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March 2009

메가TV 라이브 – 아직은 하지 않는게 좋답니다.

메가 TV 라이브라는 녀석을 신청해봤다. 집에서 원래 메가TV를 봤었는데 이유라면 드라마 다시보기를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서이기도 하거니와 가끔 심심할때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VOD로 보는 재미였는데, 일단 볼만하다 싶으면 유료인 경우가 많아서 문제인데다가 특히 TV 방송의 전반적인 유료화로 인하여 돈을 내고 보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는게 유감이다.

 

IPTV라고 해서 홍보하는 메가TV 라이브는 결과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몇가지 있는데 첫째로, 그리고 가장 커다란 문제는 채널이 적다는 것이다. 온미디어 몇개 채널 등을 제외하면 볼 것이 없다. 심지어 YTN 같은 보도전문채널도 없다.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케이블TV나 위성TV 사업자는 보도 전문 채널을 비롯하여 몇몇 공익채널을 의무적으로 재전송해야하는 의무가 기존 방송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는데, 메가TV에는 그런것이 없다. 사실 메가 TV 라이브를 하게 되면 적잖은 월 요금이 나가게 되는데, 케이블 방송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으니만큼 요금이 두배로 나간다. 이 상황에서 라이브 가입자가 폭증하길 바라는 것 자체가 도둑놈 심보일 수 밖에 없다. 더우기나 그나마 제공되는 채널 중에서도 일부는 메가TV와 케이블이 다른 방송이 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채널이 투니버스로, 투니버스는 메가TV와 케이블이 완전히 편성이 다르다. 둘째로 속도가 느리고 때때로 불안한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메가TV 라이브를 굳이 해서 봐야 할 만한 컨텐츠가 없다는 것을 들어야 겠다. 이전글 에서도 말했지만 메가TV에는 HD 방송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못한 점을 일단 들어야할 것이고, 메가 TV에선 방송이되는데 케이블에서 안되거나 하는 채널은 거의 없다는 점(VOOM과 History HD, FOX News 정도)이 꼽힐 것이다. 또한, CJ라는 거대한 PP가 MSO를 겸하고 있어서, 경쟁사업자인 IPTV쪽에 거의 배타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어서 당장 ‘볼만한’ 채널을 줄여놓는데 일조하고 있다.

채널 외적으로도 FTTH를 깔아 놓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소리가 끊기거나 깨지는 것을 보면 KT가 이 서비스를 왜 전국적으로 밀어부치려고 하지 않는지 알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메가TV 시연을 했을 당시에 메가 TV 리모콘을 보면서 버튼이 너무 많다고 불평했던 사연을 들어본적이 있다. 덕분에 제공된 리모콘은 ‘초기’ 메가TV에 비해서 훨씬 간편해졌다. 그것과 이 대통령과 연관이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쉬워진것은 사실이다.

이 서비스는 반드시 인터넷 모뎀과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덕분에 배선이 무척 복잡해졌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창에 구멍을 내는 수준인 위성과는 크게 차이가 없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벽에 달려있는 아웃렛에 끼울수 있는 케이블에 비해서는 문제가 있다. 내가 처음에 메가 TV를 하면서 걱정했던 문제는 처음 메가 TV를 설치하려 할때 방에서 거실까지 수십 미터짜리 랜 케이블을 벽을 따라 설치하려고 했었던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댁내 배선을 활용해서 선공사를 해서 그런 사태를 피할 수는 있었지만 어째어째 불안하다. 랜 케이블이 우선 리피터를 지나서 벽에 있는 RJ45포트에 들어갔다가 거실의 RJ45포트를 통해서 나와 다시 리피터를 지나서 메가TV 수신기에 연결하고 다시 리피터를 지나서 방의 PC들로 연결되게 되어 있다. 리피터를 두개씩 달았는데 이 리피터의 전원을 끄면 전체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 새로 고안된 방법이라는데 음 어째 불안하다. 사실 무선공유기를 이용해서 전송하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메가TV 라이브는 아직 미성숙한 서비스이다. 솔직히 약정 문제가 아니라면 굳이 이것을 현시점에서 계속 사용하여야 하는것인가 하는 문제도 떠오른다. 첫 청구서를 받고 나서 그 복잡한 내역을 보면서 KT는 현 시점까지는 통신사업자지 방송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아직 문제가 있구나 라는 생각 또한 지울 수가 없다. 메가TV의 상담은 일반 KT의 통신 상품과 같이 취급되는데 그러다보면 좀 답답할 때가 없잖아 있다.

