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을 사용하다가 윈도우PC를 새로 사면서 느낀점.

윈도우 PC를 사용하게 된 계기

제가 맥을 처음 사용한게 2006년입니다. 딱 십년이군요. 근데 2010년에 샀던 맥북프로가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친절하게 애플에서 일단 외장하드를 사서 OS를 설치한 뒤 데이터만 꺼내는걸 추천받은 상태입니다만, 일단 맥을 사야할 상황인데 맥북프로가 오늘내일하는 상황인지라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컴퓨터를 아예 없이 살 수는 없으므로 집에 있던 윈도우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만, 오래 된 것도 있고 해서 더럽게 느리고 용량도 적어서 뭘 좀 받으려고 마치 스마트폰에서 그러하듯 삭제하고 받고 삭제하고 받고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그러잖아도 마우스의 휠이 굴러가는 방향부터 모든게 달라서(제가 한때 왼쪽 핸들 달린 차를 몰다가 오른쪽 핸들 차를 모는 느낌이다라고 했었을 정도입니다) 고생하는 마당에 컴퓨터 사양마저 저를 괴롭히자 발광하게 되었고… 결국 윈도우 컴퓨터를 하나 사게 됩니다. 처음에는 돌아가는 윈도우 PC로 맥북 프로의 보조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레노버 홈페이지에서 싱크패드를 고르고 사양을 올리고 올리고 하다보니 서브머신 주제에 이 사양 이상으로 맥북프로를 맞췄다간 얼마가 나올지 걱정이 될 정도의 사양이 되어 버렸습니다. (ThinkPad X1 Yoga에 i7-6600U, WQHD 패널, 16GB RAM, 1TB NVMe SSD)

샀긴 샀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구글링을 해봅니다. 고쳤습니다. 또 뭐가 이상합니다. 레노버에 전화를 해봅니다. 원격접속을 해서 고쳐줍니다. 또 뭔가 이상합니다. 터치패널이 인식이 안됩니다. 윈도우를 한번 밀어보랍니다. 밀어봐도 문제가 있습니다. 나중에 사람이 와서 결국 패널을 갈아주었습니다(중간에 교체하러 가져온 새 부품을 설치하다가 깨먹었다는건 차치하고).

음, 근데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갑자기 드롭박스와 아마존 킨들 앱이 이상동작을 합니다. 드롭박스와 아마존에 문의를 해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걸 어쩌면 좋을까요? 레노버에 전화를 해볼까,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에 전화를 해야할까? 라고 생각하다가 일단 윈도우 문제니 마이크로소프트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일단 증상을 듣더니, 선택지를 줍니다. OEM판(패키지에 든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 설치된 녀석)의 경우 원칙적으로 OEM 제조사에 물어보아야 한답니다.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S의 지원을 받고 싶다면 인시던트(incident) 별 지원을 하던가 아니면 Assure(어슈어)라는 연간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에, 해서 전자가 문제 하나 해결하는데 4만9천원 후자가 일년에 7만 4천원이라고 합니다. 잠시 생각해보겠다고 하니 지원을 해줄 수는 없지만 검색에 힌트가 될만한 몇가지 키워드를 알려주고 끊습니다. 해봐도 안되니 다시 전화를 걸어서 연간 프로그램을 결제하겠다고 하니 MS 어카운트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를 하고 연결을 해줍니다.

잘 고쳐주었습니다.

사실 그 일을 하기 전에 계정을 하나 새로 만들어봤더니 문제가 없더라고요. 계정 문제였던 겁니다. 원격지원을 통해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나서 직원에게 1. 계정을 다시 만들고 2. 데이터를 옮기는 방법에 대해서 의논했는데 뭐 다 알아서 해주었는데 데이터 옮기는건 내가 잠시 살펴보고 직접하겠다고 합니다. 데이터를 옮긴 뒤에 계정을 어떻게 정리를 하는지 까지도 알려줍니다. 한때는 MS 관련 자격까지도 땄었는데 이런게 붙어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여하튼 고맙군요. 다음날 옮기고 나서 알려준 대로 시도를 했는데 뭔가 잘못했나 봅니다.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연간 결제를 하기를 잘했습니다. 뭐 이래저래 만져보고 뚝딱 해결했습니다. 구경하는데 많이 배웠습니다. 뭐 더럽게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만족스럽고 왠지 모를 안심감도 들더군요. 더럽게 비쌌지만요. 뭐 그래도 전문가에 대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납득 안가는건 아닙니다. 2-3년간 전화지원과 서비스 연장을 제공하는 애플케어도 싸진 않으니.

번호 세 가지

지금 쓰는 윈도우 컴퓨터가 만약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다면 결국 문의를 할 수 있는 번호는 세군데입니다. 하나는 레노버입니다. 하드웨어가 연관이 되어 보인다면 이쪽으로 전화를 하는게 우선이겠지요. 두번째는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윈도우나 오피스에 관해서, 그리고 하드웨어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면(혹은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하드웨어 문제인지 식별하기 위해서) 이쪽으로 전화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시만텍입니다. 원래 노턴을 쓰고 있었지만, 컴퓨터를 사면서 9천원 받고 3년치 노턴 시큐리티를 프리인스톨 해서 보내줬기 때문에, 아무튼 바이러스나 멀웨어로 이상한것 같으면 수복을 위해서 이쪽으로 전화를 걸 수도 있습니다.

