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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블록에 대해 생각하다

<시원찮은 히로인의 육성 방법>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 모양입니다. 13권 완결권이 나왔죠. 종이로 먼저 나왔고, 전자책 엠바고는 약 1개월 뒤입니다. 차라리 이런식으로 투명하게 엠바고를 거는게 우리나라 서점에서처럼 “언제 출간 되려나” 하고 졸이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차치하고.

킨들 페이퍼화이트에서 아마존을 통해 주문을 하려고 하니 등록된 국가(=일본)와 다른 곳에서 주문하려고 한다는 에러가 나오면서 국가를 변경하거나, 일시적으로 해외에 있는 경우 고객센터에 연락달라고 하는군요. 이런. 아이폰을 켜서 주문을 하니 권리자가 일본 전용으로 설정한 모양입니다. VPN으로 접속해서 주문을 마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적이 예전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블루레이나 CD를 보면 패키지에 “FOR SALES IN JAPAN ONLY”라던지 日本国内販売専用 라는 표기를 많이봅니다. 차마 책에는 그런 문구가 보이지 않지만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 정말 병적일 정도로 벽을 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일본에서가 아니면 접근도 안되는 경우가 수두룩 합니다. 이건 뭐 어제오늘 일은 솔직히 아닙니다만…

넷플릭스가 190여개국으로 퍼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VPN으로 적당히 나라를 골라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많이들 미국 넷플릭스로 몰려갔고, 저는 일본 넷플릭스를 봤습니다. 하지만 VPN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고, 사실상 넷플릭스를 위한 VPN은 종말을 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에서만 판매를 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이해 못하는건 아닙니다. 이른바 ‘권리 월경越境’ 문제를 방지하려는 것이겠지요. 뭐 설마 한국에 사는 사람이 일본어로 된 책을 얼마나 읽겠냐만서도 한국에 사는 사람이 일본어 책을 읽음으로써 한국의 라이센시가 입을 피해를 막아주겠다. 아, 아름답군요.

하지만 저는 이런 게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종이 책, CD나 DVD, BD 일때는 그냥 디스크를 들고 오거나 주문해서 받아와서 보거나 틀면 될 문제가(지역코드가 있었을때는 좀 골치가 아팠습니다만) 기술적인 장치로 인해 어려워지게 되었거든요. 시대가 점점 유형의 미디어를 던져버리고 스트리밍이다 다운로드다 하는 형태로 변경이 되면서 더욱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긴 공란을 어떻게 메울까요. 어쩌면 불법 다운로드로 흘러들지도 모르는 노릇이겠죠. 한물간 유행어로 맺습니다. ‘뭣이 중헌디?’

천리장성 속 갈라파고스가 되어가고 있는 한국

일본을 보면 얘네 왜 이렇게 내향적인가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외에서는 접속이 안되거나 일본 내에서 사용하는 결제수단만을 사용할 수 있거나 심지어 한 때 가장 많이 사용하던 SNS인 믹시는 일본 휴대전화로 다른 믹시 사용자에게서 초대장을 받아야만 할 정도였죠. 다행일지 불행일지 믹시는 지금은 트위터다 페이스북이다 하는 외국발 SNS에 밀려서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구글이 지도를 반출하려고 했을 때 (특히 네이버 등 국내 업체가) 반대 했던 이유를 알만합니다. 이해관계가 있는 업계 뿐 아니라 역시 이해관계가 있는 관련 단체들도 반기를 들었죠. 형평성과 국가안보를 들어서 국내 업체를 사실상 보호했습니다. 아, 물론 의도한건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국내업체를 보호한건 사실입니다. 정말로 네이버나 카카오가 순수하게 국가안보만을 가지고 반대했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넷플릭스를 보자면 중국과 북한을 빼고 거의다 진출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면 과연 여기서 얼마나 장사 해먹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언론에서 무료사용기간이 지난 뒤에 (우리나라 업체와는 달리) 아무런 말도 없이 청구한다고 쏘아댔습니다. 이후로 정부에서는 연령확인을 가지고 딴지를 걸었고 그 다음에는 결제를 가지고 딴지를 걸었고, 그거가 지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부다 등급심의를 받게 되었죠. 전파인증이 그러하듯이 방송심의가 동시출시(방영)의 걸림돌이 되어버린겁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요즘 한한령을 가지고 중국을 힐난하는걸 곧잘 봅니다. 사드(THAAD) 배치 결정 때문에 중국이 각종 비관세장벽을 세우고 온라인과 방송에서 한국 컨텐츠를 구축하고 한국 가수 콘서트에 허가를 안내주고 있다는 얘기 말입니다. 왠지 가까운 곳에서 기시감이 드는군요. 중국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이 없지요. 대신 자국 서비스들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우버도 손 들고 디디 콰이디에게 넘겨주고 빠져 나왔습니다. 정말 기시감이 드는군요.

