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20D는 2004년에 출시된 캐논의 중급 DSLR 기종입니다. D30과 10D에 이어 나온 이 기종은 800만 화소급의 1.6배 CMOS와 9점(1점 센터 크로스 AF) AF측거점을 갖추어 당시로써는 꽤 괜찮은 기종이었습니다. 바디만을 기준으로 200만원 중반대였는데, 제 처음이자 유일의 DSLR이었지요. 요즈음 들어서 이 정도의 사양을 갖춘 보급기가 나올정도로 세월이 흘렀지만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 친구 준영이가 미국과 일본을 다녀온 직후 불만을 토로했는데 그 골자는 첫째는 신주쿠에서 한번 청소를 했는데도 센서에 먼지가 또 쌓였다는 점인데. 일단 그건 기계가 낡아 센서 먼지 대책이 없으니 어쩔수 없다손 치더라도. 두번째는 이상한 실선이 이미지에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해서 센터에 물어보니 청소를 해도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두가지 가정을 하더군요. a) 로 패스 필터(LPF)라는 막이 센서 앞에 있는데 여기 사이에 들어간 이물(들어가는 방법은 먼지를 불어내기 위해 블로워로 불어내다가 일수 있음) 때문 b) 마찬가지로 그 막에 스크래치가 난것이다라는 것이라면서 실제로 셔터를 열어서 센서에 난 이물을 보여주더군요. 견적은 56만원.
해서 고민을 해봤는데 이 녀석을 수리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인것 같다. 라는게 인터넷 동호회나 주변 사람들의 말이었지만… 또 그렇게 그게 쉽지가 않은게 너무나도 많은 추억을 함께한 녀석이라는 점 때문이었죠.
혹시나 해서 SLR클럽에 물어보니 그분들의 말씀이…
“추억과 함께 잘 보관하세요.”
… 세상에… 연초에 캠코더며 뭐며 지르는 통에, 100만원 가까이 하는 DSLR을 사들일 여력은 없지 말입니다…. 어쩌다가 이리 됐는지 씁쓸하게 지켜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