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틱 2 – 터치는 터치인데 터치는 아니고…

나는 지난번에 ‘아직’ 옴니아는 아이폰 킬러가 아니다.에서도 말했듯이 태터 앤 미디어와는 관련없이 그냥 순수하게 삼성 햅틱2를 쓰고 있다. 시인해야할 사실은 내가 직접 쓸 요량으로 아이팟을 세대(그동안 아이리버 등 기타 기기기도 여럿샀다), 다른 이를 선물할 요량으로 세대를 샀고, 한대를 선물 받았으며, 아이맥 한대와 맥북 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나는 친 애플이라는 사실을 언급해야겠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애플빠’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나는 두대의 맥과 함께 그것보다 2대의 Vista를 포함하여 몇대의 컴퓨터를 돌리고 있다.

나한테 있는 재미있는 현상이 있는데 이는 ‘푸른곰의 독전파 타이머’이다. 요컨데, 내가 가지고 있는 디지털 기기에 싫증이 나고 새 제품이 나면 우스꽝스럽거나 터무니 없는 고장이 나서 결국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 이 블로그에 WCDMA를 사용해보다. – 삼성 W2700푸른곰씨는 지금 세번째 W2700을 씁니다. 아니 썼을 것입니다.에서 말했듯이 나는 세번째 W2700을 그것도 수리해서 썼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갑자기 툭툭 꺼지기 시작했다. 점검을 요청했다. 예전에 이 전화기를 쓰기 전에 언젠가 스카이 휴대폰을 썼었는데 팬택계열에 인수된 지금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당시 스카이 ‘매니아’들도 시인했던게 일명 ‘설탕보드’였는데. 뭐든 이상하면 보드가 이상하다고 갈라고 해서 였더랬다. 요컨데 떨군적 있냐 해서 한번 살짝 놓쳤다고 하면, 케이스는 멀쩡한데도 충격때문에 보드가 망가졌다 그러면서 휴대폰 한대값에 준하는 보드 수리료를 요구하는 뭐 그런 시나리오로 악명이 높았고, 나 또한 그것 때문에 휴대폰을 갈아야했는데, 각설하고, 애니콜 친구들은 뭐 그런것도 없고 이상없으니 그냥 쓰시라는 투였다. 하지만 분명히 꺼졌다. 지멋대로. 오해 많이 샀다. 전화오기로 했는데 전화가 꺼져있기도 하고, 또 개인적으로 중요한 알림을 메시지로 받고 몇번의 응급사태 때 연락이 필요한데 전화가 꺼져있으면 기야말로 낭패다.

해서, 나는 아이폰이 나올때까지 기다려보겠다하면서 꺼진 전화기는 켜가면서 참아봤지만 인내심에 한계가 오기 마련이었고 결국 전화기를 구매했다. 하지만 전화기 값들은 미친 수준으로 올라있었다. W2700만 하더라도 지금이야 워낙 괴물 기기들이 많지만 당시로써는 최신기기였고 기능도 모자란게 없는 기기였었는데 2G에서 3G로 갈아타는 것만으로도 현찰 27만원에 끝났는데 이젠 80만원돈을 달란다 ㅡㅡ; 해서 뭐 어차피 손해볼것 없겠다 싶어서 약정할인을 걸었다. 어차피 기계값은 내야하는거 중간에 일이 있어 바꿀때는 할인받을 금액만 깔끔하게 포기하면 된대서. 그리고 하나더. 단말기 보험을 들었다 ㅡㅡ;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리면 난리니까;

햅틱 2는 생긴건 예쁘다. 아이팟 터치만큼은 아니더라도. 잘 만들었다고 느낀다. 차라리 삼성로고나 햅틱 로고를 디자인해 박지 싶은 애니콜 로고와 별로 예쁘지 않은 쇼 로고를 빼면. 전원을 끈 상태(혹은 LCD가 꺼진 상태)에서는 참 예쁘다.