The Great wall by Hao Wei (CC-BY) By Hao Wei from China – Flickr, CC BY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51725

중국의 인터넷 ‘만리 장성’을 두고 중국에서 접근을 차단하고 싶으면 천안문을 적어 두면 된다고 우스개를 합니다만, 어쩌면 우리나라도 ‘천리 장성’을 쌓아 두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결제/보안 액티브 엑스나 플러그인은 기술적인 문제라서 극히 희박하나마 희망이 있지만 정책과 텃세 탓이라면 정말 이건 약이 없어요.

 

 

맥북프로의 SD 슬롯 생략에 관한 생각

필 실러… 이 양반이 맥북프로에 대해 한마디 한 모양입니다.schiller_hero20110204

Because of a couple of things. One, it’s a bit of a cumbersome slot. You’ve got this thing sticking halfway out. Then there are very fine and fast USB card readers, and then you can use CompactFlash as well as SD. So we could never really resolve this – we picked SD because more consumer cameras have SD but you can only pick one. So, that was a bit of a trade-off. And then more and more cameras are starting to build wireless transfer into the camera. That’s proving very useful. So we think there’s a path forward where you can use a physical adaptor if you want, or do wireless transfer.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첫째로 다루기 버거운 슬롯이라는 겁니다. 이걸 어중간한 이유로 고수하고 있지요. 이미 시중에는 매우 훌륭하고 빠른 USB 카드 리더가 있습니다. 그리고 SD 말고도 CF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요. 우리는 이 문제를 절대로 해결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더 많은 소비자용 카메라가 SD 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를 고른다면 SD를 택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건 일종의 타협입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카메라가 무선 전송을 탑재하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그 유용성이 확실히 입증되었죠.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이 원한다면 물리적 어댑터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무선 전송을 하는 방법을 택하는 길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내 DSLR은 CF를 사용하고 미러리스는 SD 슬롯을 씁니다. 둘 다 무선 기능은 없습니다. 사실 아이폰이 생긴 이래로 둘 다 사용 빈도는 곤두박질 쳤죠. 사실 일반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SD 슬롯은 다른 수많은 슬롯만큼이나 없어져도 큰 상관 없는 물건입니다. ODD가 그랬듯이 말이죠. 솔직히 맥북프로의 SD 슬롯이 얼마나 빠른지, 그리고 전용 리더기가 얼마나 빠른지는 재어본적이 없으므로 ‘프로’ 현장에서 시스템에 전용 슬롯을 두는것이 나은 것인가, 아니면 필 실러가 말한대로 ‘빠른 USB 리더’가 더 나은가는 생각해볼 문제이긴 합니다. 어찌됐든 짐을 쌀때 리더기를 싸야 하니까 말이죠.

더 버지의 13″ 맥북 프로 리뷰에서 나온 이 부분이 흥미를 끌었습니다.

At first blush, the new 13-inch MacBook Pro, sans fancy Touch Bar, looks like the perfect replacement for my aged MacBook Air from 2013. It’s the thinnest and lightest Pro ever, and it provides the display and performance upgrades my three-year-old laptop has been in desperate need of. Costing $1,499, it sits right in the middle between Apple’s $1,299 MacBook and the new $1,799 MacBook Pro with a Touch Bar and four Thunderbolt ports. It’s like the Air, in that it bridges the gap between Apple’s most portable and most powerful mobile computers, but it does so in an interesting new way.

처음 봤을 때는 터치바가 없는 13″ 맥북 프로는 2013년에 구입한 오래된 맥북 에어를 대체할 수 있는 완벽한 기종으로 보인다. 이 기종은 가장 얇고 가벼운 맥북 프로이며 그리고 내 3년된 노트북이 절실히 원하던 성능과 디스플레이의 향상을 제공한다. 1499불이라는 가격은 1299불인 맥북과 새로운 1799불짜리 터치바와 4개의 선더볼트 포트를 가진 맥북프로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이건 맥북 에어 같다. 애플에서 가장 휴대성이 뛰어난 제품과 가장 강력한 휴대용 컴퓨터의 사이를 매우 흥미롭고 새로운 방식으로 메우고 있다.