뭐 뭔가 문제가 생겼을때 매달릴 수 있는 곳이 많은 것이 참 든든하군요! 는 쥐뿔이고, 맥을 쓸때는 사실 애플 전화번호 하나면 됐었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수신자부담 번호란 말이죠. 하드웨어가 문제라서 난리였을때도, 소프트웨어가 꼬였을때도. 하드웨어도 애플이 만들고 운영체제도 애플이 만들고 많이 쓰는 어플리케이션도 애플이 만들기 때문에 일단 구글링 해서 안되면 그냥 애플에 전화를 하면 되기 때문에 지금도 그렇지만 애플 고객지원 번호는 단축목록에 있을 정도입니다(맥이 사실상 없는 지금도 아이폰과 아이패드 문제로도 신세를 많이 지고 있습니다). 그게 두개 더(레노버, 마이크로소프트) 늘어난게 문제지요. 정말로 맥을 새로 사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새로 산 윈도우 노트북에 관해서는 조만간 사용기를 올리겠습니다. 이런 글은 한번 쓰기 시작하면 마무리 하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니깐요. 힘을 너무 들여서…

아이폰 주식회사인 애플에 대한 걱정

아이폰 주식회사인 애플의 걱정 – 아이패드와 애플워치가 생각만큼 팔리지 않는다!

5월 달에 아이패드 프로 9.7”을 구입했다. 애플 코리아에서 고맙게도 이전 세대 아이패드를 넉넉한 기간동안 빌려주었기 때문에 (리뷰를 쓰지는 않았지만) 신형 아이패드들을 써볼 수 있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내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이것저것 넣어서 돌려보다가 돌려주었다. 그러다보니 어정쩡하게 새 제품을 살 타이밍을 놓쳤고, 그게 미뤄지고 미뤄지다보니 내가 가진 가장 새 아이패드가 아이패드 4세대(처음으로 라이트닝 단자가 들어간 아이패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실 아이패드 4세대를 쓰면서 지장은 없었다. 무겁고 두껍지만 아이패드를 많이 휴대하지 않는다면 그건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차라리 아이패드 미니 계열을 샀지 않았을까(1세대 미니는 4세대와 같이 샀는데 내가 봐도 미친짓이었다)? 사실 가장 커다란 문제점은 아이패드 4세대가 32bit CPU라서 사파리의 광고 차단이라는 한때 ‘핫’했던 기능을 쓸 수 없다는 점과 멀티태스킹 기능을 하나도 쓸 수 없다는 점이었다만, 사실 그것 또한 사실 되면 좋고 안되도 그만이었다. 그렇다. ‘되면 좋고 안되도 그만’. 이게 중요하다.

PC를 대체하고 싶은 아이패드가 PC가 겪는 고질병을 앓는 것에 대해서

새 아이패드를 사서 써보니 여러모로 편했다. 그간 쓸 수 없었던 각종 멀티태스킹 기능들과 광고차단을 쓸 수 있었고, 속도도 빠릿빠릿했다. 뭐 애당초 게임을 하지 않으니 GPU 성능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는 알 도량이 없으나 RAM이 늘어난건 쉽게 알아 챌 수 있었다(12.9” 마냥 4GB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싶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이 모든걸 위해서 돈 백만원하는 아이패드를 또 사야하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아이패드 4세대도 거의 대부분의 앱을 돌리는데 지장이 없고 웹사이트를 둘러보거나 메일을 읽거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사실 이런 문제는 PC 업체들이 수년간 앓고 있는 문제이다. 윈도우의 권장사양이 비스타 이후로 7, 8, 그리고 8.1까지 그대로 유지됐고, 10에 와서야 약간 올라갔는데, 그 말인즉슨, 윈도우 7을 깔고 있는 최소한 5~6년된 우리집의 모든 컴퓨터들이 간단한 인터넷이나 오피스 작업, 그리고 통상적인 동영상 감상 정도라면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덕분에 윈도우가 새로 나올 때 마다 신형 CPU와 더 많은 RAM과 저장공간을 탑재해서 팔던 PC 업체들은 경년노화로 인한 교체수요나 하드코어 사용자들, 그리고 (특히 XP 지원 종료로 인해 생긴)기업 고객에 목을 매달 수 밖에 없는 지경이 되었다.

아이패드도 그렇다. 대개 경우 한번에 많은 돈이 들어가고 하나 있으면 몇 년을 충분히 쓸 수 있다. 아이패드 앱들을 보면 아직도 상당수 앱들이 거슬러 올라가면 아이패드 2나 아이패드 미니 1세대를 지원하는 경우가 아직도 상당히 많이 있다. 물론 게임 같은 리소스가 헤비한 앱들은 최소한 3세대나 4세대를 요구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 기종이 나온게 도대체 몇 년 전이란 말인가. 문제는 아직도 그런 기종이 현역이라는 사실이다. 아이폰이 빠르게 더 높은 OS 버전과 바뀐 해상도와 CPU 아키텍처를 따라가는 동안 아이패드 앱들은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있으니 좋은데,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것에 관하여

올해 들어서 많은 기기를 새로 교체했는데 그 중에서 우선순위를 둔 것이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교체였다. 휴대폰은 매일 수시로 몇시간을 사용하고 느린 휴대폰은 문자 그대로 약간 과장해서 ‘삶의 질’을 떨어 뜨린다. 좋은 휴대폰은 반대로 좀 과장해서 삶의 질을 끌어 올린다. 앱을 기동하는 속도, 카메라를 기동하는 속도, 그 짧은 차이가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약간이나마 카메라가 나아지고 액정이 좋아지는 것 자체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새 기종을 구입하고 사용하게 된다.