결론은… 아직은 굳이 할 필요는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지금은 솔직히 베타테스팅 기간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채널이 늘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행히도 메가TV와 같은 IPTV는 아직 시작이고 성장의 가능성이 너무나도 크다. 채널 제한이나 주파수 대역폭 문제들도 없고 양방향성 서비스 등의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다만 복잡한 시공과정이나 일련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전까지는 솔직히 ‘베타’딱지를 붙이고 요금을 할인해주어도 모자를 수준이라고 인정해야할 것이다.

디지털 케이블/위성과 IPTV의 HD화 갈길이 먼듯

집에 HDTV를 개비했다. 지상파와 BS 등으로 HD방송이 공짜로 제공되는 일본과는 달리, 지상파 이외의 HD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유료방송의 가입이 필수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단도직입적으로 현 시점에서 만약 HD텔레비전을 틀어놓았을때 가장 많은 HD컨텐츠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스카이라이프HD이다. 지역별로 물론 서울의 거대 MSO의 디지털 방송을 이용하면 그 역시 HD 방송을 볼 수 있겠지만, 현재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여러가지 정치적이고, 기술적인 이유로 몇개의 채널이 몇개의 HD 프로그램에 한하여 HD에 재전송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아예 24시간 HD 채널이 몇개씩 있기 때문에, HD 컨텐츠를 감상하는게 목적이라면 그쪽이 훨씬 현명할것이다. IPTV인 메가TV도 있지만, 온미디어 계열 채널에 거의 국한되고 있다는 점이 맹점이다. 사실, 여러가지 측면에서볼때 HD 방송시대에서 가장 유리한 매체는 IPTV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 지역의 방송사인 Tbroad의 기술자와 상의 해본 결과기도 하고, 내 단독적인 생각이기도 한데, 일단 디지털 케이블은 말그대로 동축케이블에 QAM을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HD 채널을 하나 늘리면 그만큼 SD 채널을 희생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일반론적으로 MPEG2 기반의 방송에서는 SD급 4개 채널만큼의 대역폭을 HD 1개 채널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는 기존에 사용되던 BS 외에 다른 방법(CS 등을 이용하는 방식)을 고안하고 압축방식을 MPEG4로 바꿈으로서 대역폭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모양이다. 사실 스카이라이프는 SD시절에도 고질적으로 채널 대역폭 부족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IPTV는 사실 그러한 물리적인 제한이 전혀 없고 KT가 동시에 스트리밍할 수 있는 시설만 구축하면 얼마든지 늘릴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기회에 메가TV, 그리고 메가TV 라이브에 대해서는 서술하겠지만 일단 그런 기술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매우 실망적이다. 딱히 이렇다하게 HD를 상시로 할 수 있는 채널이 많이 있는 것은 아니고 온미디어 채널 몇개만 나오기 때문이다. CJ 계열을 비롯하여 YTN 조차도 나오고 있지 않는등, HD는 둘째치고 SD마저도 안나오기 때문에…

다 좋다 치자, HD 채널이라고 해도 상시 HD로 제공되는 경우는 스카이라이프와 메가TV의 몇개 채널뿐인데, 그 이외에는 HD 컨텐츠가 방송될때만 HD 방송을 볼 수 있다. 당연한 것이지만, 아직까지는 HD 컨텐츠의 비율이 적어서 지상파 방송을 재방송해주는 드라마 채널외에는 HD 방송이 적은것이 또 문제이다…

