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나 하나 뿐인 하이테크 C 멀티펜을 만들자 – HI-TEC-C Coleto(하이테크 씨 콜레토)

사용자 삽입 이미지HI-TEC-C라고 들어 보신적 있으신지요? 아마도 필기류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쌀알에도 글씨가 써진다는 극세필의 필기구를 들어보시거나 사용해보신 적이 있으실겁니다. 가격이 만만찮지만 고교 생활때 서기(書記) 생활을 하면서 학급일지를 정리할때 특유의 가늘고 깔끔한 글씨체와 겔 잉크를 사용해서 부드러운 필기감을 갖춤과 동시에 겔잉크임에도 타사의 겔 잉크를 사용한 제품에 비해서 잘 스며들지 않는 잉크 때문에 참 많이 애용했고 대학 생활을 하는 지금도 애용하고 있는 펜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펜의 장점이라하면 삼점 지지 방식(그림)에 의한 부드러운 필기감과 함께 효모 등의 미생물에서 만들어지는 수지를 사용한 바이오 폴리머 잉크를 채용 잘 배이지 않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잉크는  볼이 굴러갈 때 종이위에서는 액상이 되어 부드러운 필기감을 나타내는데 일조를 합니다.

이 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캡식으로 된것, 그리고 꼭 캡을 닫아야 잉크가 굳지 않아 여러가지 색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일히 열고 쓰고 닫고를 반복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 여러가지 색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단점도 있죠. 그래서 제 필통에는 여러색의 하이테크 C로 불룩했고, 제 프랭클린 플래너에는 하이테크 C 대신에 여러가지 색이 동시에 들어가 있는 멀티펜을 사용했습니다만… 얼마전 COEX 링코에 가보니 재미있는 물건이 있더군요. 이름하야 ‘하이테크 C 콜레토(HI-TEC-C Coleto)’.  이름하야 맘에드는 색의 심을 골라 나만의 오리지널 하이테크 C를 만드는 독특한 멀티펜입니다. 파일롯사에 따르면 무려 57750개의 조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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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렇게 생긴 물건입니다.  157엔(세금포함)하는데요. 이것은 본체(보디)이고 심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Coleto 전용 리필(심)을 구매해서 조립해 넣어야 합니다. Coleto 보디는 심을 2개 넣을 수 있는 것 1색과 심을 3개 넣을 수 있는 4색의 총 5개의 종류입니다. 3개를 넣을 수있는 보디에는 고무 그립이 있어 필기감을 높여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필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리필은 총 15색으로 0.3/0.4/0.5mm로 총 45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양은 같으므로 필요나 원하는 바에 따라 굵기나 색을 마음대로 섞어넣을 수 있습니다. 같은 굵기로 색을 달리하거나, 같은 색으로 굵기를 다르게 하거나, 각각의 색에 굵기를 달리하거나… 얼마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개당 105엔(세금포함).

사용자 삽입 이미지잘 사용하는 10개색을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아 필요할때 교체 사용할 수 있는 전용리필 10색 세트도 있습니다. 저는 이걸 구입했는데요(세금 포함 1050엔). 10개의 하이테크 C를 가지고 다닐 것을 생각하면 이게 확실히 편리합니다.

조립하는 방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보디의 캡(보디 끝부분의 하얀 부분)을 열면 구멍이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여기에 리필을 그림과 같이 넣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넣으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리고 캡을 닫습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러면 사용준비 완료입니다. 사용하는 건 일반 멀티펜과 똑같습니다. 사용하고자 하는 색의 노크를 아래로 내리면 심이 내려오고 다른 색을 내리면 색이 바뀝니다. 펜을 집어넣으려면 다른색을 살짝 내리면 됩니다.

