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도쿄 여행기 – 여행편(2)

글을 쓰고보니 준비편은 평어체를 여행편은 경어체를 사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네요. 이미 작성을 했으니 전부 바꾸는건 무리가 있네요. 여행편은 경어체로 가겠습니다. 모쪼록 사과 말씀 드립니다.
색깔 범례 : 역/지명, 주요도로/상징물, 들린 장소
3일차 5/17(일)
아키하바라→우에노→아사쿠사→롯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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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바라 추오도리 – 소프맙이 보입니다

아침을 먹고 아키하바라로 출발했습니다. 정오무렵 아키하바라는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사실 애니메이션을 가끔 보고는 있지만 오타쿠는 아니었기때문에, 이미 전자제품보다는 오타쿠의 성지로 변해버린 아키하바라에 커다란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를 들린 이유는 일단 우에노 아메요코초가 점심시간이 지나야 시끌시끌 해지기 때문이었고 또 동생에게 부탁받은 나루토 캐릭터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전기상점가 출구를 나와 라디오회관을 둘러보고 구체인형 전문점인 보크스를 살펴보고 게이머즈에 들어가서 찾아봤지만 제가 찾는 나루토같은 ‘소년계 만화’ 관련 상품은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흔히 오타쿠가 생길만한 그런 만화들이 위주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아니메이트아소빗 캐릭터 시티였는데 다행히 여기에서는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신주쿠에서 전자 양판점을 봤기 때문에 추오도리를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중간중간 메이드복을 입은 아가씨들이 호객을 했지만 가이드북을 든 나에게는 호객을 하지 않더군요. 흠… 왜일까. 생각하며 우에노로 출발했습니다.

우에노에서는 야마시타 출구를 나와 우에노 공원에서 기요미즈 관음당을 둘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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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미즈 관음당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소원을 비는 에마에 영어나 일본어 한국어 같이 다양한 언어로 적혀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절대합격을 비는 일본인의 에마나 눈에 익은 한글로 적힌 에마도 보이네요. 소원들은 이루어졌을까요? 제가 빈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마는 같이 빌어봅니다. 그 다음으로는 왕인박사 비쇼기타이의 공양비를 보고 나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이고 다카모리 동상을 본 다음 아메요코 시장을 쭉 둘러보면서 시끌시끌한 우리가 생각할만한 바로 그 ‘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 다음 긴자선 우에노 히로코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아사쿠사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있었다면 국립서양박물관 등도 둘러보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사쿠사에 가서는 기대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산샤코지 마츠리가 있어서 일요일에는 커다란 가마가 아사쿠사 일대를 돌기 때문입니다. 긴자센의 종점으로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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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리가 한창이어서 가마를 끌고 행진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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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나리 몬입니다. 사진으로 볼때는 제등이 내려와 있는데 오늘은 행사때문인지 올라가 있네요

가마가 움직이는 것을 구경하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카미나리몬을 지나서 나카미세 도리에서 기념품을 사거나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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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미세도리 – 상당히 붐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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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야옹씨 – 터줏대감티가 팍팍.

카미나리몬에 한 고양이가 앉아 있었는데 그 고양이가 유명한지 사람들이 사진도 찍고 귀여워해주고 이쪽도 봐달라고 빌더군요. 그렇지만 정작 고양이는 보는둥 마는둥 하더군요. 고양이 팔자 상팔자군요. 그리고 나서 드디어 센소지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5층탑도 멀리서 보고 화로에서 연기도 쬐고(아픈곳을 쐬면 좋아진다고 하네요) 본당안도 구경하고 오미쿠지(점보는 종이)도 뽑았는데 흉이 나와서 얼른 묶고 오려고 했는데 이거야원 그날따라 잘 안묶여서 ‘이 망할 흉운이 잘 떨어지지도 않는구나’ 싶어 더 독한 마음으로 단단히 묶어 놓고 왔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가마들의 행렬(을 둘러싼 인파들)을 구경하다가 다음 목적지인 롯본기로 향하였습니다.
롯본기에 도착해서는 일단 점심으로 모스버거에서 정말로 맛있었던 데리버거를 주문했는데 한국인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서 일본에서 한동안 안하던 한국말을 잠깐이나마 할 수 있었습니다.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공부 열심히 건강히 잘 지내길 속으로 빌었습니다.
모스버거를 먹고는 도쿄미드타운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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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타운 웨스트 타워