헌데 아이패드가 그렇지 않고 애플워치가 그렇지 않다. 솔직히 둘 다 아예 가지지 않은 사람에게 필요성을 굳이 역설하기도 힘들고, 써보기 전에는 장점을 이해하기도 어렵거니와 써봤다고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만족하는 사람들은 필수품처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필수재가 된 스마트폰의 정반대에 위치한 제품이 되기 십상이다. 애플이 아이폰 주식회사가 되어가고 있고, 아이폰 실적에 일희일우하는 것이 이러한 맥락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아이폰을 주기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새 아이폰으로 교체한다. 사람들은 점점 다른 경쟁사의 제품이 아이폰만이 제공하던 부가가치를 그것도 저렴하게 제공하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특히 중진국 이하의 국가에서 이는 커다란 리스크이다. 쿼츠 시계가 나온 다음의 오토매틱 시계 장인들의 기분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여하간 이 정도의 임팩트를 아이패드나 애플워치가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애플의 실적에 반영된다.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와 핸드오프로 상징되는 애플 기기간의 상호 운용성은 애플의 문호를 접한 사람이 애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게끔 만든다. 아이폰에 전화가 오면 애플워치에서도 울려서 전화기는 방에 두고 거실에서 전화에 답할 수 있고, 카톡에 대답을 보낼 수도 있다. 소파에서 뒹굴면서 아이패드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전화가 왔을 때 전화를 받는 것도 가능하고, 아이패드에서 열던 웹페이지를 아이폰에서 열고 그 반대를 한다거나, 애플워치나 아이패드에서 받던 전화를 아이폰으로 돌려 받는 것도 가능하는 등, 여러가지 응용이 가능하다. 편리하다. 문제는 그것이 아이폰이 처음 그러했듯이 파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수십만원에서 백만원을 호가하는 기계를 사지 않아도 그냥 전화기를 들고 거실로 오면 될 일이다.

아이폰 주식회사의 위험과 아이폰 다음에 대하여

애플의 실적은 사실상 아이폰이 쥐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폰이 덜 팔리면 주가가 내려가고 더 팔리면 올라간다. 매출 비중도 아이폰이 압도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숙한 스마트폰 시장과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어지는 중저가 제품의 대두, 그리고 최대의 숙적인 삼성의 제품의 비약적인 향상도 무시할 수가 없다. 특히 클라우드 시대의 도래는 매우 커다란 위협이다. 앞서 애플 제품간의 연계를 통한 에코시스템을 언급했고 유기적인 클라우드와 기기간의 연동이야 말로 애플의 미덕이라고 보지만, ‘다른 건 몰라도 클라우드는 애플을 전적으로 신용하지 마라’는 경험칙이 생길 정도로 불안한 점은 우려가 된다. 애플 클라우드가 여지껏 나를 몇 번 엿 먹인 것도 있고, 드롭박스나 구글 등 다른 업체의 클라우드 솔루션이 훨씬 뛰어난 까닭도 있다. 사진만 하더라도 아이클라우드 포토 라이브러리보다 구글 포토가 낫다는 사람이 꽤 있다. 일단 iCloud는 애플의 OS가 아니면 반쪽이다. 아무리 하드웨어로 먹고 사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이건 좋지 않다. 클라우드 시대의 도래는 여러가지를 의미하는데, 데스크톱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장치에 대한 종속성은 물론 심지어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마저 불식시키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이전하는 것은 훨씬 쉬워졌다. 구글 포토는 iOS에서도 안드로이드에서도 자동으로 사진을 저장해서 한군데에 몰아준다. 구글 플레이 뮤직이 그렇고 무비가 그렇고 전자책 서비스가 또 그렇다. 책이나 영화, 음악 쪽으로 가면 아마존 등을 위시한 여타 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아이클라우드에서는 경쟁 플랫폼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거나 있더라도 제한적인 기능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런 사정에서 나같이 앱스토어에 짐작으로만 수천달러 이상을 쏟아붓고 앱스토어에만 있는 앱이 아니라면 사는게 곤란한게 아니라면,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전화기나 플랫폼을 옮기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심지어 아이폰을 케이블로 연결하거나 아이클라우드 ID만 입력하면 삼성 신형 전화기는 애플 전화기에서 사용하던 모든 자료를 간단하게 옮겨준다. 여전히 아이폰을 메인으로 사용하지만, 나만 하더라도 클라우드의 도움으로 갤럭시S7 엣지와 아이폰을 재주 좋게 오가면서 사용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나처럼 저글링을 하지 않을 테니 훨씬 허들이 낮을 것이다.