하지만 이 녀석이 깨어나면 문제가 시작이다. 일단 홀드 버튼자체는 이해가 간다. 2초를 누르는것도 이해간다. 아이폰이나 아이팟의 슬라이딩 방식도 있겠지만 그것도 나름 짜증난다. 근데 일단 전화가 걸리면 무조건 버튼이 잠긴다. 잠기는걸 푸는것도 2초가 걸린다. ARS 쓸때 첨엔 깨나 당황했다. iPhone에는 접근센서(proximity sensor)가 있어서 저절로 잠기고 풀린다는데 좀 아쉽긴 하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는 달리 UI 자체에는 커다란 불만은 없다. 물론 터치 조작이 지나치게 복잡하게 많다는것(어떤건 체크하고 어떤건 슬라이드하고… 등등)은 있지만. 다만 불만인것은 손가락으로 터치하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팟 터치에서 인상깊은것은, 또 아이폰 첫 발표때 인상적이었던것은 스타일러스 펜을 집어던졌기 때문이다. 꼬집기나 넘기기 같은 것들은 인상적이었지만 실제로도 잘 작동했다. 매우 기민하고 정확하게 작동했다. 닿기만 하면 천천히하면 천천히 빨리하면 빨리 반응한다. 헌데… 햅틱2는 둔탁하다. 꾹 눌러야한다. 메뉴 정도는 쉽게 넘어간다. 사진을 넘기거나 주밍을 할때는 짜증이 난다. touch가 아니라 firmly press에 가깝다. 넘기는것도 정전식 센서를 가진 아이팟이 움직임과 속도를 따라서 넘어가는거라면 감압식인 햅틱은 일단 눌려야 뭐가 된다. 열심히 대각선으로 눌러도 옆으로 게처럼 가거나 하면 가끔 짜증이 나기도 한다. 아이팟 터치는 정전식으로 터치패드처럼 가속을 인식하므로 빨리 대각선으로 튕기면 그 속도에 따라 유연하고 세밀하게 움직이지만 이녀석은 방향은 정확히 인식해도 속도는 천천히 한획을 긋나 급하게 팍팍 하나 크게 움직이는 속도는 차이가 없다. 그러니 반응이 어색할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하나 더있다. UI 에 불만은 없댔지만 버튼이 작아서 손으로 조작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요컨데 사진 앨범의 줌버튼만 하더라도 손으로 하면 가끔 +를 눌러도 움찔하듯이 늘어났다가 다시 줄어들기도 하고 줌 바를 문질러도 사진이 움직이거나 사진을 움직일때 줌바가 움직이는 일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보정을 해줘도 생기는 문제이다. 손끝으로 작동하기에는 버튼이 생각보다 크고 무딘경우가 있다. 감도설정 비슷한게 있어야 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만약 상존하는 문제이면 기계 제작이나 설계 불량이지만 터치펜을 사용하면 훨씬 쾌적하다. 매뉴얼에는 친절하게도 화면이 더러워질 수 있으니 터치펜을 사용하라는데, 실은 그게 아닌것 같은 느낌이다. 친절하게 터치펜 부속 안테나를 넣어주면서 DMB 안테나가 외장형이 되어서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근데 나는 종국에는 터치펜을 이렇게 해서라도 이용하게 만들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떠오르기까지 했다.  손을 사용할때 터치보다 나은점이라고는 딱 하나, 눌렀을때 진동이 온다, 말그대로 햅틱 그거 하나 뿐이다. 동생은 짜증이나서 스타일러스를 닳도록 넣다 빼낸다. 이럴거면 차라리 PDA나 닌텐도 DS처럼 펜을 넣는 슬롯을 만들지 싶었다.

결론은. 우리가 아이팟이나 아이폰에서 기대하고 경험했던 터치는 감압식에서는 매우 어렵다. 얘기했다시피 가속을 알아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햅틱에서 빨리 넘길때 빨리 넘어가는건 무의식적으로 물에서 허둥거리며 발길질하듯이 빨리 넘어가라고 벅벅벅벅 손끝으로 긁기 때문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감압식을 계속 쓸 작정이라면 좌표 보정뿐 아니라 압력을 조정해야할 필요가 있다.

괜찮은 휴대폰인것 같다. 나름대로. 불편한것도 나름 있으니 적응이 된다. 아이팟이 완벽하지 않은것처럼. 조도센서와 가속도센서는 거의 꿔다놓은 보릿자루라는게 아쉽지만 말이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프로그래머 욕좀 해라. 카메라 부분 이쪽은 정말 잘만들었다. 앨범쪽이 그걸 못따라주는게 문제지;

아… 한명더 설명서를 PDF로 CD에다 넣은 인간도 좀 욕하고 설명서 쓴 인간도 좀 욕해라. 아이폰(아이팟 터치)는 설명서 안넣는다고 같이 좀 뛰어보겠다는 심산인진 모르지만 그 녀석은 만져보면 직감적으로 학습이 되고 한번 학습하면 일관적으로 단순한 패턴이 반복되기때문에 매뉴얼이 필요없이도 적응이 되지만(안되는 경우를 위해 비디오 튜터리얼이나 기백페이지짜리 매뉴얼도 제공한다), 이 녀석은 그렇지도 않더라. 그래서 매뉴얼이 필요한데. 문제는 매뉴얼과 사이트가 대단히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전화기 쓰면서 기초적인 사항을 묻기 위해서 전화걸어 물어본건 처음이다. 하나는 MP3 넣는 방법이었다. 매뉴얼엔 언급이 없다. 재생기의 기능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 더는 일전에 삼성전자 개발자분에게 – 천지인 한글 입력에 개선을 바람 (부제: 휴대폰 한글 입력 약사)에서 말했듯이 천지인 한글은 구조상 옆으로 가는 커서가 필요하다. ‘컬러’라고 입력한다고 생각해보라 컬입력하고 3초 기다렸다가 러 입력하다간 세월 다간다. 그래서 보통 화살표키를 쓰는데 그게 위에 있어서 불편하다고 했는데, 햅틱에서는 없길래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당연하게 띄어쓰기 버튼을 누르시란다. 그거 띄어쓰기 아니냐고 하니깐 그냥 옆으로 가는거란다. 실제로 그렇다. 근데 매뉴얼엔 공백을 넣는다고 나와있다  이게 장난도 아니고….; 어찌되었던 개발자에게 해달라고했던 바가 좀 나아져서 그건 맘에 든다.

여하튼 이녀석에게 코가 꿰였는데. 잘살아봐야지 싶다. 다른 분들에게 한마디? 햅틱온을 비롯한 다음세대도 나온다는데 그건 안써봐서 모르겠지만 다음세대를 사세요 다음세대를 ㅡㅡ;

One thought on “햅틱 2 – 터치는 터치인데 터치는 아니고…

  1. Pingback: 삼성 옴니아 – 그냥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될텐데 | Purengom's Monologu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