후지필름스퀘어를 가보니 철도 사진전이 열려있었습니다. 철도와 풍광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진과 함께 철도역에 사는 동물 사진전도 열렸었는데 개중에는 한국에도 소개된 유명한 타마역장도 있었습니다. 그런 고양이 말고도 개도 있고 이미 타마 말고도 대여섯명의 고양이/개 역장님들이 전국에 생겨났답니다. ^^ 그 다음으로는 미드타운 웨스트갤러리아라고 하는데 사실 옷과 명품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그냥 아이쇼핑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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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 3층에서 본 가든테라스

3층에서는 가든 테라스가 보이는데 그곳이 쿠사나기 츠요시가 술먹고 알몸으로 난리를 부린 곳이었다죠 ^^ 그 옆으로 산토리 뮤지엄이 연결되어 있는데 일본의 독특한 초기 유리 공예전이 열렸습니다. 독특한 색채와 화려하고 섬세한 유리 공예를 볼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갤러리아 지하에는 가보질 않았는데 그곳에 유명한 맛집들이 있다는 군요. 그러고 보니 미드타운은 빼먹은게 있어서 좀 아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요컨데 21_21디자인 사이트와 가든 테라스에서 시간을 좀더 보냈으면 좋았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미드 타운을 나와서 국립신미술관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롯본기 아트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리우는 롯본기힐즈-미드타운-국립신미술관의 특징때문인지 안내판이 곳곳에 있어서 어렵잖게 신미술관까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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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신미술관의 독특한 모습

국립 신 미술관에는 도착을 했지만 전시 종료 시간에 임박하여 전시입장권은 사지 않았지만 시설을 보는 것은 무료였기 때문에 독특한 외관과 그 안의 모습만을 보고 이제 롯본기 힐즈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롯본기 힐즈로 향하는 길도 곳곳에 행선지 안내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향할 수 있었습니다. 워낙 높아서 머리위로 보고 가기만 하면기도 하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롯본기 힐즈에 들어서서는 거대한 거미의 오브제인 마망을 볼 수 있었고 3층의 출구를 통해서 롯본기힐즈 도쿄시티뷰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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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망 – 롯본기의 하치코동상이랄까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더군요.

도쿄 시티뷰에서 독특한 맛의 스무디를 맛보면서 해가 지고 도쿄타워의 일루미네이션이 켜질때를 기다리며 사진도 찍고 도쿄의 모습을 듬뿍 보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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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고층빌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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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타운 웨스트 타워 – 도쿄에서 가장 높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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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니 국립신미술관의 자태를 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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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지면서 어두워지면서 조금씩 밝아져가는 도쿄타워의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용량관계로 전부 못올리는게 아쉽습니다.

전망대의 위에서는 만화경으로 본 세상이라는 특설전을 하는 모리 미술관이 있었습니다. 전시물을 보고 다시 내려와 완전히 어두워진 도쿄 시내를 보면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돌아가기 위해서 메트로 햇으로 향했습니다. 메트로 햇 지하 1층이 히비야선과 이어지기 때문인데 여기서 정말 기쁜 발견을 했습니다. 가스고보와코(가스공방와코)를 발견한 것이죠. 지난번 글에서 2일차 시부야에서 차라리 와코에서라도 먹었으면 좋았을걸 했었는데 여기서 발견을 하게 된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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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방 와코의 히레카스

드디어 규동에서 해방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히레까스의 맛은 정말 맛있었고 무한 리필되는 캐배지도 맛있었고 소스와 드레싱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예상외의 수확으로 기쁜 마음으로 히비야선을 타고 에비스까지 가서 야마노테센으로 환승해 한정거장 거리인 시부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하루의 일정이 끝났습니다. 맥주를 홀짝홀짝거리면서 목욕을 하면서 이제 여행이 끝나가는 걸 아쉬워 해야 했지요.

