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Archives: 2011/11/08

스티브 잡스의 롤 모델, 오가 노리오에서 무슨 교훈을 얻는가?

스티브 잡스의 강박증적인 성격의 일화는 너무나도 많이 전해져 온다. 일일히 적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최초의 맥의 환기 팬을 없애기 위해서 출시를 미뤘다던가.. 그의 미적인 감각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애플의 제품은 언제나 최고의 아름다움을 갖추었다.

그는 어떤 롤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바로 오가 노리오이다. 재미있게도 오가 노리오도 소니의 결벽증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음대 출신으로 입사하기도 전에 모리타 아키오와 이부카 마사루에게 따지고 든것은 ‘소니 레코더의 음질은 자신이 사용하기에 너무나 형편이 없다’였으며’ 입사 후에는 ‘소니 로고가 멋대가리가 없으니 바꿔야 한다’ 였다, 결국 그의 뜻대로 수차례의 수정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아는 SONY 로고가 디자인 되었다. 또 한편으로 또 하나의 주장이 있었는데 그 것인 즉, ‘소니 텔레비전의 로고는 정면 중앙에 와야 한다.’  라는 사실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TV 메이커의 로고가 정면 중앙에 온다”라는 것이 그의 발상이었다고 한다. 그 외에 입사후에 소니 제품의 디자인에 막대하게 관여하게 되는데, 70~90년대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소니의 은회색의 소니의 제품 디자인과 이후의 검회색의 소니 디자인, 그리고 폰트와 버튼의 모양마저도 그의 지휘하에서 이뤄진 것이며, 농담같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의 패드 디자인은 오가 노리오의 압력을 업은 디자인 팀의 노력없이는 아마 쿠다라기 켄의 주장대로 패미컴처럼 평평한 모양의 패드가 되었을 것이다(듀얼쇼크때문에 좀 불편하긴 했지만 최초의 듀얼 쇼크 없이는 정말 편했다).

그는 CD의 아버지로도 알려져 있다. 컴팩트 디스크의 규격 시간을 정하는데 카라얀과 욕탕에서 대화를 하며 담소를 나누며 필립스와 씨름을 한 사람으로 유명하며, 또 MD를 만든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니디스크에는 끝까지 지문을 묻히지 말아야 한다고 보호 케이스를 씌우고 ATRAC과 SCMS(Serial Copy Management System; 디지털로 녹음한 음원의 디지털 재 녹음을 방지하는 복제 방지장치)를 도입하는데 성공한 이이기도 하다. 그는 끝까지 바득바득 플레이스테이션 디스크에도 보호 케이스를 씌워야 한다고 우겼으나 위의 컨트롤러 패드에서 져주는 대신, 그리고 양산 비용도 감안해서 역시 그건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이건 넘어가버리게 된다(오가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지만 훗날 PSP에서 실현된다).

그는 소니의 브랜드를 매우 소중히 여겼으며 잡스 못지않게 세세한 부분까지 지X맞은 CEO였다. 이전의 모리타 아키오나 이부카 마사루가 외교가(diplomatist)와 발명가(inventor)의 재질이 있었다면 오가 노리오는 잡스와 마찬가지로 지휘자(conductor)의 자질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헬리콥터를 타고 날아가면서 추락해 죽을 뻔하면서도(이후로는 다신 타지 않았다고 한다) 현장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더라도 말이다.

소니의 몰락을 보면서 “왜 소니가 몰락했지?”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저런 말이 많다. 뭐 시대에 뒤쳐졌네. 뭐 여러가지 이유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삼성에는 (부정적이던 긍정적이던) 추진력을 가진 리더가 있었던 반면 소니에서는 오가 같은 이가 부재로 인해 없어져 버렸고. 그 동안 추진력을 잃고 실속한 반면 삼성은 열심히 달렸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 어떻게 해야 1류가 될 수 있으며, 어떻게 해서 그것을 지켜나가는지, 어떻게 하면 그것을 잃는지 알 수 있다. 회장으로 물러났던 오가 노리오가 이데이 노부유키 사장에게 1990년대 후반에 했던 일갈이 있다.

“이봐, 나는 CD를 만들었네, 나는 MD도 만들었고, 플레이스테이션도 만들었어. 그런데 자네는 뭘 만들었나?”

이데이는 과연 무엇을 답했을까? 안도 쿠니타케는? 하워드 스트링거는? 만약 고인이 된 오가 노리오가 역대 소니 사장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무엇을 답했을까? 지금이라도 무언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소니다운, 그러나 전혀 새로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 있을까?

물론 추진력을 가지고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오가 노리오가 있는 동안의 소니는 정말 미치도록 커져버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다. 얼마나 창의적이냐 얼마나 세세하게 얼마나 세심하게, 진중하게, 꼼꼼하게 살피는 리더이냐. 라는 것이다. 왜 천하의 스티브 잡스가 그를 살폈는지 잘 생각해볼 대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