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기능 시험에 합격하다.

세번째 굴림~마지막 굴림까지  
세번째 굴림에서는 줄곧 같은 강사가 동승했다. 여섯시간 째부터이니만큼 15시간 기능 교육의 절반을 이미 써버린 상태였다(얘기를 안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변속에 자신이 없어서 2종 보통에 자동변속기 조건으로 시험을 응시했다). 그런데 이제 굴절 코스를 했고, 굴곡코스(S자)는 아직 불완전한 상태였다. 나를 맡은 강사는 키가 보통키보다 컸고 까무잡잡하고 여드름자국이 성성하고 선글라스를 낀 강사로 전에 가르친 강사와는 달리 젊은 나에게 반말을 썼고, 꽤 무서운 인상이었지만 말을 할때 “…했짜낭~” 이런식으로 말이 늘어지는 탓에, 만일 운전연습이라는 상황을 가정하지 않았다면 꽤나 웃겼을 타입이었다.

“많이 진도가 늦네.” 전에 했던 데가 어디인지 물어보고 나를 보고 했던 첫마디였다. 그리고 S자를 들어가서 서너번 실수를 반복하고나서야 깔끔하게 통과하기 시작했다. S자를 통과하고나자 그다음은 방향전환 코스였는데 방향전환은 요령을 알자 오히려 쉬웠다. 그 다음 철도 건널목과 자동변속이라 악셀레이터만 밟으면 되는 기어변속코스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잠깐 – 왜 2종 자동으로 했나?
솔직히 이유는 따기 쉬우니까 이다. 부정하지는 않겠다. 오르막 오르기나, 기어변속코스 등등에서 시동을 꺼트리는 것을 빈번히 봐왔으니까. 자동이 쉽다라는 것을 잘 안다. 실제로 운전하면서도 아마도 수동 변속 차를 몰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도로주행을 생각해봐도 이건 잘한 생각인 듯 하다. 핸들링과 브레이크 악셀만 생각하면 되니까. 게다가 난 운동신경이 없기로 소문이 났기 때문에. 클러치를 밟고 어쩌고 저쩌고 할 여력이 없다라고 생각한다. 더우기 이미 그랜저나 SM5,7 같이 수동변속기가 옵션에 없는 차도 있는 와중에, 굳이 수동변속차를 몰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굳이 수동변속기 차를 몰아야한다면 나중에 1종보통으로 다시 따지(아마 신체검사와 기능시험을 다시 치르면 되는것으로 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의 평행주차코스
이제 슬슬 코스 강의도 끝나가고 있었다. 이 선생 진도 하나는 잘뺀다. 인정해야한다. “자 이제 주차 코스에 들어갈꺼양.” 하며 코너를 깊숙히 돌것을 주문했다. 하란대로 해야지 별수 있나. 들어간다. 이것도 요령을 설명한다. 우선 전방의 표지판에 몸을 맞출것. 그리고 우측으로 완전히 핸들을 돌릴것, 후진, 후사경으로 주차공간의 구석이 보이면 정지, 좌측으로 한바퀴반 돌려서 핸들 중앙에, 후진, 그리고 바닥에 그어진 선에서 10cm 정도 남기고 정지. 좌측으로 완전히 돌리고 후진…. 마지막에 10cm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10cm를 더가거나 넘기는 것이 다반사로, 유감스럽게도 비가와서 매우 시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더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그럴때 이렇게 점수가 남아 있으면 그냥 삐소리만 듣게 한다음에 빠져나오는거양.”

그리고 모든게 끝나다.
놀랍게도 15시간 교육 중에서 11시간만 동승 교육이고, 4시간씩 남은 이틀은 단독 연습이었다. 큰일이었다. 주차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였다. 그때까지 점수를 몇번 잃어봤기때문에 반주차를 하는건 그다지 현명한 생각이 아녔다. 어떻게든 해야했다. 좌우간, 그놈의 주차는 결국은 3시간째 되는 단독 연습 때 되서야 깔끔하게 됐다.

몇번의 연습과 실수(개중에는 연석선을 밟는 실수도 있었다)끝에 연습을 마치게 되었다. 이제 결전의 날만 남은 것이었다.

