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위키에 대한 생각

물론 공공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면서 어떤 대가나 돌아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불순할 수 있지만, 어찌 됐든 내가 요즘 한가지 가장 크게 후회하는 것은 내가 엔하위키(및 그 포크)에 글에 기여한 것들이다. 나는 지금은 엄청나게 커진 항목 여러 개를 아예 문서 생성부터 손댔었으며, 엔하위키가 망하고 리그베다 위키가 자멸하고 나무위키가 된 지금도 몇몇 문서에는 내 흔적이 아주 역력히 남아있다. 어떤 항목(들)은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갱신했고, 마치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의 마음으로 몇몇 작품이나 분야는 정성껏 다듬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내 블로그에다 적을 걸 그랬다. 뭐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리그베다 위키 사유화 사태니 나무위키의 불투명한 운영주체 문제 등에서 기인한다.

뭐 좌우지간 내 블로그와는 달리 나무위키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한국어 페이지가 되었고(한국 내 알렉사 랭킹 기준으로 13위다, 11번가(14위)나 클리앙(16위), 트위터(17위), 디씨인사이드(18위)보다도 높다, 위키위키로 따지면 위키피디아는 15위이다), 그런 영향력을 귀신같이 맡는 구글은 어지간한 검색어의 상위 결과에 나무위키를 올린다. 이쯤 되면 나무위키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 양반들이 그게 있는 건지 싶다.

뭐 나무위키에 대한 문제, 예를 들면 편향성이라거나, 참조 문헌 부족에 따른 근거가 없는 서술 등은 그냥 넘어갈 수 있긴 하다. 예를 들어서 의학 정보를 나무위키에서 보면서 이걸 의사의 조언 대신 삼거나 의학 정보 사이트를 대신할 생각은 없다. 만약 그럴 생각이 있는 분이 계신다면 하지 않길 바란다. 

사실 엔하위키가 그랬고 나무위키도 그렇고 가장 영향력이 있는 분야는 역시 뭐니뭐니해도 서브 컬쳐, 다시 말하면 장르 소설과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이다. 나무위키는 엔하위키 시절부터 한 가지 재미있는 정책이 있는데 혹시 고쳐졌는지 모르나, 적어도 엔하위키 시절에는 있었고 지금도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봐서는 고쳐지지 않은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스포일러 경고가 있든 없든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나무위키에서 몇몇 작품의 스포일러를 당했는데, 물론 이 앞에 형식적인 스포일러 경고가 있긴 했다. 그런데 이걸 굳이 비유하자면 한남동에서 한남대교를 타고 강을 건너 강남에 다다르자마자 “여기서부터 부산까지 죽 시속 100km 이동식 카메라 단속 구간”이라고 써놓는 것과 같다. 가령 어떤 작품을 알고 싶다. 스포일러 경고가 있다. 난감하다. 나는 그냥 캐릭터의 소개를 보고 싶은데 누군가가 처음에 뼈대를 잡으면서 적은 캐릭터 소개와 함께 뒤따라 누군가가 가필했을, 몇 화에서는 무슨 짓을 하고 몇 권에서는 무슨 짓을 당하고 같은 중계식 스포일러가 전부 다 나온다. 시놉시스를 알고 싶어 줄거리를 누르면 역시 누군가가 뼈대 삼아서 적어놓았을 간략한 줄거리 다음으로 너 나 할 것 없이 덧붙인 누더기 같은 스포일러가 이어진다. 누가 그걸 알고 싶어 했나?

이런 나무위키의 구조 덕분에 나는 4월은 너의 거짓말의 결말을 스포일러 당했고, 나만이 없는 거리의 범인을 알게 되었다. 살인면허가 있다면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정의의 처단을 하고 싶은 기분이다. 나무위키는 앞서도 말했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사이트가 되었다. 각 항목을 쓰는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이 쓰는 내용이 단순히 ‘이건 웃자고 쓰는 사이트니까 신경끄셈’ 하기에는 너무 커져 버렸다는 얘기다.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2010년대에서 2013년인가 2014년까지 정력적으로 엔하위키 등에 기여를 했고, 어떤 개자식이 내 블로그에서 핫링크(이미지를 자신이 호스트하는 서버가 아니라 남의 호스트에서 따서 붙이는 것)를 하는 탓에 트래픽이 솟구친 적이 있어 그걸 분산시키느라 애먹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도 내가 정성을 들인 항목 이름은 읊을 수 있고, 물론 나무위키가 크기가 커지면서 더 체계화되어있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항목들은 여김 없이 지금도 내 흔적이 남아 있다. 나는 어디의 어느 구절이 내 글인지 지금도 지적할 수 있다.

