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의 표시에서 언젠가부터 미터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난 정부때 추진된 단위 표기의 미터법 사용 정책의 일환으로 생각됩니다. 요컨데, ‘평’ 대신에 ‘제곱미터’나 ‘근’ 대신에 ‘그램’을 사용하는 정책의 한 흐름이라고 생각됩니다. 음. 다 좋습니다. 일단 솔직히 말해서 ’32인치 텔레비전’ 이나 ‘7인치 DMB’ 보다는 각각 ’81센티미터’ 나 ’17 센티미터’ 라고 하는 편이 크기를 짐작하기는 편리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길이의 단위는 센티미터니까요. 요컨데. 곱하기 2.51을 하지 않고도 대각선 길이를 판단할 수 있기는 합니다. 한데….
근데 우리와 같이 센티미터법을 사용하는 나라에서도 유독 화면크기는 인치로 표기하는 나라가 많다는겁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이 그렇고 대다수 아시아 국가가 그렇죠(얼마전에는 우리나라도 그랬고…).
에… 그러다보니 우려가 몇가지 듭니다. 첫째는 국제적인 문제입니다. 세계가 변해서 독자적인 표준만으로는 살수가 없습니다. 세계는 미터/그램법과 인치/파운드법으로 양분되어 있고 이 두가지만으로 충분히 혼돈스럽지만, 다행히도 화면은 인치법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그걸 그만두게되면 요컨데 외국과 우리의 상호 비교가 어렵게 됩니다. 요컨데 우리는 외국에서 “xx인치”라고 하는 것이 몇 센티미터 액정인지 몰라서 해메이게 되고, 상대방은 우리가 “xx센티미터”라고 부르는 액정이 몇 인치인지 모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뭐 변환해서 알아서들 쓰라면 할말이 없지만 불편함이 있다는건 사실입니다.
둘째는 감성적인(혹은 타성적인) 문제입니다. 요컨데 지금까지의 화면은 인치법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왜냐하면 전세계가 다 인치법을 기준으로 해놓으니 말입니다. 그걸 센티미터로 옮기게 되면 숫자가 어정쩡해집니다 당장 지금껏 32인치 46인치 52인치 라고 불리던 화면을 81.28센티미터, 116.84센티미터, 132.08센티미터라고 불러야 합니다. 외우기가 복잡해집니다. 제가 열거한건 삼성의 LCD를 기준으로 한건데, 동사의 PDP나 LG등 타사의 여타 플랫패널 사이즈까지 포함하게 되면 골치가 깨집니다. 숫자가 어정쩡해지는건 둘째치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만을 위해서 사이즈를 90센티미터, 100센티미터 이렇게 짜를 수 있는것도 아니고…
게다가 생각해보면 이미 우리는 자주 쓰이는 화면의 크기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센티미터로 나타내면 오히려 쉽게 대각선 길이를 쉽게 실측해볼 수 있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센티미터로 나타내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116 센티미터는 몇인치야? 하면서 말이죠.
솔직히 화면의 크기를 나타내는 인치수가 화면의’ 대각선 길이를 나타내는지 조차도 확실히 알고 이를 염두해 두고 디스플레이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그저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얼마나 크고 작은지 벤치마킹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사용되는것이 보통입니다. 그 기준을 송두리째 잡아먹는게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생각해봐야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