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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터넷은 회선과 ISP가 따로따로

일본에서 인터넷을 신청하면 대충 집안 공사와 집밖 공사로 나뉘어서 공사를 두 번하게 됩니다(FTTH의 경우, 주거 형태나 인터넷 회선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회선 작업은 NTT에서 해주게 되는데 NTT 등 회선 사업자와 계약하면서 ISP를 계약해야합니다. 혹은 반대가 됩니다.  “엥?” 싶으시죠? 네 그렇습니다. NTT는 단순히 광케이블을 빌려서 ISP에 연결해주는 일만 하고, 인터넷은 ISP, 즉 Internet Service Provider가 해줘야 합니다.

따라서 인터넷 요금은 NTT 광 케이블 요금과 ISP 요금이 되겠습니다. ADSL 써보신분은 PPPoE 기억하실지 모릅니다. 주로 KT에서 했던 방법으로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접속을 하는 방식이었죠? 예. 일본의 인터넷을 가입하면 가입 서류를 보내주고 이 방법대로 설정하고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접속이 안됩니다.

재미있는건 이 ISP에 따라 속도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겁니다. 같은 회선인데 말이죠. 심지어는 회사에 따라서 한국과 P2P 전송이나 음성/영상통화 품질이 차이가 난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유선이라면 이해는 할 수 있는데… 무선도 그렇습니다. 말도 안돼! 라고 생각하시고 계시죠? 일본에서는 인터넷 접속 요금(대략 300엔, 도코모는 sp모드, au는 LTE-NET 요금 등)을 내지 않으면 인터넷 접속이 아예 안됩니다. 그냥 음성 전용 전화기입니다. 이렇게 돈을 받으니 한마디로 MNO가 ISP로써 작동하고 있는 셈이죠. MVNO 이용시에는 SIM을 끼워서 MNO의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음성통화는 바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인터넷은 바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자동으로 설정되는 MNO의 APN 등이 아니라 휴대폰의 설정을 만져서 수동으로 APN(Access Point Name) 주소(MVNO의 서버 주소)와 ID 패스워드를 입력해야 합니다. 이 경우 ISP는 MVNO가 됩니다. 그리고 이게 딸리는게 MVNO가 속도가 느려지는 이유중 하나라고 말씀 드린바 있습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일본의 휴대폰 직구 사정

우리나라에서도 한때는 전파인증을 받아야 휴대폰을 수입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직구 열풍이 너무 센데다가 규제 완화 바람은 더 세서 개인 용도로 한대는 전파인증이나 면허 없이 수입이 가능해졌죠. 일본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수입은 가능합니다만…. 사용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기술적합마크 技適マーク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전파를 발신하는 기능을 사용하면 안되게 되어 있습니다.

뭐 이런 관계로 해외에서 휴대폰을 직구하는 문제는 매우 그레이한 문제입니다. 개인이 기술적합인증을 받기는 꽤 까다로우니까요. 그래서 들여와서 쉬쉬하면서 쓰거나 합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그냥 해외에서 개인적으로 들여온것으로 기적마크가 없으니 켜지는 않는다. (마치 만화에서 담배를 초콜릿으로 술을 쥬스로 바꾸듯이;;) 라고 말하는게 관행이 되어 있습니다. 진짜 켜지 않을지는 그 사람만 알겠죠.

좌우간 우리나라 제도를 얘기해주면 대개는 흥미로워 하면서 부러워 합니다. 물론 그 전에 삼성 엘지 애플 빼고 거의 전멸한 한국의 휴대폰 시장을 안쓰러워 해주지만요 -_-; “역시 삼성이나 엘지 뿐인가요?” 한답니다.

 

통신 양극화 시대가 시작되는 일본

사실 일본에 살지 않는 입장에서 일본의 상황을 전달하는데는 한계가 있지요. 오류의 가능성도 있고 뉘앙스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되도록이면 여러가지 목소리와 기사를 접했지만 말이죠.

