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KB의 탄생 비화

HHKB의 개발 비화

이 내용은 해피해킹 키보드를 만든 PFU사가 작성한 개발 비화이다. 나는 가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국가를 구분하는 곰만의 비법으로 ‘얼마나 펜과, 시계, 칼을 잘만드는가?’를 따졌는데 이제는 여기에 키보드를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에게 최적의 키보드를 만들자

물건 만들기에는 이상한 면이 있어, 때로는 상식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제품이 히트치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에서 많이 공통되는 것이, 마케팅의 주도가 아니고, 개발자의 열의나 구상으로부터 만들어진 제품인데, 이번에 조명할 Happy Hacking Keyboard(이하 HHKB)도, 확실히 그러한 제품입니다.

HHKB가 발매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9년전인 1996년 12월. 정확하게 PC의 가격이 급격하게 내려가고, 미국에서 초저가 PC인 500달러 PC의 등장이 화제가 되고 있었을 무렵입니다. 500달러면 일본 엔으로 대략 5~6만엔 전후인 것을 생각해 볼 때, 초대 HHKB의 33,000엔이라는 가격은 절대로 키보드 하나에만 매길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는 것이 상식적인 생각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고가의 키보드가 탄생하게 된 것일까요?

그 배경에는, 도쿄대학 교수(당시, 現 도쿄대학 명예 교수)이며, 후지츠 연구소의 고문이기도 한 와다 에이이치(和田英一) 교수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1958년에 도쿄대학에서 개발된 파라메트론 컴퓨터 PC-1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하는 등, 일본 컴퓨터 역사의 선구자로써 알려진 와다 선생님입니다만, 평소부터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바로 UNIX 워크 스테이션에 부속되는 키보드입니다. 기종을 교체하게 될 때 마다 키 레이아웃이 미묘하게 바뀌기 때문에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선생님의 불만은 PFU의 연구소에서 일하는 UNIX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에게도 공통적인 화두였습니다. 거기서 교수가 제창했던 ‘와다 키보드’를 바탕으로, 지금까지는 없었던 독특한 키보드를 PFU와 공동으로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초기 제품은 즉석에서 매진, 사용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획득하다

개발에 있어서 ‘충분한 키 스트로크를 확보한다’, ‘운반에도 적합한 중량, 사이즈를 갖춘다’ 라는 점이 중시되었습니다. 또, 특히 키 레이아웃에서는 엄격하게 매달려서, ‘컨트롤(Control) 키는 A의 왼쪽에 배치한다’ ‘필요성이 적은 키는 생략한다’ 등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의 요구사항을 가능한 한 받아들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설계를 현실의 제품으로 완성해 가는데 있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PFU에서는 그때까지 일반 유저용의 제품을 취급한 경험이 별로 없습니다. 기존의 생산라인도 서버나 저장장치와 같은 대형 제품의 제조를 전제로 하고 있어, 키보드와 같이 작은 제품을 만드는데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시판을 위한 시작(試作)을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유통채널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생산체제에 관해서는 후지쯔 그룹 기업의 협력을 얻었고, 유통 채널에 관해서도 직접 판매 방식의 쇼핑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으로 목표를 정했습니다. 시작품(試作品)에 대한 와다 선생님의 평가도 기대 이상이어서 드디어 HHKB를 출시할 준비가 갖춰졌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가격에 대해서 역시 끝까지 고민이 계속되었습니다. 본디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에 공헌하고 싶다 라는 컨셉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거니와, 고품질을 추구하면 필연적으로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럴 때, 심적인 지지를 해 준 것이 와다 선생님의 한마디였습니다.

“미국의 카우보이는, 죽은 말은 그 자리에 남기고 가도, 자신의 말 안장은 반드시 가지고 돌아갑니다. 자신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에는 그러한 정도의 가치가 있다는 거죠. 컴퓨터 사용자에게 있어서 키보드도 똑같지 않을까요? 그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가격이 비싸도 전혀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견해가 맞아 떨어졌다는 것은 판매 개시 직후 곧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에서의 접속 수는 불과 일주일만에 2000건을 돌파, 초회 생산품은 그 자리에서 매진, 그 후로도 수많은 주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에 의한, 개발자를 위한 키보드로써 태어난 HHKB는 같은 뜻을 가진 많은 사용자들의 지지를 획득 할 수 있었습니다.

덧붙여 HHKB의 상품명인 Happy Hacking 또한 와다 교수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는 Hacker와 Hacking입니다만, 원래는 고도의 스킬을 가지는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의 존칭으로써 사용되어오던 단어입니다. 스스로도 자신을 ‘일본 최초의 해커’로 칭하는 와다 선생님의 ‘즐겁게 해킹해주었으면 한다.’라는 구상을 바로 나타낼 수 있도록 PFU는 이 명칭을 상품명으로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HHKB가 세상에 선보일 때까지의 과정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이후에도 여러가지 형태의 진화를 이뤄 나가게 됩니다.