결론적으로 HD 채널을 방송하는 채널이 적은 것도 문제인데, 그것들을 전부 재전송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되더라도 전부 HD는 아닌 것인… 뭐 그런 지경인 셈이다. 갈길이 멀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롬 오거나이저 – 플래너가 아니라 오거나이저

나는 프랭클린 플래너를 꽤 오래 사용한 입장에 속한다. 실제로 내가 2000년도 속지를 쓸때만 해도 프랭클린 플래너 사용자는 극소수였으며, 지금처럼 사용자 모임이 온라인에 전개되고 많은 사용자가 사용하는 제품은 아니었다. 지금도 역시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는 없는 까닭에(10년분 속지를 사면서 프랭클린 플래너 제품은 거의 값이 오르지 않은 편인데, 내 생각에는 초반에 역시 가격이 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플래너에서 ‘종이 이상의 가치’를 발견하는데는 시간이 꽤 걸렸던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근년들어서 기억력의 문제로 인하여 스마트폰을 이용한 관리를 하고 있지만 꾸준히 속지는 사긴 한다. 이것말고도 여러 수첩을 받거나 사고 있는데, 이번에는 국내 고급 문구 메이커인 오롬 시스템에서 내놓는 오롬 오거나이저를 소개해드릴까 한다.


일단 오롬 오거나이저의 장점은 고급 문구 메이커라고 소개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본 바인더의 품질이 말 그대로 기본 이상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프랭클린플래너에서 그러하듯이 값이 저렴한 인조가죽이나 천 재질의 바인더는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서 프랭클린 플래너 사용자가 늘면서 다양한 바인더가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근년에는 꽤 다양한 바인더가 나오고 있지만 오롬 오거나이저는 아직은 그렇게 많은 바인더가 나오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 품질은 프랭클린 플래너에서는 1.5배에서 2배 이상의 가격은 받을 만한 수준이며, 또 기존에 프랭클린 플래너 컴팩을 사용하던 사용자라면 가장 일반적인 오롬오거나이저의 미디움 속지와 타공이 호환이 되므로 바인더를 새로 구입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잘 박음질 된 다부진 품질의 바인더는 설령 프랭클린 속지를 끼우더라도 한번쯤은 탐내볼만하다. 특히 내 바인더 같은 경우에는 바인더에 한글 이름을 불박으로 새겨져 있는데 구입시 요청을 하면 무료로 회사에서 해준다. 마치 루이비통 등과 같은 럭셔리 제품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와 동일하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다이어리를 만들어 준다. 사이즈는 미디엄의 경우, 미디엄 슬림형이 따로 있는데 미디엄 슬림을 이용하게 되면 얇은 두께의 오거나이저를 꾸밀 수 있다.