4일차 5/18(월)
긴자→유락초
이제 돌아가는 날입니다. 비행기는 17시 50분 비행기로 공항까지가는 1시간 정도를 감안하면 13시~14시까지는 출발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시부야 도큐핸즈를 한번 더 들려서 지난번에 가서 고민만 하고 안샀던 것을 마저사고 도쿄역에 내려서 유락초 역 방향으로 아래로 내려가서 도쿄 국제 포럼을 보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옆에 있는 무지루시료힌을 구경하고 주욱 내려와 사용자 삽입 이미지소니 빌딩을 구경했습니다.  특히 소니 빌딩 안에 전시되고 있는 전세계 최초의 OLED(유기 EL)텔레비전이 있는데 ‘꼭 직접 그 아름다움을 봐주십시오’라고 큰소리를 쳤었는데 역시나 화사하고 뛰어난 콘트라스트를 자랑하는 미래의 화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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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의 OLED 텔레비전 XEL-1

참고로 요즘 휴대폰에 들어가는 AMOLED라고 하는 바로 그것을 TV용으로 만든겁니다. 원래는 사실 동경역에서 나와서 히가시교엔을 보고 싶었지만 준비편에서 설명드린대로 금요일과 월요일에는 닫기때문에 포기해야하였습니다. 결국 그 다음에는 걸어서 와코를 향해 하루미도리를 걸어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와코는 얼마전까지 리뉴얼중이었는데 이제는 개장했고 럭셔리한 분위기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쭉 추오도리를 따라 올라가 이토야에서 문방구와 미술용품을 구경했습니다. 생각보다 제가 찾는 류의 물건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어쩌면 제가 못찾은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아무튼 그 다음에는 긴자 애플 스토어를 구경했습니다. 아이폰과 맥, 그리고 아이팟들을 구경하고 건너편의 마츠야 백화점에서 일본 백화점은 어떤가 싶어서 유심히 구경했습니다. 전술했듯이 명품이나 옷에 크게 관심이 없는지라 긴자에 널린 명품 상점들이 있어도 크게 구미에 당기지 않았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마지막 일본에서의 식사로 무엇을 할까 하다 백화점 식당가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돈가스(특히 히레가스)를 한번 더 먹어보자 싶어서 먹어보았습니다. 역시 본고장의 돈가스라 그런지 역시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데도 이정도니 하라주쿠(시부야) 마이센의 돈가스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그곳은 얼마나 맛있을까 생각하는 계기였습니다. 다 먹고 나서 시간은 2시 정도였고. 유락쵸 역에서 도쿄역으로 이동해 2시 35분에 도쿄역에 도착해서 15시 3분 나리타익스프레스를 타고 53분에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밟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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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공항에서 – 다시 올때까지 안녕!
역시 이번여행은 처음으로하는 해외여행이었고 한정된 시간내라 모든 주요 지역을 살펴보지 못했던 문제도 있었고, 도착해서는 여러가지 일정상의 문제(몸이 아팠다거나, 히가시교엔의 폐장일시)로 원하는 여행을 완전히 할수 없었던 점, 그리고 여행의 편의를 위해서 동선을 고려해 루트를 짰지만 그 덕분에 몇몇 장소는 약간은 수박 겉핥기적인 여행을 할수밖에 없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음식을 못먹어 본 것을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동안 여러 장소를 둘러보고 몸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시부야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에서는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시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런 아쉬운 점을 시정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내가 겪은 여행을 보고 여러분 나름대로의 좋은 여행을 생각해보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첫번째 도쿄 여행기 – 여행편 (1)