내 자랑을 하자는 게 아니라 그만큼 나는 그 문서들을 항상 살피고 관련된 변동을 살펴서 반영했다. 나는 그 문서를 단순히 어떤 일이 생길 때 마다 덧붙이는 게 아니라 늘 문서를 위에서 조망해서, 변동이 생기면 재구축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크기가 커지면 대항목을 중항목 소항목으로 분리하고, 필요하면 항목 간의 이동이나 재구축도 잊지 않았다. 아까도 말했듯이 단순히 나뭇가지를 다듬는 게 아니라 정원을 다듬는 일을 했다. 지금 나무위키의 편집자들은 이것이 부족하다. 단순히 어떤 캐릭터가 몇 화에서 어떤 짓을 했는지를 하나하나 나열하는 것보다, 그것들을 통해서 ‘맥락’과 ‘통찰’이 담긴 분석을 적어야 하고, 그것에 대한 참고 문헌으로 특정 에피소드를 언급해야 맞다. 이러라고 각주 기능이 있는 거다. 쓸데없는 잡담을 적으라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외에도 항목에서 편집자들끼리 취소 선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서로 치고받지 않나,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걸 추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미친 듯이 달려가서 앞뒤 연관성은 상관도 안 하고 추가를 한다. 위키위키인데 연관된 항목과 문서와의 연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충동적으로 누가 먼저 수정하나 전쟁이 벌어지다 보니 문서 앞에서는 바뀐 내용이 뒤에서는 반영이 안 되어있고, 뒤에서 반영이 된 내용이 앞에서는 그대로이다. 관련되어 연결된 이 문서에서는 고쳐진 게 저 문서에서는 한동안 그대로 방치되거나 (적는 사람이 다르니) 다르게 적히기도 십상이다. 문서를 수정하는 주제에 편집 전에 문서 전체를 읽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평소에 어땠는지 파악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식으로 서둘러서 고치고 싶었으면 나중에 최소한 자신이 고친 문서를 보고 정합성을 갖췄는지 확인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조차도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엑스레이 한 장 안 찍고 배 째서 수술하는 야매 의사가 다름없다. 이쯤 되면 기여가 아니라 용암처럼 끓는 자기 현시욕의 분출이자 백해무익한 땅따먹기다. 아무리 농담 반 진담 반 같은 백과사전이지만 백과사전이 게임인가?

물론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이 마치 파수꾼처럼 앉아서 독점적으로 편집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고 해서 롤백하는 이른바 ‘사유화’는 문제가 있다. 앞서도 나는 여러 문서를 만들고 가꾸었다고 말했는데, 나는 문서를 하나 쓰고 나서 종종 들러서 과연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수정을 했는지 전부 읽어보고 변동 로그를 즐겨 보곤 했다. 그리고 내가 쓴 문장을 그에 맞춰서 고쳐서 자연스럽게 정리하거나 그들의 추가에 따라 배치를 다르게 하거나 내용을 더했다. 사실 내가 쓴 문장이나 내가 손을 보는 항목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변해가고 더해지는 모습은 아주 흥미로웠다. 그게 재미라고 생각했다. 그 맛이 아니라면 차라리 내 블로그에 썼을 것이다. 그랬다면 최소한 어떤 분야에 관해서는 이름이 남지 않았을까. 그래서 후회가 된다.

사실 위키위키에서 많이든 적게 든 누군가에게 상시적이든 비상시적이든 편집자 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규모가 규모이고, 위키의 참여자들도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베(알렉사 랭킹으로 39위다)의 각종 문제를 씹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나무위키에는 아동/청소년이 나오는 음란 게임에 대한 글과 관련 이미지가 버젓이 올라와 있고, 여성혐오니 뭐니 인터넷이 뜨거운 가운데 NPOV는 씹어 먹은 양 편견 어린 자신의 사견을 올려놓고 있다. 제발이지 부탁이니까 그런 건 당신 블로그에다 쓰기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아무리 내용이 농반진반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백과사전이다. 몇 번 다시 말하는 것 같은데 클리앙이 16위, 트위터가 17위, 디씨인사이드가 18위, 루리웹이 20위, 오늘의 유머가 22위이고 나무위키는 그 모두를 가볍게 넘어서는 13위이다. 뭐 하기야 이 모든 사이트의 사람들이 다 모여서 수라장을 벌이니 13위가 나오는 게 놀랍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각을 하기 바란다. 