속지는 기본적으로 프랭클린 플래너와 비슷한 데일리형과 위클리형이 기본인데, 위클리형은 여기에서 메모에 좀더 편리하도록 일정 한페이지 노트 한페이지로 만든것과 일정만 적고 노트란은 따로 마련된 형태가 존재한다. 나는 후자의 형태를 사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오롬 오거나이저는 어떤 속지를 쓰는지에 대한 타이트한 룰은 없는것 같다. 기본적으로 일일(주간)속지와 본인이 필요한 기능 속지와 노트 속지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오롬 오거나이저에는 할일을 프로젝트별로 관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쓰다보면 필연적으로 생기는 딜레마는 ‘생각과 따로노는 현실’ 에 대한 문제이다. 오롬 다이어리 표지에도 나와 있는 이 딜레마를 옮기면 이렇다. 일생의 원대한 계획에 맞춰서 하나하나 계획을 세워놓고 실행하면 성공하는건 누구나 아는 단순한 진리지만, 실제로 그 계획을 나눠서 지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난관이며, 아울러 그 계획을 세우는데 오히려 몰두하느라 시간을 날리게 된다는 것이다. 요컨데 하루의 일상을 모두 A1,B2,C3 이런식으로 중요도를 나눠서 실행할 수 있겠지만 그걸 100% 할 수 있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차라리 해야할 일과 할일을 스케줄에 맞춰 모두 정리해놓고 실행할때마다 기록해두는, 즉 정리(organize)해 두고 나중에 참고하거나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오롬 속지는 일일/주간 속지는 보통 다이어리와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프로젝트별로 관리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속지와 비주얼 가이더에 특장이 있는데, 프로젝트 속지는 말그대로 프로젝트의 진척사항을 단계별로 적어놓을 수 있는 속지고,  비주얼 가이더는 프랭클린 플래너의 위클리 콤파스와 비슷하게 책갈피처럼 끼워놓고 당장 실행하거나 앞당겨 해둬야 할 일의 목록을 적어놓은 일을 적어놓은 포스트잇 비슷한 페이지이다. 그외에도 정말 알찬, 다수의 속지가 마련되어 각종 정보를 관리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여행기록이나 운동기록, 금전관리정보(프랭클린플래너에 비해 실용적이다), 고객과 중요한 사람들의 신상을 기록 할 수 있는 난 등 독창적인 속지가  마련되어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속지의 종류에 비해 각 속지별 양이 넉넉치 않다는것이다.

사실 다이어리 철이 지났지만 다음해부터라도 한번 사용해보시는게 어떨런지 제안해본다.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도 볼수밖에 없다? – 아니다.

한때 ‘막장 드라마’로 자자한 ‘아내의 유혹’을 재미있게 봤었다. 이 드라마의 막장성은 어느 토막을 잘라서 봐도 자극적이고 말초적이며 몰입감이 있기 때문에 초중반부를 다 안보고 다만 정씨 일가의 몰락부분만 흘깃흘깃 봤음에도 상당히 중독되게 만드는 점에서 증명된다. 과거형으로 맺는 이유는 이제는 안보기 때문이다. 덕분에 상당히 7시 언저리가 허전하긴 하지만 말이다. 권선징악적인 단순한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서 이야기가 치밀하고 극적(스펙타클 혹은 다이내믹, 익스트림하다는 의미의 극적이 아니라 theatrical이나 dramatic에 가깝다)인 정교함으로 재미나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까닭에(애당초 권선징악적인 해피엔드 스토리가 극적인 재미를 내는게 쉬운일이 아니지만) 말도 안될정도로 ‘막가는’ 행동을 일일 혹은 주간 단위로 해서 전환을 꾀하고 있고, 덕분에 말초적인 자극이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다.

고추의 매운 맛이 실제로는 통증의 반응인 것처럼, 이 막장 드라마의 막가는 행동은 ‘고춧가루’ 아니 화학조미료에 비견되는지라, 적당히 쳐서 먹으면 그나마 먹을만해지지만 너무 쳐먹으면 맛과 건강에 안좋다. 솔직히 요번에 은재의 복수가 끝나고 나서 나오는 설정은 너무나도 억지스럽고 갑작스럽게 들쑥날쑥하는지라 자꾸 자꾸 보면 피곤하다. 엄마는 VOD나 재방송으로 자꾸자꾸보지만 나는 지나간것은 보지 않는다. 일단 이야기 자체가 갈등 내지는 위기의 떠오름과 폭로, 그리고 해소가 반복되는 것만 계속되는 단순한 구조라서 일단 어떻게 됐다더라만 알면 하나도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야기를 미리알면(흔히 ‘스포일링’이라고 하는) 모든 극이 재미가 줄긴 하지만 전개의 돌발성은 그래도 그것은 극을 즐기는 하나의 재미이지 그게 전부이진 않다. 요컨데 정상적인 드라마는 드라마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재미가 있고, 감동이 느껴지고, 위기에선 위기감이 들지만, 막장 드라마에선 워낙에 이 코드를 짧고 반복적으로 쓰기 때문에 이것도 어떻게 해결되겠지 싶어서 재미가 급속도로 증발해버린다. 이게 바로 ‘막장 피로’이다.

