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망언을 했다. 다시는 한국에서 개봉을 하지 않겠다며, 괴물이 흥행하는 것은 관객 수준에 맞았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쩝. 할말이 없다. 괴물을 즐겁게 봤던 나로써, 간접적으로나마 니들이 그런 수준의 영화밖에 볼줄 알겠느냐는 투의 글을 보면서, 그냥 한 10만~20만 쯤 들면 개봉할지도 모른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데 기가찰 지경이다.
딴에는 배급 하는데 있어서 횡포를 겪었나 보든데, 김기덕 자신의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봉준호나 그런사람 보다는 못하다고 생각한것같다. 뭐 솔직한 말로, 당신 영화가 예술성이 없다는 말은 안하겠지만, 솔직히 재미없는 영화다. 거봐라 니가 그런 수준밖에 더되냐라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서도, 당신이 그런말할 자격은 없다. 더더욱이 관객들을 두고 협박을 해가면서 영화홍보를 하는건, 흔들녀로 홍보한 롯데엔터테인먼트보다도 죄질이 더 지랄맞다. (내 블로그라서 정말 좋다. 이런 표현도 맘대로 쓸수 있고)
주성치 영화를 본적이 있는가? 물론 고매하신 당신이 봤을리 없을지도 모른다. 하나같이 허무맹랑하고 삼류 티가 팍팍나고, 구질구질하지만, 내가보기엔 당신이 만든 피로 칠갑한 ‘예술’보다는 주성치의 말도 안되는 삼류개그가 더 낫다. 니가 뭔데 고매한 자신의 영화를 까막눈 같은 눈으로 보고, 찢어진 주둥이로 말하냐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바가 그거다. 당신은 다양성을 말한다. 요새 전교조 선생들 하는 게 맘에 안들지만, 전교조에 속했던 내 윤리 선생님과 했던 논쟁이 떠오른다.
“선생님 왜 남자만 군대를 가나요. 여자도 가면 안되나요?”
“그것보다는, 되도록이면 남자도 안갈 수 있도록 만드는게 낫지 않겠니?”
어찌보면 다분히 정치적인 말이지만, 원론적으로 맞는말이다. 통일해서 모병제로 돌리면 너도나도 해피하겠지. 19세 관람가에 제한상영가 영화로 점철된 당신의 필모그래피가 안팔린다고 해서, 다른 영화, 더욱이 영화 관객을 모독하다니, 기야말로, 주먹에 폭죽쥐고 시위하는 머저리랑 다를게 뭐가 있나. 오늘 기준으로 600만이 그 영화를 봤다. 당신의 그 잘난 영화 나도 정정당당히 봤다. 당신이 수준낮다고 폄훼한 사람 중에는 수없이 많은 나같은 영화팬들이 있을것이다. 당신의 잘난 입놀림으로 폄훼된 그 사람들이 당신이 여지껏 배급사를 구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관객 숫자를 올려준 사람이란 말이다.
비주류 영화로 몇만 모으니 관객 600만이 우습게 들리나? 우리나라 인구 4천 7백만이다. 국민을 집합시키면 머리 여덟개당 한명이 이미 그 영화를 봤다는거다. 거기에 당신 영화 본 사람 없으리라는 계산을 안하고 그딴 소리를 내뱉었다는게 당신이 머리에 총맞았단 증거다.
사마리아 때 언론이 얼마나 띄워주었는지 기억이나 하나? 황금종려상인지, 뭔지 타놓고 아주 도배를 했었지, 그때는 실실 웃으면서 한국 영화의 승리를 외치고 자신이 뒤로 빠지자 저주를 퍼붓는 게제가 뭔지 알길이 없다. 만약 배급사들이 당신의 영화를 외면하면 도대체 왜그런지도 생각을 좀 해봐야 하지 않은가?
정권으로부터 온갖 압박을 받아가면서 개봉을 저지당할 뻔했던 화씨 911이나 아예 극장에도 걸리지 못해서 구글 비디오를 통해 떠도는 Loose Change 같은것은 당신같은 고매한 영화인은 보지 못했는가? 영화를 하고 싶고, 영화를 보여주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 남탓하지말고. 인터넷 동영상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유행하고 화제가 되는가 Loose Change만 하더라도 물경 1시간 40분짜리 “장편” 영화다. 아마추어 영화인들은 조그마한 맥 한대에 파이널컷 하나와 사발면 먹어가면서 영화를 만들어간다. 스탭들 부려가면서 아리플렉스에 코닥 삼오미리 필름 걸어서 찍는 주제에 뭐 그리 어렵다고 투정인가.
돈 벌려고 작정하고 예술 영화 만든다는게 우스울 지경이다. Loose Change를 만든 자식들은 돈이 썩어나서 자신의 작품을 퍼뜨렸겠나? 그리고 한국을 떠난다는 작자가 마지막 영화의 흥행을 보고 결정한다는 것도 우습다. 협박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말을 하고 싶다. 당신이 그렇게 욕했던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당신을 그렇게 옹호해줬던 평단도 두 엄지를 들었고 관객도 치켜세웠던 작품이다. 그런데 당신 같은 감독도 다 타는 그까짓 금도금한 입상(立狀)하나 못탔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 만한 수준”이라서?
그 자식들이 화성 연쇄 살인 사건에 담긴 한국적인 패러독스와 딜레마를 이해할 까닭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신이라고 달리 잘났는줄 안다면 그거야 말로 진짜 착각일것이다. 어디 한번 나가서 잘해보라.
ps. 나는 이제부터 김기덕 감독 작품은 물론, 그 감독 작품에 이제부터 출연하는 한국 배우의 필모그래피 전체를 보이콧할 것이다. 관객을 보이콧한 감독에게 관객의 보이콧을 보여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