일본에서 작년 화제가 된 단어 중 하나는 염가 스마트폰/SIM일겁니다(格安スマホ/格安SIM). 우리나라 말로 딱 정확한 뉘앙스로 1:1로 매치할 수 없지만 저는 트위터에서 이 둘 중 서비스를 MVNO로 기기를 저가격 스마트폰으로 번역을 해왔습니다. 실제로 우리 개념으로 보면 둘 다 이 정도가 무난한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MVNO 서비스는 일본에서 2009년 쯤에 일본통신이란 곳에서 b-mobile이라는 것으로 3G MVNO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태동한걸로 압니다만 급격하게 확산을 한 것은 2014년 정도. 그리고 신문에서 格安スマホ를 적으면서 별도로 해설을 안해도 될 정도로 보급이 된 상태가 2016년 즈음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돌아다니면서 본 사람들은 재미있어서 ‘캐리어キャリア’라고 불리우는 통신사 서비스와 아이폰이나 갤럭시, 엑스페리아 같은 최신 기종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MVNO 서비스와 MVNO 유통용 중저가격 스마트폰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사실 중저가격이 아닌 제품도 있습니다만-화웨이의 P나 메이트 시리즈 같이-아이폰이나 갤럭시가 10만엔을 넘어간 시점에서 본의 아니게 중저가가 되어버렸습니다).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이나 양판점 판매만으로 판매 랭킹 상위에 화웨이 단말이 오른 것은 여러 인구에 올랐습니다. 아직은 일본에서 MVNO는 확실히 마이너이기는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일본에서는 대리점(ショップ)에 대한 의존이 어마무시하게 큰 편입니다. 애플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폰 메이커는 자체 A/S 센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일 수리는 어렵고 그래서 대리점에 가져가서 대체 기기를 받으면서 수리를 맡기고 하니까요. 이상이 생겨도 대리점으로 가고 요금 변경도 대리점으로 가고, 설정 문제도 대리점을 가고 신제품이나 신상품이 나와도 대리점으로 갑니다.

그러다보니 통신사의 대리점은 도처에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시간이 길기로 악명이 높고 젊은 사람들은 그래서 인터넷 숍에서 사는 걸 선호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어차피 SIM 받아서 꽂는 거 정도야 본인이 할 수도 있고, 초기 세팅도 마찬가지기 때문이죠.

그 연장에서 MVNO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일단 숍이 원칙적으로는 거의 없고, 서포트 체제는 전화와 메일입니다. 그냥 전화기와 SIM이 덜렁 도착하고 SIM만 신청하면 SIM 카드만 덜렁 도착하는 구조입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 기사가 전달하는 택배로 전달하는게 아니라 우편함 투함하는 우편/택배 상품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을 정도죠.

이런 MVNO에서 주로 사용되는 스마트폰들은 1만엔 이하에서 비싸봐야 6만엔 정도의 소위 ‘SIM FREE’ 단말이 많습니다(일본에서는 원칙적으로 아직도 캐리어락이 걸려 나오고 나중에 요청을 해야 해제를 해줍니다) 그 이유는 일본에서는 단말기를 통신사가 사들여서 자사 제품製品 형태로 팔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MVNO용으로 따로 내놓는 귀중한 경우가 아니면 일단 일본 회사 제품은 보기 힘들고 외산이 주가 됩니다. 아수스 화웨이 ZTE 등등이 있고 특히 아수스하고 화웨이는 코스트 퍼포먼스가 높아서 MVNO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폰도 애플에서 심 프리 단말을 판매는 하지만 그 가격이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 기준으로도 흉악스럽기 때문에 통신사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사면 무진장 비싸고, 그 돈 다주고 MVNO를 써봐야 그닥 차액이 크지 않으므로 차라리 통신사를 쓰는게 통신품질도 좋고 무제한 통화까지 쓸 수 있는 웃기지 않은 상황인지라 말이죠.

아이폰의 상황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가 단말기는 MVNO 사용자들에게는 인기가 없습니다. 의무 사용기간이 없거나 길어야 1년이다보니 할부를 2년 하는 사용자가 많지 않고 그러다보니 일시불로 단말기를 사서 쓰는 경우가 많고 그러기 부담없는 1~3만엔 정도 하는 단말기가 압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본의 MVNO 가격을 보면 대충 3GB 정도에 1천엔 중반 정도.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통화 기능 포함의 경우) 대다수 캐리어 사용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5GB 요금제가 대략 7천엔 정도니까 상당히 저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MVNO로는 2천엔 초반이면 됩니다).