이렇게 세개의 리필을 넣으면 450엔(세금제외)으로 나만의 하이테크-C 멀티펜을 만들수가 있습니다. 멀티펜이라 한번에 여러 펜을 휴대할 수 있는 장점외에도 노크형이라 다이어리에 끼우기도 편리하고 원하는 색깔, 원하는 심 두께로 펜을 만들고 바꿀수 있는게 장점입니다. 무엇보다도 하이테크 C 잖아요? 좋은 필기감과 번지지 않는 필체, 그리고 다양한 컬러 바리에이션을 가지고 있는 하이테크 C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Coleto 리필은 하이테크 C 리필 보다 심이 가늘기 때문에 글을 쓸 수 있는 용량은 떨어지지 않나 그게 좀 걱정입니다. 리필 구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리고 하이테크 C와 마찬가지로 펜촉의 취급에 정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그점만 빼면 마 괜찮다고 봅니다. (여담입니다만 포장지에도 쓰여 있는데, 하이테크 C는 되도록 세워서 작은 필압으로 쓰는게 좋습니다. 그게 펜 수명에도 좋고 글씨도 가늘게 잘 나오죠)

오랜만에 PSP를 꺼내보고 PSP와 DS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하다(下)

(이어서…)
물론 게임을 열심히 즐기시는 분들께는 좋은 그래픽이나 거치기의 그것을 흡사하게 재현한 조작계가 만족스러우실 수 있겠지만, 저를 비롯한 대다수의 일반인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게임기의 버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조작계를 외우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저도 십대때는 메탈 기어 솔리드 2 같이 PS2의 16개 버튼과 아나로그 스틱 두개를 모두 활용하는 복잡한 3D 게임을 꽤 열심히 붙들고 플레이했습니다만, 지금은 도저히 그때와 같은 감각으로 플레이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었나봅니다.

확실히 게임의 고품질화는 PS2 같은 6세대 하드웨어의 등장으로 인하여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만, 캐주얼 게이머들에게 많은 장벽을 가지고 있었던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는 게임의 보급에도 장애가 되었다는 점도 인정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렇게 발생하게 된 게임과 일반 대중과의 괴리를 허물어야만 앞으로 게임의 폭넓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Touch Generations로 대표되는 닌텐도의 일련의 소프트웨어 군(群)으로 인해 촉진된 NDS의 폭발적인 보급이 잘 보여줍니다.

한글화 부재의 큰 벽
PSP를 보면서 한가지 느낀점은 더 있습니다. 이건 오로지 한국 사정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만, 한국 닌텐도와는 달리,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SCEK)를 비롯한 PSP용 게임 퍼블리셔들은 한글화에 거의 무관심한것 같습니다. 제가 2006년에 PSP를 봉하기 전에 구매했던 소프트웨어는 그나마 한글화가 된 것이었습니다만, 불법복제가 많아서 그런 것인지, PSP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한 까닭에 시장성이 모잘라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제가 요번에 손에 쥔 소프트웨어는 일본어와 영어로 되어 있었습니다. 설명서는 잘 되어 있었고 루리웹이라던지 사이트를 뒤져보면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는 있는 것입니다만, 이래서는 게임의 재미를 100% 즐길 수 없을 뿐 아니라 어린이나 어른들은 물론 저처럼 캐주얼 한 사용자에게도 거리감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100% 한글화 발매를 고집하면서 앞서 소개한 뇌트레이닝이나 ‘DS 영어 삼매경’ 시리즈,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같은 캐주얼 지향 게임은 물론이고, ‘어서오세요, 동물의 숲’에 이어서 ‘포켓 몬스터 DP’ 그리고 ‘젤다의 전설’ 등 기존 게이머들에게도 어필할만한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한글화 해서 공급하고 있는 점이 NDS의 상황과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NDS는 국내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이 몇년 걸려서 이룬 100만대(콘솔 업계에서 100만대라는 수치는 플랫폼의 초기 정착 및 성공의 지표라고 합니다)를 단 1년 만에 이뤄냈고, 장착률도 1:2 정도로 불법 복제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제법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루리웹에 가보면 과연 한국 닌텐도가 다음에는 무얼 한글화 할까를 걱정할 정도로 한국 진출 후 1년간은 무척 바쁜 한해였다고 평가할 만합니다.