첫번째 도쿄 여행기 – 준비편 도 읽어보세요

색깔 범례 : 지역명/역명, 주요도로/상징물, 들린 장소
첫째날 5월 15일(금) (오다이바)
공항 체크인(9:20) 인천 출발(12:20) 나리타 도착(14:50) 나리타공항 출발(15:18) 호텔 체크인(16:50) 
해변공원→덱스도쿄비치→아쿠아시티 오다이바→비너스포트→메가웹→히스토리개러지→팔레트타운대관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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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도착해서 지문을 찍고 입국심사를 통과한 뒤 짐을 찾은 다음 지하로 내려가 JR 여행자 서비스 센터에서 Suica & N’EX를 구입하여 신주쿠까지 가서 야마노테센으로 시부야로 갔습니다. 처음이었지만 생각보다 순조로웠습니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노트북을 내려놓고 배낭을 그대로 들고 출발했습니다. 호텔이 있는 시부야에서 지하철 긴자센을 타고 심바시까지 가서 유리카모메로 환승하여 오다이바 해변공원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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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카모메를 타고 – 맞은편에서 오는 차를 촬영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기 위해서 빙그르르 돌아서 레인보우브릿지 하부 데크를 지나는 과정이 상당히 신기했습니다. 도착해서는 처음 하는 해외여행에 덩그러니 떨어진 저는 황량한 빌딩 숲에서 잠시 어쩔줄 몰라하다가 일단 지도를 보고 덱스 도쿄 비치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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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타마 캣츠 리빙 – 거대한 고양이 오브제

네코타마 캣츠 리빙이라는 거대한 고양이 얼굴을 한 가게가 있었는데요. 고양이를 직접 만저 볼수도 있고 고양이 용품과 고양이 분양까지 고양이 천국이었습니다. 여러 새끼 고양이들을 보면서 귀엽다라고 하고는 나와서 해변공원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덱스도쿄비치에서 해변공원을 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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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이바 해변공원 – 말그대로 모래사장과 바닷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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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공원에서 본 저녁무렵의 레인보우 브릿지

해변공원은 모래사장이 있는 말그대로 해변공원으로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이고 뒤를 돌아보면 덱스도쿄비치와 아쿠아시티, 그리고 후지 텔레비 사옥이 눈에 보입니다. 딱 해가 지는 시점에 도착해서 운치있는 분위기였습니다. 다시 덱스 도쿄 비치로 돌아갔습니다. 우선 요시노야에서 규동으로 끼니를 때우고 다이바 잇쵸메와 소홍콩을 구경하고 데크를 따라서 옆건물의 아쿠아시티 오다이바로  갔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상점들이 있어서 지갑을 열도록 유혹하는 가게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아쿠아 시티에서 이미 어두워져서 일루미네이션이 켜진 자유의 여신상과 레인보우 브릿지를 구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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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도쿄비치에서 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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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여신상

이미 늦어서 18시까지 하는 후지테레비는 보지 못하고 다이바 역으로 향해서 아오미 역의 비너스 포트로 향했습니다. 아쿠아시티 3층은 다이바역과 호텔닛코도쿄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배의과학관은 이미 문을 닫은 다음이었기 때문에 아오미역에서 내려 비너스포트를 둘러보았습니다. 펫시티라는 커다란 애완동물 가게가 인상깊었습니다. 동물들은 거의다 쌔근쌔근 자고 있었고 개중에서는 돌아다니는 녀석들이 있었는데 아무튼 정말들 귀여웠다는 겁니다. 수많은 동물용품들도 놀라움거리였습니다. 캣츠리빙에서 어느정도 봤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더 하더군요. 오다이바는 철저하게 소비를 조장하는 곳이었습니다. 흔히 코엑스몰 같은걸 생각하면 되겠지요. 먹는곳 아니면 가게인데 가게에 들어서다보면 어느새 지갑을 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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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포트 분수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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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입 레플리카

색이 변하는 하늘 천장을 보면서 본의아니게 이리저리 해매면서 분수광장과 진실의 입등 주요한 곳을 구경하고 몇몇가게에서 또 지르고; 나와서 옆건물의 메가웹을 구경했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대다수의 어트랙션은 닫은 상태였고 사실상 마지막 손님으로 무인전기자동차인 E-컴라이드를 타고 돌아본뒤 자동차들을 구경하고 E-컴라이드를 탔던 기억을 더듬어서 히스토리 개러지를 찾아(가만보니 히스토리 개러지는 비너스포트 1층 끝에 있더군요)갔습니다. 옛날 자동차와 옛날 자동차를 떠올리게하는 소품가게들이 있더군요. 마지막으로 메가웹을 관통하면 나오는 팔레트 타운의 대관람차를 탔습니다. 역시 대관람차도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115m 최고 높이로 서서히 올라가자 도쿄타워까지 선명히 보이더군요. 900엔이나 하는 값이 걸리긴 했지만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혼자라서 조금 쓸쓸했어요. 이미 시간이 늦어 대개의 시설들은 닫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미 전시를 마친 메가웹을 지나 아오미역에서 심바시로 돌아왔고, 심바시역에서 다시 시부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습니다.