시험일 당일. 나는 첫번째로 오는 2종 보통 차량과 2종자동 차량이 들어오거든 하기로 정해졌다. 간단한 본인확인 후에 차에 올라탔고 자리를 조절하고 시트벨트를 맨 뒤에 기어를 1단에 넣고 브레이크를 밟은뒤 왼쪽 방향등을 켰다. 그렇게 시작했고 주차를 비롯해 모든 코스를 깔끔하게 100점으로 통과했다.

솔직히 지금 다시 하라면 해낼수 있을까 싶었다. 그저 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차에서 나오자 우리의 “했자낭” 선생님이 도로주행 잘하라며 손을 흔든다. 나는 꾸벅 절하고 코스에서 나왔다.

연습면허 발부
연습면허가 발부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제 내일 부터 실제도로에서 연습을 하게 된다. 과연 어떻게 될까?

결국 살아남는 것은 인화된 사진이다.

한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은 내가 무척 아끼는 사진중 하나이다. 동시에 디지털 원본을 유실한 사진이기도 하다. 하드디스크 고장과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하여 내가 찍은 2만 5천장이 넘을 사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유실되었다. 보관 잘못 또는 단순 노후으로 인해 인식이 불가능한 CD나 DVD가 만능이 아니고, 외장하드에 넣었다가 사진을 넣은 하드가 쇼트먹어 PCB가 타버렸으니 외장하드도 믿을게 못된다. 이 사진은 겨우겨우 잉크젯프린터로 인쇄했던것을 찾아내어 도로 다시 스캔한것이다.
아니했다면 이 사진은 이제 존재안할지도 모르는 사진이 될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나는 디지털 사진의 영속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이산가족 상봉떄 50여년도 더 전의 사진을 고이 간직해놓는데 비해서, 디지털 사진은 얼마나 살아남는가. 여러분은 얼마나 예전까지의 디지털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계신가?

슬프게도 이대로 디카 세상이 온다면 과연 필름과 은염인화지에 버금가는 보관력이 보장될까? 라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다. 과연 어떨까? 우리들의 추억과 기억은 몇년이나 갈것인가…?

적어도 그게 믿음직해질때까지는 중요한 사진은 인화해놓고 볼일이다.

ps. 주인공이었던 문사수 양에게 감사를 요즘은 어떤 모습을 할까?

운전면허를 따기로 결정하다

어느날  문득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남길수 있는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득 떠오른것이 운전면허를 따보자는 것이었다. 앞 뒤 모두 자르고 말하면 그렇다. 그냥 따고 싶었다. 내 차가 있다면 지금보다 활동반경은 넓어질것이 자명하니까.

지르기
충동적으로 학원 한군데를 골라서 전화를 했다. 오만가지 감언이설이 동원된 선전지와 홈페이지  중에서 고만고만한걸로 고른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 부터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선전을 믿을게 못돼
선전을 믿을게 못되는 것이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는 학원의 거리는 얼추 재어보아서 20분은 걸렸다. 그나마도 우리집이 학원이 있는 곳과 거의 접한 동네이기 때문에 그정도이지, 다른곳에서 온다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합격시까지 보장한단 말과는 달리 불합격시에 비용이 더 든다는 것, 그리고 보험료와 여러가지 명목으로 더 들어간다는 점이다. 뭐 인지대 같은거야 그럴수 있다고 치지만. 그것을 애초에 등록할때 말하는 금액속에 포함시켰어야 했다.
입학원서와 운전면허시험 원서를 쓰고 지문 수집에 동의 한다는 곳에 찜찜하지만 서명하였다.

첫 굴림 – 이러다가 사람하나 치고나서야…
첫굴림은 실수 연발이었다. 연석을 뛰어넘을 뻔한적도 몇번 있고, 차선을 넘나드는 것도 다반사였다. 막판에가서는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기계적으로 운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굴절 코스까지 정신없이 첫 굴림을 마치고 나서 온몸의 긴장이 쑥 풀려서 얼이 나갔더랬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조금 못하고 있어요.” 가 강사님의 말이었다.

안전교육 – 허술하구려
안전교육이란 명목으로 두번째 굴림 대신에 금요일은 세시간 동안 안전교육을 받아야했다. 그러나 안전교육이라고 해봐야 교통사고나 교통안전에 관한 십이삼년은 된 비디오를 보는 것과 학과 시험에 대한 내용이 주였다.

