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김중태님의 말씀에는 공감을 합니다만, 우리나라의 미디어 정책에는 상당히 불만이 많은 사람중 하나입니다. 정말 정말이지 우리나라 미디어 규제는 전면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미디어 제도는 솔직히 일분일초가 경각을 다투는 현대의 미디어 구조에서 미디어 재벌이나 정부의 이익은 보장해줄지언정 결코 시장의 개방성과 다양성은 보장하지 못합니다.
김중태님을 비롯한 많은 블로거 여러분께서는 그간 개방된 표준에 많은 지지를 보내신걸로 압니다. 저 또한 Mac을 사용하고 있고, MS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아우르는 사유(proprietary) 프로그램 정책에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을 사용하시는 대개의 분들께서는 아마도 우리나라의 브로드밴드 환경이 무척 진보되어 있다라는데 동감하실것입니다. 그러나 실상 그것을 지탱하는 법률은 규제일변도에 일부 업체 편들기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미국의 Vonage가 인터넷 전화를 시작해서 정착시킨지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소프트뱅크의 주장에 따르면 이미 IP전화 서비스 BB폰의 가입자수는 이미 전체 브로드밴드 가입자의 30%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070 번호로 인터넷 전화를 묶어두고, 시내전화 사업자들의 압력에 못이겨서 시내전화요금보다 비싼 인터넷 전화를 쓰도록 만들동안에, 미국의 보나지에서는 무제한 통화 플랜을 위시해서 다양하고 저렴한 요금을 선뵈고 있으며, 또한 기존 시내번호를 우리나라의 번호이동(MNP)처럼 이동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방송 쪽은 더욱더 가관입니다. 요즈음 뜨거워지고 있는 하나TV같은 서비스는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는 1~2년전부터 도입이 시작되었던 서비스입니다. 우리나라가 방송과 통신의 역무 문제로 서로 치박고 싸울때 저쪽에서는 실용화는 물론, 상용화까지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위성방송은 또 어떨까요?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 일본은 말할것도 없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마도 남아프리카나 저 이라크보다도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을 것입니다. 정부의 해외 방송 쿼타로 인해서 CNN이 방송되자 NHK가 중단되고, Discovery채널이 방영되니 카툰네트워크가 배제되는 등 그야말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또 하나 들어보일까요? 케이블 채널은 이론적으로 120개 이상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건 아실겁니다. 그런데 전국 어디를 살펴보아도 100번 넘게 채널을 배정하는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SO가 매년 해마다 채널 편성때문에 아우성이 나죠. 왜그런지 아십니까? 간단합니다. 2004년까지 T모 방송사의 한 SO가 90번을 넘겨서 편성을 짰더랬답니다. 그러자, 정부에서 TV에서 허가된 주파수 대역너머로 방송했다고 그것을 중단하지 않으면 일당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했다는군요. 세상에, 전용망으로 구축된 케이블에 주파수 간섭이 어딨다는 말인지 말입니다.
분명히 정부의 미디어/통신 관련 쿼터와 규제는 잘못됐습니다. 분명히 생각할 것은 만일 미디어의 원산지가 중요한 것이라면, 우리나라 정부가 제일먼저 걱정해야하는 건 어느나라의 수입량을 제한하는것이 아니라, 위성방송의 재중계를 푸는게 우선입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NHK를 보기 위해서 위성 접시를 달아야 할 판입니다. CNN이나 폭스 뉴스, CNBC는 말할나위도 없고, 프랑스나 독일채널은 꿈도 못꾸죠.
솔직히 미국의 경우에는 에코스타에 한국어로 한국방송을 하는 채널도 있는걸로 압니다. 그런데 만약에 그 채널에 FCC가 딴지를 걸어서 미국어 방송을 일정시간 이상 규제했다고 해봅시다. 이런 코미디가 없을 겁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물론 유럽을 비롯한 미국 등의 국가의 것도 많이 있습니다. 또한 유럽 국가내에서 자국 혹은 동문화권의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끄는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쿼타나 강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나라 국민들이 자국 애니메이션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영화가 스크린쿼터 의무 상영일수(개정전 이던 후던 간에)를 훌쩍 뛰어 넘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나라 극장에 우리나라 영화가 너무 많아서 다양성이 침해되니 다른 나라 영화를 트시오 라고 하는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만약 공중파라면 김중태님의 의견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공중파는 누군가의 사유재산이 아니라 모든이의 공공재이기 때문입니다. 주파수자원은 한정적이고, 모두가 케이블이나 위성 등 다채널 매체를 접할 수 있는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어떠한 국가등에 편향되지 않은 편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은 다릅니다. 케이블/위성 채널은 그야말로 전문성을 띄고 있는 채널입니다. 그야말로 수백개의 PP(Program Provider;여기서는 투니버스가 될수 있겠네요)에서 경쟁을 거쳐, 수십개의 채널만이 SO를 통해 재전송될수 있고, 그 중에서 단 한개의 채널만이 선택받을 수 있으니까요. 무척 빡빡한 경쟁입니다. 개인적으로 봤을때, 투니버스는 채널의 시청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솔직히 대다수의 분들은 ‘애니’를 본다라는 말을 곧 일본 ‘애니메’를 본다고 해석 한다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만약 투니버스가 공중파 채널이었다면 당연히 그러한 편향을 바로잡아야 하겠습니다만, 이것은 케이블 채널이기 때문에 저는 그럴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아니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일본 애니메이션이 보기 싫다면, 채널을 돌리기만 하면 될 뿐이고, 요금을 내지 않으면 될 뿐이니까요. 만약 그 정도로 다른 국가의 애니메이션의 수요가 있다면 이네들도 10년이 넘도록 장사를 하고 있으니 그냥 입다물고 일본 애니메이션만 수입하겠다고 버티지는 않겠지요.
중태님의 블로그에 지나치게 IT에 관한 내용만 나오는 것은 문제니 IT에 대한 언급을 전체 포스트중 어느 정도로 줄이십시오. 라고 간섭하는것과 다를게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 솔직히 중태님의 블로그에 요리 레시피를 보려 접속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까 말입니다(물론 중태님의 요리 레시피가 올라온다면 얼마나 인기가 있을지는 저는 알턱이 없지만요)
그렇게 정부가 다양성과 열린 구조에 관심이 있었다면, 퍼블릭 액세스 채널(시민 참여 채널)이나 강제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