혹자는 PSP 본체, 혹은 소프트웨어 판매량이 감소함에 따라서 한글화 타이틀이 감소했다고 합니다만, 저는 이것이 악순환의 고리라고 생각합니다. 한글화 되지 않아 게임을 플레이하기 어려우면 게임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테고 구매하는 사람이 적으면 한글화 타이틀을 더 적게 내놓을 것입니다. 이것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지요. SCEK가 한국 닌텐도처럼 뚝심을 가지고, 플랫폼 홀더로써 시장이 활성화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퍼스트파티인 닌텐도가 상당수의 게임을 공급하고 점유하고 있는 NDS와는 달리 PSP는 퍼스트파티 게임은 거의 없고 서드파티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만, 서드파티에게도 일관적으로 100% 한글화를 요구, 관철하고 있는 점에서 봤을때, 무척 아쉬운것이 사실입니다.

구입하기 어렵다
유통에 있어서도 PSP는 별로 선발주자로써 한국시장에서 신통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게이머가 루리웹에 자조섞인 표현을 빌자면 ‘우리나라 비디오 게임 시장은 서울의 일개 건물의 한 개 층이 전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한국 닌텐도가 전통적인 게임가게 말고도 서점이나 음반점, 할인점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팔았던데 비해 PSP는 용산이나 국전을 통한 기존 판매망에 많이 안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래서는 일반인 대상으로 공격적인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이쯤되면 PSP도 할인점이나 다른 채널에서 판매했다라고 하는 반론이 기대됩니다만, NDS의 신작 게임과 홍보물이 꽤 신속하고 꾸준하게 제가 살고 있는 도시의 할인점이나 서점에 공급되었던데 비해서 PSP는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PSP 게임의 주된 판매 경로는 용산이나 국전, 온라인(이라고 해봐야 결국 용산이나 국전의 업자가 온라인에 출품한 것이겠습니다만)에 한정되는 것이라고 보아야겠습니다. 둘 중 어떤 정책이 성공했는 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공전(空轉)
NDS나 PSP 같이 게임을 돌릴 수 있는 환경 즉 하드웨어을 플랫폼이라고 하고 그러한 플랫폼을 소유한 회사를 플랫폼 홀더라고 합니다. 닌텐도나 소니같이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를 일컫는 말이지요. 플랫폼 홀더는 단순히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전체를 팔아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소프트웨어 판매를 도모하고 소프트웨어를 팔때마다 수수하는 일정액의 로열티를 받아 플랫폼의 수익을 거둘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일컫습니다. 대체적으로 하드웨어의 마진은 박하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프트웨어가 많이 팔려야 많은 이득을 보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효과적인 홍보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플랫폼의 홍보는 게임회사 뿐만 아니라 게이머에게도 궁극적으로는 도움이 되는데, 플랫폼이 활성화 되어서 많은 사람이 게임기와 소프트를 구매해야 앞으로도 더 많은 게임이 선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비디오 게임 시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 자체의 홍보가 필요합니다. 닌텐도가 한국시장에 들어오면서 유명한 연예인을 활용하여 ‘닌텐도 = 오락기’ 라는 인식을 주입하면서 널리 알려진것과 달리 PSP는 선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대중적 인식을 쌓는데 실패 했다는 점은 한글화 부재와 더불어 PSP의 침체를 불러일으킨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PSP의 성과와 과제
분명히 PSP는 닌텐도가 게임보이를 소개한 이래로 위협적인 경쟁자가 없었던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점유하면서 견제하는데 성공했으며, 이정도면 첫 도전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할 수있습니다. 또 상당한 그래픽 성능을 휴대용 게임기에서 구현했다는 점을 높이 살만합니다. 저는 PSP를 2005년에 NDS를 2006년 1월에 구입했습니다. PSP를 먼저 구입했었다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NDS의 그래픽적 성능의 부족함과 ROM 카셋트를 사용한 점에서 어쩌면 PSP가 현세대의 휴대용 게임기의 주도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그 생각은 틀리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PSP로 4개의 게임을 가지고 있을 무렵, NDS로는 18개의 게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객관적인 판매 수치로 보았을 때도 쉽게 나타납니다. 단순히 기기의 판매 대수로만해도 PSP가 42만대 판매되었을때 NDS가 100만대 판매 되었다는 점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PSP와 NDS가 지향하는 바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합니다만 단순히 PS2나 PS3의 인기 시리즈를 PSP로 이식하는 것 보다는 뭐랄까, PSP만의 휴대용이라는 특징을 살리는 소프트웨어를 절실하게 느낍니다. 그걸 이미 소니도 알고 있는지, 로코로코나 파타퐁 같은 소프트웨어에서는 그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수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여서 다행입니다.  