글쎄, 과연 이 현상이 나한테만 국한되는 것인지는 몰라도, 아마 다른 사람에게도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누구에게나 느낌은 왔을 것이다. 벌써부터 기사에서는 죽은 걸로 ‘처리된’ 진짜 민소희가 다시 등장한다고 뜨고 있다. 기사가 뜰 즈음부터 슬슬 융단을 깔고 있던데, 정말 이쯤되면 이 드라마가 5월까지 한다는게 암울할지경이다. 아무튼 이래서는 피로를 풀어주는게 아니라 쌓게한다. 뭐하러 열심히 보나 그냥 여덟시뉴스하기 전에 틀어서 둥둥거리기 전 몇분만 보면서 어떻게 이야기가 ‘막장’으로 치닿는지 보거나 아니면 그냥 본 사람이 요약하는걸 들으면 1분도 안되서 알 수 있는 것을.         

이코노미스트에 대드는 한국 정부 별로 보기 안좋다

IMF를 전후하여, 우리 언론이나 정부는 할 말이 없다. 기아차가 망하고 한보가 무너지고 나서도 괜찮다고 하다가 엉겁결에 깡드쉬 총재와 재경부장관이 IMF 구제 금융 신청한다고 발표했던 것을 뭔일인고?하고 있었던것이 아직도 선하다. 그게 비록 내가 10대 초반의 어린 시절의 일이지만 말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IMF라는 것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이코노미스트라는 잡지가 있다. 1843년에 창간된 이 잡지의 사시가 한때 블로고스피어에서 유명해졌던적이 있다.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지성과 우리의 진보를 가로막는 무가치하고 소극적인 무지함과의 경쟁에서 일익을 하기 위하여 (to take part in “a severe contest between intelligence, which presses foward and an unworthy, timid ignorance obstructing our progress”)”

특히 이 잡지의 통계정보 부분(Economists Intelligence Unit)은 유용한 국제 자료를 내놓기로 유명하다. 이 잡지의 특징은 ‘편집진이 잡지의 모든 책임을 진다’ 주의 인데, 다시 말해 기사에 기자가 표기되지 않고 마치 우리네 신문 사설처럼 회사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같은 신문이 오래 살아남는걸 보면 오래된것이 그 언론의 신뢰도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스템으로 150년 가까이를 버틴것은 그만큼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주전이었던가. 한국 경제가 폴란드 수준의 위험한 상황이라고 하자 정부는 물론이고 조선일보 등의 우파 신문, 그 신문사 사이트를 비롯해 다른 곳에 기생하는 한심한 수준의 네티즌들은 영국 언론이 또 한국을 때린다는 둥, 일본이나 영국이나 섬나라 근성이 어딜 가냐는 둥, 거기에 “일부”자료를 제공한 HSBC를 두고 ‘중국은행아니냐’며 ‘중국이 한국을 흔든다’는 둥 어딜 가도 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반응을 보여주길래 놀랐었다.

그 기사 내용을 보면 크게 대단한 것은 아니다. ‘도미노 현상’ 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과거 위기(여기에 90년대 아시아 외환 위기도 포함된다) 때 신흥 시장이 붕괴되었을때 패턴을 기초로 하여, 위험 가능성을 추린것이었다.

기사의 초반에서 ‘외환 부족은 많은 동유럽 국가의 경제 붕괴를 가져왔다’면서 이로 인해 ‘환율이나 채권, 주식값이 요동치게 만들었고 외채에 대해 채무불능(defaults)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신흥국가의 위기가 다른 국가로 전이되는 몹쓸 성격으로 볼때’ 어떤 국가가 취약한지 알아보자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국가가 얼마나 빚을 갚을 수 있는지, 다시 말해 GDP대 외채 비율에 주목해왔지만, 현 위기하에서는 기관과 은행의 외채가 더 커다란 문제이며, 이는 그들이 돈을 꿔오는 나라의 경제가 바싹 말라감에 따라서 새로 돈 꾸거나 아니면 만기된 대출을 연장하기 퍽퍽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 틀린말 하나 없다.