나무위키가 엔하위키이던 시절에, 오늘 위키 서버는 언제 터졌는가를 헤아리고 위키위키에 접속이 안 되니까 조바심이 나서 미러 서버를 뒤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 모를 정체불명의 회사가 어디선가 이익을 얻는지 체제 잡고 운영하면서 서버가 터지는 일은 없어졌고, 이런저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앗 하는 사이에 깊이 더 깊이 처박고 들어가는 나를 발견하지만(16GB짜리 램이 달린 컴퓨터를 사면서 정말 좋은 점이 위키위키를 뒤지면서 탭을 몇 개고 열어놔도 느려지지 않은 점이었다) 나무위키는 너무 커져 버렸고, 현재 자정 기능과 자기통제능력의 한계에 치닫고 있는 중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대로 고삐 풀고 가버린다면, 좋아하는 만화/애니메이션의 스포일러를 당한 정도의 사태로 끝나지 않으리라 예측 가능하다. 지금이라도 위기의식을 가질 때라고 생각한다.

 

 

 

도레이씨의 변경된 사용 용도 안내에 대해 도레이사에 문의하다.

도레이씨를 새로 구입해서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글을 최근 썼습니다. 근데 그 와중에 설명이 예전과는 달라진 면이 있습니다. 우선 카메라에 사용하지 말 것과, CD 외에 DVD는 사용하면 안된다. 라는 내용이 있었고 홈페이지의 소개도 약간 애매한 점이 있었습니다. 도레이씨 용도 픽토그램

보시면 아시겠지만 푸른색으로 안경, 보석, 시계, 휴대전화, 유리가 있고, 회색으로 디스플레이, 지문/유막, 디지털 기기, 광학 렌즈, 특수 약품.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음. 무슨 뜻일까요? 그리고 한가지 더, 제가 도레이씨를 세탁하는 방법(세탁세제나 비누를 이용해서 비벼 빨기)이 옳은지 관해서 도레이 사의 관련 부서에 문의를 해보았습니다. 이하는 그 답변으로 온 메일의 내용을 모아서 번역해 정리한 것 입니다. 


세탁 방법은? 

  • 중성세제나 비누를 푼 미지근 한 물에서 부드럽게 비벼 빨아 주십시오.
  • 세탁 후에는 세제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궈 주십시오.
  • 헹군 후에는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려 주십시오.
  • 성능에 영향이 있을 우려가 있으므로 유연제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 색 빠짐의 우려가 있으므로 표백제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카메라는 사용가능?

카메라의 경우 표면상 손에 닿는 부분의 렌즈나 액정 화면은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렌즈를 분리해서 보이는 안쪽의 내부 렌즈 부분의 경우는 사용이 불가능하니 전용 블로워 등을 사용하여 주십시오.

DVD와 블루레이 디스크의 사용 가능 여부

CD와 DVD에 관한 주의 사항이 쓰여진 것은 CD가 주류로, DVD가 출시되기 시작하던 시기(2000~2002년 즈음)입니다. 현재의 기록 미디어는 표면 코팅이 향상되어 대부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루레이 디스크(BD)도 마찬 가지입니다.

주의 깊게 부드럽게 닦아 주시는 것을 전제로 하되, 닦아 내는 방법으로는  중심부에서 방사형으로 닦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림)

디스크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닦습니다.

홈페이지 아이콘(픽토그램)에 관하여 

푸른 아이콘은 일반 소비재용(일반 소비자 시판용) 도레이씨의 주된 용도를, 회색의 아이콘은 공업용 도레이씨의 주된 용도를 나타냅니다. 공업용 도레이씨의 대해서는 공업용 제품 페이지를 확인 해주십시오. 이해하기 어려운 점 송구스럽습니다.


답변은 정성스럽게 잘 받았습니다만, 노트북, 액정 텔레비전, 태블릿등의 디스플레이나 디지털 기기의 표면을 닦는데 일반용 도레이씨는 쓸 수 없나 싶어서 추가로 질문을 드렸습니다.


(회색으로 표시된)디스플레이(노트북, 액정 텔레비전,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의 손질에 사용가능한가?