긴 글이라 2부로 나누었습니다만, 결국 요약하면 조작하기가 복잡했다, 한글화가 되지 않았다. 구입하기가 어렵다 한국에서 열심히 팔지 않았다. 이 이야기입니다. PSP는 훌륭한 플랫폼이고 그곳에서 나오는 게임들도 훌륭합니다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게임 플랫폼 비즈니스는 결국은 게이머에게 몸을 흐르는 피와 같아서 끊임없이 새로운 게임이 투입되어 돌고돌아 게이머를 만족시키지 않으면 정체하고, 응혈해 파열에 이르는 산업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적어도 한국에서의 PSP 비즈니스는 정체와 응혈의 사이의 선상에 있습니다. 이를 의지를 가지고 개선을 해 나가야 PSP 비즈니스는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PSP를 꺼내보고 PSP와 DS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하다(上)

방치되어 왔던 PSP
저는 NDS 관련한 포스트만 써왔습니다만 사실 PSP도 2005년부터 쭉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플레이하지 않고 방치해뒀을 뿐이죠. 가장 커다란 이유는 가지고 놀 소프트웨어가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캐주얼 지향인 제 취향에 맞는 게임이 별로 없었다는 말이지요.

확실히 게임을 돌려보면 휴대용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런 그래픽을 자랑합니다만 상당수가 거치형에서 이식된 것이 많고, 또 그런 까닭에 꽤 복잡한 조작계를 가지는것이 많았습니다. 한동한 놀리던 PSP를 위해서 재미있는 게임 타이틀을 찾다가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가 그렇게 재미있다길래 새로나온 모두의 골프 2와 함께 구입해보니, 우선 몬스터 헌터의 경우에는 설명서의 두께가 장난이 아닌게 70쪽이 가까웠습니다.

조작을 직접 해보기도 전에 주눅이 들기에도 충분했지요. 펼쳐보니 뭔 시스템이 이리도 복잡하게 잔뜩 있는지… 하기도 전에 겁이 들더군요. 2페이지에 걸쳐서 시스템의 버튼 전체를 보여주면서 조작계를 설명하고 그리고 수페이지에 걸쳐서 해설을 하는게 일반적인 패턴인지라 한두페이지만을 읽고 조작을 하는것은 불가능이었습니다. 시스템이 복잡한건 모두의 골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모두의 골프의 경우 이미 PS2로 모두의 골프를 접해봤음에도 불구하고 매뉴얼 정독과 함께 상당한 숙고를 요구했습니다. 게다가 두 게임 모두 한글화도 되어있지 않았구요.