아이폰은 사방에서 경쟁자들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때 그랬던 것처럼, 언제나 최신, 최첨단, 고급이라는 이미지도 옅어 지고 있다. 새로 나온 아이패드 프로 계열 제품들이 미끄러지는 아이패드 판매 감소를 멈춰주지는 못하는 상황이고 맥마저도 리프레시 지연으로 인해 판매가 신통찮다. 애플 워치는 시장 전체를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을지언정 기대한 수준의 결과를 내지는 못한 듯하고 암암리에 들리는 애플의 자동 운전 자동차가 과연 또 어떨런지 역시 마냥 밝게 보지는 않는다.

아마존의 에코(Echo)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애플도 끌려가는 방향으로 시리(Siri)의 개방도를 높인 느낌이 든다. 아이폰 앱들에게 시리를 개방함으로써 가능성은 늘어날 것 같지만 여전히 기기에 갇힌 경험이 우려된다. 사진 앱은 로컬 리소스를 가지고 알아서 학습한다고 하지만 기기가 불의의 이유로 초기화되면 학습 데이터 마저 위험해질 우려가 있다(유감스럽게도 iOS 기기를 쓰다보면 완전히 초기화-복원-해서 사용해야할 필요가 때때로 있다). 머신러닝에 있어서 축적된 데이터의 삭제는 치명적인 액시던트이다. 프라이버시 탓이라고는 하지만 아이메시지에서 도입한 암호화 등을 응용해서 머신러닝이나 제3자 연동시의 클라우드 저장과 그에 따르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기능성의 조절의 묘를 살려 주기를 기대한다.

글에서 몇가지 현상 진단을 하면서 애플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한 느낌이다. 애플의 하드웨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단순히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있어야만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에 있어서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하되 ‘애플에서만 제공되는 것’이어서도 안된다. MS의 오피스 제품군은 매킨토시 초창기의 엑셀이 그랬고, 스티브 잡스가 돌아온 다음 맥월드에서 빌 게이츠가 나타날 때 그랬고, 아이패드 프로가 나오면서 iOS용 오피스를 강하게 피력하며, 애플의 중요한 대목마다 나타났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특정 운영체제용 소프트웨어로써 오피스가 아니라 구독형으로써 어느 기기에서나 사용가능한 오피스(‘오피스 365’)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었다. 윈도우든 맥이든 아이폰이든 아이패드든, 안드로이드 폰이든 태블릿이든 오피스가 돌아가는게 중요하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발머는 이걸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피스365의 실적 호조가 얼마전 발표된 MS의 실적 호조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판매는 감소했다) 애플 또한 아이튠스 스토어를 비롯한 모든 판매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윈도우는 물론 안드로이드에도 이식하는게 필요하다. 결국은 돌고 돌아서 애플 서비스와 애플 기기로 전환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말해서 애플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연동의 샘플을 제공할 것이고 나쁘게 말해서 애플 기기를 쓰지 않고도 애플의 인질이 되는 것이다. 왜 경합 플랫폼에도 신경 써야 하는지 이 정도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윈도우에 아이튠스를 포팅하면서 ‘드디어 지옥이 얼어 붙었다’라며 웃었고, 나중에는 애플이 가장 커다란 규모의 윈도우 개발자중 하나라고 호언장담했다. 내가 쓴 첫 애플제품인 아이팟 3세대가 윈도우와 호환되지 않았다면 나는 아이팟을 사지 않았을 것이고, 윈도우를 돌릴 수 없었다면 설령 윈도우보다 아이튠스가 더 잘 돌아간다고 해도 아버지를 설득해서 인텔 프로세서가 들어간 첫 아이맥을 사오는 일도 없었을지 모른다. 비록 지금은 윈도우보다 맥을 쓰는게 더 편하고 맥을 더 많이 사용하며 부트캠프든 가상머신이든 맥에는 윈도우 자체를 설치하지 않을 정도지만 말이다. 여러모로 내 IT 인생의 여러가지를 바꾸게 되었을 거라는 얘기다. 그때는 내가 막 대학에 들어갔을 때 즈음의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팀 쿡에게 묻는다. 지금 사회에 발을 내딛는 젊은이에게 어떤 제품과 서비스로 젊은 시절 이후의 인생을 바꾸도록 할 것인가? 윈도우를 쓰거나 안드로이드를 쓰던 젊은이들을 어떻게 하면 애플의 정원으로 끌어들일 것인가? 그리고 아이폰 이외의 기계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인가? 단순히 앞으로 어떤 제품을 내놓는가보다 이게 궁금하다. 만약 팀 쿡과 점심식사를 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이것을 물어보고 싶다.

애플워치 2세대가 새로 나올 것 같은 상황에서 드는 걱정

팀쿡이 지난 3월 이벤트에서 애플워치에 대해 언급하기를 ‘애플워치 사용자 1/3이 밴드를 교체해 가면서 사용한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통계에서 나왔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실제로 내 주위에도 애플워치를 사용하면서 본래 구입했던 밴드 외에도 다른 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 꽤 있다. 그리고, 멀리 갈 것도 없이, 나 자신도 그랬다.

