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감상

애플의 2012 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 이른바 WWDC 키노트를 보았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번 키노트는 잡스가 물러가고 나서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대대적인 키노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아주 주도면밀하고 멋지게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iPhone 4S의 Siri는 잡스가 죽기전에 보아왔었다. 아이패드 런칭은 있었지만 이제 제품이 아니라 OS 정책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해야하는 역임이 필요했다. iOS와(그 뒤를 받치고 있는 OSX는) 개발자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음이 여러 수치로 증명되고 있었으나 과연 앞으로도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멤버들이 고루고루 새로이 아이템을 선보였다(중간의 맥 부분이 좀 지루하긴 했다만). 우선 컴퓨터인 맥북프로의 경우 초박형/소형 컴퓨터인 맥북에어에서 중형/보급형인 맥북프로와 고급형/고성능 울트라컴팩트 라인업인 새로운 맥북프로 까지 고루고루 갖춘것은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다. 아마 많은 개발자와 사용자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고해상도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글씨가 작게 보인다거나…) 그것에 대해서 애플 측에서 Hi-Res API를 이미 제시하였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노력에 의해서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개발자들의 협력이 미리 필요한 것이다. WWDC에 이 기종을 먼저 선보이고 API를 미리 공개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솔직히 MacOS의 경우에는 재미가 별로 없어서 그냥 넘겨버렸고, iOS의 경우에 와서야 재미를 봤다. Siri의 한국어 대응과 페이스북의 대응―팀 쿡의 예언하는 듯한 AllThingsD의 대사가 현실로 왔을 때의 느낌을 보라—등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신기함에 가까웠다. 지도의 경우에는 신기했지만 한국에서는 전혀 쓸모 없을 것 같아 걱정이었다. 그냥 시리가 괜찮겠구나, 페이스북이 쓸모가 있겠구나.. 아, 그리고 Do Not Disturb 기능(켜 놓으면 메시지와 메일 등을 받기만 한채로 일체 소리는 울리지 않는 기능)이 편하겠구나 같은 생각을 하며 라면을 하나 끓여 먹으며 라이브 블로그를 넘겨 보았다. 

밤이 늦었고 밤을 새웠다. 중국에 대한 배려가 엄청 들어갔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애플은 일본에 대한 배려가 대단했다. 이는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개인적인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는 일본 문화에 심취했고, 일본인 불교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얻었고, 일본 음식에 환장을 했으며 일본 여행을 수차례 다녀왔으며 일본인 사업가들과 이따금 교류했다. 그리고 애플 자체도 일본이 상당한 돈 줄이었다. 스토어도 열어주고 그랬다. 허나 이제는 중국이 돈 줄이다. 스티브 잡스 시대에 일본이 돈 줄이었다면, 팀 쿡 시대에는  중국이 돈줄인것이다. 그래서 그런것이다.

아쉽다. 한국에서도 좀 더 정성을 들인다면(중국의 반 만이라도)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텐데라고 말이다. 닭과 달걀의 관계라는 해묵은 모순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을런지. 그냥 아쉬움을 가라앉히며 글을 마무리한다.  

다음 아이폰 : 당신의 기회비용

WWDC가 끝났다. 언론의 기대(?)와는 달리 새로운 아이폰은 발표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WWDC에서 애플이 TV를 선보일 것이다. 라던가, 휴대폰을 선보일 것이라던가 같은 사실을 입방아에 올렸으나, 결과적으로 새로운 맥북을 선보이는데 그쳤다. (물론 그 새로운 맥북프로가 대단한 녀석이긴 했으나 말이다)

나는 지난 달, 그리고 지지난 달에 아이폰에 대해서 여러 질문을 들었다. “아이폰을 사도 괜찮겠냐는 것이었다. “곧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거기에 대해서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사라”였다. 그것에 대해서 내 논거는 간단했다. 애플은 1년에 1대의 아이폰을 내놓고, 1년에 한 번 나오는 아이폰에 있어서 가령 고객이 지난달이나 지지난달 즉 6개월이나 5개월 만에 새로운 기종을 고민하게 된다면 얼마나 낭비일 것인가? 교체주기와는 아주 멀었다. 만약 2개월이나 3개월 정도라면 다시 생각해볼지도 모르겠다.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하지만 5~6개월이나 남겨두고 새로운 기종을 생각한다는 건 낭비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나는 이럴때 이렇게 생각한다. 그냥 당신의 낡은 스마트폰(아이폰이나 구식 안드로이드 폰) 내지는 피쳐폰을 붙잡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대신에 최신의 듀얼코어 아이폰4S를 사용해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게임을 즐기거나 동영상을 즐겨보거나 웹서핑을 쾌적하게 즐기는건 어떤가? 하루라도 빨리. 차라리 그게 나을 것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손꼽아 기다리는것 보다는 그게 건강에 나을지 모른다. 반년의 기다림 끝에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온다고 하지만, 그 뒤에 바로 산다고 하지만, 바로 1년뒤에 헌 스마트폰이 되고 만다. 당신은 그것을 또 살 것인가? 차라리 지금 즐거움을 즐기고 순리대로 즐기다 낡으면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는게 나을것이다. 

부디 어리석은 ‘기다림’에 매몰되어 지금의 즐거움이라는 기회비용을 치르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의 아이폰은 충분히 좋은 전화기(굳이 아이폰 뿐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지만)이고 당신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물론 당신이 일부 휴대폰에 관심이 많은 휴대폰 매니아가 아니라면 말이다. 

덧. 이번 iOS 6는 아이폰 3GS의 지원이 포함되었다. 아이폰 3GS는 2009년 6월에 발표된 기종(한국에는 2009년 11월 발매)이다.  이런 극단적인 예를 제외하더라도 2010년 10월에 한국에 발매된 아이폰4 같은 예가 존재한다. 애플은 계속 지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