도레이씨는 소비재용과 산업용 제품 모두 생지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상 사용되는 액정 디스플레이(노트북이나 액정 텔레비전, 태블릿 등)에 사용하거나 디지털 기기를 손질하는데 소비재인 도레이씨를 사용하는데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홈페이지의 아이콘의 색은 각 용도의 대표적인 사용 예로써 제시하고 컬러로 나누어 표시한 것입니다. 이해와 용서를 바랍니다.


뭐 이런 고로… 면밀한 작업이 필요한 예민한 표면에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라인(LINE) 탄생 5년, 이해진 씨 인터뷰

아사히 신문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인터뷰 했습니다.  이하 번역입니다.

누군과와 연락을 하려고 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일본인의 약 80%가 이용하는 채팅 어플리케이션 라인(LINE). 문자로 적지 않아도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감정을 전할 수 있는 일러스트 ‘스탬프’가 통했다. 탄생부터 5년, 그 중심에서 활약한 사람은 49세의 한국인 경영자이다. 성공의 뒤에는 그 지역의 시점에서 철저하게 서비스를 생각하는 ‘문화화’가 있었다.

라인은 일본에서 6천만명, 세계적으로도 타이완이나 인도네시아, 타이를 중심으로 2억명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일본에서 탄생한 것입니까?

저는 2011년 3월 11일 도쿄 오사키(大崎, 도쿄도 시나가와구;역주)에 있는 라인의 전신인 회사의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있던 날입니다. 너무 흔들려서 무서운 나머지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눈앞의 빌딩들이 흔들흔들 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대지진의 경험이 없어, 아 죽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때는 빈번하게 일본에 가서 일본쪽 사원과 이야기를 하던 시기입니다. 이미 라인의 모회사에서 제가 창업한 (한국IT 대기업인)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로써 성공했습니다. 다만, 새로운 승부처는 스마트폰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PC에서 검색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였던 스마트폰에 이용자를 연결하는 기능은 중요했습니다.

라인의 전신인 회사가 라이브도어를 인수한 직후군요?

지진이 일어난 후, 가장 고민했던 것이 사원의 안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연락수단으로써 뭔가 더 할수 있는게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당시는 전화가 연결되기 어려웠습니다만, 채팅 어플리케이션은 막힘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라면 사용해주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승산이 있었습니까?

오랜시간동안 인터넷 사업에 손을 댔던 경험에서 하루에 몇번이라도 반복해서 쓰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면 비즈니스가 펼쳐질 것이라고 자신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시간을 들여서 거의 같은 시기에 ‘네이버 톡’이라는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적은 인원으로 단시간에 만든 라인(LINE) 쪽이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만든 사람의 마음이 잘 담겨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이란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2011년 6월에 라인을 시작시키고 나서 일본 사원은 이자카야를 돌아다니며 가게의 손님에게 ‘인스톨 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다음날에 다시 그 가게를 가서 불편한 점을 듣는 열심성이 있었고 이용자가 어떻게 연락처를 교환하는 기능을 좀 더 사용하기 편하게 하기 위한 개선 등에 이어지게 됐습니다. 성공하는 서비스에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사람의 생각도 중요하다고 실감하게 됐습니다. 한편, 네이버는 회사가 안정되어 일하는 사람들이 시장이 바라는 것에 다가가는 절박감이 부족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네이버 토크는 2012년에  중지하고 라인에 전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는 먼저 시작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이용자가 어떤것에 제일 만족하느냐는 경쟁 중에 최초로 등장한 것이 시장을 쟁취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만 해도 처음 시작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확실히 미국에서 시작한 대형 브랜드에 대항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지역이나 시장마다 사용하는 사람이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가? 그것을 철저하게 이해하고 그 관점에서 서서 상품을 제공하는 체계를 만든다면 길이 열립니다. 이것을 저는 ‘문화화’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의미에서 현지화라는 것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일본에서 라인이 태어난 까닭에 저 자신도 배우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문화화’의 구체적인 사례는 그외에 어떤 것이 있습니까? 

타이에서는 배달 서비스인 ‘LINE 맨’이 있습니다. 라인에서 배달을 주문하면 배달부가 배달해 줍니다. 식사는 바깥에서 사오는 것이 많은 태국의 특성을 반영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는 스탬프에 단식이 끝나고 저녁을 먹는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라마단 스탬프’라고 부릅니다.

스탬프에는 다른 회사의 채팅 어플리케이션에 비교했을 때 라인의 강점입니다. 일러스트로 의사를 전하는 아이디어는 사내에서 떠오른 것입니까? 

