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홀로 밥을 먹기 시작했고, 혼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갔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해졌다.
점차로 외톨이가 되어가는 것이다.
외톨이는 어쩌면 병이다. 아니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 스멀스멀 젖어들어가니까.
자신도 모르게 하나하나 선이 잘려져 나가니까. 얼마나 자신의 인간관계가 엷었는지
알게 되면서, 또 한편으로 자신의 진정한 친구가 몇안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그걸 알떄즈음이면 자기가 자기의 삶속에 갇혀버린다.
외톨이 바이러스는 숙주를 스멀스멀 삼켜들어가면서 숙주의 인간관계를 파괴한다. 나는 말을 걸고싶은데 말을 걸 사람조차 남아 있지를 않아있다. 이 얼마나 개탄스러운 일이리오. 그렇게 숨막혀 오는 가운데 아마도 조승희도 방아쇠를 당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