사실 나는 애플워치에 클래식 버클(송아지 가죽이 들어간)을 샀다. 물론 여기에서는 몇가지 갈등이 있기는 했다. 생활 방수가 되는 시계에 물이 닿으면 치명적인 가죽 밴드를 채우는 것이 일단 그랬다. 사실 손목에 땀이 많이 나지 않아 큰 문제는 아니었으나 여름이 되면서 손에 땀이 많이 나고 화장실 등을 사용한 직후나 식사 전후로 손을 씻어야 할 때 매우 난감했다. 물을 졸졸졸 틀어놓고 조심하면서 씻었다. 지금 글을 쓰는 곳은 거실인데, 전화기는 방에 충전기에 물려 둘지언정 애플워치는 계속 차고 다닌다. 차고 있는 동안 운동량을 늘리도록 재촉하는 애플워치의 기능이 건강에 좋을 것 같고, 전화기가 곁에 없어도 필요한 정보를 줄곧 알려주는 기능은 매우 귀중하다. 메시지는 물론 전화까지 대신 받을 수 있다. 음악을 듣다보면 곧잘 인터폰 소리를 놓치는데, 택배가 왔을 때 난감한 경우가 있다. 문에 써붙였다. ‘만약 벨을 울려도 응답이 없으면 010-XXXX-XXXX로 전화를 울려달라’고. 대개는 그냥 소릴 듣고 나가서 받았지만 손목에서 울리는 햅틱 피드백 덕분에 바로 튀어나가서 받은 적도 있다. 이처럼 애플워치 자체는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됐고 생활의 일부가 됐다. 몸 컨디션이 괜찮을 경우 줄곧 차고 있다.

좀 얘기가 돌아갔지만, 이달 중순께에 나는 앤티크 화이트 실리콘 밴드(S/M, M/L)를 주문했다. 그리고 굵은 팔목에 어떤게 더 나을까 싶어 흰색 실리콘 밴드(M/L, L/XL)도 주문했다. 애플스토어에서는 사용해보고도 기꺼이 반품을 받아주기 때문에 차보고 나은걸 선택할 참이다. 사실 편하기는 클래식 버클도 하루 종일 차는데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에 딱히 많이 편하자고 주문한건 아니다. 하지만 캐주얼한 느낌도 좋았고, 무엇보다 손이 젖어도 상관이 없다는 점이 좋았다. 감촉도 좋았고 디자인도 사실 이 녀석을 그대로 차고 다녀도 전자기기 같은 느낌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서, 문제 없을 성 싶어서 집에서나 근처를 나갈때는 그대로 차고 다니지만, 옷을 단정히 입고 남의 이목을 신경 써야 할 때에는 클래식 버클로 갈아 끼우고는 한다. 시계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런 과정을 ‘줄질’이라고 하시는 모양인데 애플워치는 ‘줄질’에 최적화 된 기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애플워치의 밴드를 온라인 스토어에서 뒤적이며 알게 된 사실인데, 애플 워치의 주문 가능한 종류도 줄어든 편이고, 애플 워치의 밴드 재고도 많이 사라졌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걸까? 슬슬 애플워치 신기종이 나오기 때문에 구 기종을 위한 밴드는 단종인건가? 사실 그렇다치더라도 현재까지 애플이 팔아재낀 애플워치의 양을 생각하더라도 이건 이상하다. 애플은 아직도 구형 iOS 기기를 위한 30pin 관련 제품을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뭔가 부자연스럽다.

사실 나는 새 애플워치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던 애플의 3월 이벤트를 앞두고, 애플워치의 ‘시계로써의 디자인’과 ‘전자기기로써의 디자인’에 관해 한 번 언급한 바가 있다.

애플워치를 디자인한데 있어, 그리고 앞으로 디자인하는데 있어 고심되는 부분이라고 짐작하는건 시계라는 물건이 시간이 간다고 ’구식’느낌이 확 나면 디자인적으로 실패라는 점이다. 스위스 시계를 생각해보라. 구형이라고 해서 한물간 인상은 들지 않는다. 정말 고심되는건 그렇다고 인상이 옅은 디자인은 매력이 없고.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면 나오는 대로 그게 참신함이 드러나야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형이라도 뒤떨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아 저 사람이 애착을 갖고 쓰는구나/썼구나’라는 디자인이 되어야 하는 점이다. 최소한 일단 지금까지 볼때, 관심을 가진 사람이면 착용자의 손목을 보면 저 사람이 애플워치를 찼구나 라고 인지할만한 특색의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하긴 했는데, 이게 가령 올해나 내년에 과격하게 바뀌어서 아이폰 마냥 전년도 모델이 확 구식으로 보이면 난감하다는거다, 적지 않은 돈을 주고 비 필수재를 사는 고객 입장에서. 그리고 애플도 난처해지긴 마찬가지다, 한 두해에 외관상으로 확연하게 구식이 된다면 주머니에 넣는 전화기와는 달리 늘 착용하고 노출되는 애플워치(게다가 애플 워치는 몇년간 쓸 수 있는 품질 좋은 전통적, 다시 말해 크게 변할 일 없는 시계를 사고 남는 가격이다)를 안심하고 살 사람은 줄어 들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언가 ’전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중략)