정말로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인을 최초로 공개한 이후로 다른 회사와의 차별화를 생각할때 떠올랐습니다. 이거라면 채팅 어플리케이션에서 다른 가치를 충분히 전달 할 수 있다고 직감했습니다.

일러스트라고 한다면 이 의장은 상당한 만화 애호가이신가 봅니다?

저는 사람과 만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시간이 있을 때는 집에서 느긋이 만화를 읽거나 합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특히 만화를 봅니다. 한국 만화도 봅니다만 일본 만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야구 만화라던가. ‘NARUTO(나루토)’의 작가는 정말로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홋카이도의 농고의 이야기를 다룬 ‘은수저(銀の匙) Silver Spoon’도 좋아합니다. 언어 학습에도 도움이 되서 주간 소년점프를 보며 일본어 공부를 했습니다.

만화의 애독자이기 때문에 스탬프에서 재미있다고 느꼈군요. 일본의 문화나 풍습을 알기 위해서 그외에 하신 것은 무엇입니까?

일본에서는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았을때 여러번 불려갔습니다. 빈번히 드나들게 된 것은 10년 정도 전입니다. 일본에 가면 되도록이면 전철을 탑니다. 어떤 광고가 있는가, 승객이 어떤 책을 읽고, 스마트폰에서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가 잘 보고 가까이에서 느끼는 시간은 매우 유익했습니다. 시간을 들이고 들이는 만큼 일본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면이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회사도 성장 가능합니다.

단상에서 움직여가며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IT기업 경영자와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애플의 故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말 그대로 스타입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 중에서도 내향적인 사람도 있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잘 듣는 이점도 있습니다. 이용자를 깊게 관찰 할 수도 있습니다. 천재인가 여부처럼 인물을 꾸미는 편이 오히려 문제입니다. 경영자의 경영철학을 다룬 책이 나온 후에 회사가 잘 풀리지 않는 경우는 곧 잘 있습니다. 개인의 생각을 철학이라고 강조하는 것보다 시장의 흐름이나 변화에 유연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이버는 한국에서는 압도적인 검색 사이트 회사입니다. 

세상에는 앞으로 정보가 끊임없이 불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이과였던 저는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검색엔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서 삼성그룹 계열사를 퇴사해 1999년에 창업했습니다.

2000년의 최초의 일본 진출도 검색 사업이었습니다. 

일본은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고 잘 이해할 수 있는 면도 있어 보였습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쓰지 못하고 언어 또한 어순이 같다 같이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검색에 대한 니즈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대국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구글이나 야후가 너무나도 강력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받아들여지는 속도가 생각보다 느렸습니다. 이때 저는 일본의 좋은 인재를 얻어서 일본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고 시행착오의 반복이었습니다.

라인으로 재도전인 셈이군요.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한국기업의 산하에 있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습니다. 한일관계의 영향 때문입니까? 

비즈니스에 있어서 국적이란 무엇인가. 저도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라인은 지난 주에 일본과 미국에 동시에 상장했습니다만 일본에서 걱정했던 한가지가 대주주가 한국기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주주의 60%는 외국인입니다. 라인이 한국회사라고 한다면 네이버는 한국이 아니라 외국기업입니다. 회사의 국적은 주주에 의해 분류되서는 안됩니다. 무엇보다 라인의 성공은 경영 경험이 있는 일본 스태프들을 초청하지 않았더라면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한일의 인재들이 힘을 합치는 것이 가능한 회사입니다

라인에서는 한국의 스피드와 일본의 세심한 서비스가 상승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 세계는 미국의 아주 소수의 대형 주자가 주역을 맡고 있습니다. 그들하고 경쟁을 하면서 살아 남으려면 여러 나라의 회사가 강점을 살려서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인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은 겨우 5년만에 이렇게 성장했습니다. 지금에는 한국 일본 뿐 아니라 유럽이나 아시아의 다른 나라와도 제휴나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거기서 문화도 관계가 생기는 것인가요?

미국 기업은 브랜드가 강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 물건을 사용해 달라’라고 하는 입장이지요. 우리는 브랜드로써는 언제나 약자이므로 ‘문화화’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유저에 맞춰나가는 형식이 아니면 단 하나의 성공 가능성도 없습니다. 다양한 서비스 그리고 경쟁이 있는 것은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좋은 것입니다. 이번 라인 상장도 업계에서는 특수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릅니다만 저희와 같은 기업은 더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인터뷰어 : 후쿠다 나오유키福田直之)

이해진 : 라인 회장, 1967년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석사 취득후 네이버를 99년에 창업, 2004년부터 의사회 의장, 라인 회장은 2012년부터.