상당수 HSBC에서 제공한 수치를 기반으로 이코노미스트가 정리한 차트1를 보면, 전세계적인 신용 경색하에서 3가지 지표로 위험성을 평가한다’는데, 그 지표 중 첫번째인 대외수지로 많은 적자는 외국에서 대출을 더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미 폴란드나 파키스탄등은 1997년 타일랜드 수준으로 직간접 투자가 빠져나가 적자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돈을 더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결국 돈을 갚거나 연장하지 못한다면 믿을것은 외환 보유고 깎아먹기 밖에 없는데, 얼마나 그 국가가 외화 사정이 ‘궁한지(급한지)’ 알아보는 유용한 방법중 하나가 ’12개월 안에 갚아야 할 외채와 외화보유고의 비율’이라는 것이다. 즉, 이코노미스트의 가정은 전세계의 돈줄이 마르고 있고 덕분에 이미 몇몇 동유럽 신흥국가들이 나자빠지는 와중에서 제 코가 석자인 선진국의 금융기관들이 신흥 국가를 믿고 더 돈을 꿔줄 가능성이 낮고, 그런 상황을 놓고 이야기하겠다는 것이다.  이 비율이 100%을 넘을 경우(즉, 12개월 안에 갚을 돈이 외화보유고를 상회하는 경우),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그 근거를 1997년 초의 타이가 당시 이 비율이 130%를 상회하였던것을 들고 있다. 이 비율이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가 250%이고, 그 다음으로 한국이 있는데(102%) 차트를 보면(아직도 기사를 안봤다면 차트만이라도 볼것) 우리나라의 외채 대 외환보유고 비율은 가히 톱이다. 한국언론에서 ‘폴란드 수준’ 운운했는데. 사실 이 수치를 두고 보면 폴란드(38%)는 ‘쨉도 안된다’. 그래서 앞서 내린 가정하에서 ‘HSBC는 잘못하면 올해안에 외환보유고를 아작낼것’이라고하는 것이다. — 틀린말 없다. 위기 상황에서 오바마는 스트레스 테스트랍시고 은행들에게 내년까지 맞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서 써내라고 했지 않은가? 최악의 상황이라는것은 그런것이다. 기사 어딜 보아도 ‘경험상 위기의 신호’라는 말이지 ‘위기’라는 말은 아니다.

좌우지간, 마지막 세번째 지표로 ‘은행의 예대비율(예금 대 외부에서 빌린 돈의 비율; 영문학출신이라 용어를 모르겠다 정정해주시라)을 들고 있다. 이 비율이 오르면 ‘(주로 외국에서)돈을 꾸어다 빌려주는 현 상황이 자칫 위태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도 틀린 말이 아닌데 이 비율로는 러시아(1.51)를 앞장세우고 당당히 헝가리와 함께 공동2등(1.30) 해먹고 계신다. 아무튼 틀린말은 아니다. 억지라면 할말은 없지만 이런 경우가 ‘위기 상황’을 가정한 취약도(위험도) 테스트니까. 그런 테스트라는게 원래 억지에 가까울 정도로 가혹함을 요구하고 쓰는것은 이치에 어긋나는게 아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총체적인 위험도에서 공동 2위를 하셨는데,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달리 예외적으로 한국이 많은 단기외채와 레버리지율이 높은 은행 등으로 인해 취약한것을 빼면 아시아는 안전하므로 ‘2차 아시아발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그래도 마냥 위험할 것이라고 쓰지는 않았다. 일단 ‘1997년 위기 때와는 달리 경상수지의 소폭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고 외화보유고도 훨씬 많기 때문’이다. 헌데 문제는 그 망할놈의 강만수 ‘환율’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대 달러 환율이 1년새 40% 가량 절하된 까닭에 위험성이 증대했다’고 말한다. 이유인 즉슨, 달러빚갚기 위해서 끌어들여야 할 원화액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동유럽의 위기 덕분에 1940억달러나 되는 빚의 연장이 곤란할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도 외환스왑이 끌어들여올 수 있는 ‘화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아무튼 여기에 보면 어딜봐도 한국을 ‘깎아 내린다’할만한 내용은 없다. 만약 정부가 당황스럽고 언론이 열받았다면 그건 말그대로 우리나라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은가? 아무튼 요란스런 찌라시들은 거품을 물었고, 여기에 등떠밀린 우리의 기획재정부 대변인이 친히 편집자에게 편지를 쓰고야 말았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한마디로 니네 잘못 말한거다, 외채는 외환보유고의 75% 수준이고 계속 줄고 있다. 또 은행의 예금 대 대출 비율은 2008년말 기준으로 118%이며 작년 6월부터 줄고 있다, 고로 3번째로 위험하다는 니네 틀렸다 라는 내용이다.