처음에 스위스 시계회사들이 애플워치 출시 전이나 초기에 잠재적 위협으로 보면서도 어느 정도 과소평가를 한 이유가 자신들의 자존심인 스위스 시계의 정립된 형태로써 완전성을 범접할 수 있을까, 전자 기업들이 사이클이 길어봐야 1년인 전자기기로써 소비자에게 매년 신기종을 소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변할수 밖에 없는 숙명을 어떻게 극복할지 알까? 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신감,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의외로 3월 이벤트에서 ’시계는 경미한 변화’만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맞을 수도 있겠다 싶은게 안쪽만 살짝 바꾸는. 그니까 차세대 모델이 나오더라도 ’취미’였던 애플TV 마냥 폼팩터는 그대로 두고 속만 갈아 엎는게 아닐까? 그게 아니라 정말 밴드 같은 것만 추가되더라도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단순히 ’줄장사’가 아니라 이리저리 휙휙 해 넘어간다고 바뀌는게 아니라는 신뢰감을 줄 여지도 고려할 수 있다. 30핀 도크 커넥터나 라이트닝 커넥터처럼 최소한 밴드는 당분간 호환되게 만들 가능성이 전망되고 그러자면 애플은 과격한 변화는 일이년은 참을지도 모른다.

해서, 애플워치도 다음 아이폰과 함께 바뀌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마침 새 OS도 발표되니 그것을 선탑재(preload)한 모델이 나오는 것이 놀라울 일은 아니다. 새 OS에서 지금같은 절망적인 속도를 어찌저찌 개선한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계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족하는 것을 보고, 그리고 애플워치에 낚여서 운동을 하는 것을 본 우리 어머니께서는 ‘새 애플 워치가 나오면 당장 하나 사주겠다’라고 하실 정도로 기뻐하셨으나, 역시 난감하다. 애플워치의 디자인이 크게 바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물며 애플워치의 밴드 결합부를 포함해 밴드가 완전히 바뀌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라기 보단 생각하기 싫다). 물론 새로운 디자인을 위해서 기존 밴드를 전부 버리는 안도 생각할 수 있으나, 앞서 인용에서도 말했듯이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그러하듯이 애플워치 또한 이미 자신만의 개성적인 디자인적 상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폰의 둥근 홈 버튼과 볼륨 스위치와 진동/무음 스위치 그리고 잠자기/깨우기 버튼. 이것은 사실 생각해보면 아이폰이 시작한 이래로 변하지 않은 것이다. 아이패드에서도 거의 마찬가지지만 굳이 지적하자면 무음 스위치가 사라진 정도일 것이다. 그 모양과 구성은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고, 삼성과 특허전쟁을 할 때 이 모양을 코카콜라 병 같은 트레이드 듀레스로 밀어부쳤다가 결국 실패한 사례도 있지 않은가. 사각형 화면에 돌아가는 크라운과그 아래의 버튼은 앞으로도 유지되어야 하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에서도 훌륭한 경쟁 업체이고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스마트워치도 기능적인 면이나 디자인 면에서 우습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거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세대와 모델이 달라질 때마다 모양이 휙휙 바뀌었다. 그런 의미에서 1세대 제품인 현재의 애플워치의 디자인은 ‘버리고’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지금 판매되는 애플워치를 위한 밴드들이 차례차례 재고가 없어지는 것에는 부자연스러움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결국은 밴드 같은 액세서리도 1년 수개월로 끝이란 말인가? 상상 이상으로 단명한다는 놀라움(과 실망)을 느낀다. 이게 애플이 그렇게 공을 들인 시계 시장에 대한 연구와 어프로치의 한계인가? 물론 애플이 최초에 애플워치를 내놨을 때 세운 목표와 비교해 그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지언정 애플워치가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실패작이지도 않다. 쉬이 무시하기에는 적지 않은 수량이 이미 팔렸다. 애플은 지금도 라이트닝을 사용하지 않는 구형 기기를 위해서 30핀 케이블이나 30핀용 어댑터를 파는데, 솔직히 ‘1세대’ 애플워치를 위한 밴드를 더 남겨두거나 심지어 새로 만든다고 해도 놀라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그리고 글을 쓰면서 알게 됐는데 올림픽을 맞아 색다른 밴드를 낸다고 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제품이라면, 가령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경우, ‘음, 새로운 기종이 나오려나 보군’ 싶을 수도 있으나, 이건 시계이다. 단순히 넘어가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여럿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앞으로 애플워치에 대한 시계로써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실리콘 밴드는 정말 편하다. 감촉도 좋고. 소재라던지 여러모로 하루 종일 착용하는 시계로써 적절한 소재나 탄성과 모양을 갖추기 위해 꽤나 신경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미치게 된다. 기왕이라면 지금 가지고 있는 밴드를 계속해서 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지금 사용하는 시계를 위한 다른 밴드를 계속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스마트기기 이전에 시계이다. 모든 것은 거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이패드를 매년 사는 사람도 드물지만 시계를 1~2년마다 갈아 치우는 사람은 시계 수집에 푹 빠진 사람이거나, 애플워치 같은 스마트워치라고 보면 신제품이라면 무조건 달려드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많지 않을 것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보면 ‘이제 좀 쉬게 해주자’ 싶을 정도로 옛 기기를 지원하곤 한다. 오토매틱 시계 마냥 최소 몇 년에서 십년 단위로 사용하는 물건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러한 자세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었기를 바라고 앞으로도 그러하기를 바란다.