이야, 싸네. 이러면 다 MVNO로 가는거 아녜요? 싶지만 제 신조가 비싼게 비싼데는 납득가는 이유가 없을 수 있지만 싼게 싼데는 반드시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입니다. MVNO 업자들은 1) MNO(캐리어)의 회선의 용량을 운용이 어렵지 않을 만큼만 빌린다 2) MNO는 통신망만 빌려주지 인터넷 인프라는 MVNO가 준비해야 합니다. 3) 대개는 영세하기 때문에 인터넷 인프라에 돈을 투자 많이 못합니다. 이것들이 합쳐져서 MVNO의 속도라는게 캐리어에 비할 수가 없을 정도로 느립니다.

특히 점심시간에 쉬는 시간이나 출퇴근 피크 시간이 되면 ‘고속 요금제’에 들었는데 속도가 1Mbps 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오죽하면 00년대 우리나라가 초고속 인터넷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떤 MVNO가 저렴할까, 어떤 MVNO가 빠를까 정리하는 사이트가 있을 정도입니다.

캐리어에서 얻을 수 있는 서포트의 부재와 이런 통신 서비스의 차이에 더해서 MVNO가 가까운 양판점이나 도심의 안테나샵에서 접할 수 있게 된 상황이 겹쳐져서 가입자 비율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와중입니다만…. 덕분에 불만이 치솟고 있죠. 소비자 민원이 폭증하고 있죠.

일본의 MVNO는 ‘2년 속박2年縛り’라고 할 정도로 악명 높은 통신사식의 계약은 거의 없습니다. 데이터만 사용한다면 이번달 계약해서 다음달 끊어도 되고, 가입비도 경쟁이 너무 심해서 몇천원 안쪽으로 해결 볼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통신 품질이 들쑥날쑥하니 메뚜기처럼 푱푱 튀어 다니는 케이스가 늘었습니다. 휴대폰 업계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이시카와 츠츠무(石川温)는 MVNO의 갯수가 600개가 넘는다 라고 말합니다. 통신사의 부업부터 쇼핑몰, 인터넷 기업 케이블 방송사 등등. 벼라별 기업들이 다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업계 상위에 들어가는 프리텔이라는 MVNO가 업계 1위인 라쿠텐에 MVNO 사업을 매각했습니다. 많이들 충격으로 받아들였는데 정말 MVNO의 현재가 지속성이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모두에게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은 이런 MVNO의 공세에 저가 요금제를 내고 고가 요금제의 용량을 늘려서 헤비유저를 잡는 등의 정책으로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일련의 소동들을 물건너서 보면서 통신의 양극화 상태를 보고 있습니다. 돈에 곤란함이 없는 사람이라면 10만엔짜리 아이폰/갤럭시/엑스페리아 최신 기종을 2년 계약으로 사서 5기가든 그 이상이든 데이터 요금을 결제하고 무제한 통화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1~2만엔짜리 단말기를 일시불로 사서 1기가에서 3기가 짜리 요금제를 쓰고 1분에 우리돈으로 400원이 넘는 통화료를 내고 쓰는거죠. (최근 MVNO에서도 무제한 통화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지만 스카이프 등과 같이 별도 앱으로 전화를 해야 합니다)

뭐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그렇듯이 통신사는 폭리를 취하는 이미지이고 MVNO는 그 폭리를 잠재워 주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전화료가 종량제라 비싼건 라인 음성 통화로 떼우고 통신사 메일을 쓸 수 없는 것도 라인과 Gmail로 떼울 수 있다고들 생각합니다. 다들. (그래서 라인이 직접 MVNO를 한다고 했을때 올게 왔다고들 생각했었죠)