저는 애플이 의도한 것이, 이 글에서도 지적하고 있는데 애플이 거의 의도적으로 맥북에어를 말려죽이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맥북 프로로 맥북 에어를 대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즉  ‘맥북 프로의 맥북 에어화’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에 ODD를 뺏었고, 2016년에 USB-C(와 선더볼트)를 빼고 나머지를 덜어냈습니다. 맥북 에어가 나오면서 생략된 것, 가령 대표적으로 이더넷 포트와 ODD에 놀랐고 경쟁자들은 당장은 ‘우리는 이게 있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ODD도 사라져버리고 제 싱크패드에는 이더넷포트도 ODD도, 아, 그리고 SD 슬롯이 없습니다(microSD 슬롯이 하나 있습니다). 할인 전이면 300만원이 넘는 녀석이라고요? 제 싱크패드가 14″ 화면에 1.27kg에 16.7mm입니다만, 13″ 맥북프로가 1.37kg에 14.9mm, 15″가 1.83kg에 15.5mm입니다.

맥북 시리즈에서 전부 ODD가 사라진 이후, 하나 둘 ODD를 삭제했고 ODD가 아쉬운 사람은 저처럼 블루레이를 사모아서 외장형 BD-RE 드라이브라도 사서 보아야 하는 사람들이나 있지 이제 자료는 외장하드나 NAS에 저장하고, 동영상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로 봅니다. 그게 ODD가 없어서가 아니라 ODD보다 나아서입니다. 이건 결과적으로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인데요, ODD가 없어진 컴퓨터가 나왔으니 그런 대안이 하나 둘 떠오른 것인가, 아니면 그런 대안이 존재할 것을 계산하고 ODD를 없앴느냐는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필 실러가 ‘무선으로 하면 된다’라고 했을때 ‘이 사람 디지털 카메라 안써봤군’이라는 의견을 보았습니다. 삭제 당한 포트에 관한 제 생각을 다룬 이전 포스트에서 그리고 ODD에 관한 생각에서도 밝혔듯이, ‘프로’ 급 노트북에서 SD 슬롯이 빠진다는 것은 적어도 두가지 중 하나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고성능 USB-C 카드리더기 혹은 더 나은 무선 솔루션이지요. 몇년 뒤에는 대부분의 랩탑에서 ODD가 사라져서 1.5cm에 1.3kg도 안되는 노트북에 저처럼 250그램짜리 BD-RE 드라이브를 USB 단자에 연결해서 블루레이를 하나하나 갈아가면서 보는 사람이 있지만 넷플릭스 등의 서비스로 풀HD급 동영상을 즐기는 사람도 압도적으로 더 많이 있듯이(솔직히 첫 맥북 에어가 나왔을때 VOD가 오늘날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리더기를 연결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으로(저의 경우 CF와 microSD 때문에 그러잖아도 필요했습니다), 무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이 생길 겁니다. 혹자는 ‘얼마나 많은 사진가들이 맥북 프로를 사용하는데 SD 슬롯을 빼느냐’라고 말합니다만, 바꿔서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 많은 사진가들이 쓰는 맥북 프로가 슬롯을 없앴습니다. 앞으로 카메라 메이커들은 좀 더 제대로 된 무선 지원을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이더넷을 없앤 맥북 에어가 8년전에 나왔고 그후 802.11n에서 802.11ac로 바뀌며 어마무시하게 무선이 빨라졌지만 여전히 유선 인터넷의 안정성이나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누가 신경이나 쓰나요? ‘(이유가 무엇이든)무선랜이 없어서’가 아니면 선을 치렁치렁 하면서 쓰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필요는 발전을 낳습니다(802.11n이 802.11ac가 되었듯이) . 이런식으로 미래로 가는 거라고 봐요.

넷플릭스 사태와 오타쿠 그리고 서브컬처

’넷플릭스 쇼크’를 겪고 저는 아래와 같은 트윗을 했었습니다.

