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보고

개강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개강했습니다. ‘에엣? 벌써?’라고 하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저희학교는 입학식 또한 이월이 채 가기전에 했으니까요. 좀 빠릅디다. 이유는 알수 없습니다. 뭐 행당캠과 겹치지 않으라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반가운 얼굴을 봐서 좋았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을 봐서 정말로 좋았습니다. 물론 많이들 변했더라구요. 나름대로 제가 재수할때 내 동기들이 그러했듯, 이제 이 녀석들(아시다시피 저와 같이 다니는 06학번은 저보다 한살에서 두살이 어립니다)은 이제는 대학생 티를 팍팍 풍기고 있습니다. 한층 길어지고 과감해진 머리와, 처음에는 그냥 ‘산뜻한’ 정도의 화장이 점점 대담해져서 분장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지요(허허).

오늘 동갑인 동기와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을 때, 저만치서 어디선가 본 얼굴이 보이더랍니다. 한 십오미터쯤 떨어져서였던가… 아무튼 반사적으로 ‘재ㅇ아!’ 라고 소리를 쳐버렸지 몹니까. 근데 소리를 지르고 나니깐… 흐음 가물가물한데다가 긴가민가하더군요. 왜냐면 내가 아는 재ㅇ군은 분명히 짧은 스포츠머리를 하던 녀석이라 거의 젖은 강아지마냥 축처진 긴 단발머리를 한 그사람이 정말 맞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근데 그쪽에 있는 ‘미확인 인물’이 손으로 뭔가를 가리키더라구요. 저는 처음에는 “저말입니까?” 라는 의미로 해석해서 고개를 살짝 숙여 목절하고는 미안합니다라고 소리를 쳤죠. 그러니깐 답답하다는 듯이, “누구에요?” 라고 소리를 치더군요. 흐음… 뭐지? 하고 옆을 보니 같이 있던 친구녀석이 깊이 뒤집어쓴 모자의 챙을 살짝 들어서 “재ㅇ아! 나야!” 그러니깐 그제서야 아는척을 하더라구요. 썩을것 ㅡ_ㅡ; 그렇게 근 두달만에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위닝약속’ 때문에 재ㅇ군은 갈길을 갔습니다.

의무입사 (a.k.a. 강제수용)
아마도 우리 학교 06학번의 최대 화두는 ‘의무 입사’ 였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의 모든 06학번은 FinD-SELF 라는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이름이 붙은 프로그램을 거쳐야합니다. 뭐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화니 정보화니 이삼년에 한번씩 흘러가는 조류(?)에 발맞추고자 꿩머리가 아니면 넘을 토익 600(비약인진 모르지만 중학생 토익 응시자 평균 점수가 550점이고, 고등학생이 평균 650 이상이니,  그 점수가 못넘어서 졸업 못하는건 중고등학교는 둘째치고, 대학교때 에지간이 공부와는 담쌓았다는 얘기겠지요. 참고로 초등학생은 약 400점 조금 넘는답니다)을 졸업제한요건으로 만든다거나, 컴퓨터 자격을 요구한다거나, 고등학생도 아니고 졸업요건에 봉사활동을 추가한다던지 하지만, 세상에 전 신입생을 닭장같은 기숙사에 쳐넣고 프로그램을 이수하게하는 건 보다보다 처음 본단 말씀이죠. – 그것도 공짜냐면 그것도 아닙디다. 106만원의 기숙사비를 내야하거든요.

뭐 이런저런 명분을 갖다 붙여도, 새로지은 수백억짜리 민자유치 기숙사의 투자를 최대한 많이 보전하고자 하는 농간으로 보일 뿐입니다마는(세상에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민자유치하는게 어딨습니까, SOC도 아니고) 말이지요. 암튼. 더 얘기해봐야 학교 위신만 깎아먹을 뿐이니 여기 까지만 합시다. 어찌됐던 저는 진단서에 소견서에 회유와 협박을 통해서 ㅡㅡ; 닭장수용은 안당했으니까 말입니다.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고…;  혹시 어느학교라곤 말 못하지만 우리학교에 쓴 신입생은 참고하기 바랍니다.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기. 잊지마십시오. 예비 07학번들..

당신 누구야?
개강을 하고 당황스러웠던건 변신을 한 애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볕이 잘드는 바닷가에서 며칠동안 잘 말린 명태마냥 노릇노릇 구워진 녀석도 있었고, 턱을 깎거나, 눈을 찢고 코를 올린 아가씨도 있었고. 몰라보게 라인이 변한 아가씨도 있었죠. 중학교때 동창과 농담 따먹기 할때 표현을 사용하자면 갑자기 완전평면 모니터가 배불뚝이 됐달까나 ㅡㅡ; 나름대로 본래의 편이 키를 생각하면 아담하니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게다가 그게 자연산이 아니라면 말이죠).  거기에 철지난 새봄의 신학기 여성잡지 특집호의 새내기 화장법을 뒤늦게 개강 전날 배웠는지 아주 삐에로같이 ‘분장’한 아가씨도 있었지요.

아… 거기에 사시사철 하늘은 높고, 말은 뛰노듯 뒤룩뒤룩 불어나는 곰도 있었습니다. ㅡㅡ;; 저 위의 모든 분들 얘길 할 군번이 아니군요 전….

암튼 이렇게 개강 첫날을 보냈습니다. 에고 삭신아…. 내일은 아침 수업에 삼연강인가……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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