다시 방치된 PSP

몬스터 헌터를 조금 플레이 해보고 나니, 그러한 생각은 더욱더 확실해져서 그러잖아도 액션에 약한 저는 복잡한 조작계에 핑그르르 하고 나니 PSP를 다시 케이스에 쑤셔넣어버렸습니다. PSP는 케이스에서 빠져나올 궁리를 하지 않고, 모처럼 UMD의 묵은때를 벗어내는가 싶었는데 금방 다시 쳐박히는 가여운 운명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저는 라이트 유저라고 하기에는 꽤 많은 투자를 플레이스테이션2용 소프트나 DS용 소프트를 구매하는데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 시스템에 돈을 투자하거나 3D 환경을 갖추는등 코어 게이머의 면모를 갖추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몬스터헌터도 확실히 판매량으로 보나, 루리웹의 많은 매니아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점에서 볼때 훌륭한 게임이고, PSP도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의 첫 휴대용 플랫폼이라는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만, 역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면에선 NDS가 대체적으로 배우기도 쉽고 조작하기도 쉽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픽 능력에 있어서 PSP의 성능에 압도 당하는 것이 일반론이지만 듀얼 스크린과 터치 스크린을 사용한 직관적인 조작감이 사용하기가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서 몬스터헌터의 설명서가 70페이지를 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DS소프트 중에서는 50페이지를 넘는 것이 그다지 없었던데다가 설명서를 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또 단순히 페이지로 비교할 수도 없는것이 한 페이지에 담긴 정보량이 한페이지에 빼곡히 표시된 PSP용 게임과는 다르게 DS용 게임들은 ‘느슨한’ 레이아웃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도 특기해둘 만합니다. DS가 채택한 조작 버튼 갯수는 PSP의 그것과 같습니다만 조작계 설명은 터치펜의 사용법(터치&슬라이드)와 버튼 배치 정도가 대체적으로 전부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반면 부모님도 즐기는 DS
얼마전에 저는 ‘DS 매일매일 두뇌 트레이닝’을 부모님께 소개시켜드렸습니다. 한번 플레이해보시더니 뇌가 젊어지는 것 같다면서 무척 즐겁게 플레이 하셨습니다. 게임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부모님이 DS에 표시된 큼지막한 글자를 보면서 열심인걸 보면서 DS의 간편함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은 똑같은 소프트를 한개 더 사서 예전에 쓰던 DS 본체에 세트 해드렸는데 전원 키는 법 끄는 법만 알려드리니 가게를 볼때 짬이 날때 마다 즐기신다 합니다.
(계속)

어제 뉴스데스크의 음악만 뒷걸음질 기사를 보고…

어제 했던 뉴스데스크에서 음악만 뒷걸음질?기사를 보고서 식겁했습니다. 새삼스레 MP3의 음질을 논하는 것부터 이 기사는 출발하는데요. MP3가 손실 압축으로서 심리음향(Psychoacoustic)적인 측면에서 가청 영역에서 잘 안들리는 영역을 줄이는 것에서 출발하는 기술이니 CD에 비해서 음질 열화가 발생한다는 것은 자연스런 전개입니다만, 말씀드렸듯 MP3라는 것이 심리적으로 잘 구별할 수 없는 음을 배제하는 방식이다보니 ‘MP3의 음질은 CD에 70%가량’ 이라고 무 자르듯이 수치화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CD도 디지털하는 과정에서 음향의 손실을 필연적으로 가져옵니다만… 그런식으로 따지면) 문제는 자칭 ‘30%’의 차이를 과연 인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되겠는데요…?


이 기사에서 가수 신해철 씨는 “내 곡을 MP3로 들으니 음이 뭉개지고 안 들린다. 불법 다운 받아도 좋으니 제대로 들었으면”이라고 말했습니다만. 과연 얼마나 많은 유저가 그만한 차이를 느낄 것인가가 의문시 됩니다. 일단 저 자신이 꽤 괜찮은 이어폰이라고 생각하는 A8이나 CM7Ti를 물려서 iTunes로 CD를 들을 때나 MP3나 MPEG4 AAC로 리핑한 음악을 들을때 체감할 수 있는 차이를 느낄수가 없었습니다.?신해철씨가 주장하는 데로 “뭉개진다”거나 “안들리’는 것은 느낄수 없었습니다.?