둘째날 5월 16일(토) (시부야,하라주쿠,신주쿠)
9:00 기상 시부야 → 신주쿠 → 하라주쿠 → 시부야
일단 일어나서 조식을 먹고 시부야로 나갔지만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었습니다. 대개의 상점들이 11시에나 문을 연다는 점이었죠. 당연히 사람들은 많았지만  대다수의 가게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는 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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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코 동상 – 볼품은 없지만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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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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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109

우선 하치코구치로 나와서  하치코 동상을 지나 사진으로나 보던 큐프론트시부야 109를 지나 센터가이를 따라 주욱 개시준비중인 가게들을 따라 걸어 스페인자카를 올라 도큐 핸즈까지 올라갔습니다. 도큐 핸즈는 소소한 장난감을 좋아하는 저에게 정말 천국같은 곳이었습니다. 재미난 우산을 몇개(이상하게 저는 비는 싫어하면서 우산은 좋아합니다) 사고 물건들을 잔뜩 구경했는데 20개가 넘는 플로어를 돌아다니고 보니 이제 슬슬 상점들의 개시 시간입니다. 우타가와초 파출소를 지나서 다시 내려오는 가운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사실 문제의 여지는 하치코 구치를 가기 전부터 발생했던 것입니다만 첫째로 몸살이 나버린것입니다. 안하던 무리를 하더니 결국은 관절통에 어깨는 카메라와 백팩으로 인한 어깨 통증으로 견딜수가 없게 된것입니다. 도저히 속행이 무리라고 생각한 저는 숙소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점심은 숙소에 돌아오는길에 사온 햄버거로 때웠습니다. 돌아오는길에 분카무라도리의 마츠모토키요시에서 파스를 구매했습니다. 여기서 전자사전이 쓸모가 있었습니다. 사실 전자사전이 쓸모없다는 여행가이드북도 있습니다만 아마 없었다면 한동안 해메야 했을 겁니다. 한일사전으로 습포를 찾아서 화면을 보여주면서 ‘싯후자이와 도코니 아리마스카’라고 묻자 알려주더군요. 적절한 걸 고르고 그 와중에도 신기한 물건도 주섬주섬 집어서는 계산을 했는데 파스 하나에 왜그렇게 비싸던지(준비편에서 파스를 챙기라고 했던 이유입니다)… 숙소에 꾸역꾸역 돌아와서 무릎과 양어께에 파스를 붙이고 소염진통제를 먹고 나서 누우니 삭신이 다 쑤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쯤 되자 앞으로 사흘이나 있어야 집에 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이 서러울 정도였습니다. TV를 켜놓고 재미없는 재방송으로 점철된 방송을 들으면서 잠을 들었다가 이렇게 금쪽같은 하루를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즈음이 되니 4시가 다될 즈음이더군요. 사실 고민이 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볼것인가인데, 생각해보니 신주쿠의 도청 전망대가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에 신주쿠를 들렀다가 하라주쿠에서 걸어서 시부야로 내려가는 루트로 수정하게 됩니다. 원래 예정은 시부야에서 센터가이를 지나서 도큐핸즈를 지나서 메이지도리로 나와 하라주쿠로 올라가 캣츠스트리트를 통해 하라주쿠로 올라가고 나중에 신주쿠를 보는 것이었습니다만. 역으로 루트를 바꾸게 됩니다.

신주쿠에 도착한 저는 개찰을 잘못나와서 흔히 나오는 니시구치(西口)나 히가시구치(東口)가 아니라 미나미구치(南口)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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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구치에서 나와 보인 풍경 – 다카시마야 타임스 스퀘어와 NTT요요기빌딩

과연 신주쿠는 생각이상으로 복잡하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는건 NTT 요요기 타워와 다카시마야 타임스 스퀘어밖에 없었습니다. 예상외의 장소에 떨어지자 당황한 저는 서쪽으로 향하며 지도를 꼼꼼히 보고 고쿠사이도리와 추오도리 사이에 끼어 있다는걸 알게됩니다. 도중에 여기서 도청이 어느 방향인지 묻고자  한 사람에게 ‘스미마셍’을 외쳤지만 다가오는 덩치큰 외국인에게 긴장한것일까요 한쪽손을 들면서 피하더라구요. 음. 그것때문에 약간 상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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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NS 빌딩의 거대한 시계