 

LINE(라인) 상장 1 : 한국/일본의 인재로 상승효과

일본 아사히 신문이 라인(LINE)의 상장을 즈음해서 라인에 대해 분석한 연재와 이해진 의장의 인터뷰를 올렸습니다. 천천히 옮겨보려고 합니다. 그 첫번째입니다.

LINE 상장 1: 한국/일본의 인재로 상승 효과

14일 아침,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열린 LINE(라인) 상장 세레머니, 중앙에 서서 벨을 울린 것은 해외담당이사인 신중호 씨(44)다. 바로 그가 라인을 창조했다.

신중호 씨는 한국 IT 대기업인 네이버의 엔지니어였다. 일본 진출을 맡아 바다를 건넌 것이 2008년,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49)은 ‘한국에서 성공은 머리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일본의 고객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내에서 공용어도 일본어로 정했다. 일본어를 말하지 못했으나 기초부터 배웠다.

당시 IT 기기의 주역은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신 씨가 스마트폰 시대에 장래성이 있다고 생각한 어플리케이션은 게임, 사진 촬영 및 공유, 그리고 또 하나가 채팅이었다. 하지만 게임은 그룹 회사가 참여하고 있어서 후보에서 제외했다.

사진인가, 채팅인가… 그런 검토를 하고 있을 무렵,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다. 가족이나 지인, 동료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을 체험했다. 신 씨는 생각했다. ‘해야 할 것은 서로 아는 사람과에 한정된 채팅 어플리케이션이다’. 이렇게 라인은 2011년 6월에 탄생했다. 그 사이의 과정을 신 씨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라고 회고한다. 하지만 채팅 어플에 집중하기로 한 결단이 지금의 라인의 성공의 원점이 되었다.

52억엔. 신 씨는 작년 두드러지는 고액 보수를 받았다. 사장의 이데자와 츠요시(39)의 39배다. 이데자와 씨는 ‘라인을 만든 것은 신씨다, 0을 1로 만드는 리스크를 짊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라인의 토대에는 한국의 인재에 의한 공헌이 있었다. 유가증권 신고서에는 신주예약권(스톡옵션)의 소유주들 중에 일본 행 편도 표만 끊고 날아온 한국인 기술자들이 다수 존재 한다.

도쿄 시부야역에 인접한 오피스 빌딩인 시부야 히카리에의 고층부에 라인 본사가 있다. “좋은 형태로 상승효과를 낸다. 미국계 기업처럼 방침을 밀어부치는 것에 비하면 훨씬 좋다” 정보보안을 담당하는 임원인 다카야마 츠요시(48)씨는 부하이자 보안 실장인 임만기(40)세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도 한일 콤비입니다”.

세계에서 2억명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 라인의 성공은 한국 일본의 인재의 협력하에 이뤄낸 것이다. 하지만 라인은 지금까지의 한국색을 겉에 드러내지 않아왔다. 이사인 마스다 준(39)은 “혐한 분위기도 있었고, 서비스에는 국적이 크게 상관이 없다고 명확하게 생각했다. 우리는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한결 다른 성장배경을 가진 라인, 라인의 현재 경영은 3명의 이사에 의한 ‘트로이카’ 체제다. 신중호씨와 중국의 검색 대기업인 바이두 출신의 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마스다, 그리고 라인이 인수한 라이브도어 출신의 사장 이데자와다.

그들은 작년 어떠한 결단을 내렸다.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의 점유율이 각국에서 사실상 굳어졌기 때문에 사업의 전개를 일본, 타이완, 타이, 인도네시아라는 라인이 강한 4 지역에 집중한다는 전략이었다. 유럽과 미국에서 타사가 대화 어플리케이션을 먼저 시작한 점은 있지만 세계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통신속도의 향상과 대용량화로 라인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은 앞으로도 늘린다. 이데자와씨는 “다음 물결이 오는 것을 기다린다”고 말한다.

15일에 일본에도 상장한 라인은 시가총액 1조엔에 육박한다. 시장은 라인 주식을 공개 가격을 크게 웃도는 평가를 내렸다. 신중호씨는 말한다. “일본과 미국 동시 상장이라는 전례가 없는 도전은 우리들이 세계에 도전하고 있다는 의사 표현이기도 하다”

(닛케이 번역) LINE(라인), 세계 데뷔에서 보여준 ‘또 하나의 얼굴’

무루이 마사노리(武類雅典)씨가 일본경제신문(닛케이)에 연재하는 컬럼에서 LINE(이하 라인)의 상장에 즈음해서 기고한 글을 옮겨본다. 일본에서 보통 라인의 국적이나 한국 쪽 인물에 대해 다루는 경우(특히 그것을 편견없이 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하 번역.