물론 불법으로 떠도는 파일 중 일부는 정말 대책없이 깨지는 곡이 종종 있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인코드한 것에는 대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우열을 가리기가 힘듭니다. 대체적으로 이는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아마도 그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라는 것이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의 전세계적인 보급으로 증명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것은?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MP3를 기반한 유료 음원이 많은데(이동통신사들의 음원들이 거의 그런 것 같습니다), MP3의 음질이 떨어진다!라고 하는 것은 은연중으로 CD를 사라는 것을 종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합법적으로 판매하는 컨텐츠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입니다.?

헌데 문제는 이미 세계 음반 업계는 디지털 음원을 기반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CD를 기반한 음반 판매는 급감하는 반면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판매는 증가 일로에 있지요. 다운로드 판매의 가격은 음반의 가격보다는 저렴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음질에 저하가 있다면 커다란 문제가 있게 됩니다.?자폭입니다. 이건. 신해철씨에게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음반에 매달려 있는 것은 이제는 전세계적인 추세에 반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시대착오적이죠. 대체적으로 가요계의 컨센서스가 이러하다면 우리나라 가요계가 암흑일로를 걷고 있는것도 놀라울게 없습니다. 이미 합법이던 불법이던 다운로드 받아서 즐긴다라는 문화는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정착되었으니까요.?

CD를 사서 그것을 CDP에 넣어서 즐기는 사용자는 이제는 소수의 매니아에 국한되어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를 입증하는 듯이 CD를 만들었고 CDP를 실용화한 소니의 경우 2005년에 내놓은 NE20이후로 후속 CDP를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CD를 사서 인코딩해서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로 듣는 경우도 불법 다운로드의 범람으로 희미해져서 이제 어떻게하면 합법적으로 쉽게 구매해 다운로드 해서 향유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iTunes가 성공적으로 불법 다운로드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점을 상기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측면을 일절 생각하지 않고 음반관계자의 목소리만 담은 기사의 편향성이 매우 거슬렸습니다.?

이 기사에서 가장 가관이자 문제시가 되는 것은 MP3의 질이 떨어진다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MP3를 값싼 컴퓨터 스피커로만 즐긴다는 전제로하고 그 때문에 CD의 질이 떨어진다고 하는 해괴망측한 논리가 가장 커다란 문제입니다. 유희열씨의 인터뷰는 화룡 점정입니다.?
“녹음실에서 만 원 짜리 스피커로 음질테스트까지 했다. 제작자들이 좋은 소리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장인정신이 실종되고 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도 상당수는 질이 좋은 이어폰이나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계실테니 얼마나 어이 없는 소린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더 좋은 음악을 위해서 돈을 투자한 사용자를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이지요. 설령 iPod이나 MP3에 딸려오는 저렴한 번들 이어폰이나 ‘만원 짜리 스피커’로 듣는다 할지라도 음반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만원짜리 스피커에 맞춰서 내놓으면 사용자로서는 비싼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들을 필요성이 없어집니다. 이쯤되면 정작 누가 음반의 질을 떨어 뜨리는 것인지 자명합니다. MP3나 만원짜리 스피커가 잘못이 아니라 그것에 맞춰서 음반을 맞추려고(그러므로 예산을 줄이려는)하는 음반업계 당사자의 잘못입니다.?

기사는 “편리함이 최고가 된 디지털 시대의 그늘에서 좋은 음악을 만들고 들어야 할 권리가 갈수록 뒷전으로 물러나고 있습니다”라고 하며 마무리가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디지털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음반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1만원짜리 스피커로 사람들이 듣는다고 하여(이거 정말 웃긴 소립니다만) 음반제작자들이 포기해버린 탓에 음반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지 인프라 탓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말하자면, 외국에서는 SACD나 DVD-Audio등의 방법으로 실험적이지만 CD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 디지털 음원 코덱의 경우도 AAC라던가 OGG, FLAC등 음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MP3탓만하면서 뒷걸음질 치는건 기술탓이 아니라 음반업계 탓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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