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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들로 만화책 보기

사실 킨들로 책을 읽는 것, 특히 만화책을 읽는 것의 가장 커다란 장점은, 굳이 킨들만 그러려니 싶겠냐만서도 부피를 차지하지 않는다는점과 항상 약간의 할인, 그리고 이따금 말도 안되는 수준의 할인을 해주는 점에 있습니다. (지금도 한꺼번에 구매시 할인해 주는 캠페인 중이라더군요)

근데 만화책의 퀄리티가 제각각이라 오래된 책이든 새 책이든 스캔이라고 할지 디지털 제작이 좀 제각각이라 어떤건 날림이고 어떤건 잘 만들어져서, 어떤건 크게 핀치하거나 할 필요 없이 바로 볼 수 있도록 진하고 선명한 반면 어떤건 눈을 가늘게 떠야 할 때가 왕왕 생기는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돈을 주고 파는 거라면 좀 컨트롤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하는 바람이 있는데 말이죠. 근데 그러고 보니까 킨들 등 전자책을 빠르게 넘기는 매크로를 만들어서 텍본을 뜬 저작권 위반 사이트가 골머리를 아프게 만든다더군요. 이야, 머리들 좋아요… 사실 킨들 같은 e리더에서 진짜 해상도 높인걸 촬영하면 무시무시할겁니다.

이해는 해요. 그리고 만화책이 무진장 덩치가 커서 주로 보급되는 킨들의 메모리 4GB에 우겨넣기에는 너무 크다는 사실도 말이죠.

킨들을 사는 사람들은 왜 이 망할 아마존이 (심지어 가장 비싼 킨들 오아시스 조차) SD 슬롯을 안넣나 싶을텐데, SD 슬롯이 있는 파이어 태블릿이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외장 매체에는 복사가 안된다죠. 저작권을 그렇게 보호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아마존 저팬 킨들 페이퍼(7세대) 망가 모델

작년에 아마존에서 괴작을 내놨죠? 킨들 페이퍼 7세대의 저장공간을 8배로 뻥튀기한 모델이었습니다. 이름하야 ‘망가 모델’. 솔직히 일본에서 킨들 사용자들은 몇년 동안 변함이 없는 킨들의 4GB 메모리에 이를 버득버드득 갈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특히 만화를 보는 사용자들은 말이죠. “수백권을 저장 할 수 있답니다” 라고 했지만 그건 지체 높으신 분들의 문고본들이나 그런것이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만화책이나 라이트노벨은 수십권도 한번에 못담는 형편이니 짜증이 날 수밖에요. 게다가 킨들들은 저작권 보호가 뭔지 하나같이 외장 메모리가 없거나 있는 모델(파이어 태블릿 시리즈)도 외장에는 저장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메모리를 뻥튀기한 모델을 작년에 내놓은 겁니다만. 문제는 가격도 뻥튀기를 했죠. 거의 6천엔인가 더 받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킨들을 사고 싶었지만 킨들 가격이 부담되서 킨들 페이퍼화이트도 어렵고 그냥 불도 안들어오는 킨들이나 살까하다가 7월에 아마존 프라임데이에 1만엔에 세일을 하기에 덥썩 물었습니다. 인생은 한방 지름은 타이밍!

망가모델이 나오면서 망가에 맞는 기능들이 몇가지 들어갔지만 사실 이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다른 기종에도 다 들어가서 차별화 거리는 못된다고들 합니다. 좌우지간 양쪽 좌우 펼침 페이지(왜 박력있게 두 페이지를 이어서 쓰는 경우가 있잖습니까?)를 한꺼번에 열어서 볼 수 있는 기능이나 빠르게 페이지를 솨솨솨솩 넘길 수 있는 기능들도 추가가 됐고…

