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예찬

가장 이상적인 크기는 한손으로 쥐을 수 있는 크기

디카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디카로 찍을 대상은? 구입하기전에 좀 생각해볼 필요가있다. 솔직히 말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디카 추천을 해줬지만 “다 잘 나오는거 없어?”라는 질문을 듣고 난감해서 “혹시 특별히 찍으려는거 없냐?”라고 물으면 우선 십중팔구 짜증부터 낸다.

다 잘 나오는 카메라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예를 들어 반증하는 것은 입만 아픈 비효율적인 일이고(그러잖아도 손가락 관절염인지 손가락 마디가 아파오는데) 또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나는 ‘잘 찍은 사진 한장’의 윤광준씨 처럼 사진작가도 아니고 뭐 인터넷에 많이 있는 고수님들도 아니고 흘러 넘치는 그냥 사진 찍는 사람 중의 한명일 뿐.

하지만 운이 좋아서 Canon에서 나온 EOS-20D라는 DSLR을 한 이년여간 애지중지 써오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두어달전에 Panasonic에서 나온 DMC-FX01을 사용하고 있다. 굳이 두 녀석을 비교하자면 각각 대포와 파리채일 것이다.

모기 잡는데 대포를 쓰지 말지어니

공자께서 아주 좋은 말씀을 하셨으니 모기 잡는데 대포를 쓰지 말지어니. 라는 말이다. 솔직히 요새 홈쇼핑에서나 인터넷 사이트에 가면 이젠 70만원도 안하는 가격으로 DSLR을 구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내가 ‘완전 똑딱이’ 익서스 500을 50만원 넘게 주고 샀었던걸 생각하면, 왜 요새 DSLR이 인기없겠나 싶기도 하다.

게다가 얼마나 폼나나? 내가 20D를 써오다가 FX07로 사진을 찍은것을 보니 친구의 코멘트 “니가 잡으니 꼭 코딱지 만해.” 라는 것이었다. 나는 물론 발끈했지만… 그래도 나중에 사진을 보고나니… 이거 참 허허.

당신이 어떠한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한번 열거해보라. 그것이 아니라면, 당신의 카메라는 99%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일반적인 범주란 도대체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의미하는 것일까? 아마 이따금식 휴대하면서 친구들과 웃으면서 찍을 수 있고, 돌아다니다 진귀하거나 재미난 물건을 찍을 수 있고, 오늘 먹은 음식의 사진을 찍어 자랑할 수도 있을 것이고, 여행의 여정을 찍어 올린다. 이것이 바로 그 99%이다.

DSLR이 아무리 작고 가벼워져도 FX07같은 컴팩트 기종에 그 휴대성은 따라갈 수가 없다. 물론 DSLR의 장점을 열거하라면 많다. 민첩하고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에 정말로 믿을 수 있는 기계라는 생각이 절로 드니까. 하지만 컴팩트 카메라의 장점 또한 열거하자면 수도 없을 것이다.

이제는 경험적으로 사람들이 컴팩트 카메라는 그다지 겁내지 않는 것 같다. 놀랄것도 아니다. 이제는 집집도 모잘라 개개인마다 디지털 카메라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시대가 도래했으며, 자신이 찍고 싶은 풍경이나 재미있는 물건 따위는 꼭 찍는 세대가 왔으니까. 반면에 DSLR을 들이대보라, 아무리 상냥한 표정으로 잘 설명해도, 심지어 꽤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카메라에 엄청나게 반응하는 것을 알수있다. 

게다가 DSLR이 아무리 가벼워져도 100g 중후반의 컴팩트 카메라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래서 DSLR을 가지고 힘든 장소라도-하다못해 산책을 하다가도-카메라를 휴대할까? 망설임없이 카메라를 휴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매력이다. 나도 무식하게 카메라를 항상 꼬박꼬박 챙겨 다녔지만, 짐이 넘쳐나고 기운은 없는데 목에 또 돌덩이(?)를 맨다는 기분은 매우 절망스럽게 하기 충분할 것이다.

물론 DSLR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지만 그것을 들 악력이 있는 사람만으로도 상당히 제한적인 사용자만이 쉽게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DSLR로 셀카를 찍어봤나? 그 시선집중(?)스러운 포즈는 둘째치고, 그러한  행동이 얼마나 힘과 어색함을 동반하는지는 직접 느껴보셔야 할 것이다. 또한 그 조작법이라도 마찬가지다. 좋은 사진을 위해서 어느 정도 무게와 고통을 희생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둘 중 하나로 부른다. 프로 내지는 하이 아마추어 라고. 일반인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나마도 이제 똑딱이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너무나도 잘 맞춰서 잘 찍어 주기 때문에 굳이 DSLR을 가진다고 사진이 몇갑절 잘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범용성을 항상 중시해왔다. 그래서 특별히 필요하지 않는다면 ISO를 항상 넉넉하게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까짓 노이즈 좀 생기라지.” 주의였다. 왜냐면 결국은 노이즈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사진이 어떤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항상 인쇄를 하기에는 좀 까다로운 사진들이 되었지만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쇄란 인쇄소에서 초고해상도 출력하는걸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 재미있는 사진을 소개 할까 한다.


사진 자체로 놓고 보면 잘 나온 사진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현상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하니까, 워낙 전시가 긴박했던 터라, 현상액을 잘못 취급해서 이렇게 사진이 번져버린 것이 외려 전쟁의 긴박함을 나타내는 장치가 되었다노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이 사진은 Robert Capa라는 아~주 유명한 종군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으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유명한 ‘노르망디 해변’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물론 누구에게나 컴팩트 카메라를 강권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인물 사진만 해도 레이싱 걸과 같이 모델을 두고 작업하는데 컴팩트 카메라를 가지고 하는것은 왠지 좀 아닌것 같을테다. 좀 빠른 렌즈를 써야 효과가 좋을테니까. (빠른 렌즈란 다시 말해서 f. 숫자가 낮은 걸로 밝은 렌즈를 의미한다) 그런것도 아니고서야 그냥 애인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는데는 그냥 똑딱이만을 사용해도 충~분 할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뭐 결과적으로 그런 사진도 카메라가 뛰어나서 모델이 참 예쁘다기보다는 그 카메라를 쥔 사람의 사진술과, 그리고 그 피사체 자체의 아름다움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수천만원짜리 카메라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델이 추남추녀인데 갑자기 모델 뺨치도록 변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사진은 누구에게나 찍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렇기에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사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연인이 서로를, 엄마가 아이를 아이가 부모를 서로가 서로를 찍을 수 있어야 진정한 사진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릴때부터 카메라를 쥐어 준다면 아주 좋은 선택이 되리라고 장담할 수 있다. 왜냐면 사진기로 보는 눈은 어리면 어릴 수록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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