 

‘라인(LINE)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세상을’ 군사가 말하는 구상

이하는 아사히 신문에 게재된 인터뷰를 번역한 것입니다. 이하 인터뷰.

마스다 준은 7월 15일 주식을 상장한 LINE(이하 라인)의 ‘군사軍師’라고도 불러야 할 존재다. 전략 담당을 맡고 있는 그에게 앞으로의 라인의 전략을 들었다.

(인터뷰는 2016년 7월 11,12일)

 ‘스마트 포털’이라는 구상은 참신하네요. 메시지에서 시작한 라인을 다른 서비스로 넓히기로 생각하신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후에 라인의 결실을 맺게되는 사내 프로젝트에서 이야기가 오가던 2010년말즈음에는 저와 신중호(이사, 모회사인 한국 네이버 출신)씨 사이에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 다음에는 좀 더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라고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본격적으로 2011년 10월, 사용자가 500만~600만 명 정도 되었을 즈음 ‘LINE 플러스’라는 코드 네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매수한 구(舊) 라이브도어와 구 네이버 저팬이 하나로 된 즈음에 500~600명의 사원들을 모은 회의 중에 신중호씨가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해 플랫폼을 노린다’라고 말했지요.

그때의 플랫폼이라면?
라인을 축으로 하는 기업용 서비스를 한다거나 뉴스를 제공한다던가, 스탬프를 판매한다는 것 같은 것이었죠.

인프라인 라인은 무료로 그 다음에 전개하는 어플리케이션은 유료로 하여 과금한다거나 같은것인가요?
그런것이죠. 우리들은 많은 사용자가 있고, 매일 사용하지요. 일본의 지금까지 인터넷 서비스와는 단위 자체가 다른 규모이며 사용자들을 다양한 서비스에 이끌어낸다. 그래서 2014년에 라인(LINE)을 LIFE 플랫폼 화 한다는 선언을 했던 것입니다만 거기서 2016년에 ‘스마트 포털’이라는 단어를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24시간 365일, 라인을 입구로 해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세상을 만들자, 라고 말이죠. 게임이나 음악같은 콘텐츠로 시작해서 라인 페이로 결제를 하고 거기에 기업용으로 내부에 닫혀있던 프로그램을 개방해서 지금까지 기업의 판촉이나 물품 판매도 라인 상에서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마트폰의 포탈인 ‘스마트 포털’은 알기 쉬운 단어군요.
경영진 사이에서는 작년 가을 정도에 그런 컨셉이 자리잡혔습니다만, ‘스마트 포털’이라는 단어를 정한 것은 올해 3월입니다. ‘브랜드 익스피리언스(BX)’라는 팀이 있습니다만 그곳에서 반 년정도 생각했습니다.

드문 명칭의 부서군요?
원래는 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팀으로 사용자가 만지는 부분의 퀄리티를 높히는 것과 이벤트나 프레젠테이션의 디자인이나 사무공간 디자인까지 하고 있습니다. 원래 한국의 네이버가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네이버 출신의 김성근씨가 치프 크리에이티브 오피서 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BX의 팀의 충실함과 권한의 크기는 놀라울 정도랍니다.

라인은 한일의 융합체이면서도 지금까지 될수 있으면 한국색을 내지 않도록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A.뭐, 혐한 분위기도 있었던데다가 ‘한일’이라고 말했을 때 여러분들이 커다랗게 반응합니다. 우리는 서비스에 전력을 다하고 싶습니다만 그런 점이 이상하게 변형되어 보입니다. 긴 한일 관계의 사이에는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데다 과제도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특별히 우리가 나라를 대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융합이 힘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신중호씨가 한국에 남아서 했더라도, 혹은 우리들이 일본에서만 했더라도 아마 지금같은 결과는 되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존재하는 종種의 하이브리드로 화학반응이 일어났다, 이러한 케미스트리가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오오시카 야스아키/大鹿靖明)

 

일그러진 최저가의 세상

2016년 한국은 헬조선이라고 불리지만 어떤 의미에서 정말로 살기 좋은 나라이다.