사실 이런 논리는 꽤나 위험합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당하던거 너희도 당해서 꼴좋다 같이 들릴 수 있으니까요. 사실 모든 심의 검열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제 지론 상, 너나 할 것 없이 큰 사건입니다. 다만 소위 ’하이컬처’를 즐기시는 분들도 서브컬처를 즐기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당하는 불합리함에 대해 이해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사실 이건 복합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방송이 세분화되서 더 이상 만인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심의 당국에선 그렇게 생각 안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어느정도는 이유가 있지 않다 싶습니다. 글에서 애니플러스와 애니맥스를 들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이 채널은 만인을 위한 방송이 아니다보니 시청률이 매우 낮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높지는 않을겁니다. 오죽하면 진격의 거인 때 살짝 오른걸로 모두가 떠들석했겠습니까? 당시 애니플러스는 일본에서 가장 빠른 방송국에서 방송한 당일에(일본 애니메이션은 방송국에 따라 전국 모두에 방송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방송했습니다. 몇차례 앞당기다가 그렇게 된 것이죠. 19세 시청가로 방영되었지 싶지만 그걸 모두가 다 지켰나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오타쿠 시청자 입장에서는 블러나 광선처리 혹은 편집이 매우 불만스러울 수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일부 표현에 대해서는 사업전략적으로 자숙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희 집의 경우 제가 학교를 가기 전에도 텔레비전이 방에 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보는 내용에 대한 프라이버시가 있었습니다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어느정도는 부모님들의 양해나 묵인이 필요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숙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제가 모 라이트노벨의 이미 나온책 품귀가 지속되고 후속권이 나오지 않아서 출판 계획에 대해 묻기 위해 출판사에 문의를 했더니, ’방학이 되면 재판을 찍고 후속권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시겠지만 학생들이 주로 보니까요’라며 말이죠.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몇 년이 됐나 싶으니 좀 멋쩍습니다만. 뭐 그런말이 있더군요. ’나이 먹고도 만화에 돈을 쓰냐’는 거였죠. 뭐 IT 제품이나 자동차에도 돈을 썼었고 사진도 요즘 잘 안찍는다 뿐이지 나름 할건 다 하는데 말이죠. 남이라면 왠 오지랖이니 하겠지만 아버지가 그러시니 허허 웃고 넘어가는 수 밖에요.

그 출판사는 라이트노벨을 비롯해서 만화 잡지와 단행본 등을 출판하는 꽤 역사와 규모가 있는 회사입니다. 그곳의 편집자의 생각을 통해 ’서브컬처’의 주 소비자를 대충 가늠할 수 있죠. 아쉽지만 그런겁니다. 그러니 자숙할 필요가 있지요.

애니플러스가 방영한 작품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화제작이라면 소드 아트 온라인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심의 당국과 곤혹스러운 마찰이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게임의 마비 상태에 빠트린 상태에서 공격하는 장면과 역시 게임 캐릭터를 난도질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죠(하나가 더 있지만 이건 대개가 납득할 정도였습니다. 사유로 적은 문장 표현을 두고 웃음거리가 되긴 했지만요). 빙과라는 작품에서는 소품용 잘린 손목이 문제를 일으켰지요. 아마 애니플러스의 방송은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뉠 정도로 편집증적인 편집(말장난 같군요)을 하게 되었지 싶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실사 영상물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최소한의 심의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서브컬처를 저속하다고 보는 ‘점잖은’ 여러분의 생각도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정하고 싶든 아니든 서브컬처는 규모가 크진 않을지언정 엄연히 합법적으로 굴러가는 하나의 산업입니다. 여러분의 젊잖은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그보다 더 보수적인 심의 당국의 생각이 변할리 없겠지요. 넷플릭스에서 겪은 어처구니 없는 심의를 보시면서 체념하듯 트윗했습니다만, 이제 오타쿠가 아닌 여러분도 뭐가 문제인지 아시게 됐습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오타쿠와 비 오타쿠 모두 이 문제에 하나로 되서 싸울 필요가 있습니다. 왜인지 마르틴 뉘밀러의 유명한 글귀가 떠오릅니다.

First they came for the Socialist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Socialist.

Then they came for the Trade Unionist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Trade Unionist.

Then they came for the Jew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Jew.

Then they came for me—and there was no one left to speak for me.

— “First they came…” Martin Niemöller

마지막으로 오타쿠 여러분에게도 한마디 드릴 것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일이든 예외가 있지만 여러분이 하시는 일은 떳떳한 행위입니다. 위축될 필요가 없어요. 물론 그것은 여러분이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사회적인 책임을 질때 얘기입니다. 자유와 방종이 다르다는 말은 귀에 박히도록 듣습니다.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회의 일원으로써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물론 불합리한 심의에는 맞서 싸워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동 포르노나 상궤를 벗어나는 것까지 인정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