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살아남는 것은 인화된 사진이다.

한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은 내가 무척 아끼는 사진중 하나이다. 동시에 디지털 원본을 유실한 사진이기도 하다. 하드디스크 고장과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하여 내가 찍은 2만 5천장이 넘을 사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유실되었다. 보관 잘못 또는 단순 노후으로 인해 인식이 불가능한 CD나 DVD가 만능이 아니고, 외장하드에 넣었다가 사진을 넣은 하드가 쇼트먹어 PCB가 타버렸으니 외장하드도 믿을게 못된다. 이 사진은 겨우겨우 잉크젯프린터로 인쇄했던것을 찾아내어 도로 다시 스캔한것이다.
아니했다면 이 사진은 이제 존재안할지도 모르는 사진이 될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나는 디지털 사진의 영속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이산가족 상봉떄 50여년도 더 전의 사진을 고이 간직해놓는데 비해서, 디지털 사진은 얼마나 살아남는가. 여러분은 얼마나 예전까지의 디지털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계신가?

슬프게도 이대로 디카 세상이 온다면 과연 필름과 은염인화지에 버금가는 보관력이 보장될까? 라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다. 과연 어떨까? 우리들의 추억과 기억은 몇년이나 갈것인가…?

적어도 그게 믿음직해질때까지는 중요한 사진은 인화해놓고 볼일이다.

ps. 주인공이었던 문사수 양에게 감사를 요즘은 어떤 모습을 할까?

운전면허를 따기로 결정하다

어느날  문득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남길수 있는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득 떠오른것이 운전면허를 따보자는 것이었다. 앞 뒤 모두 자르고 말하면 그렇다. 그냥 따고 싶었다. 내 차가 있다면 지금보다 활동반경은 넓어질것이 자명하니까.

지르기
충동적으로 학원 한군데를 골라서 전화를 했다. 오만가지 감언이설이 동원된 선전지와 홈페이지  중에서 고만고만한걸로 고른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 부터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선전을 믿을게 못돼
선전을 믿을게 못되는 것이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는 학원의 거리는 얼추 재어보아서 20분은 걸렸다. 그나마도 우리집이 학원이 있는 곳과 거의 접한 동네이기 때문에 그정도이지, 다른곳에서 온다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합격시까지 보장한단 말과는 달리 불합격시에 비용이 더 든다는 것, 그리고 보험료와 여러가지 명목으로 더 들어간다는 점이다. 뭐 인지대 같은거야 그럴수 있다고 치지만. 그것을 애초에 등록할때 말하는 금액속에 포함시켰어야 했다.
입학원서와 운전면허시험 원서를 쓰고 지문 수집에 동의 한다는 곳에 찜찜하지만 서명하였다.

첫 굴림 – 이러다가 사람하나 치고나서야…
첫굴림은 실수 연발이었다. 연석을 뛰어넘을 뻔한적도 몇번 있고, 차선을 넘나드는 것도 다반사였다. 막판에가서는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기계적으로 운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굴절 코스까지 정신없이 첫 굴림을 마치고 나서 온몸의 긴장이 쑥 풀려서 얼이 나갔더랬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조금 못하고 있어요.” 가 강사님의 말이었다.

안전교육 – 허술하구려
안전교육이란 명목으로 두번째 굴림 대신에 금요일은 세시간 동안 안전교육을 받아야했다. 그러나 안전교육이라고 해봐야 교통사고나 교통안전에 관한 십이삼년은 된 비디오를 보는 것과 학과 시험에 대한 내용이 주였다.

두번째 굴림 – 별로 나아지지 않았어.
별로 나아진게 없었던 하루였다. 첫날과 달리 여자 강사가 동승했는데 이 여자 강사는 첫시간에 했어야 할 몇가지 점을 지적하느라 그날 두시간 중 한시간반 가량을 할애했다. 어설픈 핸들링과 시도때도 없이 끽 소릴 내며 급제동 하는 버릇(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눌렀다)부터 시작해서… 그리고 굴절 다음으로 곡선코스(S자코스)에 들어섰는데 이번에도 핸들링 미숙으로 호되게 고생을 해야했다. 연석선과 접촉해보기도 하고… 강사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어떻게 한두번 빠져나와보지만 여전히 혼자서는 미숙하기만 하다.

필기시험을 보다.
당장 첫날에 학과시험을 정했더랬다. 얼떨결에 월요일날 1시에 보는걸로 하자는 질문에 네라고 냉큼 대답해버린것이었다. 당장 이때부터 문제집을 펼쳐들기 시작했다. 히익. 서른 네페이지가 넘는다. 부랴부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제를 풀어제꼈다.

그렇게 두번째 굴림의 날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종일 면허문제에 매달렸다. 그렇게 예상 문제를 6번 풀어보고 나서,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으니 그만 관두기로 했다. 좌우지간 그렇게 준비를 하고서 학과 시험을 치르러갔다. 사인펜만 들은 맨손으로..

다행히 추첨을 통해 받은 문제가 전반적으로 쉬웠다. 일부문제는 문제집에서 문제를 유출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똑같았다. 자랑은 아니지마는 합격 했다. 나와 같이 학원에서 온 아저씨의 시험원서에 빼곡한 접수표를 보면서 시험보기전에 ‘될 때까지 해볼것’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 세번째 굴림
과연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