자, 여기에 편집부가 정부의 ‘항의’에 대해 ‘이례적으로’ 대답을 덧붙여 게재하였다. 물론 반박이다. 일단 외채비율은 12개월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모든 외채의 비율로써 IMF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이 수치대로라면 08년말 현재 96%로, 75%라는 수치는 ‘본래’ 1년이내에 도래하는 채무 비율만 포함한것으로, 만기가 도래해오는 장기 채무는 제외한 수치라는 것이다. 또 예금 대 대출 비율은 모든 상업 및 특수은행을 포함하며 CD를 제외한것으로,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한국은행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연말에는 136%을 넘을것임을 밝히고 있다 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니네 숫자는 알아보고 반박하는거냐’ 같다. 반박의 근거가 한국은행 자료잖은가?  

참 자~알 논다. 정부 대변인이 국내에 ‘말안듣는’ 언론에 그러듯이 오해다 사실이 아니다(원문에 보면 잘못된 추측과 정보에 기반하여 쓴 기사(relies upon incorrect information and estimates)라고 썼다)라고 외국에 편지를 써서는 그나마도 역시 국내에서 그러듯이 ‘편리하게’ 포장한 수치를 제시했다가 기초적인 수치에 대해서 훈계나 듣고…
 
에이고… 애시당초 외국 기사 하나하나에 오해다 사실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한가한건가? 아니면 찔끔찔끔 찔려서 그러는것인가? 정말 니들 주장대로 튼튼하다면 이런기사 나온다고 흔들릴 경제겠는가? 게다가 애초에 니들이 잘했으면 이런 소리 듣겠냐? 기획재정부에서는 영어 잘하는 사람 시켜서 편지 써서 항의할 시간 있으면 잘 번역해서 가카한테 좀 보십쇼 그래야 하는거 아냐? 망신이다. 망신이야.  

Endnote
그나저나 한국정부는 아무리 대단한 ‘그’ 이코노미스트라지만 일개 잡지에 금융부처 대변인이 일일히 대응을 하고 있는걸까. 물론 가끔 정부 대변인이 의견을 제시하는걸 보긴 했다만 기사는 틀림없이 한국’만’ 씹은게 아닌데 한국’만’ 발끈하고 있다. 게다가 거기에 편집자주가 달리는건 그닥 흔한일이 아니다. 세가지 가정을 하게 되었다.
가정 1-A. 이코노미스트 같은 영향력있는 매체가 씹으면 한국경제가 흔들릴지도 모른다.
    가정 1-B. 한국경제는 고로 흔들린다.
가정 2. 한국경제는 ‘정말’ 흔들린다.  
가정 3. 한국 재정기획부는 정말 한가한가보다.
ps. 그나마 원-엔, 원달러 환율이 좀 내려서 정말 인왕산에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1. 위에 말했듯, 멍청한 몇몇 인간들이 HSBC를 씹어대는 통에 HSBC서울지점이 설화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