주저리 주저리 썼습니다만 일본에서는 통신 서비스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참고로 정부에서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그 뭐지…. 일부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 사용량을 무료로 하는 정책을 제시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망중립성으로 금기시 되어 있는 이 정책이 일본에서는 대놓고 벌어집니다. 가령 아까 얘기한 라인모바일은 라인 뿐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데이터를 까지 않고 있고요, 앱스토어를 안까는 회사도 있고, 유튜브를 안 까는 회사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통신료 인하에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요번에 라쿠텐에서 슈퍼 호다이 라는 요금제를 내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통화 정액제와 고속 데이터가 패키지로 된 요금제인데 패키지는 어찌됐던 내 알바 아니고 너 알바도 아니고 다들 신경을 쓴건 데이터 제공량 다쓰고 나서도 1Mbps를 제공해주는 것이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저렴한 통신사 요금제의 속도 제한을 완화 하는게 요금 인하에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유튜브 정도는 적당히 볼 수 있게 해주겠다 이거죠.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얘기해 두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통신사의 경우 기본 제공된 데이터를 다쓰면 거의 GB당 1000엔을 내거나 안그러면 128kbps로 짤없이 떨어져버립니다. 아마 다들 환장할 속도일겁니다. 일본쪽 MVNO 파는 동호인에게 우리나라 통신사가 얼마를 내면 기본 몇GB에 다 쓰면 하루에 2~3GB 고속통신이 되고, 그걸 넘어도 3~5Mbps 속도가 제공됩니다. 실질적인 무제한입니다 하니 어이 없어 하더군요. 왜냐면 일본에서는 하루에 추가로 더 주는게 아니라 3일동안 1GB를 쓰면 속도를 128kbps로 줄여버리는 통신사도 있거든요 -_-;

여담으로 실질 128~256kbps 나오는 ‘무제한’ 요금제도 제공되는 회사가 있고 사용자가 있습니다. 슬럼가 주민을 보는 느낌입니다.

망했어요. 일본 정치.

어제 일본 중의원 선거. 뭐 남에 나라 망했다는 말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잘 아는 분들 일본에 많이들 계시고 그 외에 후배동생하던 친구 중에도 일본에서 일하는 케이스 있고, 사촌이 일본으로 귀화했고. 이거 생각보다 가까운 문제네요. 뭐 그래도 문자 그대로 남의 나라 일입니다만 -_-;

일단 야당은 망했어요. 라고 할 말밖에 없네요. 소위 민주당계 정당은 합종연횡을 했지만 에다노씨가 빠져나와서 버티지 않았으면 정말 전멸 당할뻔했군요.

한편으로 자민-공명 공동 여당은… 무시무시하군요. 이제 국민 기분만 슬슬 구슬리면 개헌도 하겠다고 하겠군요.

뭐 사실 놀랄 건 없습니다. 닛케이 지수는 좋았던 시절을 연상시키듯 쑥쑥 오르고, 유효구인배율도 버블 이후로 최고로 좋고…. 미디어는 열심히 그걸 싣고 있죠. 아베 수상은 그걸 또 광광 외치고.

일본인들 입장에선 경제 살려준 (것 처럼 보이는) 정권에게 등을 돌릴 이유가 사실 별로 없긴 합니다.

좌우간 아베 총리는 내년 자민당 총재선을 한번 더 나갈것 같고, 별 문제가 없다면 전후 가장 성공한 수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겠군요.

제가 바라는건, 우리 사이좋게 지내요. 피스!

 

 

야마토 운유(‘쿠로네코 야마토’) 사태를 보며 느낀 저출산 사회의 문제

대학에서 영어를 배웠으나 일본어를 더 잘하는 이상한 입장에서 거기에 더해서 서브컬쳐 오타쿠가 되다보면 인터넷에서 교류하는 사람들 중에 일본어를 영어보다 잘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보게 됩니다. 게다가 일본에 사시는 분도 계시고, 일본으로 갈 준비를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나같이 재미있는 점은 일본에서 공부가 아니라 일을 하러 가셨다는 점입니다. 외국인으로서 삶과 익숙치 않은 언어와 회사문화 등 애로점은 상상할 수 있습니다만 아무튼 꽤 많은 분들이 일본으로 가시고 있습니다. 주로 시스템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 등 컴퓨터 쪽 전공을 살리시는 비율이 높습니다.