이 웃기는 동영상에서 ‘영국남자’와 맥도날드에서 일해본 적이 있다는 ‘신부님’은 자정 가까운 시간에 맥도날드가 자정 가까운 시간에 문앞까지 햄버거를 배달해준다는 사실에 놀란다. 물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젊은 노동자들의 야간 노동이 따라오는건 기본이다.

사실 전화 한 통, 앱 터치 몇 번이면 집에 틀어박혀서 사는 것도 문제가 없는게 2016년의 한국이다. 생필품을 주문할 수도 있고 24시간 언제든 음식을 주문할 수도 있다. 트위터에서 나는 하겐다즈에 반쯤 미친 녀석으로 통하는데, 그 하겐다즈를 사기 위해서 몇백미터 떨어진 편의점이 가기 싫어도 탭을 몇번하면 마트에서 하겐다즈를 배달해준다.

나는 여기에서 2016년의 슬픈 노동 현실에 대해서 논할 생각은 아니다. 그러기에는 나는 죄송스러울 정도로 운이 좋은 편이다. 뭐가 되든 말만 아름다운 공치사가 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피상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저 한다. 2016년의 한국에서 내가 겪은 두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 뭔가 생각에 빠지고 싶었을 뿐이다.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샀을때 일이다. 늘 하듯이 물건의 리스트를 보고 최저가를 찾아본다, 정식 수입품이 아닌 것 같은 함정을 제거하고, 배송료 장난을 제거하고 대략 이게 좋아보인다 싶어서 결정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배송이 늦어지거나, 재고가 없거나, 제품에 문제가 있을때 트러블이 생긴다. 보통 이럴 경우 판매자와 연락을 하면 판매자가 직접 응하는게 일반적인 일이다. “아 그게 문제가 있군요. 다시 보내드리죠” 라던가 “그건 지금 준비중이니 언제 발송 됩니다”라던가. 그런데 최근 겪은 ‘최저가’ 판매자들에게서는 이상한 기척이 느껴진다. 전화를 받는 사람이 따로 있고 물건을 보내는 사람이 따로 있는 느낌이다.

물론 전화를 받는 사람이 물건을 받으리라는 법은 없다. 용산의 유명한 컴퓨터 관련 판매 업체만 하더라도 배송을 하는 쪽과 가게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은 다르고, 출고를 담당하는 사람은 따로 있을테니까. 하지만 이건 그런 수준이 아니다. 아예 별개의 ‘자연인’이 아니라 별개의 ‘법인’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물건이 다른 종류로 오발송 됐다. 6mm 폭의 수정테이프가 세 개 와야할 것이 6mm 대신에 5mm짜리가 하나 섞여 왔다. 송장으로 연락을 해보니 자신들은 모르니 다른 번호를 알려주고 그쪽에서 다시 발송하는 곳으로 알아보겠다고 하고 몇시간 뒤에 물건의 상황에 대해 판단이 선 모양이다. 결과적으로 6mm짜리는 재고가 2개밖에 없었고(틀림없이 웹사이트에는 그렇지 않았다), 결국 5mm 테이프를 돌려주고 그 값을 환불 받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환불 송장의 주소는 판매자의 주소였으나 실제로 물건이 가야 했을 주소는 물건을 보내는 사람의 주소여야 했다. 저쪽도 나도 서로 짜증을 내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포기했다. 나도 오픈 마켓도 그것을 알 턱이 없다. 비싸더라도 거래하던 문구 전문 사이트에서 주문할걸 후회했다.

마우스를 하나 샀다. 로지텍의 애니웨어 마우스의 후속 제품인데 평소대로 저렴한 업체를 골라서 주문을 했다. 도착은 제대로 했고 충전을 하려고 하니 충전이 안된다. 보아하니 안쪽의 충전 핀이 휘어 있는게 걸린다. 이미 주말이라 전화를 해도 안받고 결국 오픈마켓의 교환 버튼을 눌러서 택배 예약을 했다. 그리고 이래 저래 지연되서 물건을 돌려주고 다시 물건을 받았는데 그 도중에 판매자와 물건을 보내는 쪽이 또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찌됐든 연락이 되서 중간 상황을 확인하긴 했는데, ‘물건은 받았지만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다른 곳’이라는 송장의 사람과, ‘거기에 도착을 해도 반영이 되는것은 18시 이후’라는 판매자. 그래서 광복절 연휴 이전에는 받아볼 수 있겠냐고 하니 그럴것 같다고 했고, 물건은 토요일에 받았다. 아무런 완충포장 없이 상자만 봉투에 집어넣어서 보낸 마우스를. 나는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현재 고민 중에 있다. 아마 앞서 언급한 컴퓨터 업체에 주문을 하면 최소한 이런 비상식적인 포장은 안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돈은 좀 더 들었을지언정.