어찌됐던 자력으로 신주쿠 우체국까지 기어오는데 성공한 저는 후레아이도리를 따라 신주쿠 NS 빌딩을 들어가 특유의 거대한 시계를 보고나서 목적으로 했던 도쿄도청을 들어가 도의회의사당과 남쪽타워 전망대에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이번엔 북쪽 타워 전망대를 보고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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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청사 제1청사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춰서 남측 전망대를 보고(17시까지 입장이 되기 때문) 북측 전망대를 보았습니다. 전망대에서 도쿄를 보게되니 거대한 빌딩의 숲과 끝없는 도시의 풍경에 이 도시를 샅샅이 전부 보는것은 힘들겠다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또 여행 방침에 대해서 상당한 전환을 하게 했습니다. 도청에서 나와서는 추오도리를 따라 동쪽으로 향해 와서 신주쿠역 동쪽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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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역 동쪽에서본 고층 빌딩군. 정말 정신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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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알타

스튜디오알타가부키초를 보고 만족한 저는 하라주쿠로 가기 위해 루미네 이스트로 들어가 HMV에서 음반을 사고 지하로 내려가 야마노테센을 타고 하라주쿠로 내려갔습니다.

하라주쿠 역사

하라주쿠 다케시타 개찰구에 도착하니 이미 시간은 6시 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진구바시와 메이지신궁을 포기하고 다케시타 도리를 따라 내려가 마리온 크레페에서 크레페를 먹으면서 메이지도리를 따라 내려와 콘도마니아에서 갖가지 콘돔을 구경했는데 차마 사진을 찍지는 못하겠더군요. 그리고 내려와 키디랜드에서 정말 스누피, 키티 등 다양한 캐릭터들의 홍수에서 고민하다가 동생에게 줄 작은 토토로 인형을 사고 오모테산도힐즈와 그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밤이 된 오모테산도는 사람들도 많았고 조명도 멋졌지만 사실 명품에 전혀 관심이 없는 저로써는 관심밖이었습니다. 저는 한참 헤메면서 캣스트리트를 찾아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메이지도리를 따라 시부야로 내려갔습니다. 이때 사실 저녁으로는 미나미 구치의 도부 백화점에 있던 돈까스로 유명한 마이센(시부야점)에서 벼르고 벼르던 돈까스를 먹을 작정이었습니다만 밤은 이미 어두워지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여기는 히가시 구치이고 주변은 복잡해 돌아다니다 지쳐 결국 숙소 근처의 마츠야에서 두번째 규동으로 식사를 하게 됩니다. 규동 자체는 맛있었고 사실 지금도 먹고 싶습니다만 솔직히 규동으로 두번째 끼니를 채우다보니 후회가 되더군요. 차라리 하라주쿠나 신주쿠에서 라면이라도 먹고 올걸 생각했답니다. 아니 그것말고도 사실 유명한 돈까스 체인점 와코가 중간에 있었는데 마이센에서 먹자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그것도 참 후회막급한 일이었죠. 차라리 와코에서라도 먹을걸. 그렇게 이틀째는 체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끝내게 됩니다. 사실 쓰리미닛 해피니스나 로프트도 가보고 싶었지만 사실 억지로 파스를 붙이고 걷는 입장에서 더는 무리다 싶어서 관두었습니다. 그렇게 이틀째도 속절없이 보냅니다. 뜨거운 욕조가 그날따라 너무 좋더군요. 둘째날은 여러모로 지금까지 와서도 상당히 후회가 남는 날이었습니다. 몸이 아프지 않았다면 하라주쿠의 메이지 진구와 진구바시도 보고 오모테산도도 좀더 살펴보고, 시부야도 좀 더 살펴볼 수 있었을 것이고 신주쿠의 밤도 즐길 수 있었을텐데… 후회는 산같이 있지만 여행이라는것이 이런 난관까지 포함하는거지 하면서 위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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