흔히 우리가 외국인 노동자라고 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때 우리나라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존재라고 인식하기 쉽습니다만, 정작 실제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하지 않는 곳에서 우리 의식주를 지탱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본의 경우 만성적인 인구 절벽을 경험하고 있어서 출생율 자체가 낮다는 것은 그냥 사회상식적으로 알고 계실겁니다. 현재 일본은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의 갯수(유효구인배율)이 1.3~1.4에 달합니다. 다시 말해서 통계적으로 구직자들보다 일자리가 더 많다는 얘깁니다. 이 비율은 당연히 일본인이 선호하지 않는 직업일 수록 더 올라갑니다. 우리나라와 다를게 없죠. 일본에서는 급속히 진행중인 노령화로 인해서 그들을 돌보는 인력을 중진국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오늘 자 신문을 보니, 맥도날드는 아르바이트 직원이 구하기 힘들어서 한번 햄버거를 만들고 음료를 만드는 일일 체험 입사를 전 점포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백화점은 인건비가 문제가 아니라 인원이 부족해서 30분 일찍 폐장한다고 하는군요. 이런건 다른 곳이라고 다르지 않아서 규동집의 점원을 줄여서 최소한 만큼 두고 운영하거나 패밀리 레스토랑이 (여러가지 이유도 겸해서)24시간 영업을 중단한다던지 점점 젊은이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문제를 하나 꼽자면 단연 야마토운유(ヤマト運輸)의 택배(宅配便, 宅急便-탓큐빈-이라는 상표로 서비스중)를 둘러싼 노동 조합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일련의 소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노동조합에서 올 년도 노조 협상에서 비롯됩니다. 일본의 택배의 서비스 질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얘기해도 됩니다. 업계의 톱을 차지하는 야마토 운유의 탓큐빈은 점유율도 50%가 넘습니다.

이 야마토 운유의 노조에서 주장한 것은 심플합니다. 취급하는 화물 수를 줄여 달라, 요금을 조정해달라는 것, 재배달을 줄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무슨일이여? 생각하시는 분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면 일본에서는 택배를 기사에게 외주를 주지 않고 기사가 택배회사의 정사원으로 고용되어 있습니다. 회사차를 몰고 회사 제복을 입고 회사에서 지급된 단말기와 휴대폰을 들고 운전하며 짐을 배달합니다. 당연히 짐 갯수 당 수당을 받는 자영업자가 배달을 하는 우리나라와는 구조가 완전히 다른겁니다. 그러니까 서비스가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신 대량 고객이 아닌 소규모 점포나 개인은 어마무시한 배송료를 물게 됩니다.

이 일이 표면화 되자 문제가 된 것은 아마존을 비롯한 대형 쇼핑몰에서 무료배송을 하면서 엄청나게 늘어난 인터넷 쇼핑 배달과 저녁시간 이후의 시간지정과 주말의 재배달입니다. 일본의 택배는 받는 날짜와 시간을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가령 8시에 퇴근한다면 배송시간을 9시에서 10시에 지정해서 받을 수가 있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만약 갑자기 일이 있어서 집을 비워야 한다고 생각해보죠. 그러면 기사가 부재 통지표를 문에 붙이고 가고 스마트폰으로 코드를 읽어 모바일 웹페이지에 접속하거나(최근에는 라인으로도 대응하더군요) 전화를 걸어 재배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주5일제 근무를 하니 대개 재배달을 하는 시간이 평일 밤이나 주말에 집중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 택배는 일요일에도 배달을 합니다.

아마존에서 2000엔 이상 물건을 사면 배송료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에 대항해서 다른 업체에서는 우리는 얼마를 사든 무료로 하겠다 라고 선언한 곳이 있지만 아마존의 존재감은 엄청납니다. 야마토운유의 경쟁사인 사가와규빈(佐川急便)은 2013년에 도저히 못해먹겠다고 하고 아마존과 관계를 끊어버렸죠. 이번 사태가 표면화 되면서 기사에서 한 기사가 그러길 짐의 40%가 아마존 상자(웃는 얼굴을 상징하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죠)라는 말을 합니다.

아마존은 대략 연회비 4000엔을 내면 날짜와 시간을 얼마든지 정할 수 있고, 속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개인 고객이나 소규모 업체라면 돈을 더 내야하는 서비스입니다만(아마존에서도 연회비를 내지 않으면 300엔 가량을 더 내야합니다)  아마존과 택배회사가 대량으로 계약을 맺어서 가능한겁니다. 이것에 대한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아마존에서 커다란 상자를 하나 DHL로 받았는데 이 크기의 상자를 보낼때 요금을 DHL 웹사이트에서 견적을 내보니 제가 보내려면 15만원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아마존이 청구한 배송료는 두건으로 나뉜 화물 중 하나라서 적다고는 하지만 1000엔에 불과했습니다. 어떻게 봐도 대량 발송 계약으로 건당 계약을 한다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사태가 이렇게 되니 야마토운유는 27년만에, 그러니까 90년에 인건비 상승으로 택배 요금을 올린 이래로 처음으로 개인 대상 택배 요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아마존 등 대량 고객들과 협상에 들어갔죠. 아마존으로써는 지금의 서비스를 유지하고 싶어할테니 꽤나 난항이 예상됩니다. 물론 아마존 만의 얘기는 아니지만요.