라인이 일본과 미국에 동시에 상장하여 세계 주식 시장에 데뷔를 달성했다. 15일 종가는 도쿄 시장에서 공개 가격을 32% 웃도는 4345엔. 시가총액이 9000억엔을 넘었다. 미국 페이스북 등이 군웅할거하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 되지만 라인은 또 하나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기업을 모회사로 하면서도 일본에서 성장한 ‘태어나면서부터 다국적 기업’이 일본/미국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탈피하는 발걸음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는 ‘라인의 아버지’

미국 뉴욕 시내의 월스트리트. 그 한 군데에 들어서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4일(미국시간)에 거래 개시를 알리는 종을 울린 것은 라인의 경영진이었다.

이 세레모니는 ‘오프닝 벨(Opening Bell)’이라고 불리는 뉴욕증권거래소의 명물이다. 종을 울리는 경영자와 기업이야 말로 그 날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좋지만, 단상의 중심에 서서 온 얼굴에 웃음을 띄고 있는 것은 사장인 이데자와 다케시 씨가 아니었다.

신중호 씨, 라인의 이사이며 최고 글로벌 책임자(CGO)이다. 해외 전략을 맡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약 5년전에 시작한 라인이라는 서비스에 깊게 관여하고 있으며 ‘라인의 아버지’라고도 불리우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라는 세계에서 명성 드높은 무대에서 주역을 맡은 것은 그 신중호씨였다.

신중호씨는 미국에서 ‘경제 뉴스 채널의 간판’이라고 불리우는 CNBC의 방송에 출연, 캐스터에게 질문도 유창한 영어로 능숙히 대답했다.

“(라인의 스탬프등은 지인들과의 관계를 깊게 하기 위해서)유효한 수단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스탬프를 위해서 라인 사용자들은 지갑을 열고 있다”

미국에서 커다란 붐을 일으키고 있는 닌텐도의 ‘포켓몬 GO’의 예를 들자며 라인의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인 스탬프의 가능성을 자신있게 어필해 보였다. 미국의 투자가들에게는 “신중호 씨 = LINE의 경영자”라는 이미지가 심어진 것은 아닐까?

라인은 서비스 자체는 일본에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IT 대기업인 네이버의 자회사이다. 상장 후에도 라인의 주식의 8할은 네이버가 보유한다. 라인의 성공신화를 말할 때 네이버의 인재나 아이디어는 빼놓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지금부터의 사업 시나리오 또한 네이버의 의향이 적지 않게 반영될 것이다.

신중호씨는 네이버의 전신에 해당하는 기업에 10여년 전에 입사. 뉴욕증권거래소의 종을 울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일본 기업으로써 처음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발을 디딘 것은 소니이다. 상장한 것은 1970년. 트랜지스터 라디오 등의 성공으로 소니의 지명도는 미국에서도 높았고 ‘일본 태생의 글로벌 기업’으로써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많은 일본 기업들이 뉴욕증권거래소의 문을 두드렸지만 라인은 그들과는 조금 다르다. 소니 등은 일본인이 창업한 기업인데 반하여 라인은 한국과 일본의 경영자와 엔지니어들에 의한 공동 작업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강점으로

일본의 IT 기업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계속적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했지만 당초의 기대대로 성과를 이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세계 최대급의 통신회사인 NTT가 그랬고, 후지쯔나 NEC 라는 두 명의 거인이 또 그랬다.

1990년대에 인터넷이 보급하면서 미국기업과의 차이는 넓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실리콘 밸리에서 계속 태어나는 벤처 기업들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멀찌감치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 실리콘 밸리에서 유력 벤쳐기업이 탄생하는 에코시스템(생태계)은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서 지혜를 모아 내는 것이 전제다. 다시 말해서 다양성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이민의 나라인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는 있고, 일본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토양이다. 하지만 모회사를 한국에 가지고 있고, 일본에서 성장한 라인은 다양성을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서비스 개시부터 5년 정도 동안에 라인은 일본 뿐 아니라 타이완, 타이, 인도네시아 등에 침투했다. 어떤 외국계 IT 기업 출신자는 “그런 기업 내력이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며 기대했다.

신중호씨는 CNBC 방송에서 “(사용자는)원스톱 서비스를 바라고 있다”고 말하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나 택시 호출 같은 서비스 다각화를 진행하는 방침을 제시했다. 그 발언에서 페이스북의 채팅 어플리케이션이 강세인 미국에 억지로 파고 들거나, 텐센트의 위챗이 강세인 중국에 무리스럽게 참가하는 것은 피하려는 자세가 은연중에 보였다.

그럼에도 성장을 추구한다면 지금 이상의 글로벌 전개는 언젠가는 피할 수 없지 않겠는가? 특히 ‘포켓몬’으로 돈을 벌고 있는 닌텐도와 같은 존재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스탬프의 캐릭터 비즈니스를 좀 더 크게 육성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또, 메시징에 이은 ‘킬러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도전의 성패는 다양성이 키를 쥐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그 시장을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도 획일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조직보다 경험이나 지식이 다른 사람들의 지혜가 모였을 때 만들어지기 쉬울 것이다.

발상부터가 다양성을 가진 경영을 전제로 하는 라인. 성공 신화가 계속 된다면 실리콘 밸리 기업만이 주인공인 인터넷 세계에서 아시아 기업이 반격을 하기 위한 단서를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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