우선 1세대의 데뷔부터 정확하게 일년 후인 1997년 11월에 Macintosh에도 호환되는 2세대 모델의 판매가 개시됩니다. 초대(1세대)는 PS/2와 SUN 워크스테이션, 2기종을 지원했습니다만, 실제로는 개발 단계부터 이미 Macintosh의 지원이 고려되었습니다. 그러나 라이센스 문제 등 제반의 사정으로 1세대에서의 지원이 보류되었기 때문에, 2세대에서야 간신히 본래의 형태로써 데뷔하게 된 셈입니다. 가격 또한 조금 인하되어 29,800엔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1999년에는, 7800엔이라는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실현한 보급 모델 “Lite”가 등장합니다. 원래 Lite는 미국 시장의 투입을 전제로 해서 개발한 것이므로, 우선 미국에서 7월에 선행 판매를 개시하고, 일본시장에는 그 3개월 후인 10월에 출시되었습니다.

Lite의 개발 포인트는 얼마나 품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가격인하를 실현할까였습니다. HHKB는 이미 유례없이 고품질의 키보드라는 평가를 획득하고 있었습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 어중간한 제품이 되어 버리면 지금까지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거기서 ‘인터페이스를 PS/2로만 한다’ 등의 가격인하를 위한 노력은 거듭하면서, 구조상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임했습니다. 예를 들면 타건감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이 샤시 강성인데 시판되는 키보드에는 양단을 가지고 비틀면 간단하게 비틀어져 버리는 제품이 드물지 않습니다만, Lite는 중앙부를 나사로 지지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매우 높은 샤시 강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적당한 가격에 고품질의 Lite의 등장에 의해 HHKB의 사용자 수는 비약적으로 확대됐습니다.

2001년에는 Lite의 발전 모델인 ‘Lite2’가 등장합니다, 여기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1세대 HHKB로부터 Lite까지는 주로 UNIX 전문가를 중심으로 제품 제작을 해 왔습니다. 전에도 언급한 대로 UNIX 워크스테이션 키보드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것이 그 시발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처음으로 사용하는 네트워크 단말이 Windows PC인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도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종래모델과 같은 영어 배열만으로는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Lite 2는 독립된 커서 키를 추가하는 것과 동시에 문자 배열의 패턴도 늘렸습니다. 현재는 “일본어 배열 무(無)각인” “일본어 배열” “영어 배열”의 3종류와 PC의 표준 인터페이스가 된 USB용 또한 추가했습니다.

품질에의 조건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진화를 목표로 하는

보급 모델을 두텁게 했다고 해서 “이상적인 키보드를 목표로 한다.” 는 자세를 버린 것은 아닙니다. 2003년에는 다시 2만엔을 넘는 고급 키보드인 Professional을 출시했습니다.

이 모델에서는, 원추 용수철을 눌러 내릴 때에 생기는 전하의 용량치 변화에 의해서 스위칭을 실시하는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을 채용하여, ‘이상적인 키 눌림 특성을 얻을 수 있어서 장시간 이용해도 피곤하지 않다.’ ‘채터링이 일어나지 않고, 상당히 빠른 타이핑에도 여유롭다’ 등의 장점을 구현해냈습니다.

또 등장시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것이 키 톱에 전혀 문자가 각인되어 있지 않은 ‘무각인 모델’의 존재입니다. 실은 이 모델은 개발자의 사소한 경험이 계기가 되어 태어났습니다. 딸의 멜로디언에 음계를 적은 색종이를 붙여 주고 있던 참에, 돌연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본디 피아노 같은 악기의 건반에 각인은 없다. 그렇다면 시판되는 컴퓨터용 키보드에도 무각인 모델이 있어도 되지 않을까?”

원래는 Professional 발매 개시 시에만 한정 판매하는 모델로써 기획했었지만, 예정 수량이 눈 깜짝할 순간에 매진되고 그 이후로도 요청이 쏟아져서 결국은 정식 모델로써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덧붙여 현재 Professional 모델의 판매량의 30%를 무각인 모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발 스태프 들에게 있어 전혀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2022년 5월 31일 추기

이 글은 2006년 처음 해피해킹 키보드를 산 이후, 2005년경 쓰인 일본어 원문을 기계 번역한 것을 일부 손수 고친 글입니다. 당시에는 일본어 실력이 부족하여 부자연스러웠던 것을 2022년 새로이 두 번째 해피해킹 키보드를 들이면서 전면적으로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풀어 고쳐 최대한 원어의 뜻을 부자연스러움 없이 우리말로 옮기고저 노력했습니다. 다만, 원문을 찾을 수 없는 관계로 말하자면 ‘완전 복원’은 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2022년 5월 31일 번역 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