아까 유효구인배율을 얘기했는데 택배 기사의 유효구인배율은 전체 평균보다 높습니다. 일찍 출근해서 배달 후 잔업으로 야근이 잦고 밥먹을 시간 조차 마땅찮다는 근무 조건 탓이지요. 이런 이유로 원격지에는 트럭이 아니라 로컬 철도를 이용하는 방법마저 궁리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반나절 배송도 모자라서 한시간 배송이 등장하는 등 점점 고객인 인터넷 상거래 업체는 요구가 까다로워지고 있어서 배달 종사자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거기에 일부 고객은 재배달을 너무 남발해서 그러잖아도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데 허탕을 치게 만든다. 라는 불만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편리하고 빠른 세계 최고 수준의 택배에는 종사자의 피땀으로 유지 되고 있다. 뭐 그런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인 셈이죠.

오늘 조간을 보니 처음에는 간을 보던 다른 업체(일본우정日本郵政,사가와 규빈)도 인상 협상에 들어갔다는 군요. 애당초 업계 최대 업체인 야마토 운유가 인상에 나선 이상 다른 업체들도 다 따라갈거라고 다들 쉽사리 예측했으니까요. 농심 라면, 진로 소주 오르면 다른 녀석 다 따라 오르는 것 같이 말이죠.

문제가 이쯤되니 집이나 공공장소에 택배박스를 설치를 하자거나 늘리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단독주택에서도 쉽게 설치가능한 택배박스가 발매되기도 하고, 나라에서도 택배박스 확충에 나선다는 모양입니다. 앞으로 이 일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긴 얘기를 한 이유는 야마토 운유의 상황을 중심으로 일본의 택배 상황을 개괄… 하는게 아니라 일본보다 더하면 더 했지 부족하지 않을 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으로 볼때 지금은 단군 이래 최대의 구직난이라고 하지만 앞으로는 점점 젊은이 구하기 힘들어 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그건 택배 같은 사실상 준 사회 인프라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건당 배달 수수료로 생계를 잇는 택배 기사님들의 처우는 매우 열악하니 말입니다. 일본에 비해서 더 열악하면 열악했지 부족하지는 않으니 말이죠.

저는 집에 앉아서 스마트폰 탭 몇번 혹은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책을 사고 일용품을 사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삽니다. 빠르면 당일, 늦어도 다음날에는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게 됩니다. 엘리베이터 없는 4층 빌라에 이 물건을 가지고 오는 분들이 힘써주시기 때문입니다.  택배 없는 삶을 생각하기는 어렵죠. 이제는 택배는 사회 인프라입니다. 택배를 하시는 분들 보면 가장 젊은 분들도 30대인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나이든 자영업자들의 뼈를 갈아서 굴러가는 인프라인 셈이죠. 이분들도 나이를 들테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젊은이들을 택배 점당 몇백원씩 하면서 굴릴건가요? 아니 그럴 젊은이가 남아날까요? 정말 시간이 지나면 외국인 노동자가 택배를 배달하는 모습을 볼지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로봇이나 드론이 배달을 하기 전에는 말이죠. 제가 환갑일때까지 이뤄지려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 택배 업체도 필연적으로 다가올 문제를 대비해야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15시간 반 뒤면 역사적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열립니다. 박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서 5월 대선이 이뤄지든 어떻게 부지해서 12월에 대선이 열리든 다음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택배는 단순히 저출산으로 문제가 생길 인재 부족 사회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요. 그러기 위해서 손대야 할 문제가 산더미 같다는게 절망스럽습니다만 “노력과 의지”로 5년간 힘써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정부와 정치인의 노오력이 부족하다! 이겁니다. 젊은이들에게만 짐을 떠넘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