나는 KFC나 도미노 피자 같은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온라인 음식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실 음식의 때깔을 속이는 것은 전단지 책자나 냉장고 자석 메뉴판 때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동네에서 음식을 파는 사람은 동네 장사고 내가 이 번호로 전화를 걸면 전화를 받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배달을 하는 사람도 동네사람이다. 하지만 배달 앱으로 주문을 하면 같은 도시에서 인생의 95%를 살았음에도 차를 타면서 지나나 가봤나 싶은 곳에서 전화나 앱을 통한 주문을 받아서 주문을 넘기면 또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 모르는 업체에서 음식이 만들어져서 배달을 하는 것도 배달 전문 업체에서 한다. 배달 대행도 수수료가 있을 것이고 주문을 받는데도 수수료가 들 것이다. 그리고 그걸 앱에 띄우는데도 돈이 든다. 결국 내가 내는 음식값은 결국 음식이 아니라 그 사이에 낀 사람들에게 상당수가 떨어지게 된다. 당연히 맛대가리가 없다.

되도록이면 야식집은 이용을 안하는데 그 이유가 사실 이런 것이었다. 야식은 예전부터 기업형으로 운영됐고, 공장식 주방의 음식이었다. 병원을 가기 위해서 차를 타고 가다가 족히 택시로 5~6000원 거리에 있는 곳에서 음식이 내가 아는 야식집의 조리 장소라는 것을 알고 그 이후로는 주문을 하지 않았다. 그치만 하다 못해 음식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값을 받았을지언정 자기네 상호를 걸고 만들어 배달을 했다는 사실은 말해두고 싶다. 차라리 이게 낫다.

편리해지고 빨라지고 언제나 먹을 수 있다. 마우스를 버튼 한번에 싸게 주문 할 수 있다. 이런 사이에 점점 하청에 하청이 생기고 있었다. 우리가 보통 하청을 얘기를 하면 집을 짓거나, 배를 짓거나, 공장을 짓거나, 반도체를 만들거나, 뭐 여하튼 뭔가 엄청난 일에 있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결국 끼니에 몇천원짜리 음식을 하나 시켜먹고 2~3000원짜리 수정 테이프를 사거나 몇 만원짜리 마우스를 사면서도 우리는 다단계 하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필경 직접 재고를 떠안고 관리하지 않으면, 배달할 사람을 고용하고 보험들어주지 않으면, 더 싼 가격에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로 남은게 맛대가리 없어서 쓰레기통으로 간 식사와 찌그러진 마우스 상자와 그 마우스를 받기 위해 낭비한 일주일이다.

도처에 하청이 있고 도처에 쉬운돈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 최저가와 편리함을 쫓던 나도 어떻게 보면 공범자다. 이후로는 음식은 전단지 보고 동네 식당에 주문하고 있다, 마우스는 글쎄 이거 참 난감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뜯어서 문제 없으면 쓸지 아니면 갸릉 거릴지. 구분할 방법이 없으니 곤란하다. 뭐 다만 어느 정도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내가 트위터에서 말한 유명한 대사가 있다.

비싼 물건이 비싼 이유를 모두 논리적으로 설명하는건 불가능하지만 싼 물건이 싼 이유는 반드시 설명이 가능하다. 24시간 언제든 탭 몇번에 달려오는 음식에는 분명 어딘가에 보이지 않는 가격표와 대가가 붙어 있다. 그것이 오롯이 나한테 비싼 음식값으로 전가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걸 만드는 사람에게 전가되서 형편없는 음식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을 배달하는 사람에게 전가 될 수도 있다. 늦은 시간에 물건을 받아서 하나라도 빨리 가져다 주는 식으로 ‘일건낙착’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서 도로에서 험하게 운전하는 배달 오토바이를 곧잘 보는데, 오토바이 운전을 하는 배달부의 ‘목숨’으로 전가 되는지도 모른다.

트위터에서 듀나를 곧잘 보는데 그 듀나가 90년대 하우PC에 연재했던 컬럼, 이제는 내용도 기억은 안나는데 제목은 기억이 난다. 뭐 나중에 영어를 공부하면서 서양에서는 으레 쓰이는 표현이라는걸 알게 된 까닭도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There’s no such things as a free lunch)”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