두번째 굴림 – 별로 나아지지 않았어.
별로 나아진게 없었던 하루였다. 첫날과 달리 여자 강사가 동승했는데 이 여자 강사는 첫시간에 했어야 할 몇가지 점을 지적하느라 그날 두시간 중 한시간반 가량을 할애했다. 어설픈 핸들링과 시도때도 없이 끽 소릴 내며 급제동 하는 버릇(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눌렀다)부터 시작해서… 그리고 굴절 다음으로 곡선코스(S자코스)에 들어섰는데 이번에도 핸들링 미숙으로 호되게 고생을 해야했다. 연석선과 접촉해보기도 하고… 강사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어떻게 한두번 빠져나와보지만 여전히 혼자서는 미숙하기만 하다.

필기시험을 보다.
당장 첫날에 학과시험을 정했더랬다. 얼떨결에 월요일날 1시에 보는걸로 하자는 질문에 네라고 냉큼 대답해버린것이었다. 당장 이때부터 문제집을 펼쳐들기 시작했다. 히익. 서른 네페이지가 넘는다. 부랴부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제를 풀어제꼈다.

그렇게 두번째 굴림의 날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종일 면허문제에 매달렸다. 그렇게 예상 문제를 6번 풀어보고 나서,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으니 그만 관두기로 했다. 좌우지간 그렇게 준비를 하고서 학과 시험을 치르러갔다. 사인펜만 들은 맨손으로..

다행히 추첨을 통해 받은 문제가 전반적으로 쉬웠다. 일부문제는 문제집에서 문제를 유출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똑같았다. 자랑은 아니지마는 합격 했다. 나와 같이 학원에서 온 아저씨의 시험원서에 빼곡한 접수표를 보면서 시험보기전에 ‘될 때까지 해볼것’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 세번째 굴림
과연 어떻게 될까?

교통카드가 아닌 고통카드 충전하기

경기도에 사는 나는 언젠가부터 내 이름으로된 후불교통카드 겸용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되면서 버스카드를 충전하지 않아도 되게되었다. 그전에 고등학교 다닐때는 충전소를 찾아서 꼭 잔액이 떨어지지 않게 충전을 해야했지만, 그래도 내가 다니던 학교 앞에 후덕한 문방구 아저씨가 카드를 충전시키는데 별달리 못미더워 하는 모습이 아니었으므로 못할만한 것도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내 동생이 고등학생이 되어서 교통카드를 충전해서 학교를 다녀야 하게되었다.  그런데 그 근처에 후불 교통카드 판매처가 없어서 이것이 아주 난리인 것이었다. 밤 늦은시간. 문득 동생이 찾아와서는 “형 교통카드 금액이 다떨어졌어.” 라고 하는 것이었다. 자식 조금 일찍좀 얘기하지, 벌써 노상 판매소는 문을 닫았을 시간이다.

그래서 한마디 핀잔을 주고나서, 아버지가 차 타고 바깥에 나가는 김에 얻어타고 충전을 하기 위해서 편의점을 찾았다. 첫번째 편의점에 가니 예치금을 맡겨두지 않았다고 안된다는 것이었다. 글쎄,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카드사에 예치금을 맡겨두어야 하는데 그 예치금이 똑 떨어졌더라는 것이다. 덕분에 보기좋게 퇴짜를 맞고 여러 편의점을 전전하고, 전철역마저도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퇴짜를 받은 이후, GS25에서 충전을 해준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 눈을 부라리면서 찾아냈다. “이비 카드는 충전이 안되고 티머니만 충전이 되는데요.” 환장하는 줄 알았다. 다시말해서 경기도에서 판매하는 카드는 충전이 안되고 서울에서 판매하는 카드만 충전이 된다는 말이다. 사용은 경기도 서울 다 되면서 왜 충전은 그런것인지 기가 막혔지만 일단 알겠다고 하고 다른 편의점을 갔다. 그곳에서도 교통카드 충전을 한다고 쓰여 있었지만 역시 그곳에서도 서울 교통카드만을 충전한다고 했다.

결국은 우리는 시내를 30분여를 차타고 빙글빙글 돌아서고서야, 서울 카드(스마트 티머니)를 사서 충전을 해야하만했다. 기존 경기도 카드(eb카드)는 멀쩡한채로 방치하게되었다. 그러나 또 모를 일이다. 내심 걱정이다. 경기도 버스에서는 사용할수 없다고 한다거나 충전하려고 내미니 “서울카드는 안되는데요.” 라고 할까봐. 그래서 경기도 카드도 가지고 있어야겠다 라고 생각하던 참이다. 왜 이렇게 일처리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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