문하고 금연하는 것이 좋다. 아버지를 보면서 깨달았다. “나는 너희가 공부를 마치고 독립할때까지 어떻게서든 병나지 않고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나는 담배를 끊었고, 운동을 시작했다.”

가족을 위해서 희생하라. 고리 타분하지만 그만큼 숭고한 것은 없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희생을 하고 있다. 죽어라 일하는 남자와, 가정에 갇혀서 육아에 살림에 시들어가는 여자… 솔직히 성숙한 어른의 세계에서 아무것도 희생없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가족을 이루고 그 일원이 되는 순간 자기는 이미 자기 혼자만의 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성의 흡연에 찬성하지 않는다. 성별과 성적 취향을 떠나서,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고, 누군가의 사랑하는 자녀이며, 누군가의 부모가 될 것이며, 혹은 누군가의 연인이 될 것이다. 지금이건, 훗날이건… 그들을 위해서 금연하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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