근데 다 좋은데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로 화면이 작습니다. 6″ 화면은 솔직히 우리가 흔히 보는 라이센스 만화책은 물론 그것에 비해서 현격하게 작은 일본 만화책 판형보다도 작습니다. 거기에 파일에 여백이 있어서 더 작게 보입니다(그건 옵션을 켜면 여백부분만 깔끔하게 잘라줍니다). 두번째로 출판사들 문제가 좀 있지 싶은데 킨들 만화 파일 해상도가 다 개차반이라 아이패드로 봐도 그렇지만 조그마한 글씨 읽기가 영 그렇습니다. 300ppi라 잘 조절하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파일이 너무 해상도가 낮아서 핀치 인 해서 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활자 책이야 매우 미려하고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페이퍼화이트를 처음 썼을때 느낀거지만 밝은 환경에서 보면 정말 흰 화면에 그림이나 글씨가 떠있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 킨들에서 킨들 오아시스라는 플래그십 기기를 내놨다고 해서 군침을 돌게 합니다. 다른건 다 관두고 화면 크기가 커졌대서 ‘좋겠다…’하고 있습니다만.

전자 잉크와 만화책, 아마존 저팬에 물리신게 아니시라면 그냥 태블릿이나 휴대폰 앱으로도 충분할겁니다. 사실 일반 책을 읽을때 편의 기능은 아이폰/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킨들 순으로 점점 더 나아집니다.

지오블록에 대해 생각하다

<시원찮은 히로인의 육성 방법>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 모양입니다. 13권 완결권이 나왔죠. 종이로 먼저 나왔고, 전자책 엠바고는 약 1개월 뒤입니다. 차라리 이런식으로 투명하게 엠바고를 거는게 우리나라 서점에서처럼 “언제 출간 되려나” 하고 졸이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차치하고.

킨들 페이퍼화이트에서 아마존을 통해 주문을 하려고 하니 등록된 국가(=일본)와 다른 곳에서 주문하려고 한다는 에러가 나오면서 국가를 변경하거나, 일시적으로 해외에 있는 경우 고객센터에 연락달라고 하는군요. 이런. 아이폰을 켜서 주문을 하니 권리자가 일본 전용으로 설정한 모양입니다. VPN으로 접속해서 주문을 마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적이 예전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블루레이나 CD를 보면 패키지에 “FOR SALES IN JAPAN ONLY”라던지 日本国内販売専用 라는 표기를 많이봅니다. 차마 책에는 그런 문구가 보이지 않지만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 정말 병적일 정도로 벽을 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일본에서가 아니면 접근도 안되는 경우가 수두룩 합니다. 이건 뭐 어제오늘 일은 솔직히 아닙니다만…

넷플릭스가 190여개국으로 퍼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VPN으로 적당히 나라를 골라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많이들 미국 넷플릭스로 몰려갔고, 저는 일본 넷플릭스를 봤습니다. 하지만 VPN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고, 사실상 넷플릭스를 위한 VPN은 종말을 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에서만 판매를 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이해 못하는건 아닙니다. 이른바 ‘권리 월경越境’ 문제를 방지하려는 것이겠지요. 뭐 설마 한국에 사는 사람이 일본어로 된 책을 얼마나 읽겠냐만서도 한국에 사는 사람이 일본어 책을 읽음으로써 한국의 라이센시가 입을 피해를 막아주겠다. 아, 아름답군요.

하지만 저는 이런 게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종이 책, CD나 DVD, BD 일때는 그냥 디스크를 들고 오거나 주문해서 받아와서 보거나 틀면 될 문제가(지역코드가 있었을때는 좀 골치가 아팠습니다만) 기술적인 장치로 인해 어려워지게 되었거든요. 시대가 점점 유형의 미디어를 던져버리고 스트리밍이다 다운로드다 하는 형태로 변경이 되면서 더욱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긴 공란을 어떻게 메울까요. 어쩌면 불법 다운로드로 흘러들지도 모르는 노릇이겠죠. 한물간 유행어로 맺습니다. ‘뭣이 중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